우리의 노래가: 흐르고 굽이치다 어우러진 아홉 곡의 인생 이야기

우리의 노래가: 흐르고 굽이치다 어우러진 아홉 곡의 인생 이야기

$22.00
저자

노회찬재단구술생애사팀

기획:노회찬재단
노회찬재단은노회찬의원의정치철학을계승하여평등하고공정한나라를만드는데이바지하기위하여만들어졌습니다.국고나정당의지원없이오직후원회원의후원금으로운영되며,추모및기념사업,아카이브구축및운영,정치학교와시민교육,6411투명인간의목소리대변과조사연구,나눔과돌봄사업을진행하고있습니다.

목차

서문7

1부이그늘진땅에

민중가요를부르면서엄지발가락부터기를모아요13
최도은구술/김솔이,윤명주기록

그냥사는데노래가나오기도,부르게되기도하듯43
김원중구술/노보경,이영미기록

‘노래만큼좋은세상’그너머의이야기73
민정연구술/김미주,김희연기록73

2부이름없는꽃들다이름을얻고

세상의모서리에서105
박인구술/김무진,서혜림기록

각자의세상이,각자의우주가서로만나서145
한열음구술/변지은기록

3부움츠린어깨들다펴겠네

여기를거쳐간학생들이족히300명은넘을거야171
정경애구술/박열음기록

나는웨노웨이자강선우입니다203
웨노웨흐닌쏘(강선우)구술/송유림,윤상연기록

안산박씨하비불이야기229
박지환(하비불)구술/류정화기록

우리알럼269
자한길알럼구술/김은하,김정희기록

출판사 서평

가만히듣는책

이책에실린아홉편의글을모두읽고나면,아니,듣고나면서로시작되는곳은달랐던물줄기들이저마다의굽이굽이를거쳐어디선가만나는모습을떠올리게된다.그상상속에서가수최도은이부른〈불나비〉가웨노웨흐닌쏘의미얀마민주화활동에힘을북돋운다.방글라데시를떠나정착한한국에서‘안산박씨’의시조가된박지환(하비불)이어쩌면정년퇴직이후시내버스를몰며누빌안산시도로끝에,‘아시안하이웨이’가대륙까지이어지길바라며노래하는가수김원중의길이이어진다.무대뒤에서그무대를만들기위해누구보다애쓰는‘꽃다지기획자’민정연의시간들과세상의모서리에서사람들을위로하는게이무속인박인의인생이마주한다.내가나로있을수있는곳을찾기위해걸음을멈추지않는퀴어여행자한열음과우리가우리로있을수있는순간을만들어가는‘이주민문화행사기획자’자한길알럼의꿈이포개진다.그리고정경애가운영하는하숙집에이모두가모여따뜻한한끼식사를나누며하루를마친다.그어딘가에나도있다.

한사람한사람이살아낸방식이자당신에게들려주고싶은‘우리의노래’

이책의주인공들은민중가요로시대를건너온사람들(최도은,김원중,민정연),자기이름과삶의방식을지키며살아온성소수자들(박인,한열음),고향을떠나낯선땅과일터에서삶을일구어온사람들(정경애,웨노웨흐닌쏘,박지환,자한길알럼)이다.이들의삶은저마다다르지만,하나하나의생을들여다보면그안에는시대의상처와개인의고단함,그리고끝내포기하지않은마음이함께놓여있다.백창우작곡가의노래〈우리의노래가이그늘진땅에햇볕한줌될수있다면〉에서이책의제목과아홉편의이야기를묶은각부의제목(1부‘이그늘진땅에’,2부‘이름없는꽃들다이름을얻고’,3부‘움츠린어깨들다펴겠네’)을따왔다.이책에서말하는‘노래’는비단무대위의노래만을뜻하지는않는다.한사람한사람이끝내살아낸방식이자누군가에게닿고자했던절박함모두가‘당신에게들려주고싶은우리의노래’라는의미를전하고자했다.

이제민중가수는무엇으로사는가

2024년겨울부터이듬해봄까지이어진탄핵촉구집회에는촛불대신응원봉이등장했고,오랫동안거리를수놓은민중가요대신〈다시만난세계〉와〈아파트〉같은대중가요가널리불렸다.달라진풍경,변화된세상속에서민중가요를부르고만들어왔던이들은어떤생각을했을까?그들에게그리고우리에게민중가요는어떤의미일까?“만발했던꽃이지고모두열매를맺는게아니에요.꽃들중일부만열매를맺어요.그래도결국인류역사를놓고보면한발나아간거예요.…꽃은피고또져요.폈으니까저렇게지겠죠.그냥사라지는게아니라다음해엔한뼘더자라있는거예요.그러니꽃이진다고끝난게아니죠”(최도은).“나는〈바위섬〉을불렀기에광주얘기를더많이해야했고,〈직녀에게〉를불렀기에통일얘기를더많이해야했어요.처음부터그노래속에담긴생각을완벽하게정리하고부른건아니에요.‘이건옳은것같다.’그냥그런마음이들어서불렀던거죠.그런데노래를부르고사람들과이야기하면생각이더정리되고깊어져요”(김원중).“민중가요나노동가요로호명되지않더라도,세상을바꾸겠다는목소리를담은음악은젊은이들이할거예요.우리세대가경험한방식의운동이아니고,우리세대가세상을보면서만들었던노래의형태가아닐뿐,젊은이들은자기시대에대해자기식대로책임질거라는믿음이있어요.”(민정연).

세상의모서리에서당당하게살기

퀴어직장인한열음은‘바이’(바이섹슈얼,양성애자)이다.“왜여자를만났다가남자를만나고배신을해?”라는바이혐오적인말을들을만큼성소수자사이에서조차차별당하는그는,오히려그래서모든이가자신을숨기지않고살아가는세상을,차별금지법이있는사회를,동성부부도사규에규정된결혼휴가를누리는회사를꿈꾼다.박인은게이이자무속인이다.그이중의정체성은그로하여금때때로‘세상의모서리’에있다고여기게하지만,덕분에그는더많은이에게공감하며위로의말을건넬줄아는사람이되었다.이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다보면‘이상한’것은이들의존재를포용하지않는우리사회라는것,그리고‘모서리’가없으면선과선은만나지못한다는사실을깨닫게된다.

이주하는삶이정주하는삶에게

1990년대중·후반한국으로와30년넘는세월을함께한이주배경주민1세대는지금어떻게살고있을까?방글라데시를떠나‘하필’외환위기직후인1998년한국에서일하기시작한박지환(하비불)은어느새2027년정년퇴직을앞두고있다.‘100세시대’는한국의선주민뿐만아니라그에게도눈앞에닥친현실이다.그는거리구석구석손바닥보듯잘아는삶의터전안산시에서시내버스를몰며사람들에게도움을주는두번째인생을꿈꾸고있다.자한길알럼은고향방글라데시에서10대시절연극,독서토론에심취했고마크트웨인의책을즐겨읽었다.정치학과교수를꿈꾸던대학원생은가정형편이기울자1997년한국에와가구공장에서일했다.자신을함부로대하는사람들과때로는싸우고때로는체념하며꿈을잃어가던그는한국인문화활동가들과어울리며새롭게만난꿈을지금껏일구어왔다.이두사람보다늦게,2009년한국정부초청장학생으로입국해국문학석사학위를받고박사과정에진학한웨노웨흐닌쏘(강선우)의삶은2021년고국인미얀마에서군부쿠데타가일어나자크게달라졌다.엄마이자지식노동자였고,이제는민주화운동활동가이기도한그의고민을들여다보며이주배경주민의다양한시간을만날수있다.‘이주의삶’이여전히낯설게느껴진다면,시간을과거로돌려고향을떠나서울행기차를타야했던사람들의이야기를만나보면어떨까?젊어서남편과사별하고세아이와함께전라남도순천에서서울노량진으로올라와,1987년부터하숙집을운영하며30년을하루같이열네명의삼시세끼를차린정경애의인생은우리도이주민임을,그리고이주민인우리에게찾아온이주민을어떻게대해야할지를그자신의삶을통해보여준다.

타인의삶을듣는이유

『우리의노래가』는노회찬재단구술생애사팀이2025년에펴낸『우리들의드라마』에이은두번째구술생애사책이다.『우리들의드라마』가가까이있으면서도깊이들여다보지못한삶들을다시마주하는기록이었다면,이책『우리의노래가』는우리곁에서함께살아왔지만충분히듣지못한동시대인의목소리들을조금더멀리,조금더오래울려보내길바라며기획되었다.구술생애사는한사람의삶앞에오래머물며,그가살아낸시간의무게를함께더듬으면서비로소만들어진다.가난과차별속에서살아남기위해애썼던시간,부당함앞에서끝내물러서지않았던마음,몇번이고주저앉고싶었지만다시살아가기로한다짐을듣는일이다.그렇게조심스럽고끈질긴시간이쌓일때,권력자와승자의기록뒤에가려져있던우리사회의또다른얼굴도비로소보인다.그리고이것이야말로이책을노회찬8주기에헌정하며출간한이유이기도하다.화려한무대의중심이아니라그무대를지키는사람들,큰목소리가아니라잘들리지않아서더가까이다가가야하는목소리들.이책에담긴아홉편의각양각색이야기들을읽다보면어느순간하나의울림으로번져간다.살았다는것,버텼다는것,사랑했다는것,잃고도다시걸었다는것,자기몫의고통을넘어누군가의곁에서려했다는것.그울림이읽는이의마음어딘가에오래남기를바란다.


추천사

세상의모서리에서온몸으로버텨낸아홉편의삶이그어떤블록버스터보다극적이고눈물겹게가슴을파고듭니다.가만히귀기울여듣는것만으로도서로에게햇볕이되어주는이기적같은노래들이,보다많은이들의마음속에오래도록울려퍼지길꿈꾸며응원합니다.
-장항준(각본가,감독,배우)

노회찬재단구술생애사팀의작업들은이제믿고읽는다.단단하고다채로우면서도따듯하다.주인공에만치중하지않고기록자의후기까지꼼꼼하게담아,무릎과무릎이부딪치고가슴과가슴이녹아드는과정을되짚게한다.주인공과기록자의다음이야기가궁금할정도다.
노래꾼들,성소수자들,하숙집주인,이땅에사는아시아인들의생애가차례차례담겼다.고통을거칠게파고들때는땀범벅에숨이막히다가,해결할조짐이보일때는저절로목부터트인다.얼쑤.드디어함께발구르며노래할순간이다.
-김탁환(소설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