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2 (괴테 전집 2)

파우스트. 2 (괴테 전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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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로운 번역의 괴테 전집, 그 첫 작품
대문호 괴테가 60년을 두고 써낸 인간 파우스트의 장대한 드라마
세계적 괴테 연구자이자 시인인 전영애 교수가
“시(詩)답게” 제대로 옮긴 12,111행의 정교한 문장들을
독일어 대역본으로 읽는다

세상을 해석하고 바꾸는 데 바탕이 되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고전과 근현대의 사상과 이론을 책으로 펴내온 도서출판 길이 이번에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의 전집을 새로 선보인다. 문학전집에서 주로 소개되던 괴테의 글들을 인문사회과학 출판사가 모아서 내는 것은, 그가 『파우스트』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의 불후의 문학작품을 써낸 문인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 시대의 사회와 역사와 자연을 관찰하고 체험하고 분석하고 바꾸고자 일생을 궁구한 사상가이기도 함을 주목해서다. 스물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바이마르로 초빙을 받아, 그곳에서 정치인, 문인, 학자, 연극인, 자연과학자로서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고자 쉼 없는 생애를 보낸 괴테의 이력을 보았을 때, 이는 전혀 잘못된 평가가 아닐 것이다.(그는 독일의 인문주의를 태동시켰고, 시민 시대의 대표자였으며, 생성적·유기체적 발전에 주목했으며,, 독일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한 정치인이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제대로 갖춘 괴테 전집이 여태껏 없었다. 전 20권으로 예정된 이번 <괴테 전집>의 번역은 독일 괴테학회에서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인 “괴테 금메달”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2011년)한 전영애 서울대학교 독문과 명예교수의 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루어질 것이다. 이 계획은 옮긴이의 평생의 숙원이기도 했다. 그 첫 작품이 이번에 새삼 다시 소개하는 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이다.
저자

요한볼프강폰괴테

고전파의대표자이자독일의시인이자극작가.독일고전주의를대표하는인물로,1749년8월28일마인강변의프랑크푸르트에서부유한집안의장남으로태어났다.법학을공부한황실고문관이었던아버지요한카스파르괴테와프랑크푸르트시장의딸이었던어머니카타리나엘리자베트사이에서부족할것없는교육을받고자랐다.라틴어등어학에뛰어났으며독서량도많았다.어렸을때라틴어와그리스어,불어와이탈...

목차

비극제2부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출판사 서평

세계적괴테연구자의1인번역으로출간될전20권의전집
괴테의사후간행된전집인바이마르판(1887~1920)이본문만143권이고,그후에나온뮌헨판,프랑크푸르트판은권당1,000~1,500쪽에달하는분량으로각각33권,46권이다.그만큼괴테는소설.희곡.시등의문학작품뿐아니라,문학론과예술론,여행및관찰의기록,식물학.동물학.광학.기상학까지망라한다방면으로많은저작을남겼고,“그방대한저작들속에는사물에대한관찰이나인식내지서술에서의심오한역사적통찰및그비범한견식(見識)이들어있다”(이광주인제대명예교수).규모가이러하니,한명의번역자가전집전체를번역하는일은세계괴테번역사상전례가없었다.심지어중국에서는120명의번역자가동원된국책사업으로추진되고있다.그런데도전영애교수가오롯이혼자서이큰일을하겠다고나선것은“한국에번듯한괴테전집하나없다는것이안타깝고자존심이상해서였다”.물론혼자서번역하는<괴테전집>에저방대한분량의저술들을모두담을수는없고,그중지금우리독자들에의미가있을것들을선별해스무권으로낼예정이다.이는앞으로의괴테연구와수용에귀중한밑거름이될것이며,괴테전집을1인이단독번역한최초의사례가될것이다.(전집의예정목록은다음과같다.1~2파우스트/3시/4서·동시집/5~6드라마/7~8소설/9시와진실/10이탈리아기행/11연년세세:기록과일기/12현실과문학1:독일난민,헤르만과도로테아외/13현실과문학2:프랑스종군기,마인츠포위외/14문학론·예술론/15자연과학1:식물론/16자연과학2:색채론/17자연과학3:자연과학일반,동물론,광물론,기상학/18서간집1:사랑에게/19서간집2:친구에게/20서간집3:세상에게)
한해에도몇번씩괴테의도시바이마르를방문해독일의괴테연구자들을만나의견을교환하고문서고의자료들을하나라도더살펴보려애써온번역자의평생에걸친열정과노고의산물이<괴테전집>의첫권『파우스트』로나왔다.그런노력과연구성과를일찌감치인정받아,괴테연구자들사이에서노벨상과도같은의미를가지는괴테금메달이2011년그에게주어진바있다.

『파우스트』의새번역:운문처럼,첫번역처럼

『파우스트』의우리말번역은이미참많이나와있다.그런데도이렇듯다시번역한것은수십년을두고책이낱장이되어흩어질때까지읽으면서품어온소망때문이다.운율의보고(寶庫)인『파우스트』를나만의언어로,조금이나마운문(韻文)답게옮겨보고싶었다.이미다양한번역본들이있지만,이작품이본래운문이라는것을예감이라도하게하는번역은찾아보기어려웠다.그러한까닭에독자들이『파우스트』하면떠올리는기억은그저(읽기어려운)드라마라는것이거나,심지어소설이라는안타까운오해로까지나타나곤한다.그정교한운문을그대로옮겨올수없다하더라도,아주조금이나마,시(詩)다움이느껴지는번역은해볼수있지않을까하는꿈을오래품었고,그렇게새번역을시작하게되었다.―「옮긴이해제」중에서(이하동)

괴테의대표작『파우스트』는산문(散文)이아닌운문으로쓰인희곡작품이다.그것도12,111행에달하는시행(詩行)들로이루어져있다.등장인물에따라또장면에따라다양한운율형식들이사용되어괴테가오랜세월에걸쳐얼마나많은공을들여세심하게이작품을써나갔을지가짐작된다.
반드시읽어야할고전으로꼽히는작품이니,우리말번역은이미많이나와있다.하지만기존의한국어번역들은가독성에초점을맞추다보니산문처럼읽히기쉬웠다.독자들의이해를돕고술술읽히도록하기위해윤문작업이이루어지면서원문의뜻이나뉘앙스와멀어지거나독일어문장을한국어의문장구조에맞춰옮기는과정에서시행들의순서가뒤바뀌기도했다.물론그럼으로써작품을좀더쉽게읽을수는있을지모르나,괴테가애초시의언어안에불어넣었던리듬과광채는희미해지거나바뀔위험이있었다.
40년이넘는세월동안『파우스트』의원서를품고다니며읽어왔다는전영애교수는한국어는물론독일어로까지시를쓰는시인이기도하다.그만큼그가시에대해갖는애정은각별하다.이미괴테의『서동시집』과『괴테시전집』을번역해낸바있고,역시시로쓰인『파우스트』의기존우리말번역에아쉬움을가지고있던그였기에,이번번역의목표는운문답게시를읽듯그언어를옮기는것이었다.이를위해이미나와있는그어떤우리말번역본도참조하지않고,마치우리말첫번역인양작업을해나갔다.

번역하는동안에는기존의한국어번역을전혀보지않았다.최초의한국어번역인것처럼,오로지원본만들여다보며번역했다.오직내눈과안목만의지하여해보고싶었다.두려웠지만이제쯤은누군가가해야할일이라고생각했고,우리독문학의높이나우리문학전반의시야가그만큼은되었다고생각했다.

12,111개의시행을그리듬과함축적인여운을살려,그순서까지도최대한원문의순서에일치하도록옮기는작업은결코쉽지않았다.

오로지이해만을돕기위한풀어쓰기는하지않았다.시적여운을살리는데역점을두었다.극도로다른언어체계의간극을넘어서,상이한시대와문화를넘어서,대륙을넘어서,그다채로운운율을다살려낼길은물론없었다.(그래서이해제의제목이“운문처럼”이다.“운문”이라할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한국어로또독일어로까지시를쓰고공부하는것이평생의본업이었음에도그랬다.그래도리듬이나마조금살려냈기를바라본다.무엇보다원전에밀착되었기를꿈꾸어본다.

원문의문장순서를따르면서도의미전달에지장을초래하지않기위해수차례의수정을거듭했지만,시대와역사와문화의거리를넘어독일어의문장구조와시행의운율을고스란히옮겨오기란불가능한일이다.그래서어려운운문의형태가조금이나마눈에보이도록,그리고독일어를공부하는독자들이괴테의문장에담긴시적요소의정교함과재미를맛볼수있도록원문을번역문과나란히함께실었다.이는번역자에게도곱절로어려운작업일수밖에없었는데,일단원문의여러판본가운데어떤것을택해서수록할지결정해야했고,중심이되는판본을정한후에도그간의괴테연구성과들을반영한최근판본까지두루참조해서대역본의최종원문을확정해야했기때문이다.(원문은원칙적으로정본으로자리를잡은프랑크푸르트판(1989)에따랐다.그전까지정본이되어왔던함부르크판(1948)을,프랑크푸르트판에준하여고쳤고,그럼에있어서괴테자신의최종원고(1932)를참조하였다.무엇보다함부르크판에이르기까지독자의이해를돕기위하여편집인들이추가한많은부호들-괴테자신은부호에엄격했다-그리고당대의문법에따라교정된단어들이원본에가깝게되돌려졌다.)

그사이원문의여러주요판본이나왔다고해서『파우스트』의텍스트가근본적으로바뀐것은아니지만,괴테의많은고심과수정과정이배어있는육필을바탕으로한,새로운판본들을두루참조한새번역이이제쯤은나와도좋겠다는생각을했다.이또한이작품을새로이번역하게하는하나의동인이되었다.

그렇게해서옮긴이해제의제목처럼,“운문처럼,첫번역처럼”옮긴새로운『파우스트』를독자들에게내놓게되었다.

“인간은지향(志向)이있는한방황한다.”
“인간은노력하는한방황한다.”(EsirrtderMensch,solang’erstrebt.)길을잃고실의에젖은이들에게용기를주는말로자주인용되며,명언집에도단골로등장하는문장이다.이구절은『파우스트』에서인용된것이다.이문장에는인간파우스트의장대한드라마가응축되어있다.지금까지줄곧“인간은노력하는한방황한다”로옮겨왔던이문장을전영애교수는이렇게옮겼다.“인간은지향(志向)이있는한방황한다.”
여기서“노력”에해당하는독일어단어“streben”은물론“목적을이루기위해몸과마음을다하여애를쓰다”로정의되는“노력하다”의의미를갖기는한다.그러나그근저에깔려있는뜻은“나아가다”,“지향하다”,“열망하다”이다.그런이유에서,이새로운번역에서옮긴이는이문장을위와같이옮긴것이다.

지금껏“인간은노력하는한방황한다”라고번역되어온문장인데“노력”에다소지나치게비중을두고있어,오랜생각끝에굳어진번역을바꾸었다.독일어동사streben이불철주야,일로매진같은의미보다는마음속의솟구침을더많이담은단어이기때문이다.

이작품은무엇보다그침없는욕망에추동되는근현대적인간의삶의핵심과문제들을비중있게다루고있다.최근드라마와영화들에서종종변주되는악마와계약한인간의원형이여기에등장한다.

많은지식을가졌건만독배를들만큼회의가가득한한인간이결국악마에게몸을맡기지만,모든것을다경험하고다가지려는욕망이끝이없는“근대적인”한인간이무엇을섭렵할수있으며그끝이어떠한가,그것이이작품의문제의식이다.이런식으로『파우스트』에서는인간의욕망이,인간의생애가,인간이그려진다.그범례로파우스트라는인물을택했다.

『파우스트』는따로부연설명이필요치않은작품이다.괴테가스물두살때쓰기시작해임종을목전에둔여든세살때까지60여년에걸쳐,평생을두고써나간작품이다.한사람의일생을바친작품은세계문학의쟁쟁한고전들가운데서도보기가드물다.그만큼여기에는그의평생의관심사와문제의식들이녹아있다.

『파우스트』는고대의그리스로마신화로부터중세를거쳐(성서가배어들어있다)근대에이르기까지“3,000여년”의유럽남북방을다아우르는작품이다.그리스로마신화의세계와기독교적중세가아우러지고,중세에서근대로의이행이많이조명되어있으며(예컨대지폐발행,인조인간의제작등등),그러면서도중세적혹은탈시간적‘구원’의문제도비중있게포섭되어있다.

오늘날,여기에서,『파우스트』를다시전하고싶은것은,그것이담은세계가크기때문만이아니라,거기에담긴인간과세계에대한날카로운통찰때문이다.때로는고아하고,때로는아름답고,때로는난해하고,때로는코믹하기까지한정교한언어에담겨있는이깊고도넓은성찰들은,인간이점점더왜소하고허약해지는시대에각별한의미를가질것이다.

“어두운충동속에서도선한인간은바른길을잘의식하고있다.”(”『파우스트』「천상의서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