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교정론 (양장본 Hardcover)

지성교정론 (양장본 Hardcover)

$25.00
Description
친숙하고 접근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스피노자 철학 입문서로서도 손색없는 초기작
스피노자의 주요 저서들은 이미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있다. 하지만 비전공자에 의한 중역본(重譯本)이 대부분임을 감안할 때, 스피노자 전공자에 의한 라틴어 원전 번역본의 시급한 출판이 요구되어왔다. 이번에 도서출판 길에서는 스피노자 전공자 김은주 교수(부경대, 철학)의 번역으로 스피노자의 초기 저작인 『지성교정론』을 라틴어 대역본으로 선보인다. 스피노자는 르네 데카르트, 토머스 홉스, 라이프니츠와 더불어 17세기의 대표적 철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유대 공동체 사회로부터 파문을 당하면서도 평생을 광학 렌즈 깎는 일로 생활을 영위했으며, 격변의 당대 네덜란드 정치 현실 속에서는 현실참여적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적 견해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은 스피노자가 젊은 시절에 학문 탐구의 방법에 대해 쓴 미완성의 글이다. 정의, 공리, 정리와 증명의 연쇄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서술 방식의 『윤리학』과 달리, 이 책은 정욕(情欲), 부(富), 명예를 좇는 통상적 삶의 무상함에 대한 경험을 1인칭으로 서술하면서 시작된다. 이 프롤로그에는 스피노자 자신이 젊은 시절 동생과 함께 아버지의 회사를 이어받아 사업에 종사했던 경험이나 유대교 공동체에서 추방당하면서 겪었을 삶의 위기 같은 자전적 사항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나아가 그것은 삶의 위기를 한 번이라도 경험했던 자라면 누구에게라도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큼 보편적 호소력을 지닌다. 이런 실존적 울림 때문에 이 논고는 철학 입문으로서도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기하학적 장치로 중무장한 『윤리학』에 비해 친숙하고 접근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스피노자 철학의 입문으로서도 많이 읽히고 있다.
저자

베네딕투스데스피노자

베네딕투스데스피노자(BenedictusdeSpinoza,1632~77)는종교의자유를찾아포르투갈에서네덜란드로이주해온유대인상인출신의아버지미카엘(Micahel)과어머니한나(HannahDeborah)사이에서태어났다.1656년7월,‘나쁜견해와행실’그리고유대인공동체가제시한사태해결의‘방법과약속’을거절하여파문을당했으며,이무렵에예수회신부였던학자프란시스퀴스판덴엔덴(FranciscusvandenEnden)이운영하는라틴어학교에다닌것으로추정된다.이때스피노자는판덴엔덴에게서라틴어뿐만아니라철학과신학,정치학도배웠을것이다.1670년에는네덜란드가암울한정치적,종교적상황에직면하자『신학정치론』을집필하여철학의자유가경건및국가의안전과양립할수있을뿐만아니라오히려자유가억압되면경건과국가의안전역시위협받는다고주장했다.평생렌즈를깎으며생계를이어간그는크리스티안하위헌스(ChristianHuygens),헨리올덴부르크(HenryOldenburg)등유럽의학자들과꾸준히교류했다.대표작은형이상학과인식론,정념론과윤리학을총망라하여"기하학적순서로증명된”『윤리학』이며,젊은시절의미완성작인『지성교정론』은『윤리학』의입문성격을띤다.『윤리학』은스피노자생전에출판되지않았으며,『지성교정론』이나미완의최후저작인『정치론』등다른원고와함께사후에그의지인들이편집한유고집으로1677년에출판되었다.

목차

옮긴이서문9

지성교정론17

옮긴이주석117
『지성교정론』해제167
베네딕투스데스피노자연보245
참고문헌247
찾아보기255

출판사 서평

200년동안묻혀있던『지성교정론』,쇼펜하우어에의해부활하다!
하지만이책은스피노자의라틴어유교집이출판된이래19세기가될때까지근200년동안별달리주목을받지못했다.이렇게묻혀있던『지성교정론』은19세기에갑자기알려지고사람들을매료시키기시작했는데,여기에는아르투어쇼펜하우어(ArthurSchopenhauer)의『의지와표상으로서의세계』가큰몫을한다.17세기에는‘유덕한무신론자’로,18세기에는‘신(神)에취한자’로알려졌던스피노자는이제쇼펜하우어를통해인간의실존조건이주는고통에정면으로부딪치고이를극복할가능성을보여준인간적인진정성의형상으로부각되기시작했다.그것은특히이책의프롤로그덕분이었다.쇼펜하우어는자발적고행의구체적모델중하나로스피노자의삶을들고,이책의도입부를그자신이아는한“정념들의폭풍을진정시키기위한”“가장강력한수단”으로서추천한다.이논고에대한주요한문헌학적연구나주석이등장한것도그후에시작된일이다.

‘진리’를찾아가는‘방법’에대한새로운철학적논의와주체와의관계
이책이철학사의장면으로들어온데에는이처럼프롤로그의실존적어투가기여했지만,이논고는무엇보다도과학적인학문탐구의‘방법’에대한논고이다.즉프랜시스베이컨의『신기관』,데카르트의『방법서설』이나역시젊은시절미완의원고인『정신지도를위한규칙』처럼말이다.하지만베이컨이나데카르트가자연과학의실제방법을찾아나가는과정을거쳐진리탐구로나아가는길을제시하는반면에,스피노자에게서는그와같은과학적발견의경험이나사례를찾거나짐작하기가매우어렵다.다만우리는이논고를통해스피노자특유의철학적‘방법’이어떤문제의식을바탕으로형성되었는지를이해하는데그의미를둘수있을것이다.
‘방법’에대한논의는17세기철학의특징적인현상이었는데,그것은바로새로운학문모델의등장과그에병행해주체가진리와맺는관계의변화를탐구하는데있었다.전통적인아리스토텔레스논리학을비판하면서17세기베이컨이나데카르트가추구한새로운‘방법’은논쟁에서의승리를위한도구나주어진지식의타당성을따지는도구가아니라스스로가지식을발견하도록훈련하기위한것이고,지식의발견은자연을잘통제해삶의편익을증진하기위한것이었다.특히이들새로운철학자들이공히비판하는전통의권위란감각의권위이기도했는데,합리론자이건경험론자이건간에날것에대한경험(감각)에대한불신과더불어새로운학문이시작된것이다.
또한이들에게서는인식주체가진리와맺는관계의변화역시뚜렷이나타나는데,스피노자의『지성교정론』은그런점에서인식자가자기자신의변형과자기삶의변형없이는진리에이르지못한다는금욕적전통의끝자락에속하는논고라고볼수있다.가령,『방법서설』이나『성찰』의화자(話者)가기존의인식에대한회의(懷疑)에서출발하여확실한진리를찾아나서는것과달리,『지성교정론』의화자는삶에서지금까지누리던통상적선(善)에대한회의에서출발하여확실한선을찾아나서고,여기서인식의진리는최고선에이바지하는한에서의미가있는것으로설정된다.그리고확실한선의추구는삶의총체적짜임-스피노자는이것을흔히‘제도’나‘창설’을의미하는‘institutum’이라는단어로지칭한다-에대한대대적개혁을요구한다.새로운길앞에서화자가보여주는불안과망설임은요구되는개혁의폭과깊이의함수이다.지성을치유하거나교정한다는발상,즉스피노자의사상에는합치하지않을듯한이발상역시이런금욕적전통의흔적으로볼수있다.이렇게볼때,이책은당대의중요한철학적토픽이결집되고새로운철학이벼려지는작업현장이다.따라서우리는형성중인사상의미결정성과오랜작업의층위를감안하여이논고를이해할필요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