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철학사 3 : 근대성의 카르토그라피

세계철학사 3 : 근대성의 카르토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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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구 편향적인 반쪽짜리 철학사들을 넘어서는 선구적 시도
근대성이 형성되고 전개된 17~20세기의 유라시아 대륙
서구와 비서구에서 무엇이 근대성을 추동했고
근대성은 어떻게 역사를 바꾸어왔는가
오늘을 만든 사상들의 세계지도
저자

이정우

저자:이정우
소운(逍雲)이정우(李正雨)는1959년충청북도영동에서태어났다.서울대학교에서공학,미학,철학을공부했으며,아리스토텔레스연구로석사학위를,미셸푸코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1995~98년서강대학교철학과교수,2000~7년철학아카데미원장,2009~11년어시스트윤리경영연구소소장을역임했다.현재는소운서원원장(2008~),경희사이버대학교교수(2012~)로활동하고있다.
소운의사유는‘전통,근대,탈근대’를화두로한보편적인세계철학사의서술,‘시간,생명,사건’등의개념을중심으로한생성존재론의구축,그리고‘타자-되기의윤리학’과그정치철학적구체화의세갈래로전개되어왔다.철학사적저술로는『신족과거인족의투쟁』(한길사,2008),『세계철학사1:지중해세계의철학』(도서출판길,2011),『소은박홍규와서구존재론사』(도서출판길,2016)등이있고,존재론적저술로는『사건의철학』(그린비,2011),『접힘과펼쳐짐』(그린비,2011)등이있으며,실천철학적저술로는『천하나의고원:소수자윤리학을위하여』(돌베개,2008),『전통,근대,탈근대』(그린비,2011),『진보의새로운조건들』(인간사랑,2012)등이있다.현재는『세계철학사3:근현대세계의철학』,『다양체론:기하학에서건축까지』를집필하고있다

목차

여는말

1부자연의새로운상(像)

1장‘과학기술’의탄생
1절‘외물(外物)’에의지향
2절‘자연과학적사유’의탄생:근대역학의존재론

2장근대적합리성의탄생
1절합리주의인식론
2절기계론적자연철학

3장과학혁명의전개
1절힘의과학과질의과학
2절새로운과학혁명

2부표현의형이상학

4장환원에서표현으로
1절스피노자의신-즉-자연
2절정신과신체그리고인식
3절욕망과감정의철학
4절예속된삶과자유로운삶

5장표현주의의두길
1절모나드의존재론
2절모나드들의상호표현
3절신(神)에대한변론

6장기학적표현주의
1절‘기’의표현으로서의세계
2절사람의마음
3절역사의의미

3부경험적인것과선험적인것

7장실학의시대
1절경학과경세학
2절근대기학의전개
3절민중사상과민족사상
8장계몽의시대
1절경험의분석:‘관념’의이론
2절계몽의시대:근대문명의향방

9장선험적주체의철학
1절과학과형이상학:새로운정초
2절도덕형이상학의새로운정초
3절합목적성의사유
4절절대자의사유
5절이념적인것과현실적인것

4부시민적주체와근대정치철학

10장시민적주체의탄생
1절권력배분의새로운논리:계약
2절계몽의정치철학
3절역사철학의만개(滿開)

11장자유냐평등이냐
1절자본주의의‘진화’와자유주의
2절혁명의시대와공산주의

12장왕조에서국민국가로
1절이슬람에서의전통과근대
2절인도에서의전통과근대
3절동북아에서의전통과근대

맺는말

참고문헌
인물찾아보기
개념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국내철학계에서보기드문학문적깊이와폭을겸비한동시에교양독자들을위한저술작업에꾸준히매진해온철학자이정우가많은이들이기다리던『세계철학사3』을내놓았다.지난2011년,철학사가서양철학사의동의어와다름없던때에그는,우리학자가쓴“철학의진짜역사,진정한세계철학사”를써내주목을받았다.『세계철학사1:지중해세계의철학』으로시작한장대한여정은많은독자들을그길로이끌었고,이후7년만에펴낸둘째권『세계철학사2:아시아세계의철학』(2018)을거쳐,다시거의3년만에세번째기착지에당도했다.당초이세번째책은여정의끝이될예정이었으나,목적지가아닌기착지로수정되었다.3부작으로완간하려던처음계획이4부작완간으로바뀐것이다.이번에펴내는『세계철학사3』은“근대성의카르토그라피”,즉‘근대성의전체지도를그리는작업’의결과를서구와비서구를가로지르는보편적인관점에서더욱풍성하게담는데집중했다.(마지막네번째책에서는현대,즉탈근대사유의지평들을다룰예정이다.)
철학사의긴여정을지나서이제현대로직접이어지는시대에까지도달했다.서양의전통과동양의전통을논한후,이제우리에게가까운시대〔近代〕까지온것이다.이‘가깝다’라는말은양적의미로서가아니라질적의미로서이해되어야한다.그것은시간의외연〔代〕이지금과가깝다는뜻이아니라,삶의양식에서의유사성을뜻한다.
이저작에서는대략17세기에서19세기중엽까지를근대성이형성된시대로,19세기말에서20세기초를근대성이전개되는동시에탈근대성이도래하는시대로,그리고20세기중엽이후를현대성의시대로이해했다.이에입각해『세계철학사』의이3권은17세기에서20세기초에이르는근대성의형성과변화를다루었다.(「여는말」)

『세계철학사』전체의구도는유라시아대륙전체를두고인류문명의사유의역사를보여주는것이다.그첫번째권은부제“지중해세계의철학”이말하듯,유라시아대륙의서쪽(이슬람세계까지포함)에서고대와중세에전개된철학의역사를,두번째권(“아시아세계의철학”)은유라시아대륙의동쪽(동북아와인도)에서고중세에전개된철학의역사를다루었다.적어도근대이전에는두세계의철학이따로전개되었기때문이다.그러고나서이제완성한3권에서는동과서를구분하지않고유라시아대륙전체를두고함께다루며근대의사상지도를그린다.근대에들어와두세계의철학이만났고,함께나아갔기때문이다.
애초『세계철학사3』은근대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의철학을다루기로계획되었다.그러나원고를집필할때마다늘그랬듯수차례강의를거치고퇴고를거듭하는과정에서,740쪽에이르는책한권이근대사유에관한내용만으로이미꽉차버렸다.이책은,지금여기우리의삶에가장심대한영향을끼친“근대”300년간의여러사유들의알짜를,서구와비서구,자연철학(자연과학)과형이상학을종횡무진넘나들며일이관지하게엮어낸다.

16~17세기의유럽은이미근대성이발아하기시작한시대로간주되지만,명·조선·에도막부등동북아왕조들의경우이시대는여전히전통문화가전개되던시대로간주된다.그러나이또한문화의어떤면에초점을맞추는가에따라달라진다.역사를구성하는여러갈래들에있어이왕조들에서도이미근대성은시작되었다고할수있다.그러나이후근대성이서구에서급속도로개화하면서그속도차이가유라시아대륙전체를휘감았다.우리는근대성을이런유라시아대륙의보편적지평과서구와비-서구사이의속도차를동시에감안하면서논해야한다.(「여는말」)

이러한“가로지르기”는지은이가평생을고수해온“철학하기”의기본관점이다.이미다수의저작들과대안공간(철학아카데미,소운서원)에서의강의를통해전통과현대,서구와비서구,과학과철학을회통하는철학을모색해왔고,또한공대를나와서양고대철학(아리스토텔레스)연구로석사,서양현대철학(미셸푸코)연구로박사학위를땄으며,한학자인부친의영향으로한문에능하고일본학자들과의교류까지활발히해온보기드문학문적편력이쌓여이역작이나올수있었다.덧붙여현대수학과과학,기술의영역까지섭렵함으로써경계를허무는자유로움과편견을타파한보편적인관점을장착하는데더할나위없는내공을갖추었다.

이철학사는동·서양의사상들을하나의구도에담아논했으나,양전통을하나로통합하려하기보다는다만일정한방식으로접합하려했다.무리한통합이양전통의이질성과간극을외면하는것이될수도있기때문이다.사상처음으로시도되는것이기때문에,거기에는‘모험’도포함되어있다.나는다만이시도가신중한균형감각을통해이루어졌기를소망한다.(같은곳)
자연에대한새로운이해
서구의자연과학/자연철학과비서구의기학
서구에서,근대가태동한17세기는천재들의세기,과학혁명의세기였다.케플러·갈릴레오·뉴턴으로대표되는과학과데카르트·라이프니츠등이비조가된새로운철학은자연이해에혁명적인전환을가져왔다.이새로운자연관은근대성을형성한강력한추동력중하나였다.철학의한부분이었던자연철학이‘자연과학’이라는별도의분야로분화하고나아가‘과학기술’이된것은근대문명의전개전반을압축한다.그것은자연과인간의관계를,인류문명의성격과방향을근본적으로바꾸어놓은역사적사건이었다.
같은시기아시아에서도내면으로부터외물(外物)로관심의방향이바뀌었다.기학(氣學)이주자학과양명학을극복하며기(氣)에대한객관적인탐구를펼쳤는데,이객관의사유가바로근대성의중요한특징을이룬다.다만과학과형이상학의거리가멀어져버린서구의경우와달리,여기서둘사이의거리는최소화된다.기학적세계관은구체적현상으로부터자연철학적이치그리고형이상학적원리의차원까지를연속적으로파악했던것이다.
이정우는서구와비서구에서공히외물,즉객관세계에대한탐구가근대성을견인했으나서구에서만과학혁명이일어났던이유를바로여기서찾는다.즉아시아에서는자연철학이형이상학에너무가까이붙어있었기에사물의차원으로내려와자연과학과기술로구체화되지못했다는것이다.그리고이것의의미를아래와같이설명한다.

다른각도에서볼경우,동북아철학자들은그런종류의인식을추구할필요를느끼지못했다고,아니그런방향으로나아가는것을경계했다고해야한다.동북아지식인들은사물들을설명하고조작하면결국자연과인간이갈라서고소외가발생한다는것을잘알고있었다.이들은‘외물’에사로잡혀‘존심(存心)’을잃어버리는것을경계했던것이다.동북아지식인들에게중요했던것은인격의완성과문화세계/이화세계의구축이지외물들을그것들자체로서탐구하는것이아니었다.오히려그렇게함으로써‘천인합일’로부터멀어져가는것을두려워했던것이다.(1장)

데카르트가낳은환원주의적·기계론적자연관
자본·국가·과학기술의삼위일체
철학으로부터독립한자연과학은필연적으로인식론적질문을던졌고,이에대한서구사유의최초대답은데카르트의철학이었다.데카르트의철학(합리주의,기계론,이원론)과고전역학의체계는이전에는볼수없었던전혀새로운자연관을도래시켰다.이것이서구에서발원한근대성=‘모더니티’의한축을형성한다.그런데앞의인용문에서짐작할수있듯,책의곳곳에서지은이는서구의환원주의적·기계론적자연관이배태한문제를지적한다.

자연철학/과학기술의맥락에서출발점이되는근대성은대상화,등질화,결정론,환원주의를비롯한여러요소들로이루어져있다.근대자연철학은자연을대상화하고(자연은더이상‘퓌지스’가아니다.),그것을인간이정복해서유용하게이용하는재료로만들었다.또자연의모든것들을등질화해서양화하고공간화하고측정하고함수화하고계산할수있는대상으로만들었다.또,자연을기계적인과에따라움직이는,시계처럼결정되어있는것으로파악했다.아울러어떤최종적인요소들이형성하는존재면으로다른모든존재면들을환원했다.(1부결론부)

나아가지은이는“근대성의이축은근대성의다른한축인자본주의및또다른한축인국민국가와밀접하게얽히게된다”고지적한다.결국“자본과국가그리고과학기술의삼위일체가오늘날까지도이어지는근대성의핵심”이라는것이다.

과학기술을세계인식의토대로삼고그것에자본과국가가결합해자연과인간을대상화하고‘효율적으로관리하는’삶의양태를근대성=모더니티로규정할수있다.(같은곳)

스피노자·라이프니츠와왕부지의표현주의형이상학
경험주의·계몽주의·칸트와실학·기학·민중사상의주체철학
책은전체4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는17세기갈릴레오로부터촉발되어뉴턴에게서완성된1차과학혁명과데카르트의합리주의·기계론철학,그리고19세기볼츠만·맥스웰·다윈등의열역학과진화론에의해일어난2차과학혁명과그로인한인식론과존재론에서의변화를다루었다.
이후2부에서는17세기에데카르트환원주의의대척점에서구축되었던새로운형이상학들을다룬다.지은이는이러한새로운형이상학을“표현주의”형이상학이라일컫는데,표현주의의입장에서볼때환원주의는무수한존재면들중어느하나를특권시하고,다른모든존재면들을그존재면으로환원해설명하려는존재론이다.지은이는서구에서는스피노자와라이프니츠의사유를,그리고동시대아시아세계에서는왕부지의기일원론을표현주의의관점에서함께비교하며논하는획기적인시도를감행한다.스피노자·라이프니츠의형이상학이데카르트환원주의와정면으로대결하고자했다면,동북아의서경덕·왕부지·대진등이펼친기일원론은리기이원론의성리학전통과의대결의식을가지고전개된철학체계이다.그리고이는최한기에이르러근대적철학의면모를갖추게된다.지은이는“기일원론의흐름을파악하는것은동북아에서의근대적사유가형성ㆍ발전되어가는과정-적어도그한갈래-을세밀하게음미할수있게해준다”고말한다.

스피노자와라이프니츠그리고왕부지(를중심으로한기일원론)의사유는공히초기근대가이룩한새로운형태의자연철학(physica)을배경으로해서등장한새로운형태의형이상학(metaphysica)이었다.그리고이들의형이상학은공히표현주의의형태를띠었다.
이들은모두이전의이원론적사유체계-스피노자·라이프니츠의경우에는데카르트의이원론,왕부지의경우는주희의이원론-를논적으로삼았다.이들에반(反)해일원론적표현주의철학을전개했던것이다.…자신이속한전통을송두리째전복하고새로운비전을제시했다는점에서는스피노자가,새로운참신한개념들과과학적성취를이룩했다는점에서는라이프니츠가,‘역사’와‘주체’라는이후철학적사유의중핵을차지할개념을제시했다는점에서는왕부지가보다혁신적이었다고할수있을것이다.(2부결론부)

다른한편,근대의철학은또한주체의철학이라고할수있다.사실이점은경험주의적정향과맞물려있는데,왜냐하면경험이란결국주체가하는것이고주체는자신의경험을통해서스스로를만들어가는존재이기때문이다.경험주의와주체철학은서로맞물려있다.그리고이런주체철학은근대적인시민적주체를만들어간정치적주체이기도했다.3부와4부는바로이주체의철학을다룬다.
3부에서는먼저,성리학을비판하면서유학을당대의현실속에서다시사유하고그실천적성격을회복시키려는혁신의흐름,즉실학(實學)을경학·경세학과기학그리고민중·민족의사상이라는세갈래로나누어살펴본다.지은이는“동북아근대사상의고유한성취들중하나는근대적주체-칸트의‘선험적주체’와는다른형태의근대적주체-의개념을사유했다는점에있다”고말한다.이토진사이,대진,정약용이근대적주체성개념을제시한철학자들로,오규소라이가‘정치적인것’의수립과구체화를이룬철학자로제시된다.또한19세기에근대기학을전개한최한기는당대에이미서구과학의성과들을흡수하면서보기드문동북아적인식론과선험적주체론을정립한인물로평가된다.마지막으로동학(東學)이대표하는동북아의민중사상은봉건사회의한계를돌파할새로운형태의민본주의로서현대민주주의를사상적으로예비했다고서술된다.그다음으로서구의경험주의와계몽주의,그리고칸트의선험적주체의철학이함께3부에서다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