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들

독일인들

$20.00
Description
억압받고 추방당한 독일인들의 편지 스물여섯 편을 통해 ‘독일적 휴머니즘’을 묻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살아생전 모두 다섯 권의 책을 펴냈는데, 그 가운데 『독일인들, 일련의 편지들』(원제: Deutsche Menschen, Eine Folge von Briefen)은 각별히 그가 망명기 동안 출판한 유일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편지 모음집은 다른 단행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연구된 편인데, 벤야민 당대의 위기의식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벤야민이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대안적 성찰들이 여전히 유효하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편집해 1936년 출간된 이 책은 짧은 모토글, 벤야민의 서문과 이 서문에 덧붙인 편지 한 편, 스물다섯 편과 각각의 편지에 선행(先行)해 벤야민이 편지에 대해 주석을 붙인 소개글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발터벤야민

발터벤야민(WalterBenjamin,1892~1940)은독일출신의유대계언어철학자,번역가,좌파지식인으로서한때20세기독일어권최고의비평가로자처하기도했다.베를린의유복한가정에서태어나베를린,프라이부르크,뮌헨대학등에서철학을공부하던중나중에평생의친구이자유대사상에서지적동반자가된게르숌숄렘을만난다.전쟁을피해스위스로간그는1919년「독일낭만주의의예술비평개념」에대한연구로베른대학에서최우등으로박사학위를취득한뒤,신문과잡지에기고를하고번역가로서활동하기시작한다.
1924년교수자격논문인「독일비애극의원천」을집필하지만아카데미세계로진출하려던계획은결국좌절하고만다.같은해에알게된연인아샤라치스이외에나중에베르톨트브레히트에게서유물론적사유의영향을받으면서비평,번역,방송활동을펼쳐나간다.파시즘의먹구름이드리우기시작한유럽에서스스로를‘좌파아웃사이더’로이해한그가택한길은교조적마르크스주의에거리를두고,유대신학적사유와유물론적사유,신비주의와계몽적사유사이의미묘한긴장을유지하면서아방가르드적실험정신에바탕을둔글쓰기를통해현대의변화된조건속에서지식인의역할에대해성찰하고정치적영향력을행사하는일이었다.1940년벤야민은당시뉴욕에서사회연구소(프랑크푸르트학파)를이끌던아도르노와호르크하이머의지원을받아나치를피해미국으로망명하기위해프랑스를탈출하던중스페인국경통과가좌절되자자결한다.그로써그가13년간매달렸던프로젝트,즉마르크스의‘상품물신’의구상을상부구조(문화)전체에적용하여19세기자본주의와모더니티의근원을고고학적으로탐구하려던필생의저작『파사젠베르크』(DasPassagen-Werk)는미완으로남는다.스탈린-히틀러의밀약을접한충격에서쓴유물론적역사철학의결정체「역사의개념에대하여」(일명‘역사철학테제’)는그가남긴최후의글이다.

목차

해제:발터벤야민의『독일인들』에나타나는휴머니즘에대한성찰과역사적성좌구도5
옮긴이의말63

서문75

게오르크크리스토프리히텐베르크가G.H.아멜룽에게보낸편지85
요한하인리히칸트가이마누엘칸트에게보낸편지92
게오르크포르스터가자신의아내에게보낸편지98
자무엘콜렌부슈가이마누엘칸트에게보낸편지104
하인리히페스탈로치가안나슐테스에게보낸편지110
요한하인리히조이메가자신의옛약혼녀의남편에게보낸편지115
요한하인리히포스가장파울에게보낸편지121
프리드리히횔덜린이카시미르울리히뵐렌도르프에게보낸편지127
클레멘스브렌타노가서적상라이머에게보낸편지134
요한빌헬름리터가프란츠폰바더에게보낸편지140
베르트람이줄피츠보아세레에게보낸편지145
Ch.A.H.클로디우스가엘리자폰데어레케에게보낸편지151
아네테폰드로스테-휠스호프가안톤마티아스슈프릭만에게보낸편지156
요제프괴레스가아라우에있는시소속목사알로이스포크에게보낸편지164
유스투스리비히가아우구스트폰플라텐에게보낸편지170
빌헬름그림이예니폰드로스테-휠스호프에게보낸편지176
카를프리드리히첼터가괴테에게보낸편지183
다비트프리드리히슈트라우스가크리스티안메어클린에게보낸편지188
괴테가모리츠제베크에게보낸편지197
게오르크뷔히너가카를구츠코에게보낸편지205
요한프리드리히디펜바흐가어느무명인에게보낸편지209
야코프그림이프리드리히크리스토프달만에게보낸편지215
클레멘스폰메테르니히제후가안톤폰프로슈케-오스텐백작에게보낸편지224
고트프리트켈러가테오도르슈토름에게보낸편지229
프란츠오버베크가프리드리히니체에게보낸편지236

〈〈관련자료〉〉
〈부록〉245
편지들250
옛편지들의흔적을찾아서252
60편의편지를위한비망록258
독일편지들Ⅰ261

〈〈그림설명〉〉265

출판사 서평

폭압적나치시대에들어올린‘독일적휴머니즘’과숨겨진정치적의도
테오도르아도르노(TheodorAdorno)는신문에연재된이편지들이“범상치않은영향을끼쳤다”라고평가했는데,우리는바로이편지들을통해독일휴머니즘시대의매우매력적이면서도생동감있는이미지를발견할수있다.당시의시대적상황이나치정권치하였음을감안한다면,이와같은표현은매우시의적절하다고할수있는데,그것은바로독일민족의우월성을선전하는나치즘에맞서바로벤야민이‘독일적’휴머니즘을내세우고있기때문이다.아도르노는벤야민이책제목으로당시독일내에서나치정권에반대하는독자들을염두에두었던‘일종의위장술’이라는점을분명히하면서이편지모음집을“나치정권에저항하는암호화된정치적진술의텍스트”로간주했다.부연하자면벤야민의이책은일견책제목에서연상할수있는‘민족주의적영웅숭배나애국주의’와는전혀무관하다.여기서벤야민이무엇보다도영웅숭배적태도에대해비판적이었던이유는이러한태도가자국의민족주의를배타적으로강화하고자하는나치의정치적의도에영합할수있었기때문이었다.즉파시즘의목적에절대유용될수없는‘독일적특징들’을재정립하고자했던벤야민은“금박칠한고전에맞서미학적으로‘초라한’편지형식을,고전적인예술의자율성에맞서삶과정신에동시에‘불순하게’관련되어있는편지교환들”에주목해독일적휴머니즘의본질을보여주고자했던것이다.같은시기에(1936년)그의대표적인에세이「기술복제시대의예술작품」에서‘새로운매체’인영화에대한사유를중심으로독일나치즘의위협과대결했다면,그의이편지모음집은고전적인예술개념에서제대로평가받고있지않았던‘옛매체’인편지를활용해독일나치즘에맞서는저항적힘을불러일으키고자한것이다.

빈약하고제한된존재와참된휴머니티의상호의존성
그렇다면독일적휴머니즘정신의본질이라고할수있는,벤야민이말하는진정한휴머니즘의조건과한계는무엇일까?우리는그것을편지모음집에서두번째로실린칸트형제의편지에서발견할수있다.이편지글에서칸트의남동생(요한하인리히칸트)과그의가족들은철학자이마누엘칸트에게안부를묻고그의도움에고마움을표하고자신들에대한사랑과관심을상기시키고있는데,벤야민은이처럼일견평범해보이는안부편지에대해“진정한휴머니티를들이마시고발산하고있다”라고의미있게평가하고있다.그렇다면어떤점이그렇다는것인가?우선벤야민이보기에오늘날인간의지위와그들이처한상황이문제적이다.전승된법칙에종속되어있는인간에대한기존관념들을새로운인식들이무너뜨리고동시에자연에대한이미지도급격하게변하고있기때문이다.이러한시대적변화를고려하고있는벤야민은이편지의소개글에서‘진정한휴머니티’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직접적으로답하기보다는‘휴머니티의조건과한계’에대한인식의필요성을언급하고있는것이다.이러한조건과한계는“빈약하고제한된존재와참된휴머니티의상호의존성”속에서명확해지는데,그것은바로칸트의계몽주의처럼시민들의세계의협소성,즉한계에대한인식이“휴머니티가숭고한기능을펼치는것”의전제조건이라는것이다.

희망과결합되었지만미완의형태로제시된‘독일적휴머니즘’
아울러벤야민은이러한‘독일적’휴머니즘을‘희망’이라는단어와결합함으로써이‘독일적’휴머니즘을하나의완결된형식으로간주하기보다는미완의형태로제시하고있다.즉‘독일적’휴머니즘을대변하는위기의인간-이책에등장하는주요인물유형은‘억압받고추방당한자들’이다-이자신을제한하는조건을인식하면서어려운상황속에서개인적명성과무관하게스스로를절제하고힘겨운작업을중단없이진행하는것은미래와연계되어있는희망과관련이있다.물론이때의‘희망’은낙천적전망을제시하는맹목적인믿음과는무관하며‘위기에처한희망’이다.우리는이를무엇보다도야코프그림(JacobGrimm)의편지에서그가“고개를숙여목을멍에아래에밀어넣고기다릴것입니다.미래가가져다줄것을,그리고미래가그의대가로나에게어떻게보상할지를말입니다”라고진술할때좀더구체적으로확인할수있다.
벤야민연구자인몸메브로더젠(MommeBrodersen)에따르면,벤야민의편지모음집에는“이성,냉철함과투명성,매수되지않는강직함,흠잡을데없음과굽힐줄모르는완강함에서부터탐구정신,동정심,숨길줄모르는솔직함과정신적독립성그리고충실함과배려,연대의식,우정과무엇보다도사랑에이르기까지”의특징이“진정한독일적휴머니즘과연관되어있는핵심어”로나열되어있다.실제로우리는이들편지속에서이러한특징을대변하는인물들과대면하고,브로더젠의제안처럼나열된핵심어들에근거해독일적휴머니즘의윤곽을잡을수도있을것이다.

독일편지문학의속살을통해독일인의비밀스러운용모를드러내다
이편지모음집에는괴테나칸트,헤겔처럼국내독자들에게잘알려진인물뿐만아니라우리에게거의알려지지않은아주생소한인물역시많이등장하는데,이를통해비로소독일인의‘비밀스러운용모’가드러나고있다.아마도이점에서이들편지가독일의편지문학의백미로서국내독자들의관심을끌수도있을것이다.하지만그의편지모음집은단순히독일적인것에대한민족학적관심사에만머물러있지않다.상이한시공간을매개하는벤야민의이책은정신적·물질적으로궁핍한시대에절망하는모든이에게보내는굽힐줄모르는저항과결코포기하지않는희망의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