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재구성 (주령시대의 기억과 그 후 | 양장본 Hardcover)

한자의 재구성 (주령시대의 기억과 그 후 | 양장본 Hardcover)

$33.00
Description
이 책은 한자학의 세계 최고의 권위자인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의 『상용자해』(도서출판 길, 2021)를 번역한 저자가 동시에 펴낸 『상용자해』의 해설서이자 그 이상을 추구하려는 고심의 산물이다. 시라카와 시즈카는 이미 전설적인 고전이 된 『공자전』과 『한자』 등의 베스트셀러로 우리 출판문화계에도 잘 알려진 유명한 대가이다. 『한자의 재구성』은 시라카와라는 학문적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세상을 더 넓게 보고자 애쓰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이 담겨 있다.
저자

박영철

(朴永哲,1957~)은서울대에서역사교육과동양사를배우고일본교토(京都)대학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중국법제사와사회사를전공했으며,현재군산대사학과교수로있다.주요논저로「나라카에서지옥으로:불교의번역과중국문명」,「해태고:중국에있어서신판의향방」,「송사의출현을통해본송대중국의법과사회」,“BalanceandBalancingWeight:AStudyoftheConceptionofJusticeintheHistoryofChinaanditsRelationshiptotheModernizationofChineseLegalSystem”,『명공서판청명집호혼문역주』(소명출판,2008),『왜유비는삼국을통일하지못했을까』(자음과모음,2010),「동아시아관료제의근대성논의」,『군산과동아시아:황해남로흥망사』(민속원,2017),『중세동아시아의해양과교류』(공저,탐라문화연구원,2019),『한자의재구성:주령시대의기억과그후』(도서출판길,2021)등이있으며,역서로는『논어』(미야자키이치사다,이산,2001),『근대중국의친일합작』(티모시브룩,한울아카데미,2008),『중국농민르포』(천구이디외,2014,도서출판길),『사무라이의역사』(다카하시마사아키,한울아카데미,2020),『상용자해』(시라카와시즈카,도서출판길,2021)등이있다.

목차

지은이의말5

서론:바벨탑과창힐신화13

제1장주령(呪靈)시대29
1.돼지의집에서인간의집으로36
2.주령시대의주구(呪具)51

제2장존재의시작:신과함께111

제3장사람의일생115
1.존재의의례116
2.출생의의례118
3.성인식의의례118
4.명명의의례120
5.배우고익히기124
6.결혼의례127
7.병과치유133
8.죽음의의례136

제4장고대중국의국가론145
1.제사와전쟁145
2.고대중국의국가론155

제5장주술의세속화183
1.주술과도덕183
2.도덕과이성209

제6장국가와문자221
1.고대제국과그공용성221
2.한자와알파벳239

제7장국가와행복273

결론355

참고문헌367
찾아보기378

출판사 서평

인간의생노병사,국가,행복의문제와관련된한자해석을통해풀어낸독특한한자의세계!
시라카와를수십년동안사숙한중국사전공의저자는시라카와가설파한갑골문의주령시대에서출발한다.주령시대란원초적인힘들을가진영(靈)들로온세상이구성되어있고주술에의해이주령들을움직일수있다고믿어지던그런관념의시대이다.예를들면우리가사는집=家은본래돼지가아니라개를구성요소로하는글자였는데,이는개의주령을통해집터의악령들을물리치기위해개를희생으로집터에묻고그위에집을지었다는것이다.이는갑골문의글자를통해확인된다.저자는이런시라카와의설을인류학의성과를참조해서더확인하고있다.기원100년에쓰여진이래약2,000년동안한자자전의성전으로여겨져온허신(許愼)의『설문해자』및이를계승한청대고증학의금자탑인『설문해자주』의경전적해설이무너지는설명을읽으면서독자는아마큰통쾌감과새로운한자학의흥미를느낄수있을것이다.이렇게『한자의재구성』은주령시대가어떠한시대인지생노병사에관련된한자들을소개하면서구체적으로흥미롭게설명해나간다.이를통해독자들은아마종래듣지못한새로운한자의세계에귀를열게될것이다.

언어문자적차이를통해동서양문명사를비교하면서장대한역사서사를이야기하다
그러나『한자의재구성』은여기에서그치지않는다.이것뿐이라면시라카와한자학의충실한해설서정도에불과할수도있을것이다.『한자의재구성』은사실두개의부분으로구성될수있는책이다.하나는과거를향한재구성이다.시라카와의한자학을통해기존의『설문해자』적한자학을새롭게재구성하는것이다.또하나는미래를향한것으로이것은이미서론인〈바벨탑과창힐신화〉에서예시된바라고할수있는그런주제인데,여기서도시라카와시즈카의그갑골금문적해설이바탕이된다.가령행복(幸)과법률(法)이그것인데,행(幸)은뜻밖에도형벌도구인수갑의모양에서왔으며,애초‘幸’이라는글자는“쇠고랑만의형벌로끝나는것은요행,즉‘뜻밖에얻는행복’이고무거운형벌을면한다는의미에서‘다행’의뜻을갖게된것”이라는『상용자해』의설명은저자에게충격적인깨달음을주었다고한다(경향신문,3월9일자인터뷰).‘法’도역시신판에서패배자를물에떠내려버리는추방형이그기원이라는설명이다.이런어원학적설명을토대로삼아동서문명을대비하면서한(漢)제국의만리장성과로마제국의하드리아누스장성을지키던병사들의행복을비교하기도하며,그배경에두제국의정치체제와지형적차이및궁극적으로한자와알파벳의언어문자적차이가가로놓여있다는장대한역사서사를이야기한다.흔히제국이라고표현되는,그러나공화정의요소가많은로마제국의목욕탕문화를한제국과비교해운운하는것은참신하면서생각하게하는바가많다.중국역대왕조의국호와로마의국호SPQR을그어원을비교하면서추구한저자의관심은궁극적으로정치체제와대중의행복의관련성을말하는것이고,일상생활에서표의문자와표음문자라는문자의존재형태는이러한정치체제와유관한것이아닌가라는문제를제기하는것이다.특히저자가16세기언어혁명을대비하면서한자와알파벳의역사적의의를논의하는부분은현대에있어한자의운명과도관련해진지하게생각할성찰적인요소를담고있다.이렇게한자의재구성은과거와미래를향한두개의재구성이라는방향을제기한다.
『한자의재구성』과같은역사서사는서구의학계에서는종종논의되는바인것같은데,우리학계에서는보기드문시도가아닌가싶다.저자는『상용자해』를번역하는과정에서얻은낙수와도같은단상을모아출간했다고하는데그낙수들이버려지지않고이렇게다시풍성한밀알로맺혀진것은,역시단시일에이루어진일은아닐것으로보인다.젊은학창시절부터수십년동안배워온대학자의학설에경외를표하며소개하면서도이에주눅들지않고『공자전』의그시라카와가자신의분신처럼생각한공자에게조차사문(斯文)과호학(好學)의갈등이보인다고할정도의철저한회의의정신이야말로어쩌면이『한자의재구성』의원동력이자저자에게배울경이로운학문의정신이아닌가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