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긴 역사 : 대화와 기억을 통해 본 독일 통일
Description
독일 통일 과정을 ‘혁명과 전환의 장기적인 일상사 및 전체 사회사’의 관점에서 탐구
독일이 통일된 지도 30년이 넘었다. 그렇다면 이제 서독인들과 동독인들에게 다른 체제 속에 살아왔던 과거의 시간들은 무화(無化)되고 함께 어우러져 사는 새로운 세계가 되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 공식적 기억의 중심에 있는 정치적 전환점들보다 문화사 및 사회사적 관점에서 그것을 초래한 이전의 역사적 조건들과 1989/90년, 그리고 그것이 파생한 이후의 변화들을 대등하게 살펴보는 ‘혁명과 전환의 장기적인 일상사 및 전체 사회사’를 재구성함으로써 독일 통일 문제를 ‘역사적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이 제기한 핵심적인 질문은 ‘역사적 행위자들은 그들의 일상적 생활세계에서 체제 교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그들은 어떻게 그것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가? 그들은 그것을 어떻게 경험했고 어떻게 기억하는가?’였다.
이를 위해 이들은 지금까지 어떤 실험적인 연구 프로젝트 속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다층적인 대화를 시도, 각자 따로 연구해 독립된 논문을 내는 것보다 서면 대화가 집단적 연구 방식과 연구 방법을 기록하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2020년 1월, 이들 ‘전환’의 긴 역사 연구 프로젝트팀은 거의 4년에 걸친 학문적 작업 끝에 그 결과를 놓고 동독 주민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작업에 들어갔다. 4일에 걸쳐 이들은 튀링겐주의 마이닝겐시,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마을 가레이, 베를린 교외의 클라인마흐노프 지역, 그리고 작센주의 대도시 라이프니츠 등을 방문했다. 이들은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줄 1989/90년 이전과 당시, 그 이후의 기억들을 묻기 위한 세 가지 다른 버전의 대화 카드를 준비했다. 이러한 서면 대화는 연구 결과를 구술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알리고, 토론에 부치고, 일반 대중에 전달하는 데도 유용했다. 이러한 대화 여행 행사를 통해 저자들은 연구 결과를 좁은 범위의 학자들 사이의 대화를 넘어 대중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새로운 학문적 소통 형식을 실험했다. 또한 역사가의 실질적인 연구 방식을 알리고 그것을 통해 얻은 결과를 가지고 연구 대상이 된 시민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것은 곧 쌍방향적인 소통의 시도이기도 했다. 자연스레 독일 통일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연구 방법론의 적용은 독일 언론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저자

케르스틴브뤽베,클레멘스필링어,카트린쵤러,클라라발젠,크리스티안방엘,카타리나

저자:케르스틴브뤽베

독일빌레펠트대학에서독일사에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그후6년동안런던의독일역사연구소에서연구활동을이어나갔다.튀빙겐대학에서하빌리타치온(교수자격논문)을마친그녀는현재비아드리나유럽대학(Europa-UniversitatViadrina)에서역사적도시와공간연구를담당하는교수로있다.포츠담소재라이프니츠현대사연구소에서‘전환의긴역사:동독에서1989년을전후한시기의생활세계와체제교체’연구집단을이끌기도했던그녀는,베를린근교에르크너의공간관련사회연구를위한라이프니츠연구소에서‘현대사와아카이브’라는연구를이끌고있기도하다.편저로WiederbelebungeinesNicht-Ereignisses?DasGrundgesetzunddieVerfassungsdebatten1989~1994(Tubingen,2024)가있다.



저자:클레멘스필링어

2005~09년까지드레스덴기술대학에서역사학,사회학,정치학과정을,2009~12년까지는베를린훔볼트대학에서역사학과정을공부했다.이후여러기관에서연구활동을이어나갔으며,2016~20년포츠담라이프니츠현대사연구소에서박사과정을거쳤다.2020~22년동안라이프니츠사회과학연구소에서근무했으며,2023년부터는런던의독일역사연구소에서근대사연구를위한펠로우로도있었다.에르푸르트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저서로VomungerechtenPlanzumgerechtenMarkt?(Berlin,2022)가있다.



저자:카트린쵤러

뮌스터와포츠담에서역사와독일어를공부했으며,베를린장벽기념관을비롯해역사교육및교육학분야의다양한기념관및재단에서근무했다.2011~14년포츠담대학에서현대사석사과정을밟았으며,2016~20년동안에는포츠담라이프니츠현대사연구소에근무하면서박사과정에있었다.베를린훔볼트대학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



저자:클라라발젠

2004~09년베를린예술대학에서공부했으며,2011년에는같은대학교대학원에서석사과정을이수했다.2010~12년베를린카를호퍼위원회의장학생으로선발되기도했으며,2012년이후수많은국내외전시회를개최했다.헬무트뉴튼(HelmutNewton)재단에서수여하는상을비롯해일본,브라질,영국등에서도다양한수상경력을갖고있다.



저자:크리스티안방엘

2001~09년동안함부르크대학에서역사학을공부했다.2006~09년사이에잡지사DieZeit및Zeitonline에서프로젝트개발및지휘를담당했으며,2012~18년까지Zeitonline의대표로도있었다.2017년에는소설『오데르플로리다』(OderFlorida)를출간하기도했다.



저자:카타리나하클

2013~17년베를린훔볼트대학에서문학및역사학을전공했으며,2017년이후같은대학교대학원에서석사과정을이수했다.2019~20년동안에포츠담라이프니츠현대사연구소에서‘전환의긴역사’프로젝트의학생조교로일하기도했다.



저자:안야슈뢰터

2011년포츠담대학에서역사학을전공했으며,석사과정에서정치학과공법학을공부했다.2012~16년동안포츠담의라이프니츠현대사연구소에서박사과정을거쳐2016~19년까지는같은연구소의‘전환의긴역사’프로젝트의공동연구원으로도일했다.2019년8월이후베를린의로베르트-하베만위원회공동연구원으로있다.



저자:헨리케포이크트랜더

2008~12년동안베를린훔볼트대학에서미술사및역사학을전공했으며,2012~15년까지는베를린자유대학과훔볼트대학에서지구사(GlobalHistory)를공부했다.2016년에‘국가안전부와경찰의시각에서본1980년대동독극우파여성들’전시회의큐레이션을맡기도했으며,같은해부터포츠담의라이프니츠현대사연구소에서박사과정을공부했다.2019~20년까지같은연구소에서‘전환의긴역사’프로젝트의공동연구원으로일하기도했다.



역자:이진일

성균관대사학과를졸업했으며,같은대학교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마친이후에독일튀빙겐대학역사학부에서「바이마르공화국시대베를린에서의노동조합의노동자교육과프리츠프리케의노동자교육활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성균관대사학과와같은대학교동아시아역사연구소에서연구교수로재직하면서독일의20세기역사와관련된글들을발표해왔다.한국독일사학회회장을역임했으며,역서로『코젤렉의개념사사전14:보수,보수주의』(라인하르트코젤렉외,푸른역사,2019),『독일노동운동사:1848년혁명부터21세기까지』(헬가그레빙,도서출판길,2020)등과다수의공저가있다.



역자:정용숙

연세대사학과를졸업했으며,같은대학교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마친이후에독일보훔대학역사학부에서「루르중공업지역의탈산업화와노동자가족에관한사회적구조조정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연세대강사,대구대강의전담교수,중앙대DAAD-독일유럽연구센터연구교수를거쳐현재춘천교대사회교육과조교수로재직하고있다.주요연구분야는노동자가족의사회사,탈산업화와산업유산,공공역사와역사교육이다.저서로『분단의역사인식과사유를넘어』(공저,한울아카데미,2019)가있으며,역서로는『공공역사란무엇인가』(마르틴뤼케외,푸른역사,2020)등이있다.



역자:한운석

고려대사학과대학원을졸업했으며,DAAD장학생으로빌레펠트대학에서역사학을전공했다.1995년빌레펠트대학에서「마르크스와엥겔스의사상에서의민족국가와민족주의」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2011년부터튀빙겐대학한국학과에서한국학을연구하고교육해왔으며,현재튀빙겐한국학연구소펠로우로있다.저서로『하나의민족,두개의과거:20세기독일민족과통일문제』(신서원,2003)와『독일의역사화해와역사교육』(신서원,2008),편저로『가해와피해의구분을넘어』(동북아역사재단,2008)등이있으며,역서로는『교과서연구와수정에관한유네스코안내서』(팔크핑엘,동북아역사재단,2010),『바이마르공화국의해체』(칼디트리히브라허,전3권,공역,나남출판,2011),『코젤렉의개념사사전12:혁명』(라인하르트코젤렉외,푸른역사,2019)등이있다.지난20년동안에한국과독일사이의학문적협력을위한가교역할을활발히해왔으며,근래에는한독관계사를연구하고있다.

목차

머리말5
한국어판서문9
옮긴이의말15

동독출신?출신지역과연구관심-----29
‘전환’의긴역사-----51
개인적시각들-----129
학자들의시선-----165
“1989년과그전후의시간을당신은어떻게경험했나요?”-----199
제로의시간,통일30년차-----211
긴‘전환’의역사속인종주의,반유대주의,민족주의의일상성-----231
누가누구와무엇을이야기하는가?-----275

감사의말-----301

4일과30년(사진)-----305

출판사 서평

독일통일과정을‘혁명과전환의장기적인일상사및전체사회사’의관점에서탐구

독일이통일된지도30년이넘었다.그렇다면이제서독인들과동독인들에게다른체제속에살아왔던과거의시간들은무화(無化)되고함께어우러져사는새로운세계가되었을까?
이책의저자들은(독일통일과정에서)공식적기억의중심에있는정치적전환점들보다문화사및사회사적관점에서그것을초래한이전의역사적조건들과1989/90년,그리고그것이파생한이후의변화들을대등하게살펴보는‘혁명과전환의장기적인일상사및전체사회사’를재구성함으로써독일통일문제를‘역사적시각’에서살펴보고있다.그리하여그들이제기한핵심적인질문은‘역사적행위자들은그들의일상적생활세계에서체제교체를어떻게극복하는가?그들은어떻게그것을준비하고만들어가는가?그들은그것을어떻게경험했고어떻게기억하는가?’였다.
이를위해이들은지금까지어떤실험적인연구프로젝트속에서도접하지못했던다층적인대화를시도,각자따로연구해독립된논문을내는것보다서면대화가집단적연구방식과연구방법을기록하는데적합하다고생각했다.2020년1월,이들‘전환’의긴역사연구프로젝트팀은거의4년에걸친학문적작업끝에그결과를놓고동독주민들과함께대화를나누는작업에들어갔다.4일에걸쳐이들은튀링겐주의마이닝겐시,브란덴부르크주의작은마을가레이,베를린교외의클라인마흐노프지역,그리고작센주의대도시라이프니츠등을방문했다.이들은방문하는사람들에게줄1989/90년이전과당시,그이후의기억들을묻기위한세가지다른버전의대화카드를준비했다.이러한서면대화는연구결과를구술자들이이해할수있는형태로알리고,토론에부치고,일반대중에전달하는데도유용했다.이러한대화여행행사를통해저자들은연구결과를좁은범위의학자들사이의대화를넘어대중에게확산시키기위한새로운학문적소통형식을실험했다.또한역사가의실질적인연구방식을알리고그것을통해얻은결과를가지고연구대상이된시민과대화를나누는시간을제공하고자했다.그것은곧쌍방향적인소통의시도이기도했다.자연스레독일통일에대한이러한새로운연구방법론의적용은독일언론들로부터많은관심을받아취재열기도뜨거웠다.

‘기억’과‘대화’의방법으로동독인들의생활세계속살을들여다보다
앞서도말했듯이,이책의연구자들은독일통일을바라보는기존의시각,즉사회과학적연구방법론을통한체제전환연구로부터역사적분석으로그방향을틀었다.특히나독일역사학계의새로운연구방법론으로각광받고있는‘일상사적인접근’을통해동독인들의삶의속살을가감없이들여다봄으로써독일통일이그들의생활세계에직접적으로끼친영향을잘보여주고있다.예를들어이연구프로젝트의리더인케르스틴브뤽베는동독에서“사적소유의가치에대한인정”이존재했으며,국가가선전했던반(反)소유권이데올로기는당의간부들조차심각하게받아들이지않았다는것이다.사실우리는기존에동독체제에서는사적소유가불가능했다고알고있는데말이다.더욱이브뤽베는사적소유권에대한인식을프랑스혁명시기까지소급해추적하면서동독시대수많은동독인의소유권사고(思考)와서독인의소유권사고사이에그어떤차이도없었다고결론짓는다.또한이프로젝트에서소비생활을연구한클레멘스필링어도제도화된저축이나이와연결된검약에대한교육의뿌리는독일에서18세기중반까지거슬러올라가며,동,서독인들사이에는검약성에있어어떤차이도발견할수없다고주장한다.또다른연구자인카트린쵤러는학교교육에서성적을중요시하는태도가오랜뿌리를가진것이며구동독에서도지속되었다고본다.이러한연구결과는사회과학적분석틀로는밝혀낼수없는것들이다.즉역사적분석틀을통한장기간의변환과정을들여다봄으로써가능한결과물들인것이다.

구술사연구의중요한자료역할
이들연구자의새로운시도가갖는함의는분명하다.독일통일과정을거대담론이아닌,그당시를겪었던동독인들의실제적인삶속에서직접끌어올리자는것이다.그것은기억과대화의방법이었고,학문적으로는일상사적인접근이었다.자연스레이들은소비와교육및정치문화와같은,피부에와닿는문제에더욱관심을가졌다.물론이들은인종주의나반유대주의등거대담론성격적문제들에대해서도이야기한다.하지만이들주제역시그것을일상성속에서살펴봄으로써추상적이거나이데올로기적인접근이아닌실제삶속에서의문제로바라보고있다.
구술사연구차원에서도이들의연구는분명우리에게시사하는바가크다.그것은바로독일통일과정의다양한목소리를통해단하나의것으로규정할수없는다양한문제들에대해귀기울이고문제양상을보편화시킬수있다는점에서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