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공가의 행운 (반양장)

루공가의 행운 (반양장)

$23.30
Description
에밀 졸라의 기념비적 20권 대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1권 국내 최초 번역
『목로주점』, 『나나』, 『제르미날』로 이어지는 연대기의 시원(始原)

“쾌락을 향해 질주하는 우리 시대의 엄청난 탐욕과 광범위한 봉기”
19세기 프랑스 파리 하층민의 삶을 노골적인 언어로 적나라하게 묘사한 문제작 『목로주점』, 배우이자 매춘부인 나나를 중심으로 욕망에 휩쓸려 타락해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린 『나나』, 탄광촌을 배경으로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과 저항, 투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제르미날』. 행동하는 지성의 상징, 자연주의 문학의 대가인 에밀 졸라의 대표작들로, 졸라가 20여 년간 집필한 20권짜리 대작 ‘루공마카르 총서’(1871~1893)의 일곱 번째, 아홉 번째, 열세 번째 작품이다.
루공마카르 총서는 루공가(家)와 마카르가(家)라는 가족 집단을 주인공으로, “‘광기와 수치로 점철된 기이한 시대’, 역동적이지만 부패한 시대인 제2제정의 탄생 전후부터 몰락 이후까지(1851~1874)를 그 배경으로”(옮긴이) 한다. 『목로주점』의 주인공 제르베즈 마카르, 『나나』의 나나, 『제르미날』의 에티엔 랑티에가 모두 루공마카르가의 인물들이다.
위의 작품들은 한국어 번역본이 여럿 있고 그만큼 많은 독자들이 읽어왔지만, 정작 총서의 첫 번째 작품인 『루공가의 행운』은 지금껏 번역된 적이 없었다. 졸라 자신이 “기원들”이라 칭한 소설, 그의 많은 팬들이 기다려왔던 작품, 루공마카르가 5세대에 걸친 이야기의 시작, “소설의 기원이자 기원의 소설”인 『루공가의 행운』이 드디어 한국어판으로 독자들에게 소개된다.
저자

에밀졸라

저자:에밀졸라EmileZola,1840~1902
에밀졸라(EmileZola,1840~1902)는프랑스파리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을엑상프로방스에서보내다가일곱살때아버지를여읜후극심한생활고를겪었다.1858년파리로돌아와생루이고등중학교를다녔다.졸업후대학입학자격시험에두차례낙방하자학업을포기하고아셰트출판사에취직했다.1863년부터는신문에콩트와기사를기고하며저널리스트로서활동했다.
1865년자전적중편소설『클로드의고백』을발표했고,이듬해출판사를그만둔후본격적으로평론가이자작가의길로들어섰다.최초의자연주의소설『테레즈라캥』(1867),『마들렌페라』(1868)등을출간했으며,발자크의‘인간극’에영향을받아‘루공마카르총서’를구상했다.‘제2제정기한가문의자연사와사회사’라는부제가붙은루공마카르총서는5대에걸친루공가와마카르가사람들의이야기를23년간총20권의연작소설로그려낸대작이다.『루공가의행운』(1871)을시작으로거의매년한편씩발표되어1893년『의사파스칼』을끝으로완결되었다.총서에는『목로주점』(1877),『나나』(1880),『제르미날』(1885),『대지』(1887),『인간짐승』(1890)등졸라의대표작들이포함되어있다.이총서를통해졸라는자연주의문학의대표작가로자리매김한다.
1894년부터는3부작소설‘세도시이야기’를집필해나가는한편,반유대주의에기인한드레퓌스사건이일어나자대통령에게보내는공개서한「나는고발한다」(1898)를발표하며행동하는지성의상징이되었다.말년에는4부작으로계획한소설‘네복음서’중『풍요』(1899),『노동』(1901)등을출간했다.(세번째권『진실』(1903)은사후출간)1902년파리에서가스중독사고로사망했고,1908년유해가국립묘지팡테옹으로이장되었다.

역자:박명숙
박명숙은서울대학교사범대학불어교육과를졸업하고프랑스보르도제3대학에서언어학학사와석사학위를,파리소르본대학에서프랑스고전주의문학을공부하고불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및배재대에서강의했다.현재출판기획자와불어와영어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에밀졸라의『목로주점』,『제르미날』,『여인들의행복백화점』,『전진하는진실』,오스카와일드의『심연으로부터』,『오스카리아나』,『와일드가말하는오스카』,『거짓의쇠락』,헨리데이비드소로의『소로의문장들』,조지버나드쇼의『버나드쇼의문장들』,제인오스틴의『제인오스틴의문장들』,버지니아울프의『여성과글쓰기』등다수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서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옮긴이의말
에밀졸라연보
루공마카르가문의계통수

출판사 서평

“나의이야기는닫힌원안에서요동치면서,
끝나버린통치,광기와수치스러움으로점철된기이한시대의풍경을그리게될것이다.
따라서다양한에피소드로이루어질나의작품은내관점에서는
‘제2제정기한가문의자연사와사회사’라고할수있다.
그리고그첫번째에피소드인『루공가의행운』은
그과학적이름인『기원들』(lesOrigines)로불려야마땅하다.”
-「서문」중에서

“그는한가족의성장과,하나의몸통에서다양한가지가뻗어나오는광경을떠올렸다.
나무의씁쓸한수액은,어둠과빛의다양한여건에따라,
제각각다르게휘어지는줄기들과멀리있는줄기들에도똑같은씨앗들을운반한다.
그는짧은순간번쩍이는빛속에서루공마카르가의미래,
금과피가난무하는사냥터에서맹렬한욕구를충족하려는한무리의사냥개를언뜻본것같았다.”
-본문중에서

소설의기원이자기원의소설,계보의출발
『루공가의행운』은1851년12월2일,프랑스의초대대통령(제2공화정)이었던루이나폴레옹보나파르트가황제가되기위해일으킨쿠데타를중심사건으로한다.피에르와펠리시테루공부부가쿠데타를자신들에게유리하게이용하는과정을통해제2제정의거친출발과핏빛으로물든루공마카르가의기원을동시에그리고있다.(루공마카르총서의초기소설들은반(反)제국주의적인풍자를통해대단히정치적인면을띠고있다.)
막다른위치에오래된성벽으로둘러싸인가상의프로방스도시플라상.부유한상속녀아델라이드푸크는정원사루공과결혼해아들하나를낳고,남편과사별한후엔연인인밀수꾼마카르와의사이에서남매를낳는다.적법한아들인탐욕스러운피에르루공과사생아에천하의농땡이인앙투안마카르가철천지원수로지내던중,파리에서루이나폴레옹보나파르트가일으킨쿠데타소식이들려온다.젊은열혈공화주의자실베르는쿠데타에맞선봉기에합류하기전날밤연인미예트와애틋한시간을보낸다.프랑스전체를휘감은쿠데타의바람은적막하게지내던플라상의주민들을격랑으로몰아넣고,그한복판에서루공가와마카르가의운명이갈린다.
이작품에서우리는루공마카르가의두갈래가생겨나는과정,그리고이후총서전체를통해세대를거쳐대물림되는유전적결함의기원을알게된다.살인,배신,탐욕,음모가주조음을이루며,폭력으로세워진제정(帝政)과마찬가지로루공가가대대로누릴행운역시피를대가로치른다.

쿠데타가가져다준“루공가의행운”,권력과돈을향한폭주를시작하다
이번에한국어판이나오기전까지,이작품은여태‘루공가의운명’이라는제목으로불려왔다.이미루공마카르총서중『목로주점』,『제르미날』,『여인들의행복백화점』과드레퓌스사건과관련한졸라의글모음집『전진하는진실』을정확한우리말로꼼꼼하고탁월하게옮긴바있는옮긴이박명숙은이작품을번역하면서‘루공가의행운’으로한국어판제목을바로잡았다.“『루공가의행운』의원제는‘LaFortunedesRougon’으로,여기서우리말번역에종종문제가되는것은‘Fortune’이라는단어이다.프랑스어의‘fortune’은우리말로는‘운명,행운,불운,재산’등으로옮길수있다.이때문에이소설은지금까지대개‘루공가의운명’이라는제목으로불렸고,때로는‘루공가의재산’이라는엉뚱한제목으로언급되기도했다.하지만…여기서는무엇보다특정한한가문,즉루공가에일어난행운에관해이야기하고있으므로,‘루공가의운명’보다는‘루공가의행운’으로옮기는게더정확할것이다.”작품결말의다음대목에서이작품의제목이‘루공가의행운’이어야함을확인할수있다.

“만족할줄모르는끝없는욕망을지닌자들,이제야겨우쾌락의맛을느끼기시작한
굶주린짐승들이새로탄생한제국에갈채를보내며그것이던져주는전리품을향해
맹렬히질주하고있었다.
보나파르트가문으로하여금행운을다시쟁취하게한쿠데타가
루공가에게도행운을가져다주었던것이다.”
-본문중에서

『목로주점』,『나나』,『제르미날』의프리퀄이자출발점
『루공가의행운』의등장인물들은뒤이은세대들과함께루공마카르총서의각권에서다시등장한다.졸라는이첫소설을집필하기도전에루공가와마카르가의혈연관계를보여주는계통수(l’arbregenealogique)를작성했고,이후두번의수정을거친후총서를완간하면서최종본을발표했다.(이책436~437쪽에수록)
이작품과이후의열아홉개작품에등장하는인물들은그태생과출신에따라기질을발현하며시대에영합하거나좌초한다.이른바적법한가족인루공가인물들은지방출신의소상인과프티부르주아로,부와사회적지위를추구하면서정계와재계에서힘과영향력을발휘하며살아가는반면,그계보가사생(私生)으로얼룩진마카르가는대부분농부와밀렵꾼,밀수업자,노동자들로빈곤과알코올중독에찌들어살아간다.앞서언급한졸라의걸작들『목로주점』,『나나』,『제르미날』,『대지』를비롯한모든작품들에서바로이유전적계통을확인할수있다.그리고그사회적·자연적토대가바로이작품『루공가의행운』에서놓인다.

“이책『루공가의행운』은이미루공마카르총서의작품을읽어본독자들에게는후속작들의기원이자일종의프리퀄(Prequel)로읽힐수있고,아직에밀졸라라는작가를만나보지못한이들에게는그의방대하고도치밀한세계로이끄는중요한출발점이되어주리라믿는다.”ㆍ「옮긴이의말」중에서

총서의작품들은각각그자체로완결성을지니고있어순서에무관하게읽어도이해하기에별지장이없다.하지만이제는루공마카르가를둘러싸고벌어지는일들의씨앗이뿌려지고등장인물들이최초로등장하는장면들로부터총서읽기를시작할수있게되었으니,처음총서를읽는이에게나이미다른작품을읽어본이에게나그즐거움과이해의폭이배가될것이다.

과학적야심과문학적비전이결합한성취,19세기프랑스사회의벽화
5대에걸친이연대기적총서의이야기들은총서의부제가말하듯‘제2제정기한가문의자연사와사회사’이자한시대의적나라한풍경이다.서로결혼하고번성하고유전적약점을대를이어물려주는루공마카르가의가족들을통해,독자들은19세기후반프랑스의사회적,성적,도덕적풍경과정치적,경제적,문화적맥락까지도체계적으로파악할수있다.예술과문학의사실주의그리고실험과학의목적과방법에서영감을받아시도한이새로운형태의사실주의,즉졸라의‘자연주의’가무엇인지를확인할수있다.

“『루공가의행운』의서문에서밝히고있듯이총서에서졸라는기질과환경이라는이중의문제를분석함으로써,유전이라는생리학적법칙(기질)이제2제정기라는시대(환경)속에서한사회의구성원들에게어떻게작동하고그들에게어떤영향을끼치는지를보여주고자했다.루공마카르총서의부제인‘제2제정기한가문의자연사와사회사’는“루공마카르는한시대,즉제정시대를구현하게될것이다.”라는졸라의야심을상기시킨다.이를위해졸라는루공가와마카르가라는집단(가족)을총서의주구성원으로하여“쾌락을향해질주하는우리시대의엄청난탐욕과광범위한봉기라는특징”을스무권에걸쳐그려나간다.”ㆍ「옮긴이의말」중에서

이총서는시대와인간군상의본성과실상을적나라하게묘파하고자한문학적지성의집요한관찰과쉼없는집필노동의결과물이다.한편으로는사회학자가시대상과풍속을면밀히관찰하고분석하듯이,다른한편으로는생리학자(生理學者,physiologist)가생물의각양각색생존방식과본능을연구하듯이,졸라는제2제정시대의프랑스사회를촘촘하게묘사한다.
“치밀한현장답사와방대한양의자료수집에근거해쓰인루공마카르총서는그규모의방대함과소재와배경의다양함,사실보다더사실적인글쓰기로인해19세기후반프랑스사회의벽화라고해도지나치지않을것이다.따라서당시프랑스사회와풍속을연구하고자하는민속학자와사회학자등을포함한많은이들이졸라에게빚을지고있음을부인할수없다.특히졸라는오스만의파리개조사업,산업자본주의의발흥,기계문명의시작,백화점의탄생,철도의발달,부동산투기,증권거래소,정치적사건과전쟁,예술세계,노동자의삶과현대적노동조합의탄생등그시대의커다란변혁에많은부분을할애하며단순한배경을넘어소설의또다른주인공으로기능하게하는놀라운작품들을꾸준히써나갔다.”(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