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앞에서아직도머리를쥐어뜯는당신에게
우리는누구나살면서글을써야하는상황에맞닥뜨린다.보고서를정교하게작성해야만해고를당하지않고,보도자료를튀게내야만조직의이익을확보할수있고,협정문을교활하게써야만국가에손해를끼치지않고,짜깁기하더라도과제를제출해야만낙제가없고,줄거리만채우더라도독후감을써내야만선생님한테혼나지않고,문구를베끼더라도연애편지를보내야만미적지근한사랑에불을댕길수있고,친구가없을때울적하거나상처받은마음을달래려면어딘가에뭔가를적어야만감정에변화가일어나삶의의지를다질수있다.
하지만글이라고는스마트폰으로날리는‘카톡’이나에스엔에스에올리는짧은일기가전부인상황에서글을써야하는일은여전히머리를쥐어뜯게만든다.대중매체에노출되면노출될수록사유하는시간은적어지고,자신을알아보려는철학도사라지며,막상글을써야하는상황에닥치면다른사람의글을훔쳐보기에바쁘다.‘글치’라는사람들도있는것을보면글쓰기는몇몇의글잘쓰는사람들이나해야하는,삶과는괴리된것이되었다.이책은이러한잃어버린글쓰기라는생활의도구,사유의도구,치유의도구,자기회복의도구를되찾으려는노력으로‘나를표현하는단숨에글쓰기’라는방법을제안한다.
‘나를표현하는단숨에글쓰기’는글쓰기방법론이면서도삶을살아가는유용한도구로저자가직조해낸삶의방법론이다.글쓰기와삶의정리는상호피드백하는효과를준다.순간을내밀하게기록한글쓰기를통해서삶을정리하고삶을단단히여물게할수있으며,그런삶을살면서글쓰기를하면재차내면을다지는유용한도구가된다.저자는그단단히다져진내면의목소리는더나아가아무리심한절망의상황에맞닥뜨리더라도삶을다시일구어낼힘이되기도한다고말한다.
진솔하게쓰면유일한글이된다
“글의본질은닮는데있지않고멋있는표현에있지도않다.스스로가보고듣고느낀생각을쏟아내면평범한말도새로워진다.”
한국의셰익스피어라고칭송받는연암박지원의글이다.이책의핵심을요약하는글이기도하다.글쓰기가어려운이유는,물론연습이덜된탓도있겠지만바로멋있게표현하려고만하고자신의이야기,자신의감정을드러내는훈련이안된까닭이다.나를표현하는글쓰기를해보지못했던탓이다.
물론‘나를글로표현하는게가능할까?’하는물음에는하나의답만있지않다.가능한사람도있고,가능하지못한사람도있다.가능한사람은글쓰기가익숙하기때문이고,가능하지못한사람은글쓰기와거리가먼삶을살았기때문이다.하지만그게전부는아니다.글쓰기를처음해보는사람도자기를잘표현하는사람이있고,배울만큼배웠고연애편지,자기소개서,보고서등이런저런글을써본사람도자기를잘표현하지못하는경우가허다하다.
저자는이런차이가나타나는이유를자기를표현하려는마음의바탕이다르기때문이라고진단한다.진솔하게있는그대로자신을드러내는사람은자신의몸과마음에배인언어로자신을표현하려고한다.이른바꾸밈도없고덧붙임도없다.피해만주지않는다면누구를고려하지않고온전히자신의모습만드러낼뿐이다.자존감이높은사람들이다.
반면에자기를글로표현하기힘든사람은무엇보다글쓰기를시작하려는순간생각이많기때문이라고한다.충분한사색이좋은글을만들어낸다는이치는올바르지만,자신을표현하는데도군더더기같은사고를하다보면자신은실종되고겉껍데기만남는다는것이다.화장을진하게하는사람일수록본모습이가려지듯이평소의언어가아니라갑자기문학적이고철학적인단어를끄집어내어표현하려다보니거울에비친자신의본모습이진짜인지가짜인지구분이가지않는다.상대를너무의식해서빚어진현상들이라는것이다.
저자는이책에서멋내거나예쁘게꾸미거나한글들을쓰는법을알려주지않는다.<네마음대로써라>라는글처럼이미회자되는글쓰기방법론을주워삼키지도않는다.소설가인자신이보여줄수있는생활속에서의글쓰기,카페나동호회등에올렸던어찌보면가다듬지않고단숨에쓰게되는글쓰기를통해우리가삶에서마주하는글쓰기의순간들에접근하여글쓰기안내를한다.진솔한글쓰기안내를하려면그만큼자신의글이진솔해야하기에,몇번의퇴고를거치는여느글들과는다르게삶의글쓰기,생활의글쓰기를하려는사람들에게는생생한사례가된다.더나아가진솔한저자의안내를따라이책의읽다보면,글쓰기가멀리까마득한산봉우리가아니라눈앞에성큼다가와있는꽃핀능선이되는경험을하게해준다.
내가살려는‘생존의지’를다지는글쓰기
이책에는자못비장미를풍기는부제를붙였다.‘온전한나로살게하고,내가살려는의지를다지는글쓰기방법론’.이런비장한제목을단이유는이렇다.절망의끝에놓일때자신을추스르는대안한두개는저마다가지고있다.기도나운동을하거나,멘토를찾아조언을구하거나여행을떠나새로운세상을만나는등.선택은자유이지만저자는이책에서‘나를표현하는단숨에글쓰기’를권유한다.자신을있는그대로글로표현하다보면흐트러진생각,주저앉고싶은마음,모호해지면서끈을놓고싶은자아에힘을주어자존감을찾을수있기때문이다.문자의힘을빌려나를표현하면서내면의힘을키우고자존감을높이고순간순간어려울때마다글로써살려는의지를다지는과정이‘단숨에글쓰기’핵심인데,그것이가능하다는것을저자스스로가체험했고,그렇기에살려는의지를다지는글쓰기방법론이라고까지할정도가된것이다.
‘나를표현하는단숨에글쓰기’는자신을지키는글쓰기이고,생존의지를다지는글쓰기방법론이다.저자의설명은이렇다.
“강인한정신도부족하지않은재물도건강한몸도끈끈한가족도튼튼한사회적네트워크도나를지키는데중요한역할을하지만,그것들은영원하지않고늘변화하기때문에절대나를지키지못한다.나를지킬수있는유일무이한도구는오로지현재의내몸과마음뿐이다.
정신적인행복감은순간이다.잔잔한물결도빗방울이떨어지면요동을치듯이우리의정신은평온과산란을오고간다.재물은있다가도없어질수있다.크게번창하던사업이갑작스런연유로망했다고하더라도다시일어설마음과몸이있다면좌절은들어설틈이없다.잠시몸을소홀히다루어건강을잃었다고하더라도건강을되찾아야할이유를마음속에간직하고있다면건강은돌아올수있다.늘끊이지않던친구들이자신이어려움에처하자등을돌렸다고하더라도더나은친구를맞이할마음이준비되어있다면사회적네트워크는전보다더공고해질수있다.”
인류가발전할수있는가장큰원동력은문자의탄생이었다.문자로생각을공유하고문자로우리의생각을진전시켰기때문에현재의문명을이룩할수있었다.물론현재인류의모습이과연바람직하냐에대한찬반양론도있지만,문자는오늘날의물질문명과정신문명을만들어내는데많은역할을했다.특히인간의그복잡미묘한감정과마음의세계를미세한언어로표현해내면서그어떤어려움도이겨낼수있는생각의발판을만들었다.
이러한문자의힘을빌려나를표현하면서내면의힘을키우고자존감을높이고순간순간어려울때마다글로써살려는의지를다지는과정이‘나를표현하는단숨에글쓰기’의핵심이다.
진솔하게쓴글쓰기안내서
이책의저자는세상의눈으로보면‘실패한소설가’이다.여느작가들과마찬가지로청춘의나날들을글쓰기로머리를쥐어뜯으며보냈다.물론나름대로청춘을불사르며치열하게글을써댄결과가전혀없지는않았다.전태일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을했고,이후장편소설과어린이책각1권씩을출간하는결실도맺었다.하지만거기까지였다.판매도부진했고원고청탁도없어전업작가는꿈도꿀수없었던것이다.작가의길에들어선사람들대부분이겪는상황에이책의저자도처했던것이다.저자는“생계를이어갈직업없이글쓰기만계속하는행위는삶을피폐하게만들고가족들까지힘들게하는길같아고민끝에”소설쓰기를그만둔다.그러고는사보편집대행회사에들어가간단한글쓰기와교정을보며사회생활을시작했다.남의글을만지며편집자로살아가는삶이월급을꼬박꼬박받으며신간편한삶이었지만,남의글만만지는작가의삶이란내부에서허물어질균열을안고살아야하는삶이었고,사십대에는자의반타의반출판동네를떠나야했다.이책의글들이여느유명작가의글쓰기안내서와는다른지점이여기에있다.치열하게살아가지만세상은그리호락호락하지않기에매일무너질수밖에없는우리의삶을저자또한치열하게겪어낸것이다.
하지만저자는매일찾아오는삶의버거움속에서새로운글쓰기를시도한다.참담함으로잠시동안절망의세월을보내던저자는삶을회복시켜야할정신적인원동력을찾아야했고,그때본래친하지않았던산이눈에들어온다.새삶의희망을부여잡고자집에서가까운북한산을죽어라다니기시작한다.줄기차게발로산을밟고눈으로산아래풍경을보던어느날글쓰기욕망이다시솟아오른다.산이스스로를변화시켜가고있는느낌을글로표현하고싶어미칠지경이된것이다.“끝모를나락으로떨어지는스스로를추어올리는북한산을더꽉붙들기위해서라도글로흔적을남기고싶었고오랫동안무거운돌에억눌려있던글쓰기가내면에서자발적으로터져나온것”이다.
그렇게산행과NGO활동을하며편하게써서카페에글을올렸던저자는글쓰기의새로운체험을하게된다.20대무렵한줄의명문장을만들기위해밤새고통스러워했던흔적은없었지만,마음깊은곳에담겨있던생각과느낌들이여과없이일상의언어로고스란히드러나있었던것이다.하지만더놀라운일은“그글을다시읽고있으면엉킨실타래가풀리듯생각이정돈되면서인생을좀더열심히살아야겠다는각오가다져지는현상이일어났다”고한다.자신이쓴글이잘쓴글이고못쓴글이고는관심의대상이되지못했고오로지그글에자신이어떻게녹아들어가있는지,어떻게사물을성찰했는지,앎의깊이가얼마나더진전되었는지,살아갈이유를어떻게찾고있는지등내면의목소리에만관심을쏟게되었다.저자는한편의후기를쓸때마다내면이부쩍부쩍성장하는듯했는데,일종의영적체험으로도여겨지는순간이었다고말한다.
소설을써서명예와부를얻으려했던외부지향적행위에서,후기쓰기라는자신의몸과생각과마음을들여다보는내부지향적행위로의전환은저자에게글쓰기가주는부담을줄여주었고,그결과세권의교양에세이를세상에내놓을수있었다.20대에추구했던소설은아니지만,자신만의글쓰기를하다가덤으로얻은책출간을통해자신이누구인지를더정확히알게되었고,그런자신이무엇을해야할지,무엇을더알아야할지,무엇을더일구어야할지등에대해구체적으로고민하게되었던것이다.즉글쓰기를통해살아가야할이유를끊임없이스스로에게갖다붙이고있었던것이다.
이책에는위와같은저자의삶에대한이야기가진솔하게,가감없이담겨있다.저자의평소성품이책에그대로반영이된것이다.그렇기에이책은산행길에앞서서친절하게안내해주는좋은산꾼처럼글쓰기에머리를쥐어뜯는사람들,‘글치’라며글쓰기앞에서는주눅들어살아가는사람들뿐아니라글쓰기로삶을풍요롭게일구어가려는사람들에게훌륭한길잡이가될것이다.
[저자의말]
살려는의지를다지는나만의글쓰기
세상사자기뜻대로살면얼마나좋을까?내글을쓰기보다훨씬덜고통스러운일을하며월급을받고그것으로가정을꾸리며평범한삶을살다가이세상을하직하는수순말이다.다수가그렇게사는인생을나는사십줄이넘어이어가지못했다.출판기획편집자로서의능력부족으로자의반타의반출판동네를떠나야했다.
참담함으로잠시동안절망의세월을보내던나는삶을회복시켜야할정신적인원동력을찾아야했고,그때내눈에들어온대상이본래친하지않았던산이었다.새삶의희망을부여잡고자집에서가까운북한산을죽어라다니기시작했다.줄기차게발로산을밟고눈으로산아래풍경을보던어느날운명처럼내안에글쓰기욕망이다시솟아올랐다.산이나를변화시켜가고있는느낌을글로표현하고싶어미칠지경이었다.한줄이라도정리해놓지않으면다음산행은의미상실이었다.끝모를나락으로떨어지는나를추어올리는북한산을더꽉붙들기위해서라도글로흔적을남기고싶었다.오랫동안무거운돌에억눌려있던글쓰기는이렇게내면에서자발적으로터져나왔다.
그무렵나는반강제적으로또다른글도써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