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스쳐간 자국 2 (배경식 자전 장편소설)

사랑이 스쳐간 자국 2 (배경식 자전 장편소설)

$17.00
Description
신앙이란 언어로 풀어낸 ‘스쳐간 사랑’과 ‘남겨진 사랑’
하고 싶은 사소한 말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이 사소한 이야기는 결코 개인,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나를 스쳐간 여러 사람들과의 이야기다. 가족의 이야기, 교회와 학교의 이야기, 식이가 속해 있던 국가 사회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 잊힌 이야기였으나 되살아나 그분들과 교감을 시도해 본다. 그 대화를 기억으로 더듬어 하나로 모아 『사랑이 스쳐간 자국』을 열어 보련다.
이 책은 장마다 지닌 사건의 내용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마치 퍼즐을 맞추듯 내용의 흐름을 잡아 사건을 재구성하였다. 일부는 인터뷰를 통해 간접 체득하고, 다양한 자료를 참조해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식이의 이야기 속에는 사람들의 일상과 삶이 들어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울면 왜 우느냐고 지적하는 모진 사회다. 그래서 식이는 사도 바울의 “즐거워하는 자와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와 함께 울라”(롬 12:15)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해 둘이면 나와 다른 사람이다. 하나가 되면 가족이다.” 결혼식에서 흔히 듣는 청춘 남녀의 격려사다. 하나에 하나를 더해 영이 되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사랑이다. 주면 받고, 받으면 주어서 남는 것이 없는 그것이 사랑이다. 더해도 빼도 아무것도 남지 않는 불변의 사랑, 이것이 참사랑이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공허’(空虛)라 했을 것이다. 신약성경에서는 ‘십자가’(十字架)로 보여지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십자가 밑에서 눈물을 흘리는 거룩한 모성애를 결코 잊지 마라. 총부리를 겨누며 탱크를 앞세우고 살육을 자행하던 그 무지막지한 5·18 계엄군과 군화 발의 짓밟힘 속에서 항거하던 꽃다운 청춘들이 되살아난다. 겁에 질려 말 한마디 못하고 숨소리조차 내쉬지 못하던 주변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속으로만 삭여야 했던 그곳에 사랑의 숨결이 있었다는 말이다. 사랑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누군가가 하얀 소복을 입고 가벼운 종이를 태워 공중으로 날리는 것이 사랑의 증표다.
식이는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자신이 먼저 치유되기를 기대하며 살았다. 무엇이 치유되기를 바랐던 것일까? 식이의 이야기는 일관되게 ‘사랑이 스쳐간 자국’으로 가득하다. 그 점에서 우리는 그가 바라는 ‘치유’란 사랑이 주는 폭넓은 이해와 관계 회복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식이는 개신교 신앙인으로서 엄마가 물려준 하나의 교훈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데, 이는 바로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사랑이다. 처음에는 이 말의 의미를 알지 못했지만, 훗날 하나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은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식이는 커가면서 사랑이 애증으로 변하고, 사람들을 죽음의 문턱까지 내몰던 미움과 증오, 오해와 편견 속에서도 강렬한 사랑을 알고 싶었다. 자기 주변에서 스스로 묵숨을 끊는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롭기도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사실이 있다. 알 수 없는 자신의 감정 뒤에 가려진 참된 사랑이 언제나 본인 곁에 있는데, 이를 왜 뒤늦게 깨닫는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보이지 않는 사랑이 지금까지 생명을 연장해 주었다는 말이다.
“미움은 사랑이다. 참된 사랑은 미움에 들어 있다. 미움의 사랑은 죽음이다. 죽어야 다시 산다. 살아야 죽는다.” 사랑과 미움, 미움과 죽음, 생과 사는 결국 하나란 말인가? 철이 들면서 사랑의 이면에 숨겨진 증오와 애증이 다른 또 하나의 사랑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는 ‘스쳐 지나간 사랑’이었다. 어느 때는 식이 마음 깊은 곳에 사랑의 깊은 상처가 흔적으로 남기도 했다. 이는 ‘남겨진 사랑’이었다. ‘스쳐간 사랑’과 ‘남겨진 사랑’의 터널을 지나서야 남은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랑과 증오는 백지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랑에는 분명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힘이 있다. 그런데도 식이는 아직 그것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다. 식이의 생활 터전은 집과 학교, 그리고 교회였다. 그곳을 오가며 그저 걸었다. 사랑을 찾는 하나의 구도자가 되어 걷고 또 걸었다. 걸으며 생각했다. 걸으며 외웠다. 걸으며 내일을 설계했다. 그래서 대학에 갔다. 격전지 대행진도 했다. 정치가 왜 소중한지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사랑이라는 주제로 서술하려 한다.
저자

배경식

1949년전주에서태어났다.전북대학교기계공학과를졸업한후장로회신학대학교신대원을거쳐은광교회교육전담목사와영등포공업고등학고교목으로사역하다가독일유학길에올랐다.1980년하이델베르크에서독일어어학연수,괴팅겐에서고전어시험을치른후튀빙겐에서위르겐몰트만의지도하에1988년“요한토비아스베크의종말론”(EschatologiebeiJ.T.Beck)으로신학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남부지방한인교회협동목사,에어링엔,밤베르크교회담임목사사역후귀국하여호남신학대학교와장로교신학대학교강사를거쳐한일신학대학교조직신학교수를역임했다.한국조직신학회학회장을지냈으며경건신학연구소의총무,봉상교회의교육목사그리고캄보디아선교사로바탐방신학교총장사역을했다.현재〈복된말씀〉총무이며세종주님의교회협동목사이다.
저서로『신학과응답-우리가만들어가는신학』(2014),『칼빈의구원신학과경건한삶』(2009,공저),『라틴어교재』(2008),『신학과성령』(2006),『기다림의신학』(2004),『창조와생명』(2002),『경건과신앙』(1998)이있고,칼빈과조직신학관련다수의논문이있다.

목차

소설을쓰며
저마다다른사람들의일상과삶을담아저자배경식

4╻장걸으며생각하기
1.더넓은곳
2.콩콩팥팥
3.돈없는서러움
4.나의갈길다가도록
5.회개와거듭남
6.삐빠빠룰라(Be-Bop-a-Lula)
7.군계일학
8.꼬리가아닌머리

5장╻예와아니오
9.대학사춘기
10.눈감땡감선거
11.10월유신과기독학생
12.사랑의흔적
13.회장선거와쌍쌍파티
14.교회쥐
15.지도자의외길

6장╻봄봄봄
16.뿌린대로거두리라!
17.격전지순례대행진
18.처제여,돌아오라!

책장을닫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