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서 공간으로 : 1965년 여름의 열기 속으로

시간에서 공간으로 : 1965년 여름의 열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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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36일간의 한국일주 여행기”
24세의 젊은 날 1965년 여름, 이곳저곳을 유랑하며 보헤미안처럼 살던 한숭홍 교수의 36일간의 한국 일주 여행기다. 7월 26일부터 8월 30일까지 우리 나라 곳곳을 누비며 다녔던 긴 여정에서 저자가 직접 보고 느낀 인상 깊은 경험들을 담았다. 이전의 그 어떤 여행과도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발길 닿는 곳마다 엮였던 아름답고 풋풋한 인연은 지금까지도 저자의 그리운 추억으로 뇌리에 남아 있다.
그는 여행 중 유적지에 들를 때마다 사적(史蹟) 기록 설명문을 수첩에 꼼꼼히 적어두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날의 여행 일기도 자세히 노트해 두었다. 이렇게 간직했던 기록을 근간으로 하여 Christian World Review지에 “시간에서 공간으로”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고, 그 기록을 모아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저자

한숭홍

(韓崇弘)

(現)장로회신학대학교명예교수·시인

1942년4월8일평안북도강계출생
연세대학교신과대학(Th.B.)
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Th.M.)
독일München대학교,Tübingen대학교,
Aachen대학교에서수학
1978년동대학교에서철학박사(Dr.phil.)학위
장로회신학대학교교수(1980-2007)
동아세계대백과사전집필위원및편집위원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
미국UniversityofDubuqueTheologicalSeminary교환교수
교육부장관위촉교육과정심의위원
미국SanFranciscoTheologicalSeminary교환교수
국제PEN한국본부회원

????시집????
『나무에게배우다』,『유리온실』,『열쇠와자물쇠』,『천사의음성』,『N극과S극』,『툴라의머리카락』

????회고록????
『시간의여행』(2020),『생각의지평』(2021)

????연서모음집????
『첫사랑엔잉크가마르지않았다』(2023)

목차

머리말

한국의최북단,대진에서
기차는빗속을달리는데|노을녘동해물결|대진에서첫밤을보내며

초도리-화진포-영랑호에서
새벽을여는예배당종소리|초도리의여름바다와하늘|화진포해변에서|영랑호에서배를저으며

태백산맥지류에솟아있는설악산
눈의산,설악|외설악고찰신흥사|울산바위와흔들바위|석굴법당계조암|와선대와비선대

설악산등반길에서일어난일
징검다리건너다물에빠져|비를맞으며산으로|바위벽오르다미끄러져돌출된바위에걸려|비룡폭포로가는길

경포대농가에서
낙산사-의상대-홍련암|홍련암앞바다에서조산해수욕장으로뱃놀이|농가에서하룻밤,무수한별과애연한풀벌레울음소리

월정사
월정사로가는산길굽이굽이|석존진신사리봉안한8각9층석탑|깊은산사에서독경과목탁소리,별이흐르는밤

부석에서밤을보내며
영주에서부석으로|부석여관남포등아래서

태백산부석사
도승의극락세계,뜬돌절

울진성류굴
동굴속,천연의비경|태백장에서하룻밤,긴여운

경주에서
경주에머물러있는그리움은만남으로이어지고|형산강과토함산그리고내게남겨진하룻밤의추억|불국사,침묵속속삭임이들려오는곳

통도사-석남사-범어사
아버님께우편엽서로전하는여행기

진해-마산-충무
진해의명물,탑산에오르며|마산,자유를위해젊음을던진순국의고장|민족의선혈이솟구치던성역

충무-한산도에서
충무공이순신,저동상앞에서무슨말을하랴|다도해,선경(仙境)의바다|한산섬수루에앉아|한산섬농가에서보낸하룻밤

한산도-충무-진주
남강,푸른물은말이없다

청곡사
호국·충절의고장,진주|월아산청곡사일주문을넘어|여행중엔우연도행운이다

진주-하동-곡성-광주-목포
오늘여정의종점,목포에서

목포-흑산도
다도해섬사이를벗어나흑산도로|꼬리를감추고사라진통일교신도|한여름의흑산도,바람결에묻혀온숱한꽃잎

흑산도-예리-진리-장도-홍도
진리에서만난서양신부|청옥색망망대해를가르는통통배|해녀의섬,홍도|사공영감고모님댁에여장을풀고

홍도를일주하며
격랑을헤쳐가며공포속홍도일주|홍도등대에서

목포-해남대흥사-제주도
해남두륜산대흥사

맺음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물에잠겨물살에어른거리는반석들,저들의춤사위같은모습,포효하는물소리와쉼없이일고있는물거품,하늘과구름,울창한숲과산봉우리들이흘러가고있는세월을노래하고있는듯한이광경,이런게자연이창조해내는예술이아닐까.
예술은현실속에서는몽환적이고고혹적인향수같은것.하지만예술에취하였던환상을털고보면현실은너무삭막하다.

「설악산등반길에서일어난일」중에서

나는어디를가거나여행할때는그곳에주어진낯선환경의새로움을즐긴다.어젯밤,노숙해야할뻔했던,실제로길가에서밤을보낼수밖에없었던그런절박한상황에서도이런경우도겪어봄으로써인생을좀더진지하게느낄수있으리라생각했다.
깊은밤시골길을걸어가며여름의밤향기와자연의품에안긴서정을느껴보는여행객의가슴에는어떤느낌이몸에저며올까.나는여행중몇사람이나내가격은이런여로의우연을접할수있으려나자위하며행복한밤을보냈다.
「월정사」중에서

20분정도입구에서기다리고있는데청년두명이나타났다.구세주라도만난듯4명으로들어가자고말을건네는데도안내인은대꾸조차하지않는다.
좀더오랜시간이지난후에또한무리의남녀가몰려왔다.칠팔명은되어보인다.그러나저들은아침식사를하고들어가겠다며건너편바위위에둘러앉아가지고온음식을펼쳐놓는다.보아하니급한게없는사람들인것같다.음식을나누며유유자적하는저들의모습을보니‘같은기다림인데나에게는언제나시간이긴장의지속이었던게아니었나’라는생각이든다.
「울진성류굴」중에서

아낙네들의수다에묻어나오는소박한인정에서덧칠하지않은인간의본성을느낄수있었다.이런게삶의상생이리라.저들의짐보따리에는생활에필요한여러가지공산품과식품이가득담겨있었다.
바다를품은듯한형태의백사장에는갓잡아온멸치들이해풍에말려지고있었고,한쪽에서는몇사람이낡은그물을꿰매고있었다.아이들이갯벌에서조개나굴을캐내는모습도평화로이보인다.이런게다도해의천진한풍경이리라는생각을하며눈을떼지못했다.
멀리서조그마한고기잡이배몇척이파도에출렁이는데갈매기몇마리가그위를날다섬가로사라진다.

「충무-한산도에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