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서양의 풍속화, 시대의 거울

조선과 서양의 풍속화, 시대의 거울

$30.00
Description
동시대의 조선(동양)과 서양에서는 어떤 유사한 사회상, 시대상의 그림이 있었을까? 이 책은 제목이 설정한 대로 넓게는 18~19세기의 동서양, 좁게는 조선 후기와 유럽 간 일반 대중의 풍속을 비교하였다. 이 책에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물론이려니와 농사와 관련된 풍속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소위 중심부에서 비켜난 소시민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 외에도 말을 타고 강을 건너는 모습, 대장간, 바느질, 축제, 우물가, 활 쏘는 장면 등 다채로운 문화를 대조해 가며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그림 속에 들어있는 세세한 장면들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그 재질이나 소재의 문화사적 배경까지 설명하고 있어 단순한 두 세계 그림의 대비를 넘어서고 있다. 같지만 다른 생활상을 보면서 우리는 공감과 여백의 미를 함께 나눌 수 있다.
『조선과 서양의 풍속화, 시대의 거울』은 단순한 풍속화를 넘어 문화의 교차점을 담았다. 서로를 빛내고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지는 문화의 교차점에서 삶은 풍요로워진다. 책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문화적 차이가 만들어 내는 독특한 조화와 갈등, 이해의 순간들을 풍부한 설명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일이 일상이 된 시대에 ‘조선과 유럽의 만남’에 담긴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저자

장혜숙

저자:장혜숙
충청남도정산에서한국전쟁의포성과함께첫울음을울다.계룡산숲에서유년시절을나무와함께보내다.공주에서강과산과들과책속의길을헤매며청소년기를보내다.깊은바다속에침잠하며,먼땅끝으로질주하며,우주를비행하며청년기를보내다.그후,옆지기와세아이들과더불어전업주부로서제2의성장기를보내다.이들과인생길을함께걸으며읽고듣고보면서인식의지평을넓히다.유럽미술관순례를할수있는복을타고나많은그림들을만났다.그림이좋아미술관에서지난15년간관람객들에게그림이야기를들려줬다.
|약력|
한국디지털대학교(현고려사이버대학)문화예술학과졸업
홍익대학교미술디자인교육원북아트교육지도자전문과정수료(2006)
런던GalleriaMiaLeijonstedt북바인딩코스수강
영국WestDeanCollegeSummerSchool의KathyAbbott의북바인딩과북케이스과정수강(2007)
일산백석고등학교,대전교동초등학교북아트강의,북아트교실운영
리움미술관도슨트활동(2007-2022년4월,고미술,현대미술,기획전)
|출간|
『독일에서온편지그리고사랑』,을지서적,1999년
『행복해지는약』,글을읽다,2012년
『삶의미술관』,J&jj,2022년
|전시|
행복해지는약-사랑하는사람들,아름다운세상,그리고나,경인미술관,2012
풀다,대전예술가의집,2018

목차

머리글

Part1회사繪事에속하는일이면모두홍도에게

김홍도<길쌈>,빈센트반고흐<실잣는사람>
김홍도<우물가>,유진드블라스<연애/추파>
김홍도<행상>,아드리안반드벤느<두행상>
김홍도<활쏘기>,프레더릭레이턴경<명중>
한국의풍속화-우리역사의사진첩

Part2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김홍도<논갈이>,레옹오귀스탱레르미트<쟁기질>
김홍도<벼타작>,랄프헤들리<타작마당>
강희언<석공공석도>,존브렛<돌깨는사람>
작가알기-강희언,김홍도
장르와장르회화

Part3주인공이되지못했던사람을그림의주인공으로

윤두서<채애도>,카미유피사로<허브줍기>
윤덕희<공기놀이>,장시메옹샤르댕<너클본게임>
윤덕희<독서하는여인>,프라고나르<책읽는소녀>
윤용<협롱채춘>,쥘브르통<종달새의노래>
작가알기-윤두서,윤덕희,윤용

Part4나자신을관조觀照하는집

조영석<말징박기>,테오도르제리코<플랑드르장제사>
조영석<바느질>,아돌프아츠<코트베익고아원에서>
조영석<이잡는노승>,바톨로메무리요<거지소년>
조영석<우유짜기>,제라드터보르히<헛간에서우유짜는소녀>
작가알기-조영석,김득신

Part55대에걸쳐20여명의화가를배출한개성김씨

김득신<귀시도>,구스타프쿠르베<플라기의농민들>
김득신<대장간>,프란시스코고야<대장간>
김득신<밀희투전>,폴세잔<카드게임하는사람들>
신한평<자모육아>,장바티스트그뢰즈<조용!>
작가알기-신한평,신윤복

Part6광통교를배회하던방랑아

신윤복<쌍검대무>,장레옹제롬<전무戰舞>
신윤복<월하정인>,앙리루소<카니발저녁>
신윤복<유곽쟁웅>,얀스테인<와인은조롱거리다>
신윤복<청금상련>,제임스티쏘<파티카레>
신윤복<월야밀회>,윌리엄헨리피스크<비밀>

풍속화인용출처

출판사 서평

“과거와현재,미래의고리속에서읽는그림의이야기”

잊힌옛이야기들,한국전쟁후까지도남아있던우리삶의모습들을소환했습니다.눈으로본사람이전하지않으면그모습이파묻힐것같은안타까움이큽니다.물론저는조선시대에는살지않았지요.다만조선의풍습이남아있던시대에유년기를보냈습니다.할아버지가나뭇개비를황이담긴그릇에콕콕찍어내며성냥을만드실때옆에앉아황냄새를맡았습니다.다섯살무렵에할머니는저시집갈때가져가라고길쌈한실꾸리와천을남겨주셨습니다.어릴적남자아이들은소에게꼴을먹이려소끌고풀밭을옮겨다녔습니다.여자친구들은바구니들고나물캐러다녔습니다.조선풍속화의여러장면이수백년의시간을뛰어넘어마치나의옛사진처럼다가왔습니다.
서양의옛풍속에는깜깜합니다.‘사람사는모습이뭐그리다를까?’하는생각으로서양인들의풍속화를찾아봤습니다.조선과비슷한그림이많아서‘그렇지,사람들은다이렇게사는거지’하며고개를끄덕이다가,‘아니,어떻게이렇게다를수가있나?’하며고개를가로저으며조선과서양의풍속화를살펴보는재미에푹빠졌습니다.
유년의기억을징검다리삼아조선시대로건너가봤습니다.보폭을넓혀그시대의서양까지돌아봤습니다.과거는과거시대의현재였고,현재는과거의미래였습니다.현재는미래의과거가될것입니다.미래는미래시대의현재가될것입니다.그러한연결고리속에서서로다른시대에대한낯섦과익숙함을살펴봤습니다
-<머리글>중에서

책속에서

우물가는조선여인들에게일종의해방구역할을했다.여인들이자유롭게출입할수있는곳,어쩌다남자구경도할수있는곳이바로우물가였다.빨래터도여인들에게자유로운장소였다.부분이나마몸을드러내고시원하게씻을수있는곳이빨래터였다.때문에남자들은오히려여인들가까이다가가지못하고훔쳐보는것으로만족할뿐이었다.우물가에서는가까이접근하여대화도할수있었다.남자들은어느쪽을더선호할지궁금하다.살짝벗은몸을멀리숨어서훔쳐보는빨래터?또는직접대화를할수있는우물가?

서양의우물가그림과비교해보자.제목부터조선과서양의다름을드러낸다.그림제목을‘우물가’라고하면우리는우물가가상징하는모든정황을상상한다.서양그림의제목은아주구체적이다.무대가우물가일뿐,그림제목으로는등장하지않는다.우물가에서벌어지는상황을그림에서도확실히묘사하고,제목은행동자체를묘사한다.‘추파’라거나‘질투없는사랑은없다’고확실히알려준다.조선과서양문화의차이이다.
---「Part1_회사에속하는일이면모두홍도에게」중에서

강희언이그림의구도에배경과인물을잘조화시킨데반해김홍도는인물에집중했다.꼭필요한배경외에는과감히생략했다.강희언의[사인사예도]에서빨래하는여인들은그림의주체가아니라배경의한부분이다.김홍도는이여인들을훔쳐보는부채든남자를추가하여완전히독립된[빨래터]를그렸다.부채로얼굴을가린남자,김홍도풍속화의매력이다.
---「Part2_농자천하지대본」중에서

가부장시대에는책읽는여성을급진적이라고여겼다.자존감이강하고,전통적인세계관,특히남성중심적세계관과일치하지않는것이왜위험했을까?지금은‘책읽는여성’은시대의요구이다.우리나라는이미수백년전부터여성이책을읽어왔다.조선시대여인의책읽는모습을풍속화로만나본다.

윤덕희는아버지윤두서가개척한풍속화를계승했고,윤덕희의아들윤용도가풍을이었다.해남윤씨종가녹우당綠雨堂은책이많기로유명하다.아버지윤두서의[미인독서]와아들윤덕희의[독서하는여인]은녹우당의서책들이만들어낸그림이리라.아침에눈을뜨면서부터밤에눈을감고잠자리에들때까지녹우당의서책들이뿜어내는책냄새를맡으며생활한윤덕희의풍속화이다.
---「Part3_주인공이되지못했던사람을그림의주인공으로」중에서

조선의바느질하는그림을김홍도가그렸다면세여인의수다소리가그림밖으로들려왔을지도모른다.서양의바느질그림을얀스테인JanSteen(c.1626~1679)이그렸다면바닥에바느질감이널브러져있었을것이다.대大피터르브뤼헐PieterBruegeltheElder(c.1525-30~1569)이그렸다면오밀조밀한바느질소품으로테이블이화려했을것이다.이렇게생각하면결국은화가의구성과설정에따라이그림들은완성된것이다.얌전하고점잖은사대부관아재,그림의정석에충실한아돌프아츠의그림이다.
---「Part4_나자신을관조하는집」중에서

우리옛그림은오른쪽위에서부터왼쪽아래방향으로본다.그렇게보면맨먼저보이는것은개다리소반이다.도박판의술상인듯하지만무관심하게멀찌감치밀어놓은것하며잔이하나뿐인것을보면저병은술병이아니라물병인것같다.잔탁을보면물이아니라술인것도같고,가래를뱉는타구와요강까지준비하고시작한도박판이다.아마도밤을새운모양이다.

그시대에부자가아니면가질수없었던안경을쓴사람이끼어있는것으로보아저들은부유한사람들일텐데투전에빠져있는모양새는양반의매무새가아니다.돈푼깨나만지지만,양반은아닌중인계급으로보인다.중인신분인김득신이방안에함께할수있고자세히관찰할수있었을것이다.
---「Part5_5대에걸쳐20여명의화가를배출한개성김씨」중에서

신윤복의[월하정인]에서과학적으로증명하는월식의달,제시에나타난새벽의초승달,감상자가그림을과학적으로증명할필요는없다.만나서는안될두남녀의애틋한사랑과이별의안타까움에젖어들면그만이다.루소의[카니발저녁]의해석도난감하다는평이다.왜그림을해석해야하나?자신의감정표현을문학가는글로,음악가는리듬으로,화가는그림이나조각으로나타낸다.예술가의감정표현은결과적인작품이자신의감정전달이다.해석을요구하지않는다.감상자들도해석에매이지말고‘그냥’느끼면좋겠다.
---「Part6_광통교를배회하던방랑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