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이책은…
고래가정말고뤠?
─창조론자의총신에서진화생물학의총아로!
그러니까,고래는왜,어떻게해서,바다로되돌아갔을까?
초등학생도안다.고래는어류가아니라포유류다.기원전4세?기의아리스토텔레스도알았고,위대한계통분류학자린네는1776년에낸『자연의체계』에서“이런이유에서나는고래를물고기에서제외한다”고선언했다.하지만1851년에허먼멜빌이쓴『모비딕』에나오는피쿼드호선원들처럼고래를속속들이꿰는이들마저린네를외면하며고래를물고기로쳤고,1859년에『종의기원』을...
이책은…
고래가정말고뤠?
─창조론자의총신에서진화생물학의총아로!
그러니까,고래는왜,어떻게해서,바다로되돌아갔을까?
초등학생도안다.고래는어류가아니라포유류다.기원전4세기의아리스토텔레스도알았고,위대한계통분류학자린네는1776년에낸『자연의체계』에서“이런이유에서나는고래를물고기에서제외한다”고선언했다.하지만1851년에허먼멜빌이쓴『모비딕』에나오는피쿼드호선원들처럼고래를속속들이꿰는이들마저린네를외면하며고래를물고기로쳤고,1859년에『종의기원』을낸다윈은포유류가물로돌아가기에적합한몸을만들수있는진화적각본의하나로기술한북아메리카흑곰탓에한껏비웃음을사다가그대목을점점줄여끝내는삭제하고말았다.
고래가포유류인이상,분명육상포유류에서유래하는조상이있었을테다.그러나발견된화석고래는모두해양포유류였다.1832년에발견된화석고래에는바실로사우루스(‘왕도마뱀’)라는,고대의수생포유류를육상도마뱀으로오해하게만드는이름이붙었다.다윈이고초를겪은뒤로도150년가까이,이바실로사우루스과가골격이알려진가장오래된고래였다.‘중간화석’이없다!고래는,창조론자들이진화를부정하고조롱하는,지금은무너진지오래지만몇몇은여전히눈꼭감고악을써대는‘잃어버린고리’의단골메뉴였다.
걷고헤엄치는고래,암불로케투스나탄스와고래의조상들
1991년,상황이일변했다.지은이‘한스’테비슨이파키스탄에서암불로케투스나탄스(‘걷기도하고헤엄치기도하는고래’)의머리뼈와골격을발견한것이다.그리고이제고래는,인도히우스,파키케투스,암불로케투스,레밍토노케투스,프로토케투스,바실로사우루스라는풍부한중간화석,다수의뚜렷한기능적고리,그모두를몰아가는분자기제에대한기본적인이해를갖춘진화생물학교과서의총아가되어있다.
3억7500만년전의고생대데본기,물에살던물고기가팔을달고뭍으로올라왔다.닐슈빈이2004년에북극엘스미어섬에서‘팔굽혀펴기를할수있는물고기’틱타알릭을발굴하면서알게된사실이다.그리고5000만년전의에오세초기,꽃과이파리를뜯어먹던쥐사슴같은우제목한마리가위험을피해물속에숨었다.그로부터고래의진화가시작되었다.
고래의진화라는이경이로운드라마의무대는파키스탄과인도,1억4000만년전의백악기에아프리카에서떨어져나온인도판이5000만년전에이르러아시아판을들이받으며히말라야산맥을만들던무렵,아시아판과인도판,그사이의섬들,특히인도판의가장자리를따라내해(內海)테티스해로뻗은얕은대륙붕과그주위였다.테비슨은지난20년간이곳을열번넘게탐사해가며암불로케투스나탄스를비롯한여러중간화석들을발굴하고,마침내땅위에살았던고래의조상이우제목인도히우스였음을밝혀내어고래의진화사를새로쓴주역이다.그는산소와탄소의동위원소를분석해어느화석고래가뭘먹고뭘마셨는지를알아내고,현생포유류의헤엄을관찰해고래의헤엄방식이어떻게진화했는지를추적하고,일본에서잡힌뒷다리가둘달린돌연변이돌고래‘하루카’를관찰하고고래의배아를연구하여고래가뒷다리를잃게된과정까지를세세하게밝혀냈다.덧붙여,그결과를종합하면,고래목과가장가까운현생동물은하마,‘가장유력한조상’은흔히언급되는메소니키드(메소닉스과)가아니라인도히우스이다.
배트맨의‘배트모빌’이비틀스의‘노란잠수함’이되기까지
모든것을깡그리바꾼고래의진화!
고래의진화는,최고의공학자들로팀을짜서이를테면배트맨의자동차‘배트모빌’을해체한다음,그부품들로비틀스의‘노란잠수함’을만드는일에비유할수있다.단,공학자들은퇴근할때마다여전히작동하는모종의탈것을제시해야한다.도저히불가능해보이는그일을해낸것이고래다.고래는육상생활에고도로적응한몸을800만년만에대양에완벽하게조율된몸으로바꾸었다.이동기관을비롯해감각기관과번식기관에이르기까지땅위에서잘작동했던거의모든기관계를깡그리바꿔낸것이다.
5000만년전쯤의인도히우스(‘인도의돼지’)에서파키케투스(‘파키스탄의고래’),암불로케투스(‘걷는/걷고헤엄치는고래’),레밍토노케투스(인도학자사니와미시라가,초기고래들은“명백히에오세동안인도양에도달하지않았다”고잘못주장한스미스소니언의고생물학자레밍턴켈로그의이름을딴‘레밍턴고래’),프로토케투스(‘최초의고래’),바실로사우루스까지,800만년동안의이모든‘화석고래’의진화사가이책의씨줄을이룬다.참고로,2500만년전부터수염고래와이빨고래,두아목으로나뉘는현생고래가나타나고,지금은76종에이른다.
800만년에걸친이드라마의몇장면.에오세초기에살던우제목이자고래의육상조상인인도히우스의네발은현생고래에이르러서는흔적조차남아있지않다.파키케투스를비롯해바실로사우루스까지중간형태들을죽훑어보면(〈참고도〉),시간이지날수록앞다리는지느러미를닮아가고뒷다리는퇴화하며몸도기다랗게유선형으로변하였음을알수있다.귓속구조또한확연하게달라졌다.그도그럴것이공기중의소리는물속의소리와달라서육상의귀는물속에서제대로작동하지않기때문이다.따라서육상에서소리를전달했던고막과귓속뼈들은점점그기능이축소되었고,대신에아래턱과이마에지방체를갖추어고주파나저주파를송수신할수있게되었다.
‘화석고래계의인디애나존스’,잃어버린고래의조상을찾아서
1991년에테비슨은최초로‘발달린고래’암불로케투스를발견했다.그전까지발견된고래화석이라고는현생고래와상당히닮은바실로사우루스의골격과그보다훨씬오래전에살았던파키케투스의귀뼈가전부였다.따라서암불로케투스는고래의기원을화석기록안에서입증한‘첫’화석이라고할수있다.1999년에는파키케투스의전체골격을발견했는데,놀랍게도파키케투스의발목뼈는발굽이짝수개인우제목의발목뼈와똑같이생겨있었다.베일에가려진고래의육상조상이그‘발굽’을드러내는순간이었다.
1985년의첫탐사때,소련의아프가니스탄침공이후미국과소련-아프가니스탄정부가벌인전쟁의여파로파키스탄이슬라마바드의호텔에서차량폭탄에의해새카맣게불타버린소형버스들을목격한이래,파키스탄과인도를둘러싼복잡다단한정치지형과에오세에형성된이래겹겹이꺾이고휘고뒤틀린지층,사막과히말라야산록이라는자연지형을넘나들며테비슨은소설보다재미있고역동적인‘탐구생활’을보여준다.이것이이책의날줄이다.그리고우연과필연,행운과불운이교차하는,가히‘화석고래계의인디애나존스’라할이학자의활약은2005년,인도의지질학자랑가라오의미망인프리트린데오베르크펠박사집에서마침내정점에이른다.고생물학계에서상처를받고카슈미르의칼라콧마을근처에오세포유류화석산지를통째로발굴해버리고는피해의식과은둔과비밀주의에잠겨있던미망인이“자네는믿을수있어”라는말과함께화석더미를위탁한것이다.
화석더미에는자그마한우제목인도히우스가잠들어있었고,테비슨은인도히우스가고래와똑같은새뼈집을갖고있었음을알아냈다.고래귓속에는사발모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