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호랑이가 산다

우리집엔 호랑이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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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폭력이 빚은 내면의 상처를 담담하게 응시하며
그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어느 남매의 호랑이굴 생존 분투기.
?빨간 망토 두른 슈퍼맨은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는 호랑이굴에서 자랐지.?

상처뿐인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의 우리가 된다.
폭력이 빚은 내면의 상처를 담담하게 응시하며 그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어느 남매의 호랑이굴 생존 분투기.

행복은커녕 최소한의 안전조차 허락되지 않는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다. 한국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22개국 가운데 최하위였다(「2022 세계 행복 보고서」, 2021년 12월). 『우리집엔 호랑이가 산다』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팽배한 아동학대 문제를 주제로 한 논픽션 장르의 만화다. 피해 아동의 시점에서 가해자인 아버지를 ‘호랑이’에 빗대어 어른들은 포착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100년 전 “짓밟히고 학대받고 쓸쓸스럽게 자라는 어린 혼을 구원하자”(「어린이 동무들께」, 『어린이』 1924년 12월호 수록)고 했던 방정환 선생의 말처럼, 이 책 또한 호랑이굴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남매가 슬픔을 딛고 일어나 자신의 삶을 구원하는 이야기다.
저자

고호

‘떠올리고싶지않은과거’로남겨두는대신,어렸던저를다독이고안아주는어른이되고싶어졌습니다.그첫걸음으로2021년5월부터12월까지,네이버웹툰베스트도전에〈우리집엔호랑이가산다〉를연재하였습니다.화가반고흐의그림을좋아하기에필명은‘고호’로지었습니다.사랑만받아도모자란세상의모든아이들에게,언젠가아이였던우리모두에게,애정어린위로와응원을보내는만화를그리고싶습니다.

인스타그램@_gogho

목차

제1화우리가족의비밀
제2화사랑하는우리엄마
제3화호랑이굴의규칙
제4화어른들도가끔은
제5화즐거운유치원
쉬어가는이야기①누나랑같이갈래!①
제6화재이의학교생활
제7화행복한하루
제8화시작
제9화오늘부터여름방학
제10화그날밤
제11화씩씩한아이
쉬어가는이야기②누나랑같이갈래!②
제12화꿈만같던여름방학①
제13화꿈만같던여름방학②
제14화병아리
제15화돌아오다
제16화어버이날
제17화다시는안그래
제18화민들레
제19화나쁜멍멍이!
제20화돌멩이가될래
쉬어가는이야기③재밌는놀이
제21화처음부터잘못된이야기
제22화평화
제23화재이에게남은것
쉬어가는이야기④그녀의생존법
제24화재민에게남은것
제25화미안하다는말
제26화연민
제27화호랑이새끼
쉬어가는이야기⑤물음표
제28화행복을찾아서
제29화보통의어른
제30화벗어나기위해
쉬어가는이야기⑥계기
제31화이제호랑이는없다
작가후기

출판사 서평

“호랑이는우리가족만의비밀이래.다른아이들집에는없을테니까.”
크와아앙!재이네집엔호랑이가산다.재이와동생재민이가울면호랑이가온다.길게자라지저분한손톱,한여름에도못벗는긴팔옷,크레파스를챙기지못해눈치보는미술시간.조마조마한식사시간,집에들어가는무거운발걸음….하지만다친몸과마음으로꾸역꾸역다시호랑이굴로들어간다.정말로,정말로호랑이에게떡하나주면안잡아먹을까?
『우리집엔호랑이가산다』는네이버웹툰베스트도전연재작품〈우리집엔호랑이가산다〉를단행본으로엮은것이다.호랑이굴에서태어난어느남매가살아남기위해고군분투하는생존기이며,유년의크고작은상처들이켜켜이쌓여“조금은우울한어른”으로자라난재이가자신의묵은트라우마를벗어내고행복해지기까지의시간들을섬세하게기록한성장일기다.동화처럼아기자기한그림으로은밀하게행해지는가정폭력의현실을담아냈으며,작가의실제일기도등장한다.

“신고해도그냥돌아가더구먼,뭘.괜히저집아저씨보기만무서워지고….”
그런데정말로,아무도몰랐을까?재이네집에호랑이가산다는사실을.호랑이를비밀로하자던엄마는(“엄마는말씀하셨다.호랑이는우리가족만의비밀이라고.다른아이들집에는없을테니까”,23쪽)아들재민이가매를맞자외할머니에게사실을털어놓고는,“큰애를몇번때린적은있어도재민이한테까지그럴줄은정말몰랐다구요…”라며흐느낀다.재이가쓴일기장엔삐뚤빼뚤한글씨로호랑이굴에서의삶이전부담겨있지만,담임선생님은그저기계적으로숙제확인서명을한뒤기지개를켠다.“언젠가한번일날줄알았어,내가….”,“저집애들상태가말이아니었잖아요.”호랑이의발톱이얼굴을할퀴고지나가도잠잠하던동네어른들은호랑이굴앞에구급차가도착해서야뒤늦게수군거린다.사랑하는외할머니는“주변사람들다들을”까무섭다며호랑이얘기를할때목소리를낮추고,매일같이엄마와재이가매맞는소리를들어온옆집사람은“아유,저집또사람잡네”혀를쯧쯧차고는아무런행동도하지않는다.
몰랐을리없다,재이네집에호랑이가산다는끔찍한비밀을.하지만단한명의어른도이아이들을위해손내밀지않는다.재이와재민이의작은세상은언제나무력함으로,불안으로얼룩져있다.고호작가는이렇듯남매를둘러싼또다른어른들의태도에도주목한다.우리사회의무관심과외면이호랑이굴을견고하게다져왔음을지적하며,“우리같은아이들이여기이렇게있다고알아봐주고,손내밀어주는그냥보통의어른이되”라고말한다.

“네가이해해,남자애들은원래그래~.”
“아악!”태웅이주희의머리카락을잡아당겼다.선생님은말한다.원래남자애들은좋아하는친구를놀리고괴롭힌다고.친구의사과를받아주는멋진친구가되라고.이처럼작고어린두아이에게키다리어른들의세상은이따금앨리스의이상한나라같다.순응하고닮아가는대신,남매는서툴지만올곧게자신들의정답을쥐고세상을가로지른다.“넌이다음에좋아하는친구가생겨도절대괴롭히지마.”,“그건당연한거자나!좋아하는마음은착한거고,괴롭히려는마음은나쁜건데.좋아하면잘해줘야지!”(51쪽).재이는뒤이어독백한다.“어른들도가끔,틀릴때가있다”(52쪽).
이만화는도처에존재하는,다양한형태의폭력과이에얽힌이야기도보여준다.단순히호랑이와관련된단편적인기억을들여다보는것을넘어누구라도경험할수있는일상적인폭력에대해서도지속적으로언급한다.작가는말한다.“내의지와는상관없이원치않는일을당”한다면,먼저“충분히아파하고,분노”하라고(297-298쪽).‘호랑이’를마주친적이있을,“세상의모든아이에게,언젠가아이였던우리모두에게”건네는고호작가의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