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땅 (섬오름 이야기)

신들의 땅 (섬오름 이야기)

$18.00
Description
신들의 거처, 열네 개의 오름을 소요하는 매혹적인 에세이-

설문대할망이 창조한 제주의 또다른 이야기
제주도 사람들에게 그들이 몸 기대어 사는 섬은 한반도 남단에 있는 그저 하나의 섬이 아니라 우주의 중심이 자리하고 있는 세계였다. 우주였다. 하여 육지와는 다른 독립된 신화와 전설들을 무수히 품고 있다. 이 섬을 창조한 신은 설문대할망이다. 설문대할망은 이 섬을 창조했지만 그녀가 창조한 섬 가운데 자리한 한라산에 있던 깊이를 알 수 없다는 물장오리 습지에 빠져 죽었다고 수많은 신화와 설화들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설문대할망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장오리 습지에 빠져 죽은 것이 아니라 무거운 육신을 벗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육신을 벗고 한라산 깊이 흐르는 살아 있는 물과 함께 흘러 섬 곳곳마다 있는 물통을 통해 다니며 그녀가 창조한 이 세계를, 이 섬의 구석구석을, 사람들을, 이 섬에 기대어 사는 숱한 생명들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되어 이 섬과 사람들과 생명들을 지키고 있다고 믿는다.
이 섬은 설문대할망이 창조했고, 일만팔천이나 되는 신들이 사는 신들의 땅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나무마다 돌마다 신들의 손길이 어려 있다. 하지만, 그 신들이 사람들이 몸 기대어 살아가라고 내어준 사람들의 땅이기도 하다. 이 섬은 숱한 생명들이 생명을 잃고 또 회복하며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명의 땅이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저자 최창남은 오름 트래킹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고 하더니 이런 이야기들을 들고 왔다. 오름 트래킹을 말하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니 이런 이야기의 얼개 안에 오름 트래킹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세 권의 책에 풀어놓을 예정이다. 이 책 『신들의 땅』은 그 첫째 이야기이다. 첫 권이다. 둘째 이야기는 ‘사람들의 땅’이고, 셋째 이야기는 ‘생명의 땅’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제가 이 섬에 몸 기대어 살며 만나고 보고 느낀 이 섬, 이 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땅에 대한 저의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름을 소재로 하였고, 오름 이야기이니 오름 트래킹 책인 것은 분명하지만, 오름을 품어낸 이 땅의 이야기이며, 그 땅에 살을 섞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섬에 대한 저의 행복한 고백입니다. 이 섬이 품고 있었으나 늘 이 섬 너머에 있던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진지하지 않게, 무겁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트래킹하듯 읽을 수 있도록 쓰려고 마음 기울였습니다.”
저자

최창남

목사이자작가.작곡가.〈노동의새벽〉,〈저놀부두손에떡들고〉,〈살아온이야기〉등지금은고전이된노동가요들과민청련의주제가였던〈모두들여기모여있구나〉와〈화살〉등의여러민중가요를남겼다.펴낸책으로는최근자전적고백과명상록이라할수있는『그래서하는말이에요』와초등학교6학년읽기교과서에수록된동화『개똥이이야기』가있으며『그것이그것에게』,『울릉도1974』,『백두대간하늘길에서다』,『숲에서만나다』등이있다.지금은뭍에서물러나제주남단인섬중산간자락에몸기대어살고있다.

목차

마중글
섬으로흘러들다

아부오름바람과눈물의땅
다랑쉬오름영혼의길에들다
용눈이오름너머의삶을그리워하다
당오름신의거처
백약이오름치유와회복의땅
동검은이오름신들의땅
영주산또하나의섬,또다른한라산
물영아리오름물의땅
노꼬메오름서툰삶을그리워하다
바리메오름밥
높은오름신들의손길
체오름하늘을만나다
졸븐갑마장길마음내려놓다
윗세오름신들의정원,비움의아름다움

작가의말
스스로태어난것들로이루어진섬

출판사 서평

글과사진이함께하는오름그리고오름품은숲
저자는섬사람들의오랜염원을기억하면서오름의이름에담긴뜻을풀이하고,섬사람들의삶의굴곡을더듬는다.어떤오름은나물과경작물을내어주는밥그릇같은존재였으며어떤오름은다쳤을때약초를내어주는치유의땅이기도했다.그리하여섬사람들에게오름이란복작한삶의터전이요,사람과사람을이어주는소통의공간이며,자연그자체이기도하고,신화의한복판이기도한,밟고서있는제주의모든것을이어주는‘다리’가되었다.
오름의능선을따라,오름품은울울창창깊은숲을따라이천혜의풍광을오롯이담기위해저자최창남은자신의‘오름’여행을김수오사진가와함께했다.사진가김수오는삶의터전을파괴하는자연훼손과난개발에대한비판의목소리가높은현재제주에서점차사라져가는제주의풍광을기록하는사진가이자한의사로활동중이다.이책에서사진가김수오가하늘과땅,사람과나무,풀과바람이어우러진오름의장관을제대로포착해내보여주었다면,저자최창남은초등학교6학년읽기교과서에게재된동화『개똥이이야기』의작가답게특유의간결하고리드미컬한문장으로에세이시스트로서의면모를여실히드러낸다.뜻과생각에쫓기며살아온우리모두에게이책이희망하는삶의모습을회복할수있는자그마한계기가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