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그너머의 과학사 : 실행세계 모델을 통해 들여다본 20세기 과학의 조감도

20세기, 그너머의 과학사 : 실행세계 모델을 통해 들여다본 20세기 과학의 조감도

$42.00
Description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물리학에서 맨해튼 프로젝트까지,
미사일, 사이버네틱스를 거쳐 네트워크, 인공지능, 새로운 생명체의 탐색까지
실행세계 모델을 통해 들여다본 20세기 과학의 조감도
우리가 과학의 진보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흔히들 그렇게 생각한다. 마치 수도승처럼, 골방에 틀어박혀 묵묵히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들이 새로운 법칙과 물질을 발견하고, 그것이 우리를 진보로 이끌어 현대 문명이라는 찬란한 성과를 이룩했다고. 환경 오염과 전쟁 같은 것은 과학의 오용이며, 과학의 진보에 있어서 그것은 일종의 부작용 같은 것이라고. 그러나 이 책, 「20세기, 그 너머의 과학사」는 이러한 선입견에 강력한 반론을 제기한다. 최근 100년간 과학의 역할은 계속해서 바뀌어왔으며, 과학의 목적은 물론 목적에 이르는 경로 역시 격변해왔다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의 발전은 과학자 자신의 호기심과 의욕에만 달려 있지 않다. 전쟁과 행정, 시장(혹은 거대 기업)의 요청이라는 현실, 즉 ‘실행세계(working world)’가 과학의 발전을 추동하며, 나아가 발명과 발견까지 계획적으로 설계하고 진행해나간다. 골방 속 과학자 역시 현실 속에서는 기업이나 연구소의 연구원, 교수를 거쳐 강력한 자기 홍보와 후원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자-기업가로 대체된 지 오래다. 과학자는 홀로 연구하지 않는다. 과학자는 과학자 공동체(scientific community) 속에서 활동하며, 후원과 성과를 놓고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학제를 넘어 협력한다. 그러나 이렇게 변한 과학자 공동체 역시 20세기 과학의 한 특징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점차 과학사 연구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20세기 과학사’의 기존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덧붙인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저자가 책 전체의 기본 틀로 제시하고 있는 ‘실행세계’라는 개념이다. 저자는 과학사에서 오래전부터 쓰여온 ‘맥락(context)’이라는 개념이 너무나 진부해져 의미를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대신해 ‘실행세계’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안한다. 최근 타계한 과학기술학자 브뤼노 라투르의 논의를 연상케 하는 이러한 성격 규정을 통해, 책은 양자물리학에서 생명공학 혁명에 이르는 지난 100여 년간의 과학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저자

존에이거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과학기술학(STS)교수이고,과학기술학과학과장을겸임하고있다.현대과학기술사가주전공분야이며,특히과학과정부,기술과환경의교차점,인공지능을포함한컴퓨팅,냉전시기과학의역사에관심을갖고연구를진행중이다.지난100여년간과학의역사를유장한필치로서술한이책,『20세기,그너머의과학사』를비롯,TuringandtheUniversalMachine(2001)[한국어판,『수학천재튜링과컴퓨터혁명』,문화디자인,2003],영국컴퓨터산업의발전에서정부의역할을다룬TheGovernmentMachine:ARevolutionaryHistoryoftheComputer(2003),휴대전화의역사를대중적시각에서서술한ConstantTouch:AGlobalHistoryoftheMobilePhone(2nded.,2013),대처집권기영국의과학정책을분석한SciencePolicyunderThatcher(2019)등을집필했다.

목차

제1장들어가며·11

제I부1900년이후의과학
제2장새로운물리학·29
제3장새로운생명과학·67
제4장새로운자기의과학·93

제II부갈등하는세계속의과학
제5장과학과제1차세계대전·127
제6장위기:양자이론과그외바이마르과학·166
제7장과학과제국의질서·199
제8장팽창하는우주:민간의부와미국과학·224
제9장혁명과유물론·257
제10장나치과학·291
제11장규모확장과축소·315

제III부제2차세계대전과냉전
제12장과학과제2차세계대전·359
제13장원자시대,시험대에오른과학·410
제14장냉전우주·448
제15장냉전과학(1):원자폭탄계획이라는실행세계의과학·480
제16장냉전과학(2):정보체계로부터의과학·497

제IV부우리세계의과학
제17장전환,장기1960년대의상전벽해·543
제18장네트워크들·584
제19장목표를연결하다·627

제V부결론
제20장20세기과학과그이후·671

옮기고나서·714
후주·719
찾아보기·809

출판사 서평

밤의과학과낮의과학,응용세계와실행세계

책은20세기과학에서일어난‘거의모든사건’을다룬다.사건들은서로연속적이며,서로교차하다끝내만나고마는두개의흐름으로서술된다.하나는응용세계,즉과학이며다른하나는실행세계다.실행세계가응용세계를추동하며,그렇게생긴흐름은새로운실행세계의형성으로이어진다.우리가아는역사가연속적이듯실행세계역시그러하며,응용세계역시마찬가지다.전투기와미사일의개발은레이더의발명을거쳐사이버네틱스의창안으로이어지고,이는다시컴퓨터와네트워크의발전을불러온다.발달한네트워크는인공지능의초석이되며,동시에유전체지도의해석을거쳐생명의재설계와외계생명체탐사로까지이어진다.그리고이렇듯우리눈을홀리며명멸하는과학사의불빛들뒤에는이불빛을이루어낸우리시대의실행세계가있다.제국주의로인한국가적관리와기업의대두를거쳐두차례의세계대전,그뒤를이은과학을통한냉전시기체제경쟁으로까지이어져,다시재차합병으로더욱강력해진거대기업의주도하에과학과과학자의모습모두를변화시킨우리시대의실행세계말이다.

과학이라는응용세계의불빛뒤에는실행세계라는인간사의풍경이있다.저자의말을빌리면우리가흔히아는연대기표중심의과학사는깊은밤비행기를타고내려다보는도시의불빛과도같다.불빛뒤에는그불빛을빛나게만든한낮의도시풍경이있다.그리고이책은깊은밤과학의풍경과함께낮의과학의모습까지그대로드러낸다.

야간에정기항공편을타고막이륙해서밤의도시위를선회비행하고있다고상상해보자.반짝이는수많은불빛이눈앞에보인다.당신은아름답고숭고한광경을보며감탄한다.비행기가구름위로올라가자이제는어둠밖에보이지않는다.오랜비행을거쳐비행기가하강할때쯤에는아주이른아침이다.목적지에가까워지자또다른도시가눈에들어온다.이번에는불빛뿐아니라도로,건물,공원,공장들까지시야에잡힌다.이른아침인데도세상이움직이기시작하자도시에는북적거리는활기가넘친다.아까봤던불빛의패턴이무엇을의미했는지이제이해할수있다.

나는이러한두이미지─밤의도시와아침의도시─가20세기과학을더잘이해할수있는은유를제공해준다고생각한다.처음에는휘황찬란하고감탄을자아내는고립된불빛의배열이눈에들어온다.양자이론,인간유전체서열해독,원자폭탄투하등을포함해유명한실험,저명한과학자,혁명적이론들이여기저기흩어져있는식이다.이러한과학사의이미지는결국인터넷에서찾아볼수있는‘연대표식역사’로이어진다.고립되고눈부신순간들로이뤄진역사다.우리가보지못하는것은왜과학의불빛들이그러한패턴을이루는가하는것이다.
-제1장「들어가며」중에서

권력이과학을잠식할때:제국주의,나치즘,세계대전과냉전

현실의요구(실행세계)가지난100년동안과학(응용세계)을진보시켰다.이때현실의요구는근대국가의특성이기도한운송과통신,전력과농업이기도했고,전쟁과냉전을배경으로한군사력의준비,유지,동원이거나신무기이기도했다.국가의행정이거나,인간의건강이기도했고,무엇보다거대기업으로대표되는상업의요청이기도했다.때로이런요구는식민지시대의착취나군비경쟁,환경과인권,국가권력이나기업의횡포를낳기도했다.그러나이러한과학에강력히반대하는노동,반핵,환경운동과페미니즘조차행동의근거를과학에서찾을수밖에없었다.

어떻게보면이책에서서술하는과학사는시대를따라변화하는권력에때로는유착하고,때로는맞서며,성공하기도혹은실패하기도했던과학자,아니과학자공동체의역사이기도하다.1931년런던과학사대회에서소련의과학사가인보리스헤센은아이작뉴턴의과학을잉글랜드부르주아자본주의의출현과관련지은논문을발표했다.사회적맥락은거의다루지않는‘내적접근’에집중했던기존학계에신선한충격을던지는연구였다.그러나헤센의논문은당에대한충성을비난받고있는자신(그리고자신의학문적신념)을지키기위한아슬아슬한줄타기의결과였다.스탈린집권시기,소련은유물론을기반으로한그들만의과학을발전시켰다.나치집권하에망명하지않은물리학자일부는이른바‘아리아물리학’이라는,유대인(과그들의성과)을배제한독특한물리학을만들어냈다.‘국가’라는실행세계에의한이러한과학은인간의삶,그리고과학에약간의긍정적인결과와그보다많은치명적인해악을만들어냈다.책은그외에도두차례의세계대전을거치면서점점더커져가는‘국가에의한과학의동원’을이른바‘실행세계’관점에서꼼꼼히분석하며다루고있다.

2차대전이후냉전시기에상당한지면을할애해집중적으로다루고있다는것도의미심장한대목이다.이는냉전종식이후지난30여년동안기밀해제된사료들에입각해이뤄진새로운과학사연구의성과를적극반영한성과이기도하다.지금와서생각하면냉전시기의국가안보라는실행세계는때로괴상하고터무니없이느껴질뿐아니라기껏해야일시적인것에그친듯보인다.그러나냉전시기의군사적요구는이를수용하든거부하든간에동시대과학자의정신상태와연구활동을규정지은환경이었고,이시기에이뤄진다양한분야의과학활동에독특한각인을남겼다.냉전이과학에남긴영향은현재진행형이며지금도계속해서이시기를다룬과학사연구가쏟아져나오고있는점을감안하면,냉전시기과학에대한평가는아직도끝이나지않은작업이라할수있다.

과학의발전과과학의쓸모,그리고그이후

지난20세기는과학의역사를통틀어가장역동적이면서도가장눈부신발전을이룩했던시기였다.잘알려진바와같이물리학과유전학은20세기초에상대성이론과양자역학,멘델의‘재발견’을거치며근본적인개념적혁명을겪었고,분자생물학과지구과학은20세기중반에DNA이중나선구조발견과판구조론정립을계기로현대적형태를갖추게되었다.그때생겨난이론과실천들이오늘날까지해당분야의과학교육과연구의근간을이루고있다.

또한이시기를거치며과학의‘쓸모’를바라보는시각에서도엄청난변화가있었다.19세기말의‘제2차산업혁명’시기에출현한과학기반산업분야들은과학연구에대한투자의중요성을깨닫고자체연구소를설립해과학자를고용하기시작했다.또한두차례의세계대전을거치며각국정부들은과학자들을동원해군사연구를대대적으로지원하기시작했고,이어진냉전시기에그러한경향은더욱커졌다.그런연구개발의성과들이사람들의일상생활에스며들어이를본격적으로바꿔놓기시작한것도이즈음이었다.

동시에과학자그자체의성격에서도적지않은변화가이어졌다.과학자라는단어가생겨난이래,특히지난100여년간이들은현실세계에상주한가장유력한고객이면서,동시에그자신조차상품으로내다파는과학자-기업가,때로는이러한구조에도전하는도도한혁명가이기도했다.

이책,『20세기,그너머의과학사』는이모든변화를20세기라는유달리격변한역사속에오롯이담아낸다.전쟁과냉전과화해를통과하는,전례없는변화·갈등·불확실성의세기동안현대과학의발전을거의전영역에서개관한최초의시도로,학제간관점으로과학을탐구하는최근학문의흐름을활용하여,우리사회에서과학의진정한위치에대해궁금해하는모든이에게해답과질문을동시에제시한다.

“전세계를넘나드는범위와신선한접근방식.이기념비적인역사서는역동의세기동안과학의진화를보여준다.”
-[네이처]

“깊이와넓이에있어참으로놀라운이책은20세기과학사와역사의이해에광범위하고도심대한공헌을했다.”
-[영국과학사협회]

“탁월하면서도매우읽기쉬운종합으로,의심할여지없이과학사가들의도서관에필수적인추가자료다.”
-[스쿨사이언스리뷰]

“과학에대해진지하게생각하는사람에게무척이나유용하다.”
-[이코노미스트]

“흔히알려진이야기를넘어서서,다루는폭이넓다는것이이책의가장큰장점이다.”
-[InstituteforScienceandInternationalSecurity]

“과학의역사와과학사에대한서술.둘모두에대한요약과전망을담아냈다.”
-[잉글리시히스토리컬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