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 술과 한시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 술과 한시

$18.00
Description
술, 시가 되다
-세상 모든 술꾼들을 위한 한시 산책
술, 시가 되다
-“술 없으면 시 짓는 일 멈춰야 하고, 시 없으면 술 마시는 일 그만두어야 하리”(이규보)


하늘과 땅이 곧 나의 이불과 베개

천고의 시름을 씻어내고자,
술 백 병에 빠졌노라.
아름다운 밤은 청아한 대화 나누기 좋고,
하얀 달님 비추어 잠 못 이룬다.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하늘과 땅이 곧 나의 이불과 베개.
滌蕩千古愁, 留連百壺飮.
良宵宜清談, 皓月未能寢.
醉來臥空山, 天地即衾枕.

이 책의 제목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는 이백이 친구와 모여 술 마시는 정경을 읊은 시 「친구와 모여 하룻밤을 묵다友人會宿」에서 취했다.
천고의 시름을 잊고자 술을 마시는 이백과 그 친구들, 그 많은 시름 잊기 위해서는 술 백 병도 모자란다. 그러나 왁자지껄 몸도 가누지 못하고 추태를 보일 정도로 마시는 게 아니라 청아한 대화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것. 달은 눈부실 정도로 하얗고 그래서 더더욱 잠이 오지 않는 밤. 고요한 산에 취해서 드러누운 모습을 위진시대 죽림칠현의 하나인 유령劉伶으로 비유한다. 유령은 술에 취해 알몸으로 누워서는 그를 찾아온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늘이 내 이불이고 땅이 내 옷인데 그대는 어떻게 내 허락도 없이 옷 안으로 기어들어 왔냐고. 활달하고 호탕한 기개 뒤에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난다.

저자

유병례,윤현숙

저자:유병례
성신여자대학교중국어문화학과명예교수.숙명여자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백거이시연구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성신여대인문과학대학장,한국중어중문학회부회장을지냈다.저서에는『서리맞은단풍잎,봄꽃보다붉어라:유병례교수와함께하는시니어한시산책』,『당시30수』,『송사30수』,『당시,황금빛서정』,『송사,노래하는시』,『톡톡시경본색』,『엄마아빠가읽어주는당시』,『그래도인생은아름다워라』가있고,역서에는『전목의중국문학사』(공역),『장한가』,『중국시학의이해』,『중국문학이론비평사』(공역),『시인의죽음』이있다.

저자:윤현숙
성신여자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성균관대학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성균관대학교박사과정재학중에중국과국교가수립되어꿈꾸어왔던유학의길에올랐다.중국남경대학에서오신뢰·유위민교수의지도하에중국고전희곡을공부하여「이옥시사극연구李玉時事劇硏究」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국교통대학교중국어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저서에는『원곡,불우한이들의통곡』과이옥및고전희곡과관련한다수의논문이있고,역서에는『전목의중국문학사』(공역),『중국문학이론비평사』(공역)가있다.

목차

서문

제1부술,사람을만나다
제1장나와술의첫만남
제2장술만마시면신선이되는술고래를아시나요
제3장술이센자만이천고의절창을남긴다?
제4장음주후의추태는인류의DNA?

제2부달아달아밝은달아
제5장전원생활의외로움을술로달래며세상을비판하다
제6장이강물변해서모두술이된다면
제7장영원히취해서깨어나지말았으면
제8장도처에외상술달아놓고술마신두보
제9장술은사람이만들었지만술도사람을만든다
제10장주흥이일어날때포부를말하다
제11장금주령禁酒令내리면밀주담아마시지요

제3부이세상에서가장슬픈술잔
제12장사랑,사랑,어이하나
제13장술,옛사랑의추억을마시다
제14장그저단한사람의연인으로살고싶었을뿐
제15장술이아니면그세월을견딜수없었을거예요
제16장언제술생각이가장간절한가요?

제4부‘혼술’,홀로유유자적하며즐기다
제17장달을벗삼아그림자를친구삼아
제18장천하에서주량이가장센유령,술을예찬하다
제19장친구여,좋은술과함께
제20장세상만사다마음먹기나름
제21장취향醉鄕,우리옛선조의유토피아

작가및작품찾아보기
도판출처

출판사 서평

술,시가되다
-“술없으면시짓는일멈춰야하고,시없으면술마시는일그만두어야하리”(이규보)

하늘과땅이곧나의이불과베개

천고의시름을씻어내고자,
술백병에빠졌노라.
아름다운밤은청아한대화나누기좋고,
하얀달님비추어잠못이룬다.
취하여텅빈산에누우니,
하늘과땅이곧나의이불과베개.
滌蕩千古愁,留連百壺飮.
良宵宜談,皓月未能寢.
醉來臥空山,天地衾枕.

이책의제목『취하여텅빈산에누우니』는이백이친구와모여술마시는정경을읊은시「친구와모여하룻밤을묵다友人會宿」에서취했다.
천고의시름을잊고자술을마시는이백과그친구들,그많은시름잊기위해서는술백병도모자란다.그러나왁자지껄몸도가누지못하고추태를보일정도로마시는게아니라청아한대화를안주삼아술을마시는것.달은눈부실정도로하얗고그래서더더욱잠이오지않는밤.고요한산에취해서드러누운모습을위진시대죽림칠현의하나인유령劉伶으로비유한다.유령은술에취해알몸으로누워서는그를찾아온친구에게이렇게말했다고한다.하늘이내이불이고땅이내옷인데그대는어떻게내허락도없이옷안으로기어들어왔냐고.활달하고호탕한기개뒤에왠지모를쓸쓸함이묻어난다.

시인,술을노래하고세상을노래하다
유사이래인간과희로애락을같이한가장오래된벗,술.술의신두강이술을만들때사용했다는세방울의피는문인,무사,멍청이로부터얻었다고한다.그러니문인의피로인해술마시며시를짓고,무사의피는호탕하게술잔을들이키게하고,마지막멍청이의피때문에술이사람을마시는지경에이른다.그러나술없는세상은얼마나재미없으랴.벗과함께하는즐거운술자리,사랑을잃고통곡하며마신술자리,세상에절망하며술잔던지고,달바라보며홀로마시는술도좋다.또한사랑하는이와함께교교한달빛꽃숲아래에서라면금상첨화아닐까.
도연명,이백,두보,소식,왕유,백거이등이읊은주시酒詩100여수를통해술과인간이맺은그가지가지의곡절을헤아려본다.이규보는“술없으면시짓는일멈춰야”한다고했고,왕유는친구와작별하며아쉬운마음에“술한잔더권하”며술자리끝나지않기를바란다.또한”저강물변해서모두술이된다면”좋겠다는이백이있는가하면,“신선이될때까지끊어보리라”며술을끊겠다고다짐하는도연명이있다.우리나라의걸출한문인이자시인인이색,이규보,이인로,이숭인,노수신,박은등의시도함께한다.삶은본디고달픈것,전쟁터같은현실에서잠시지친몸내려놓고,한잔술로여유와운치와풍류를즐기며삶의활력과즐거움을향유하자고시인들은노래한다.
또한시의세계에더욱깊숙이들어가는시정화의詩情畵意의맛을느낄수있게끔시와그림이함께한다.중국역대의대표적인화가로꼽히는마원馬遠,고굉중顧閔中,석도石濤,양해梁楷,문징명文徵明,화암華岩,왕휘王등과조선의화가김홍도와윤두서의그림35점을함께수록했다.

술마시지못하는자시배울자격없다?
열잔술에도그다지흥이나지않는이와반잔술만으로도흥이넘쳐나는이,두여성중문학자가마음을모아중국인문의위대한전통의하나인시와술,술과시이야기를통해그분방하고도격조있는음주의풍류를이야기한다.어린시절막걸리심부름을하며주전자뚜껑에몰래따라마신막걸리맛을잊지못하다가중국고전시를공부하면서“술마시지못하는자시배울자격없다”는말에술마시기에열성을보인적도있다는이들저자들이‘술과시’이야기를시작한계기는따로있다.중국하남성낙양洛陽의강가를산책하다가점심때마신백주가머리정수리에서한오라기아지랑이처럼하늘로날아가는기운을느끼며이백과두보의시를술잔주고받듯주거니받거니할때였다.옳거니,술과떼어놓을수없는시인들의수많은절창을우리의시각으로다시노래해보자는공감의소산이이책을만들어냈다.이들저자들의‘술과시’이야기는세속을관조하고자아를성찰하며,자신의삶을정비하는쉼표있는삶을이끌어가는데에유용한거울이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