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당과산소,두주인공이전자를핑퐁하며펼치는
생명과물질대사진화의대서사시!
-드디어한국인저자가쓴첫‘오파비니아시리즈’출간!
비타민C를발견한헝가리생화학자센트죄르지얼베르트는‘생명은전자의흐름’이라고단언했다.식물은물을깨서얻은전자를탄소에비벼넣는다.그때수소도함께들어간다.그렇게식물은포도당과산소를만든다.동물은정확히그와반대되는일을한다.포도당을깨서전자와수소를얻는동안에너지를만들고부산물로이산화탄소와물을생성한다.그것이우리가보는세상전부다.이는지금도우리주변곳곳에서벌어지며,꼬리를무는뱀의머리처럼순환하는지구행성의생화학이다.
행성차원의이거대화학에서,이산화탄소를원료로포도당을만드는에너지원을지구에서태양으로전환한사건,즉광합성생명체의등장은지구대기권과생명체의모습을크게바꿔놓았다.하지만생명체가사용하는물질이수소와전자라는점은변하지않았다.그런데,지구의역사에서왜하필포도당이모든생명이공유하는보편적인연료로자리잡았을까?치명적인독이었던산소는어떻게물질대사의네트워크를송두리째바꿔놓았을까?이책은포도당과산소,두주인공이전자를주고받으며펼쳐가는생명의화학,곧물질대사의연대기다.
포도당과산소와전자로그려낸물질대사네트워크의조감도
서너살배기아기시절,정읍어느마을고샅길을수탉부리에쪼여뒷걸음질도해가며찾아간저자를반겨맞아나어린아짐이구워주었던마름맛으로이야기가시작된다.제1장「화학하는식물」은약4억5000만년전에뭍으로올라온식물이발과근육대신수십만가지이차(특수)대사산물을만들며새로운환경에적응하고번성해온면면을들여다본다.거기에포도당이숨어있기때문이다.식물은독과향기,색소와호르몬을만들어포식자를물리치고,곤충을불러들이며,육상의자외선과건조에적응했다.마름과버섯,캣민트와비트,카페인과니코틴의이야기는식물의특수대사가생존과공진화의역사임을보여준다.
제2장「포도당은보편타당」과제3장「오늘도포도당은걷는다」는복잡한대사경로에살아숨쉬는공통원리를찾는다.포도당이둘로갈라져피루브산이되고,탄소2개짜리활성초산이크레브스회로로들어가며,탄소가붙고떨어지는과정에서생명체의물질과에너지가만들어진다.탄소1(이를테면탄소5개짜리분자가이산화탄소를만나화합물의크기를늘리는과정이곧광합성이다),2,3,6의움직임과카보닐기주변에서벌어지는반응을따라가다보면,비비꼬인미로처럼보이던물질대사가결합이끊어지고새로이어지는몇가지화학원칙으로정리되기시작한다.
제4장「물질의구조를찾아서」와제5장「무지개내려온다,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생명이만든분자를인간이어떻게발견하고읽어왔는지를살핀다.미량분석법과분광학,크로마토그래피는보이지않던화합물을분리하고그구조를밝혀내는화학적루페가되었다.엽록소와카로티노이드,테르펜과스테로이드의구조를찾아가는과정은물질대사의역사이면서동시에현대화학이탄생한역사다.
제6장「알칼로이드,약리학과합성의화학」에서는모르핀과니코틴,카페인,퀴닌과칭하오를통해식물과동물사이에벌어진화학적군비경쟁을따라간다.식물이포식자를막고자귀하디귀한질소를섞어만든알칼로이드는인간의몸에서는약이되었고,약리학과유기합성화학의발전을이끌었다.생태계의경쟁과협력,생존과죽음의흔적이한분자의구조에새겨져있는셈이다.결국,식물은만들고우리는그것을쓴다.
후반부는산소가열어젖힌새로운생명의세계를탐색한다.제7장「콜레스테롤,산소와함께살기」는흔히건강검진수치로만여겨지는콜레스테롤을지구산소화사건의역사적증거로재해석한다.제8장「세포막특구,카베올라」는콜레스테롤이풍부한세포막의작은동굴을조명한다.박과식물의덩굴손처럼카베올라는세포막에탄력성을부여하고부피의증감을감당한다.위험하지만꼭필요한산소의출입을통제한다.그렇게카베올라는유산소환경에서세포의경계로자리잡았다.
마지막제9장「불때면열이난다,고에너지분자산소」는산화와환원,NAD(P),피로인산과ATP를통해생명체가화학반응을한방향으로밀어붙이는원리를설명한다.포도당에서꺼낸전자는산소로흘러가고,그과정에서생명이사용할에너지가만들어진다.이로써책은식물이만든포도당에서출발해,산소와전자,에너지와생명의시간으로되돌아온다.
생명의다양성은무한해보이지만,그다양성을만들어낸화학의기본원리는의외로단순하다.탄소를붙이고떼는일,전자를건네고받는일,결합을끊고다시잇는일.이책은이단순한원리가수십억년동안어떻게식물과동물,세포와생태계의복잡성으로진화했는지를보여준다.그리고생명의역사는동시에포도당을만들고산소를이용하며,더많은물질과에너지를다룰수있게된물질대사의역사다.
드디어19년만에,26권째로,한국인저자의오파비니아!
돌미나리에서이소람네틴을분리하고쥐의간세포를배양하던대학원시절을거쳐약대교수가되었다.생약학과천연물화학,세포생물학의경계를오가며연구하고강의해온저자김홍표교수는‘2009~2014년한국인기초과학상위연구자’(한국연구재단조사)로약학(3위),의학(4위)두분야에이름을올려주목을받았고,2017년부터는『경향신문』에우리몸과일상,자연의요모조모를엄밀하되따뜻한과학의눈으로재조명하는인기칼럼〈김홍표의과학한귀퉁이〉를연재하고있다.그가평생의연구를녹여생명의화학이야기로엮어낸것이이책이고,이책은한국인저자가쓴첫‘오파비니아시리즈’다.
‘우주와지구와생명과인간의진화’를담는‘뿌리와이파리오파비니아시리즈’는2007년앤드루놀의『생명최초의30억년』을첫책으로하여,마이클벤턴의『대멸종』,리처드포티의『삼엽충』,닉레인의『미토콘드리아』와『산소』,로버트헤이즌의『지구이야기』와『탄소교향곡』,도널드프로세로의『공룡이후』,J.G.M.한스테비슨의『걷는고래』등등세계적인학자들의명저를총서로엮어왔다.오파비니아는하나의기관이나분자,생물또는지질학적사건을출발점으로삼아생명의거대한역사를새롭게바라보게해준다.『삼엽충』이한고생물의눈으로고생대와과학의역사를복원하고,『내안의바다,콩팥』이작은기관에서척추동물의육상진출사를읽어냈던것처럼.
이제시리즈시작19년만에,스물여섯번째책으로,‘오파비니아시리즈’가드디어,한국인저자의책이라는,한국과학자의연구경험과사유로쌓아올린독창적인과학서사라는새로운장을연다.이미『내안의바다,콩팥』과『탄소교향곡』의번역자로서시리즈를빛낸김홍표교수가생명의역사와진화를물질대사라는시각에서재구성한이역작을써냈다는점에서더욱뜻깊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