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문화 답사기 진도 제주편

섬문화 답사기 진도 제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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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바다에서 쓴 21세기 ‘섬 대동여지도’,
섬의 생존과 일상을 찾아 진도와 제주의 섬에 가다
《섬문화 답사기》는 한국의 3,300여 개 섬 가운데 460여 개 유인도를, 20여 년에 걸쳐 낱낱이 누비면서 기록한, 발로 쓴 장편 답사기이자 장대한 인문학적 보고서다. 고독과 고립의 공간인 섬에서 거역할 수 없는 사나운 바다와 거친 바람이라는 숙명적인 제약에 온몸으로 맞서며 미역줄기처럼 질기게 살아온 섬사람들의 치열한 생존의 역사와 일상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새로운 과거 혹은 오래된 미래로서의 섬의 모든 것을 수집하고 변모를 추적한 농축된 자료이기도 하다.
《섬문화 답사기》 <진도 제주편>은, 총 8권으로 기획한 ‘한국 섬총서’ 프로젝트의 장중한 서막을 열어젖힌 첫 번째 권 <여수, 고흥편>과 <신안편>, <완도편>에 이은 네 번째 권이다. 진도로 대표되는 진도권에 있는 섬들과 제주 본섬과 그에 딸린 9개 섬의 일상과 자연에 맞선 투지를 기록한 이 책은 새로운 해양문화의 보고서이자 섬의 미래를 탐색한 자료집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저자

김준

저자:김준
스물두어살무렵격렬했던소작쟁의의뜨거운기억을품고암태도를찾아갔던것이처음이었다.타자로서접근했던섬은발길이잦아지면서섬과섬사람에대한사랑으로바뀌었다.섬은거대한바다위에버티고선,작지만큰또하나의뭍이었고,작은우주였다.그공간에서섬사람들은파도와바람으로일상을빚고김과미역으로삶을엮으며살고있다.그런삶의풍경에매혹되어섬과바다를떠돈지어느덧서른해가다가온다.어느샌가자신의삶까지어민들의생태시간에맞춰지고있다.봄에는숭어를잡는어부가되고,여름에는민어를찾았다.가을에는낙지를찾아갯벌을헤매고,겨울에는널배를타고꼬막을캐는아낙이되기도했다.섬이품고있는가치,그곳에사는사람들의삶속에깃들어있는지혜,뭍에서파괴된오래된미래가바다에있을것이라는확신으로갯살림과섬살이의지혜를찾고있다.그것이미래세대에게지속가능한지구를물려주는일이라생각하기때문이다.최근《한국어촌사회학》《김준의갯벌이야기》《어떤소금을먹을까》《바다맛기행》《섬:살이》《물고기가왜?》《섬문화답사기》(여수고흥편,신안편,완도편)라는책을출간했다.지금도갯벌과바다,섬과어촌을찾아그가치를글과사진으로기록하고있다.지은이는지속가능한사회를위한오래된미래가섬과갯벌에있다고굳게믿는‘섬의남자’다.

목차

서문|섬씨오쟁이를꿈꾸다

전라남도진도
1육지를닮고싶다|진도본섬,진도읍
2당신들이있어행복합니다|진도소리여행
3물은생명이다|진도읍저도
4죽기전에하는상여굿|지산면소포리
5섬마을,멸치공장이되다|지산면장도,불도
6고산선생님덕분에먹고살제|임회면굴포만
7영등할미,초가집을슬레이트로바꾸다|회동마을신비의바닷길
8가을꽃게,서망항이다|임회면남동리서망항
9‘돈섬’의영화는어디로갔나|의신면금호도
10신비의바닷길,뭉게구름이걸렸다|의신면모도
11섬주민은없고외국인만남았네|의신면상구자도와하구자도
12작은섬,진도를살린다|의신면접도
13톳으로먹고사는섬|조도면혈도,송도
14그는왜섬지기가되었을까|조도면주지도
15감옥살이가싫어서섬에산다|조도면양덕도
16작은섬살이|조도면광대도
17섬이품은큰뜻,인간이알까|조도면가사도
18‘섬놈’으로태어난게죄지|조도면성남도,소성남도
19누가진짜섬사람일까|조도면내병도,외병도
20숭어,빨래줄에걸리다|조도면옥도
21섬을떠난사람들,고향에들다|조도눌옥도
22저섬에도사람이살아요|조도면진목도,갈목도
23거친파도와바람에기대어산다|조도
24갱번은논입니다|조도면독거도,탄항도,혈도
25상괭이,멸치어장을배회하다|조도면슬도포구
26작은멸치,섬을살리다|조도면죽항도
27아이들교육을위해미역밭을샀다|조도면청등도
28닻배소리는파도소리에묻히고|조도면나배도
29전화받으세요|조도면관사도
30이장봉급으로준갯바위|조도면소마도
31집도사람냄새를맡아야한다|조도면모도
32섬은쑥밭,바다는톳밭|조도면대마도
33바다는평등한삶을원한다|조도면관매도
34미역이선창을덮다|조도면동거차도
35바다가거칠어사람이산다|조도면서거차도,하죽도
36이번겨울에도미역섬안녕하겠지|조도면맹골도
37등대도외롭다|조도면맹골죽도
38할머니,밤새안녕하셨어요|조도면곽도

제주특별자치도
39바람의섬,밭틀길을걷다|제주도가파도
40걸으면서느끼는돌과바람그리고여자|북제주군우도면‘쉐섬’
41절해고도에나를유배시키다|마라도
42상서로운섬,천년을기억하다|비양도
43섬을비워라|차귀도
44바람도쉬어간다|추자면상추자도
45제주를닮지않는제주의섬|추자면하추자도
46물질하는재미에시름도잊었다|추자면횡간도
47섬산다고무시해|추자면추포도
48한라산이아름다운것은
49물은바다로흐른다
50정성은등에지고온다|송당본향당
51제주인은오름으로간다
52벗이여!잠녀여
53사라져가는제주의흔적들|바다에기댄‘더불어삶’
54제주목사,왜‘낭쉐’를끌었을까,탐라국입춘굿
55돌소금,그비밀을찾아서
56유배의땅에핀꽃,수선화
57동백꽃에물들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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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인명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아름다운그곳이치열한삶의현장이다

“섬놈으로태어난게죄지.”섬에서저자가종종듣는다는이말은섬사람들의억센숙명을대변하는넋두리일것이다.어디배불리먹을쌀만부족했겠는가.먹을물이부족해섬사람들은물을찾아섬을떠나기도했다.물론항상외로웠던건아니다.멸치가어망가득히걸리는날은섬전체가불야성을이루었을것이다.그런데도지금은유인도이기는한데멸치철이아니면사람이없다.삶의흔적은고스란히남아있으나인기척이느껴지지않는곳,그것이우리의섬들이다.섬의숙명을떨쳐버리기위해아이들을육지로유학보내고부모는이리저리애를태운다.바다가있어삶을영위하지만바다때문에숙명을거부하고싶은것이섬사람들의삶이다.그렇기에섣불리과학기술만으로섬살이를이야기해서도안되고어쭙잖은지식으로바다를,섬을안다고나서면안된다.
아직도고산윤선도의은덕을기리기위해정성껏제사를올리는임회면굴포리,신비의바닷길이열리는회동마을과모도,옛날에는조기잡이로부자섬이라는소리깨나들었던금호도,멸치잡이가성한의신면접도,손가락섬이라는이름이잘어울리는주지도,남쪽을찾던새들이잠시쉬는모양이라‘새섬’이라고불린조도등모두비슷한섬살이로보이지만하나하나들여다보면특별한이야기가,가슴찡한사연을간직한섬들이다.그곳이아름다워서도찾아가야하지만여전히사람들이있고삶의치열함이있기때문이다.

울돌목의거친물소리가진도남도소리와어우러지다

섬이지만갯내음이없는진도는금골산,첨찰산,여귀산,백야산,지력산등크고작은산이바다로내려뻗으며산과언덕을이루고있는곳이다.그곳에서밭을일구고갯벌을메워쌀농사를지으며살아왔다.작은섬과어촌에잡리잡은갯사람들은미역농사를짓고톳을뜯으며물고기도잡았지만진도에는밭농사,쌀농사가많았다.섬이크기도하지만간척을많이했기때문이다.금호도,모도,주지도,청등도,관사도등진도를몸섬으로둔작은섬들을두고진도사람들은‘갯것왔냐’고큰소리치며위세를떨쳤다.그래도진도에서는여전히양식어업이성한데,김,미역,톳,어린전복양식으로변해왔다.진도곽으로명성이높은자연산돌미역은독거군도,맹골군도,거차군도등조도지역의크고작은섬에서생산되고있으며,특히전복치패양식은전국의60여퍼센트를생산하고있다.
하지만해남우수영을통해진도에차들이무시로드나들기시작한것은1984년이다.진도대교가놓이면서진도의문화는육지문화와섞이고충돌을통해변화했다.간척한큰농지가생기면서농업문화가형성되고관광객과외지인들이들어오면서유흥문화도유입되었다.진도대교를통해진도의겨울대파,겨울배추도육지로나갈수있게되었다.
진도를찾는많은이들은소리를들으러온다.바로울돌목과아리랑이다.울돌목은해남에있는전라우수영과진도의벽파진사이에흐르는물이바닷길을엮고푸는곳이다.‘조선사람은호랑이가무섭다고하는데,일본사람들은우-소리가무섭다고했다’는말이나올수있었다.바로그거센물살이있는곳이다.지금은우수영의흔적만남은망재에서옛수군들은목포바다와진도울돌목을망보았다.그리고이순신의명량해전이펼쳐졌던것이다.
진도아리랑은민족음악이며,민속음악이다.섬사람의삶을잘표현하고있어남도민요를상징하기도한다.진도민속은모두진도인지리와소포리에서출발했다고할수있다.무형문화재로지정된진도북춤은소포리에서,씻김굿,다시래기,만가등은인지리에서시작되었기때문이다.인지리는진도민속과무형문화재와관련된조공례,박병천,신영희등많은인물을배출한마을이다.또소포리는검정쌀의원조마을이자진도북놀이,진도만가,강강술래,남도들노래,소포걸군농악을보유하고있다.지금도일곱개의자생전통민속보존회가삶의소리와가공되지않은다양한전통민속을보전전승하고있다.

생태와문화속에서얻어낸섬사람들의지혜

돌과바람,여자가많아삼다도라불리던제주도에는제주몸섬말고도가파도,우도,마라도,비양도,차귀도,상추자도,하추자도횡간도,추포도등이있다.바람의섬인가파도에서여자들은걷기시작하면물질을배웠다.지금은청보리밭이관광객을부르고있지만예전에는보리밭보다갯밭에서얻는소득이더많았다.뭍으로시집을가도가파도의‘바당’만한곳이없었다고한다.제주편에서저자는고민이많았다고한다.많은사람들이제주를연구했고관련책들도여전히쏟아지고있으니,새로운해석을더하는것도계면쩍은일이고또한권을보태는것은아닌지에대한우려였다.그래서제주몸섬에대해서제주를바라볼때꼭생각했으면하는몇개의주제를선별하고제주를둘러싼작은섬들을소개하였다.

섬을다니는일은녹록치않다.물때에따라계절에따라시시각각변하는바다때문에발목이잡힌적도많았다고,어느날은등대지기와지새우고어떤때는하루를꼬박배위에서보내기도하고섬에묶여옴짝달싹하지못하는때도있었다.하지만그때마다따뜻한밥한그릇나눌줄알고정겹게술잔을내밀줄아는섬사람들의넉넉한인심에힘을얻었다고한다.또한바다의선물에감사할줄알고뭇생명에게도음식을나누는지혜를지닌섬사람들의모습에항상감동한다고한다.하지만그가섬을걷고주민을만나고그들삶을기록하는것은생태와문화속에서얻어낸지혜를씨오쟁이에담아두려는것이다.씨앗을갈무리하려는것이다.
화산섬을일구며제주를지켜온제주사람들의지혜,일만이천신이사는제주에대해저자는무한한애정을표한다.
“지금은섬살이근본은말할것도없고,잊고왜곡된우리글뿌리도,우리음식원형도제주에서찾지않으면안될형편이다.자꾸제주다움이육지와비슷해지는것이안타깝고속상한이유다.운명으로받아들이지만운명을삶으로바꾸는것도섬사람이다.씻김굿,들노래,아리랑,다시래기등진도의민속과소리가감동을주는것도이때문이다.죽은자를불러산자를해원케하는진도씻김굿의지혜도이런바다에서태동한것이리라.세계유산으로지정된제주해녀,세계농업유산밭담,오래된포구와원담,집안에들여놓은우영팟,몸국등제주인의삶과지혜는끝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