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게임탐정꿀딴지곰
그시절오락실로우리를강제워프시키다!
레트로게임계의40년차‘고인물’이자네이버지식인에서제일가는게임탐정으로꼽히는꿀딴지곰이4년만에신간으로돌아왔다.신작《꿀딴지곰의동네오락실게임대백과》는1970년대후반부터2000년대초반에이르는시기에소년들의가슴을뛰게했던‘동네오락실명작게임’을정리한가이드북이자추억모음집이다.전작이아케이드부터콘솔까지폭넓게다뤘다면,이번에는오락실이라는흥미로운공간에집중해이야기를펼쳐간다.
수십년간레트로게임을파고든저자의열정덕분에이책은단순한게임가이드에머물지않는다.오락실의흥망성쇠를온몸으로겪은저자의추억이한국아케이드게임의역사를소환한다.오락실키드였던사람은누구나책장을넘기는순간,그시절희로애락이교차하던오락기앞으로강제워프가될것이다.
공감100%에피소드로추억하는
8090오락실의문화와풍경
저자는한국오락실게임의태동기인1970년대후반과1980년대초반을관통하는게임을소개하며책을시작한다.해수욕장구석이나동네상가계단밑에덩그러니놓여있던아케이드캐비닛을기억하는지를물으면서말이다.흑백CRT모니터에컬러셀로판지를층층이붙인‘스페이스인베이더’,커다란핸들을돌리며박진감넘치는자동차경주에손에땀을쥐던‘스피드레이스’등저자는한국아케이드게임의태동기를마치어제일처럼생생하게소개한다.
물론게임이놓여있던당시‘공간의풍경’까지묘사한다는점이이책의백미다.동전하나가아쉬워동전교환기구멍에몰래손을넣어보던아이의모습,엄마가언제들이닥칠지모른다는불안감에도오락기레버를놓지못하다엄마손에끌려나간일화등을읽다보면어느새우리는그날의기억과감정을되돌아보게된다.
또한플라스틱장판같은덮개,일명카바로만든조악한합판기통이90년대에등장한크라운203같은세련된폼팩터로발전하는과정을정리한글에서는한국아케이드기기의발전사를실제로우리가경험해봤다는사실에묘한감정이들기도한다.당시어른들의눈에는어둡고음습한불량청소년의온상이었을지몰라도,동전하나를쥐고학교가끝나자마자뒷골목으로달려가던우리에게오락실은최고의놀이터이자아지트였기때문이다.
아케이드게임329종전격해설
고전게임고인물의날카로운분석
《꿀딴지곰의동네오락실게임대백과》는갤러리슈팅게임부터90년대를풍미한대전격투게임과리듬액션게임까지,수백종의게임을소개한다.런앤건,종스크롤슈팅,퍼즐,벨트스크롤액션등당대오락실을지배했던게임들의장르별변천사가꿀딴지곰특유의해학적인입담과얽혀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
외계인과싸우는갤러그와갤럭시안,성룡영화를멋진액션게임으로구현한스파르탄X,찰진타격감과거대한스프라이트로벨트스크롤액션게임의역사에한획을그은캡콤의파이널파이트,극악의난도로동전을앗아가던코나미와타이토의명작들,3D폴리곤의시대를연세가의버추어파이터와남코의'철권'등이책곳곳에서반갑게우리를맞이한다.저자는시대를풍미한명작들이어떻게게이머들을매료시켰고후속작에어떤영향을미쳤는지를마니아의전문가적식견으로풀어낸다.단순한리뷰가아니라당대게임계의기술력과트렌드를예리하게꿰뚫어보는저자의문장은꿀딴지곰이왜최고의게임탐정인지를보여준다.
게임을공짜로하는꼼수?
오락실에는금기가있었다
오락실좀다녀본사람은동네마다얍실이,쨉실이,야비등으로불리던게임꼼수를분명기억할것이다.이책은당시오락실에서암암리에전수되던꼼수와비기를소개한다.갤러그에서적기한마리를살려두고15분을버텨상대의공격을무력화하는비기부터,뉴질랜드스토리에서벽을뚫고워프를타서오락실주인아저씨가목덜미를잡도록만든비기등이생생하게기록돼있다.게다가하이퍼올림픽의기록을단축하기위해쇠자나플라스틱캡슐뚜껑을튕겨대며오락기패널을너덜너덜하게만들었던일화나,스트리트파이터2에서춘리의무자비한잡기기술로저자가우쭐대던에피소드들은재미와향수를동시에자아낸다.
저자의유년시절부터20대초반까지를다룬이책은오락실이화려했던전성기를지나,어떻게우리곁에서서서히사라져갔는지그씁쓸하고도필연적인쇠퇴또한꼼꼼하게짚어낸다.90년대후반혜성처럼등장한스타크래프트와함께동네오락실키드들이하나둘PC방으로발걸음을옮기던풍경,손에익은조이스틱대신마우스와키보드를선택한그시절의일들이저자의담담한필치로그려진다.물론소니플레이스테이션과세가새턴등비약적으로발전한가정용콘솔기기가오락실의입지를어떻게흔들었는지도언급한다.
동전하나로영웅과전사가되던
마법같은시간을소환하다
저자가고백하듯이제오락실은동네골목에서자취를감추고휴양지나테마파크의한구석에나존재하는옛유물이돼버렸다.따라서누군가에게오락실은별의미없는장소이며,이책은지루한박물관같은것일지도모른다.하지만책에담긴수백종의게임과추억담은그시절이‘마법같은시간’이었음을새삼알려준다.우리는동전하나로빼어난탐험가,용감한전사,칭송받는영웅이되는놀라운경험을했으며,친구들과함께게임으로우정을쌓는그순간이당시에는영원할것만같았다.
비록현실의오락실은사라졌을지라도,이책은우리마음속에깊이새겨진그마법같은순간을다시금생생하게소환한다.그렇기에《꿀딴지곰의동네오락실게임대백과》는1980~1990년대의추억을공유하는아케이드키즈를향한헌사이기도하다.오락실문화를선도했던명작부터,이제는이름조차가물가물한게임들까지빼곡하게채워넣은이책을펼쳐보자.조이스틱을거칠게꺾으며손가락이부르트도록버튼을연타했던기억,동전하나로느꼈던그순수한설렘이그립다면말이다.어느새잊어버린설렘과기쁨을다시한번느끼기위해코인을넣을시간이다.INSERTCO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