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행사건단죄하는,독자가대신위로받는‘대리만족소설’
옴니버스식구성,여러개의사건모아한편의작품이뤄
교사를하면서소설세계에입문한후,다수의작품을발표해온조정희작가의신작.조정희장편소설《휴양림49일》은49일간벌어진각종악행사건들을단죄하는속시원한스토리가전개되어독자가대신위로받는‘대리만족소설’이다.사회에존재해서는안될빌런들을처단하는내용의이소설은옴니버스(Omnibus)형식을띠고있으며,‘악행’이라는주제를중심으로여러개의짧은사건들이한편의작품을이루었다.
소설의시작과끝‘휴양림’,49재(四十九齋)의미담은‘49일’
학폭가해학생,갑질주민,투자자꾄사기꾼등빌런처단
소설의시작과끝은숲속의오두막,즉‘휴양림’이다.여기서‘49일’은49재(四十九齋)를암시한다.사람이죽은뒤7일마다일곱번씩명복을빌어주고49일째에치르는불교식제사의례인49재는죽은이가그동안에불법을깨닫고좋은다음세상에서사람으로태어나기를비는제례의식이다.
《휴양림49일》은약50일동안세상에서벌어지는,악당들의죄를단죄하는다양한상황들이묘사되는데악행을저지른자들을회복불능의상황으로까지만들어버린다.그것도누가,어떤방법으로해결했는지세상은전혀모른다.오리무중에빠진수사기관과국민은추측만할뿐이다.
단죄대상은학교폭력가해학생들이나필리핀거점취업사기단우두머리,고양이를화살로쏘며동물을학대한사회부적응자청년,수단방법을가리지않고정적몰이에만몰입하고법위에군림했던못된정치인,아파트경비원을폭행하며집요하게괴롭힌갑질주민,가해자측과은밀한거래로피해자의변호를포기한비리변호사,청산유수언별술로투자자를꾄사기꾼등사회곳곳의빌런들이다.
주인공최지왕,‘나를지탱하고,움직이고,사용하는자’
49일동안일어난사건들을따라악행,강제종료되다
주인공최지왕.“나는‘왕’이다.”지왕스스로쓰기로한별명이다.‘나를지탱하고움직이고사용하는자’란의미다.사실은,‘자신의몸을자신의의지대로쓰지못하고죽은자’의한풀이용이름일수도있다.결국숲속오두막에서미라로발견된,죽은지50일정도지난남자시신이이를암시한다.
소설속에서사건을접한한경찰관은농담처럼이런말을한다.
“귀신이사람을폭행할수는없잖아요.그런데이건귀신이사람을폭행한증거라할수밖에없어요.도저히일어날수없는일이지만말입니다.하지만온갖사건사고를마주하다보면귀신이사람일에간섭을좀했으면싶을때도있거든요.법으로도어떻게할수없는범죄자도분명있으니까요.”
벅찬49일동안일어났던사건들을따라악행이강제종료되었다.독자들의울분을속시원하게해소하였다.내가아닌,주인공‘왕’이그역할을대신하였다.
좀더과감하고파괴력있는작품,독자에게통쾌함선사
“귀신은뭐하나,저런놈안잡아가고…,바로그런심정”
《휴양림49일》은그간조정희작가가내놓은소설과는사뭇다른느낌의작품이다.연인간의사랑또는이별,현실을뛰어넘는가족간의사랑그리고사람이야기등이주류를이루었다면이번작품은좀더과감하고파괴력이있다.읽는이로하여금통쾌함을선사한다.내가하지못한것을히어로가나타나해결해주는듯하다.그래서독자가대신위로받는‘대리만족소설’이라해도어색하지않다.
“돈으로언론을조종하고,돈으로여론을조성하고,돈으로사람을흔듭니다.그말은,돈이없으면,언론의죄를입고,여론의매를맞고,사람에배신당할수도있다는말이지요.참분통이터지는일”이라고말한저자는“억울한누명에죽고,일을잃고,가정이파탄난사람들.두눈뜨고그런일을보고만있어야한다는무력감을떨쳐버리기위한방법이이것밖에없었습니다.귀신은뭐하나,저런놈안잡아가고,바로그런심정이라고할까요.정말그런일이일어나면좋겠다는간절한마음이만들어낸망상이라고하겠습니다.그래도쓰는동안스스로위로받는시간이었습니다.”라고덧붙였다.
사회안전망에대한불안감,악당들이착한사람들보다잘사는세상속에서연이어발생하는사건전개,이를따라잡는조정희작가만의생생한필치로그려낸긴장감넘치는이소설이독자들의마음에쌓여있던우울함과불안감,긴장감등을해소하는카타르시스를불러일으킬지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