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원 이광수 : 민족을 구하려 악인이 된 외로운 영웅

춘원 이광수 : 민족을 구하려 악인이 된 외로운 영웅

$20.00
저자

박인영

저자:박인영
1975년서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1년간의인턴십을마친후,1976년도미(渡美)하였다.미국에서내과및신장내과수련을거쳐신장전문의로개업해환자들을돌보았으며,현재는버지니아주에서은퇴생활을하고있다.

목차

나는왜이책을쓰는가?
1.춘원과그의시대
2.대한민국에서가장용서받지못하는죄
3.‘기울어진법정’에정의는있는가?
4.법과정의
5.춘원의삶,링컨의삶
6.노예해방과정에서의링컨의변신(變身)과타협
7.춘원의일생
8.춘원을비난하는사람들
9.춘원의첫단편《사랑인가(戀か)》:비판의시작
10.2·8독립선언:변절인가아니면우발적변덕인가
11.상해로부터의귀국(1):변절의낙인
12.상해로부터의귀국(2):변절의낙인
13.귀국:수난(受難)과타협(妥協)과이중(二重)의삶
14.민족개조론:간절한호소,격렬한반발
15.동우회사건:살신성인(殺身成仁)의전향(轉向)
16.창씨개명:친일/반일의이중성의본보기
17.친일청산:판도라의상자인가
18.《친일인명사전》:‘인간’과‘진실’의실종
19.춘원의반일과친일(1):그모순의사실과진실
20.춘원의반일과친일(2):변절의전(前)과후(後)
21.사상전향과적극친일:회피할수없는선택
22.학병출정권유와애국충정(衷情):역설(逆說)의진실
23.춘원은과연민족을배반했던가:해방후밝혀진진실들
24.춘원의정의(正義):폭주하는전차의딜레마
25.원효대사:춘원의자화상(自畵像)
26.이분법적(二分法的)사고(思考):진실의색깔은회색이다
27.친일,반일:회색의이념들
28.인물의평가:관점과잣대의문제
29.최명길과이완용:항거와항복과민족의보존
책쓰기를마치며
부록1춘원이광수저작총람(總覽)
부록2춘원이광수(春園李光洙)선생약전(略傳)

출판사 서평

춘원이광수의진짜얼굴

저자는이광수가변절자로낙인찍히게된결정적지점을1937년'수양동우회사건'으로지목한다.일제는중일전쟁을앞두고민족운동단체인동우회회원181명전원을투옥하고잔혹한고문을가했다.도산안창호마저옥고끝에순국한후지도자의책임을떠안은이광수는감옥에서신음하는동지들을구하기위해어쩔수없는결단을내린다.그는스스로일제에굴복하는사상전향서를제출하고동우회를자진해산했으며,그대가로1941년동지들의무죄석방을이끌어냈다.저자는이광수의이러한선택이일신상의영달을위한것이아니라,오직민족의지도자들을구출하기위해자신의명예를십자가처럼내던진비극적희생이었다고분석한다.그리고저자는그고통스럽고처절한희생의흔적이책표지에실린두장의사진에고스란히남아있다고말한다.

이책표지에는두달의시차를두고찍힌춘원의얼굴이나란히실려있다.1937년6월,《문장독본》을출간하며안경을쓴채지적인문인의자태를뽐내던이광수의모습과불과두달뒤인1937년8월일본경찰에게고문을받아삭발을한채한없이어둡고수척해진모습이다.저자는이극명하게대비되는두컷의사진을,책의얼굴인표지에반드시담아달라했다.이외모의변화야말로춘원이감내해야했던시대의폭력과참혹한고통을가장직관적으로대변해준다는이유에서였다.

이처럼저자는이미널리알려진친일행적들역시당시의역사적상황속에서다른관점으로다시들여다볼필요가있다고주장한다.
이광수에게쏟아지는가장뼈아픈비판인'학병지원권유'역시마찬가지다.일제의무자비한보복으로부터청년들과그가족을보호하기위해눈물을머금고한선택이었다는것이다.당시는학병지원을거부할경우본인은물론가족들까지철저히탄압받고가혹한노동현장으로징용되는절망적인상황이었다.이에이광수는어차피피할수없는병역이라면,차라리군사훈련을받아장차독립군의지도자로활약할수있는실력을기르는것이낫다고판단했던것이다.훗날당시의비정의성과반민족성에대한재판이일제가아닌광복된조국의법정에올려진것만으로도만족했다는이야기는잘알려지지않았다.
이렇듯저자는일제강점기말기수많은독립운동가와민족지도자들이감옥에갇히고조직이해체되던상황속에서,이광수가고민했던선택들을집중적으로관찰하고분석했다.그리고당대인물들의증언과기록을토대로,이광수가민족지도자들의생존과석방,민족문화의보존을위해스스로모든비난을감수하는길을선택했을가능성에힘을실었다.
물론이러한해석은논쟁적일수밖에없다.그러나저자는오히려그렇기때문에이광수를다시읽어야한다고말한다.역사속인물을영웅아니면악인으로만규정하는순간,우리는그시대를이해할기회를잃게되기때문이다.

이책은이광수의친일문제만을다루지않는다.『무정』과『흙』을통해근대문학의기초를놓고,한글문장과근대적서사형식을정착시키는데기여했으며,민족계몽운동에앞장섰던그의공적또한함께살핀다.오늘날우리가사용하는한국어문체와근대적글쓰기문화의형성과정에서이광수가차지하는비중을다시생각하게만든다.

『춘원이광수』는결국이광수개인에대한책인동시에,우리사회의역사인식에대한책이기도하다.독자는책장을넘기며단순히이광수를다시평가하는데그치지않고,역사와인간을바라보는자신의기준역시돌아보게된다.
저자는이광수를완전한영웅으로도,완전한악인으로도그리지않는다.대신그를시대의거대한폭풍속에서고뇌했던한인간으로발자취를따라가볼뿐이다.그리고독자들에게묻는다.
"만약당신이그시대를살았다면,과연어떤선택을할수있었겠는가."
이질문이야말로이책이오늘날독자들에게던지는가장강력한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