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보이지 않는 손 (10개의 숫자로 보는 인류의 미래)

인구의 보이지 않는 손 (10개의 숫자로 보는 인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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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말로 우리의 미래는 끝난 것일까?” - 인구 위기를 다시 바라보다

“세계사를 통틀어 유례없는 수준”, “지구상에 한국만 아이를 낳지 않는다”, “흑사병보다 더 치명적인 인구 붕괴가 코앞에”, “아이 대신 반려견 유모차가 더 많다”
이러한 표현들은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문제, 그중에서도 저출산 현상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출산율이 0.7명대에 머무르는 국가,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진 골목, 폐교되어가는 시골 학교의 풍경은 많은 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미래는 이대로 끝나버린 것일까?

『인구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인구라는 개념을 단순한 수치나 위기 담론의 프레임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적 흐름과 사회 구조의 변화, 개인의 인식 전환 등을 포괄적으로 살피는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독자 스스로가 그 답을 찾게끔 한다.
저자

폴몰런드

폴몰랜드(PaulMorland)는전세계인구와인구변화를연구하고이를주제로글을쓰며강연하는저자이자방송인이다.그는스코티시헤럴드로부터“영국최고의인구학자”로,메르카토르로부터“세계적인인구학권위자중한사람”으로평가받았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학업을마치고,런던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저서로는『인구공학:인종갈등과인구전략(DemographicEngineering:PopulationStrategiesinEthnicConflict)』과『인구의힘(TheHumanTide)』등이있다.
특히『인구의힘』은인구변화가어떻게국가의운명을좌우하고세계사의흐름을바꾸는지를심도있게다루고있다.이책에서몰랜드는인구통계가정치,경제,사회적변화에미치는영향을분석하며,미래의인구동향이가져올도전과기회를탐구한다.

목차

들어가는말
1.영아사망률
2.인구증가
3.도시화
4.출산율
5.고령화
6.노년
7.인구감소
8.인종변화
9.교육
10.식량
결론.내일의사람들
감사의글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아이에대한인식의변천

과거농경사회에서아이는단순한존재가아니었다.다섯명,여섯명의자녀를두어도절반정도만이살아남는시대였다.따라서“아이를많이낳아야한다”는명제는희망이아니라생존을위한전략이었으며,노동력확보를위한필수요소였다.아들다섯이면밥굶을일이없다는말은농사일에아이들이곧‘일손’이라는인식이반영된대표적인표현이다.이러한배경에서우리는여전히아이가첫돌을맞이하면성대하게‘돌잔치’를여는문화적관습을이어가고있다.‘돌’은단순한생일이아니라,살아남았음을축하하는의식의흔적이기도하다.

출산에대한정부의메시지역시시대에따라극적인변화를보여왔다.1950년대에는“3남2녀로5명은낳아야죠”라는다자녀장려구호가있었던반면,1970년대에는“딸아들구별말고둘만낳아잘기르자”는인구억제슬로건이전국에퍼졌다.그리고21세기에들어와서는“아빠,혼자는싫어요.엄마,저도동생을갖고싶어요”와같은문구로전환되었다.이는시대에따라변화해온아이에대한인식의흐름을잘보여준다.

아이의수는곧사회의구조를바꾸어왔다.1970~80년대에는초등학교가과밀화되어오전반,오후반을운영했으며,유치원입소경쟁이치열하고교실이부족해신축과증축이반복되었다.반면,오늘날에는학급수가줄고소규모학급운영이기본이되었으며,일부지역에서는학교통폐합이일상화되었다.아이가줄어든다는것은단순히출산율의문제가아니라도시의인프라,교육정책,지역경제전반에영향을미치는구조적요인이된것이다.


엄마라는존재도변해왔다

‘엄마’의의미또한시대에따라달라졌다.과거에는집사람,색시,마님이라는호칭이자연스러웠다.이는가부장적사회질서속에서여성을위치시키는표현들이었다.오늘날에는과장님,대표님등직책중심의호칭이나이름뒤에‘님’을붙이는식의수평적호칭문화가일반화되었다.이는여성의사회적지위가변화했음을상징하는언어적지표다.또한과거의여성교육은가사와재봉,타자등에한정되었지만,오늘날여학생들은물리학,컴퓨터공학수업을자유롭게수강하고대학진학률에서도여학생은남학생을앞질렀다.

‘엄마’라는존재역시더이상출산과양육만을담당하는존재가아니라,독립적인사회구성원이자교육과경제활동의주체로인정받고있다.이러한인식의변화는단순히출산율저하의‘이유’가아니라,우리가주목해야할사회의진화이기도하다.


저출산,한국만의문제일까

흔히들“한국은세계에서유일하게아이를낳지않는나라”라고말하지만,이역시오해다.사실세계적으로도출산율하락은보편적인흐름이다.저자는“불임의초승달지대(InfertileCrescent)”라는개념을소개한다.이는스페인에서싱가포르에이르기까지유라시아대륙의광범위한지역이대체출산율이하의출산율을유지하고있음을뜻하는표현이다.이지역을도보로걸으면한번도출산율이‘대체출산율(여성당자녀2.2명)’을넘는땅을밟지않을수있다는것이다.

1960년대초싱가포르여성들은평균5명이상의자녀를낳았다.그러나불과20년뒤,그수치는2명미만으로급감했다.스페인역시1980년대초부터여성1인당자녀수가2명이하로내려갔으며,1990년대후반에는출산율이1명에가까워졌다.독일은수십년간출산율1.5명이하를유지해왔고,이민유입이없었다면인구는지속적으로줄었을것이다.


그래서우리는어떻게되는가?

이미많은변화가우리삶속에스며들었다.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의조영태교수는저서『인구는내미래를어떻게바꾸는가』에서흥미로운예를제시한다.김광석의노래〈서른즈음에〉가발표된1990년대초,대한민국의중위연령은27세였다.즉,사회의정중앙에있는사람의나이가서른언저리였고,서른은곧어른을뜻하는나이였다.하지만오늘날대한민국의중위연령은45세를넘어섰다.다시말해,서른이되어도사회적으로는여전히‘어린축’에속하게된것이다.이는단순히나이문제를넘어서,세대구조와사회인식의근본적변화를시사한다.


혁명이나내전도인구분포의산물

전쟁이나혁명도사회의인구구조가젊을수록일어날가능성이높다.

1917년혁명직전의러시아는젊은이들의나라였다.혁명지도자레닌은50세가안되었고,스탈린과트로츠키모두40세도채되지않았으며,혁명세력의요직상당부분을20대가차지했다.

서구사회에서는1960년대후반,1차베이비붐세대가청년기로접어들었을때전후불안이가장심했다.시민권운동,베트남전쟁반대시위,대학가의격렬한시위들이미국을비롯하여전세계적현상이었다.우리나라의4.19도1961년이고,프랑스의68혁명은1968년이다.

스튜던트파워니플라워파워니하는용어들을만들어내며온세계가들끓어오르던당시미국인의중위연령은30세가채되지않았다.지금미국의중위연령은40세에가까워졌다.여전히대학캠퍼스가반대의견의중심지이긴해도,예전처럼폭력시위는별로일어나지않는다.

중국도마찬가지다.문화대혁명은파리와버클리의청년혁명과거의같은시기에벌어졌고,당시중국의인구구조는상당히젊었다.1960년대들어유아사망률이급격히떨어지면서중국의중위연령이20대초반에서10대후반으로내려갔다.마오는젊은층을공략해당내기성세력을약화시키고권력을유지하려했다.선생·교수는폭행을당하거나목숨을잃었으며,관료와공무원도‘혁명’이란명분아래잔혹하게공격받았다.이는중·장년층을상징하는‘낡은방식’을파괴하려는움직임이었다.하지만지금현재중국인의중위연령은미국과비슷한30대후반이고꾸준히고령화가진행되는중이다.앞으로중국에서무슨일이벌어질지몰라도,또한번의문화대혁명은일어나지않을것이라고확실하게말할수있다.

어떤강대국이우위를점하든지난수십년동안큰분쟁이거의없었던건,주요강대국들이모두고령화되었기때문이라는분석도있다.일부학자는이를‘팍스아메리카나게리아트리카(PaxAmericanaGeriatrica)’라고부른다.


『인구의보이지않는손』이던지는메시지

『인구의보이지않는손』은이러한복합적인인구문제를단순한위기의서사로만그리지않는다.오히려저출산을포함한인구변화가우리삶에어떠한영향을미치며,우리는이문제를어떻게새롭게이해하고창의적으로대응할수있을지를성찰하게한다.인구는단지숫자의문제나국가정책의영역에국한되지않는다.그것은우리의삶,가치관,가족관계,사회구조전반을관통하는거대한힘이자,보이지않는손이다.

이책은독자로하여금인구라는거대한흐름속에서자신만의위치를찾고,앞으로의미래를보다명확히설계할수있는실마리를제공한다.저출산이라는단어가지닌절망의어조너머에,새로운사회적가능성과인식의지평을여는통찰이바로이책에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