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세계의 일상성 (수정판)

현대세계의 일상성 (수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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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상성 이론의 오리지널이며 고전 『현대세계의 일상성』
일상성은 보잘 것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똑같은 지하철, 늘 보는 똑같은 사람들, 루틴한 업무들, 전망이 보이지 않는 미래. 쳇바퀴처럼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매일 매일.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 사고도, 재난도 당하지 않고, 가족이 아프지도 않고, 편안하고 안온하게 하루를 보냈다는 것, 그런 나날들이 무심하게 계속되고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하고 엄청난 일인가? 그리고 이런 날들이 죽 이어져 장대한 역사가 된다는 것. 일상성의 위대함이다.
저자

앙리르페브르

(HenriLefebvre,1901~1983)
1930년에공산당에입당하여1958년당에서축출될때까지프랑스공산당의이론가중의한사람이었다.사회학자로서현대사회의구조를연구하여이를‘소비조작의관료사회’(Sociétébureaucratiquedeconsommationdirigée)로명명하고‘부르주아이데올로기에의한인간소외’가오로지영구문화혁명에의해서만극복될수있다고주장했다.
초기에는마르크스의사상에관심을기울였으나말년에는고도산업사회에서정보화사회로나아가는현대사회의특징들에주목하여일상성의문제,도시문제,인공지능의문제를집중적으로연구했다.
보드리야르,조르주페렉등의정신적스승으로알려져있으며,특히보드리야르의『소비의사회』는『현대세계의일상성』을원형으로하여좀더구체적인예들과함께논의를전개시킨것이다.
저서로는『기만된의식』,『변증법적유물론』,『합계와나머지』,『일상생활비판Ⅰ,Ⅱ』,『현대성입문』,『철학자마르크스』(MarxPhilosophe,1964),『메타철학』,『언어와사회』,『테크노크라트비판』,『도시에살권리』(LeDroitàlaville,1968),『현대세계의일상성』,『침입-낭테르에서정상까지』,『역사의종말』,『농촌에서도시로』,『도시혁명』,『구조주의를넘어서』,『차별화선언』,『마르크스사상과도시』,『연극을위한세개의초고』,『자본주의의살아남기』등이있다.

목차

2022년개정판서문6
2005년개정판서문10
1990년역자서문17
용어해설(用語解說)30

제1장하나의탐구와몇개의발견제시
1.반세기동안에…48
2.철학과일상의인식66
3.첫번째단계,첫번째계기90
4.두번째단계,두번째계기108
5.현사회를어떻게명명해야할까?119
6.그러니까(1950년에서1960년사이에프랑스에서)무슨일이일어났는가?143
7.제3기,1960년이래149

제2장소비조작의관료사회
1.결집과모순156
2.불안의근거174
3.상상속으로의네걸음183
4.몇개의하위체계들에대하여201

제3장언어현상
1.참조대상의몰락224
2.메타언어(m?talangage)250
3.익살264

제4장공포정치화일상성
1.공포정치의개념278
2.글쓰기와공포정치292
3.형식이론(되풀이)325
4.입구344
5.간단한대화348

제5장영구문화혁명을향해서
1.첫번째결론354
2.강제의철학과철학의강제362
3.우리의문화혁명367
찾아보기372

출판사 서평

일상성은보잘것없다.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다.똑같은지하철,늘보는똑같은사람들,루틴한업무들,전망이보이지않는미래.쳇바퀴처럼무의미하게반복되는매일매일.그러나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다는게얼마나축복인지.사고도,재난도당하지않고,가족이아프지도않고,편안하고안온하게하루를보냈다는것,그런나날들이무심하게계속되고있다는것,얼마나행복하고엄청난일인가?그리고이런날들이죽이어져장대한역사가된다는것.일상성의위대함이다.


미지근하고느슨하고무기력하여아무존재감이없지만그러나끈질기게지속되는일상성의완강한역량을이길힘은이세상에아무것도없다.흥분되고생동감넘치는카니발의축제도,목숨받쳐이룩한혁명의전율도한순간이지나면여전히또다른나른한일상으로이어질뿐.일상성을이긴건고작하루또는몇달뿐이다.


이런일상성을발견한것이프랑스의사회학자앙리르페브르다.일상성이란도시적이고현대적이라는것,광고,상품,여성,자동차등이일상성의주요요소라는것을그는『현대세계의일상성』에서기호언어학적도구를사용하여보여주었다.1969년의일이다.


나는1990년에이책을한국어로번역했고,2005년에수정판을냈으며,금년에다시개정판을낸다.다소난해한원서의글쓰기를최대한살리면서좀더가독성을높이는문장들로변환시켰고,기호언어학의용어해설을파격적으로쉽게바꾸었다.


혹시독자들은책을읽으며“이건누구나아는얘긴데...현대인이기호(記號)를소비한다는걸누가몰라?”라고말할지모르겠다.르페브르의일상성담론이우리시대우리사회의심층을이루며깊숙이스며들었다는얘기다.

또누군가는보드리야르의『소비사회』와똑같은내용아닌가,의아해할지모르겠다.맞다.앙리르페브르의제자인장보드리야르는『현대세계의일상성』과똑같은문제틀속에좀더풍부한사회적예시들을집어넣어『소비사회』를썼다.르페브르의『현대세계의일상성』은그러므로일상성이론의오리지널이고,고전이다.

저자앙리르페브르는일상성속의광고,소비,자동차,여성등의문제를언어학적으로분석함으로써현대성을예리하게비판한프랑스의사회학자이다.1990년번역된이래『현대세계의일상성』은현대성에관심을가진한국의많은광고전문가와지망생들에게반성적성찰을제공했고,또한편으로는마르크시즘에경도되었던젊은이들에게,계급투쟁이론만으로현대사회를이해할수없다는것을인식하게해주었다.
앙리르페브르는가상현실(시뮬라크르)이론으로영화「매트릭스」에이념을제공하는등현대문화이론의가장중요한이론가로떠오른장보드리야르의스승이다.보드리야르는1966년에『사물의체계』로박사학위를받았는데,그지도교수가앙리르페브르였다.보드리야르의『소비의사회』는많은부분에서『현대세계의일상성』과겹친다.한편Oulipo(잠재문학공동작업실)의일원으로실험적인소설을많이쓴조르주페렉도르페브르를사사하며그의영향을많이받았다.명품에대한젊은이들의열광을꼼꼼하게묘사한소설『사물들』은르페브르의일상성이론을그대로소설화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일상성은무엇인가?
일상성은우선보잘것없다.지루한임무,모욕적인인간관계,언제나반복되는사물들혹은상품들과의관계,늘상해결되지않는돈이나욕구와의관계등등.요컨대궁핍의존속이고,부족함의연장이며,박탈,억압,채워지지않는욕망,비천한인생의반복이다.이것이일상성의비참함이다.그러나일상성에는비참함만이있는것은아니다.그속에는온갖창의성과기쁨,쾌락도들어있다.아인슈타인이상대성이론을발견한것도지루한어느일상적하루중에서였고,위대한예술작품이만들어지는것도어느권태로운일상속에서일것이다.그러나일상성의가장위대한측면은그완강한지속성이다.영원히지속되는인간의삶처럼일상성은땅에뿌리박고영원히지속된다.일상에서탈출하여여행을다녀와도,일상의지루함에서벗어나기위해축제를벌여도,그것들이끝나면다시일상성은집요하게계속된다.
재산이많거나권력을잡은상류층에게는지루할새가없다.중간층이하의보통사람들에게만일상은나른한권태그자체다.그들은별다른의식없이게으른포만감속에편안하게하루하루를살고있다.손톱만큼의권력이나위엄도없어서,그들이가진영향력은미미하고,갖고있는부(富)는부스러기처럼작다.자기도모르는사이에상류층에봉사하고있을뿐.그런데그들은뭔지막연하게도둑맞은느낌이다.이미친소비사회에서는소비자역시소비되고있음이어렴풋이짐작되고있기때문이다.그러므로르페브르의소비사회분석은결국계급사회에대한분석이다.


광고
이책에서앙리르페브르는광고가사람들의욕구에정보를제공해주는소박한중개자가아니라우리시대의이데올로기가되었다는것,그리고문학,수사학,미술등예전의예술을대체하고있다는것을씁쓸하게확인해주고있다.과연오늘날의광고는단순히소비자에게상품을알리는매개수단이아니라그것자체를감상하는문화적소비재가되었다.요즘젊은사람들은비디오광고에서영화적인줄거리를즐기고,신문이나잡지의평면광고를회화적으로감상하며,편지체의기업이미지광고혹은보험회사광고카피에서문학적감동을느낀다.그러나아무리예술적감흥을주는문화적1차소비재가되었다해도감동적인문안밑에는기업의이름이나오고,회화작품같은이미지밑에는조그맣게기업의로고가박혀있게마련이다.결국그것은우리에게상품을강제하는교묘한수단일뿐이다.
그러니까정교한광고문안의목표는어디까지나상품의구매를강요하는구체적인부추김일뿐이다.선택할줄아는사람이라면이러이러한상표를선택하라,이기구(가전제품)는여성을해방시킨다.이에센스는좀더당신곁에가까이있다,등등.TV의드라마와뉴스중간에끼어드는명령들은이부추김이어디까지가는지를잘보여주고있다.당신은편안하게당신집에있는데그집에는작은화면(화면에의해전달되는메시지보다는화면이중요하다고맥루한은주장한바있다)이있고누군가가당신을사로잡고있다.사람들은당신에게항상어떻게하면더잘살수있는지,무엇을먹고무엇을마시며,무슨옷을입고무슨가구를들여놓으며,어떻게살것인지를말해준다.그런식으로당신은프로그래밍이되는것이다.
그러나우리는광고에서벗어날수없다.아침에눈을떠서밤에잠들기까지우리는수백건의광고에알게모르게노출되어있다.그리고광고는모든것을결정한다.현대사회에서모든재화(財貨)는광고적후광이있을때만진정한재화가된다.이때광고란그것이문안이건,이미지건간에기호학적의미에서의기호이다.따라서재화는기호의모습을띠었을때만재화가된다.그러나또한편으로대부분의소비는재화없이단지재화의기호만을목표로삼기도한다.명품을사는사람은단순히면이나실크의원단으로만들어진구체적재화를소비하는것이아니라명품이주는사회적위세의이미지를소비하는것이다.다시말해그는재화를소비하는것이아니라재화의기호만을소비하는셈이다.현대사회에서는인물도광고적후광이있을때만유명한인물이된다.연예인의팬이나정치적유권자들은인물의실체에는관심이없고,다만그인물을장식하는기호만을소비한다.
광고는이렇게엄청난위력을가지고있다.끊임없이우리의실천에간섭하고욕망의한가운데에끼어들며우리사회의언어와문학과사회적상상에침투하고있다.모든분야에서광고의방법을모방하는프로파간다가매우효과적이라는사실을모르는사람은이제아무도없다.근엄한학문의전당이었던대학들도광고전선에뛰어든지오래되었고,나라의장래를결정하는대통령선거에서조차광고가결정적인역할을한다.
광고는상품의이데올로기이면서동시에철학,도덕,종교,미학이예전에차지하고있던자리를빼앗았다.우리사회의지배이데올로기를제공하고,결국그자체가이사회의지배이데올로기가되기에이르렀다.그렇다면‘광고전문가는현대사회의조물주이고,의기양양하게욕망의전략을짜는전능의마술사가아닌가?’라고르페브르는묻는다.

별장,유행,요리,여성,여성잡지
현대사회에서는수많은물건들이실제와상상을가르는문턱을넘고꿈과정서를떠맡는다.그것들은비록구체적으로그리고개인적으로소비되더라도실은상상적인혹은사회적인의미를지닌다.그중의어떤것들은우리를높은신분에올라가게하고,또어떤것들은이데올로기적무게를갖는다.예컨대별장은부동산소유의기회이기도하지만또한편으로는꿈과이데올로기의대상이기도하다.의상(유행하는스타일,값싼기성복과고급기성복)과요리(보통요리,고급요리,축제나잔치의요리)도각기그나름대로각수준의이미지와언어적주석과함께꿈과이데올로기의대상이다.글자그대로상상은일상의한부분이다.모든사람들은매일같이상상을소비하고있다.구체적사물을소비한다고생각하는것은그의착각일뿐이다.
사회적상상의가장극명한예시를우리는어떤영화나공상과학소설에서발견하는것이아니라여성잡지에서발견한다.여성지속에는상상과실재가중복되어들어있다.독자들은지금자기가어디에있는지갈피를잡을수가없다.똑같은책속에사물들에대한정확한정보가있는가하면,이사물들을꾸미는멋진수사(修辭)는그것들을상상의사물로만들어버린다.여성잡지속에는가능하거나불가능한모든옷들이있고,가장간단한것에서부터전문적기술을요하는것까지모든요리와상차림이있으며,하찮은기능을수행하는가구에서부터궁전이나성을장식하는가구에이르기까지의모든가구들,모든집들,그리고모든아파트들이있다.
아름다움,여성성,유행등을떠맡은여성은일상성속에서주체인동시에희생자이며,구매자이고소비자이며,상품인동시에상품의상징(광고에서의심한노출과미소)이다.그런점에서여성은일상성과현대성의가장전형적인요소이다.

자동차
르페브르가현대성의가장중요한요소로자동차를꼽은것은매우흥미롭다.교통의기구이고운행의도구인자동차는그실용성을떠나사회적존재가되었다.정말로특별한이물체는다른어떤것보다더강한이중성을가진강력한이중존재이다.기능적으로분석하자면회전과운행,방향과속도의전환같은기능을가지고있고,구조적으로분석하자면모터,차체,장비등으로파악되는그저단순한기계인자동차는그러나단순히기술적인물체가아니라사회-경제적수단이고환경이며,요구와강제가되었다.즉그것은감각의대상인동시에상징이고,실용적인물건이면서동시에상상의물건이되었다.
우선자동차는등급을야기한다.자동차는사회적신분의상징이고위엄의상징이다.자동차에서는모든것이안락과힘과위엄과속도의상징이며꿈이다.실제사용에기호들의소비가중첩된다.그것은꿈속으로들어간다.소비의기호들과기호들의소비,행복의기호들과기호들에의한행복이서로한데얽히고서로강화되고상호중화된다.자동차는역할들을누적한다.그것은일상성의강제들을요약한다.자동차는중개물또는수단에부여된사회적특권을극단까지밀고간다.동시에자동차는일상에게임과모험과의미를덧붙여줌으로써일상에서벗어나고자하는노력을압축해보여준다.
부상자와사망자그리고유혈이낭자한도로와함께자동차는일상에남겨진모험의한잔재이고감각적인쾌감이며일종의놀이이다.에로티즘과모험을위한알리바이이며,주거와도회적사교성을위한알리바이이다.자동차는사람들의경제적,심리적,사회학적행동을결정하고,스스로총체적물체가되기를원한다.자동차는하나의의미를지닌다.자동차는일상에자신의법을부과하면서일상을공고히만든다.오늘날일상성은크게보아서모터의소음이고모터의합리적사용이며자동차의생산및분배의요구라고르페브르는잘라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