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장루이 미시카, 도미니크 볼통과의 대담)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장루이 미시카, 도미니크 볼통과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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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마르크시즘을 ‘지식인의 아편’으로 규정한
‘참여하는 방관자’ 레이몽 아롱
‘20세기의 산 증인’ 노년의 레이몽 아롱과 68 세대 학자들의 1 대 2 배틀

‘참여하는 방관자’ 레이몽 아롱, 원칙과 소신 있는 ‘지식인의 진짜 참여’를 말하다!

1차대전, 히틀러의 등장, 2차대전과 망명정부, 전후 프랑스의 혼란과 식민질서 재편, 그리고 미·소 냉전까지-격동의 세기를 살아내며 자유주의·보수주의 사상을 정교화하고 전체주의에 맞서 필봉을 휘두른 레이몽 아롱. 이념 때문에 사르트르·메를로퐁티 등 친구들과의 결별도 감수해야 했던 노년의 레이몽 아롱이 젊은 68 세대 학자들과 ‘자유의 승리’와 ‘전체주의의 필멸’을 말한다.
저자

레이몽아롱

저자레이몽아롱(RaymondAron,1905~1983)은프랑스의언론인이자사회학자·역사가·철학자이고,20세기를대표하는자유주의우파지식인이다.파리의유대인가정에서태어나동갑내기장폴사르트르와동기동창으로고등사범학교를졸업했다.히틀러집권직전독일에유학했고,귀국후고교교사와툴루즈대학교수로있던중2차대전에참전했다.독일이프랑스를점령하자런던으로탈출,드골이이끄는자유프랑스위원회의기관지〈자유프랑스〉에합류함으로써언론인의길에들어섰다.종전후1947년부터30년간〈피가로〉지논설위원으로있으면서동시에국립행정학교(ENA),소르본대학교등의교수를겸임했다.젊은시절잠깐좌파운동에참여한것을제외하고는평생전체주의와좌파이념에맞서필봉을휘둘렀다.『지식인의아편』에서서구사회내마르크시스트들을비판하여사르트르,메를로퐁티등과결별했다.『산업사회에관한18개의강의』,『민주주의와전체주의』,『환상적마르크시즘』등의저서가있다.

목차

새국역판을펴내며_박정자
머리말_장루이미시카,도미티크볼통

제1부혼란의프랑스
1_1930년대의한젊은지식인
a)1928년윌름거리~1933년베를린/b)인민전선:좌파는자신들의패배를찬양하기를좋아한다/c)프랑스의쇠퇴
2_어두운시대,1940~1945
a)런던으로/b)드골과페탱/c)홀로코스트

3_해방의환상에서깨어나다
a)프랑스재건/b)정치바이러스/c)얄타,세계분할의신화

제2부민주주의와전체주의
4_대분열,1947~1956
a)냉전의승자는/b)RPF(프랑스인민연합)에참여하다/c)지식인의아편250
5_탈식민
a)알제리의비극/b)드골과탈식민정책/c)지식인과반식민
6_국가간의평화와전쟁
a)핵전쟁을생각한다/b)경제성장과이데올로기전쟁/c)드골,이스라엘,유대인

제3부자유와이성
7_격변의좌익
a)1968년5월/b)네모난동그라미
8_제국들의충격
a)데탕트의환상/b)미제국의쇠퇴/c)중공과제3세계/d)인권은정책이될수없다/e)쇠퇴하는유럽
9_참여하는방관자
a)저술의일관성/b)신문기자,대학교수/c)정치적선택/d)다양한가치

맺는말_레이몽아롱

레이몽아롱의주요저서

역자의말(한국어초판)_박정자

출판사 서평

길거리대신책상에서,깃발대신펜으로
“정직한좌파는머리가나쁘고,머리가좋은좌파는정직하지않다.모순투성이인사회주의의본질을모른다면머리가나쁜것이고,알고도추종한다면거짓말쟁이다.”(『지식인의아편』에서)
좌파의본질을이처럼명쾌하게꿰뚫은말이다시있을까.마르크스주의를‘지식인의아편’이라고일축한레이몽아롱이무려1955년에한말이다.
평생동안강단에서는철학자,역사가,사회학자로서자유주의와보수주의사상을정교화하고,밖에서는언론인으로서전체주의에대항하며필봉을휘두른레이몽아롱(RaymondAron,1905~1983)은‘참여하는방관자(Lespectateurengag?)’를자처한다.지식인으로서빗나간현실에눈감지않되,그참여의방식은깃발이나촛불을들고광장에나가는방식과는달라야한다는그의실천은해방정국,4·19,6·10,그리고최근에는‘촛불’을목도한우리에게도묵직한울림으로다가온다.
프랑스‘앙텐2TV’방송은1980년12월,75세의레이몽아롱과‘68세대’인30대초반의두학자장루이미시카(경제학·언론학),도미니크볼통(사회학자)과의1대2대담을3부작으로방영한다.8개월동안준비하고실행한대담을책에걸맞게다듬어이듬해『참여하는방관자』로출간했다.우리나라에서는1982년『20세기의증언』(박정자옮김)으로소개됐던것을개정판『자유주의자레이몽아롱』(박정자옮김,기파랑,2021)으로새로이내놓는다.

정치적견해가다르면우정을간직하기어려운시대
1905년생,장폴사르트르와동갑내기로파리고등사범학교동기동창인레이몽아롱은20세기전체주의의위협의산증인이다.유대계프랑스인으로태어나10대에1차대전을겪고,히틀러가떠오르던시기청년으로서독일에서철학을공부했으며,2차대전으로프랑스가점령당하자런던의드골망명정부의〈자유프랑스〉지에투신하면서언론인의길에들어섰다.전후프랑스의혼란,소련·중공의위협과6·25전쟁,베트남과알제리의탈식민전쟁,1968년5월,미·소양강의냉전등현대사의굵직굵직한사건들을목도하며반(反)전체주의투사가됐다.6·25전쟁에대한입장차이로친구인사르트르와메를로퐁티,알튀세등으로부터결별당했다.

“요즘세상은정치적선택이다르면우정을간직하기어려운시대인것같습니다.정치란아마도너무나심각하고비극적인것이어서우정이그압력을감당하기어려운가봅니다.나와사르트르의관계에서그것은분명한사실입니다.”(186~187쪽)

아롱과사르트르는만년인1979년에베트남의‘보트피플’인권문제로손을잡으며극적으로화해하지만,사르트르가1980년,아롱이1983년타계함으로써소련과동구권의몰락을보지못한다.

프랑스의단결과자유세계의미래
이책은레이몽아롱이그‘68세대’두젊은학자장루이미시카,도미니크볼통과1980년말에가진TV3부작용1대2대담을책에걸맞게손질해출간한것이다.원제『참여하는방관자』,우리나라에는1982년『20세기의증언』(박정자옮김)이라는제목으로처음소개되었던것을40년만에『자유주의자레이몽아롱』이라는제목으로개정출판한다.
대담당시레이몽아롱은75세,두학자는30대였다.젊은학자들의대담준비와질문은가차없고,레이몽아롱도때로격하게반응한다.

“당신의흥분과열정은여하튼매우상대적이군요.흥분이라고해봤자그것은절반의흥분아닌가요?”(볼통)

“웃음이나오네.들어보시오,나를막몰아붙여서격하게만드는군요.”“내가혐오하는줄뻔히알면서나의글쓰기습관을빌미로나를비난하는당신의태도를이해할수없군요.”“진심으로하는얘깁니까?지금내얘기를다들었고,그리고책을다읽고서도그런얘기를할수있습니까?”(아롱)

“내말씀이다끝나지도않았는데화부터내시다니요.”(장루이)

열띤논쟁의결과는그러나‘상호재발견’이다.미시카와볼통은책서문에서“우리의마음을새삼움직인것은레이몽아롱의따뜻한인간미였다.이대화에서우리는진행중인역사에대한정확한인식과진실을밝히겠다는강한의지를가진한민감한사람을만났다”(24쪽)고고백한다.레이몽아롱도손수쓴결론에서“두명의친구를새로얻었다는말로대화를끝냈으면한다.나는두친구를설득하지는못했으나,그들에게풍요로운회의(懷疑)의정신은불어넣어줬다고자부한다”(482쪽)고화답한다.

한국의586,그40년의지체
대담이듬해인1981년은프랑스대통령선거의해이기도했다.선거에서사회당의프랑수아미테랑이당선되자레이몽아롱은선거후시점에서젊은두학자와의가상문답을새로집필해책의결론으로삼았다.놀라운것은,당시아롱이우려하던현상들이정확히40년지난지금한국에서판박이처럼벌어지고있다는것.

“가난한사람들을부유하게만들기위해서는부자들을가난하게만드는것만으로충분치않습니다.가장엄중한세제도끝내인플레를막지못했습니다.”

“공무원20만명을늘리는데는지금당장은별로비싼값이들지않을겁니다.하지만그국고부담은해가갈수록점점무거워질겁니다.공무원은일의필요도에따라서늘려야지,실업퇴치를위해공무원수를늘려서는안됩니다.일은적게하면서돈은더많이벌게하는방법은있을수없습니다.”

“국가는불의의사고에서자신을보호할수없는사람들만을보호해주고,자신을지킬수단을갖고있는그외의다른사람들은스스로자기문제를해결하도록내버려두어야합니다.기업을통한사회보장자금지출은언젠가한계에이를테니까요.”

“오늘날새로운권력자들은과거의체제를전제적체제로몰아붙입니다.그들은이번의미테랑선거를1944년(한국의경우1945년)의해방에라도비교하고싶을겁니다.새로운권력자들도과거의지배자들이했던것과같은권력남용을하지않기를간절히바랍니다.(이상471~477쪽)

히틀러의극우든스탈린·마오쩌둥의극좌든,전체주의가역사의뒤안길로사라졌거나지리멸렬한오늘,『자유주의자레이몽아롱』은역사를통찰하는혜안과‘우리안의전체주의’에대한경계와더불어,우리사회586의‘40년의지체’를비춰주는거울로다시금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