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을 어떻게 다루나 (북중동맹의 진화와 한국을 위한 제언)

중국은 북한을 어떻게 다루나 (북중동맹의 진화와 한국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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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30년 중국통 기자의 ‘신(新) 조선책략’
2019년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20년 초 세계 각국으로 확산될 때, 한국 정부는 국민의 안전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더 중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대한의사협회가 중국인의 입국 금지를 여러 차례 공식 요청하고 많은 국민들이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청원했지만, 정부는 이 요구를 외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했고, 시진핑 주석은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깊은 우의”를 강조했다.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중국과 한국은 운명공동체”라고도 했다.

그러나 그 후 한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자 중국은 먼저 한국인의 입국을 막았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항의하자, 중국은 “외교보다 방역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중국인이 한국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동안, 한국인은 중국에서 강제 격리되고 심지어 집 출입문이 봉쇄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누가 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듯한 모습에 언론과 야당은 “정부의 중국 짝사랑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가 이런 식으로 중국에 접근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중국의 잘잘못에 관계없이 중국을 향해 구애(求愛)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일까? 베이징 특파원과 논설위원을 지내고 현재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으로 있는 저자는 이에 대해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

지해범

경북상주출생(1959).경북고등학교와서울대동양사학과(1983)를졸업하고육군복무후조선일보사에입사하여(1986)사회부,월간조선부,경제부,국제부기자를거치며중국난징(南京)대학에연수하고,주베이징특파원(1997~2001)과국제부장,논설위원등을지냈고현재동북아연구소장겸〈中文조선〉〈NK조선〉편집인으로있다.한양대언론정보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국제학대학원에서박사학위(2019)를받았다.논문으로“후진타오-시진핑시기중국의대북정책변화연구:비핵화와경제협력정책을중심으로”(박사학위논문),저·역서로『화교네트워크』(1998),『원자바오』(2007),『제국의황혼』(공저,2011)등이있다.

목차

서론-‘북중(北中)관계’알아야‘남북문제’풀린다

제1장-북중관계약사(略史)
1.냉전(冷戰)시기
2.탈(脫)냉전기
3.한중수교이후

제2장-중국의외교전략과한반도
1.중국의대외전략
2.중국의한반도전략과대북정책
1)중국의한반도인식과전략
2)중국의대북정책

제3장-북중동맹은깨졌나
1.성급한북중동맹해체론
2.현상변경의‘이익동맹’이론

제4장-후진타오:중재자에서방관자로
1.후진타오1기(2002~2007)의대내외환경
2.후진타오1기의대북정책:중재자
1)북한의핵도발
2)중국의북한비핵화정책
3.후진타오2기(2008~2012)의대내외환경
4.후진타오2기의대북정책:방관자

제5장-시진핑:심판자에서보호자로
1.시진핑1기(2012~2017)의대내외환경
2.시진핑1기의대북정책:심판자
3.시진핑2기(2018~현재)의대내외환경
4.시진핑2기의대북정책:보호자

제6장-중국의대북경제협력전략
1.경제협력의토대구축
1)동북진흥전략(2003~2020)
2)루강취(路港區)일체화계획(2005~2020)
3)창지투선도구계획(2009~2020)
2.북한의대중경협수용태도
3.북중SOC연결과그의미

제7장-북중경제협력의이해
1.북중경제협력의특징과한계
1)중국대북투자의특징
2)북한의국산화노력과한계
2.북중경제협력의정치적함의

결론-진화하는북중동맹

보론-한국은중국을어떻게다룰것인가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북중동맹은‘해체’가아니라‘진화’하는중

『중국은북한을어떻게다루나』(부제“북중동맹의‘진화’와한국을위한제언”,기파랑,2020)는2000년대이후중국후진타오-시진핑정부의대북한정책을집중분석한책이다.“중국이북한을어떻게다루는지알면중국의한반도정책을읽을수있고,이를통해한국의대중국외교전략도제대로짤수있다”고저자는말한다.
책은먼저북한-중국관계가여러개의얼굴을갖고있다고지적한다.양국이공식적인동맹조약(1961년)을체결하기도전에여러차례전쟁(항일전쟁,국공내전,6·25전쟁)을치르면서‘형제’와같은모습을보였지만,그후미중수교와냉전해체,한중수교등의과정에서는‘이혼직전의부부’나‘흑(黑)사회조직의두목들’과같은거친모습을보이기도한다는것이다.이에따라북중관계의실체를파악하기가쉽지않다고저자는지적한다.가령2000년대초북한이잇따라핵실험을단행했을때중국이이를강력히규탄하고유엔대북제재까지참여하자,국내외많은학자들은“북중동맹관계가깨졌다”는분석을내놓았다는것이다.
저자는그러나이는성급한진단이며,북중관계를겉으로드러나는행동이나거친언사로판단해서는안된다고경계한다.자동차운전자의최종목적지를알려면수시로변하는자동차의방향이아니라운전자의‘의도’를읽어야하는것과마찬가지로,북중외교의실체를파악하려면그때그때달라지는양국의행동이아니라양국지도부의전략적의도를읽어야한다고강조한다.

“중국과북한이보이는이중적이고모순되는행동조차도어떤목표를향한의도된행위라고본다.즉,중요한것은목표와의도이지,과거의약속이나드러난행동만은아니다.국가지도부는국내외환경변화(A)에따라→국가목표를달성하려는의도를가지고→국가정책(B)을수정한다.즉,A와B사이에국가지도부의‘전략목표와의도’가개입되며,그것이최종적으로외교행위로표현된다.그것이상대국에대한‘연루’든‘방기’든,결국‘의도’는하나인것이다.중요한것은국가지도부의‘의도’를읽어내는일이다.”(79쪽)

책은중국지도부의대북외교의‘본심’을읽기위해중국의‘대북비핵화정책’과‘대북경제협력정책’이란두가지측면에서접근한다.중국공산당의공식문건과국무부의발표내용뿐만아니라,중국지도부가공식·비공식자리에서한발언과6자회담장에서보인태도,미중지도자들의회고록,황장엽·태영호(태구민)같은고위탈북자의증언등을종합하여다음과같은두가지결론에도달한다.
첫째,중국은북한문제를미국과의전략적대결구도에서판단하며,이에따라북한(나아가한반도전체)에대한영향력확보를대북외교의최우선목표로설정하고있다.이원칙은중국의한반도외교에서다른어떤목표보다우선한다는것이저자의판단이다.북한이2차핵실험을단행한2009년중국의후진타오정부는중앙외사영도소조를열어,‘북한비핵화’보다‘북한정권의안정’을중시하는결정을내린것이결정적증거라고저자는지적한다.

“당정지도부가참석한이회의에서대북전략에대한논쟁이벌어졌고,최종적으로‘북핵문제와북한문제를연계시키지않는다’는방침이정해진것으로알려졌다.이는북한의비핵화보다북한의안정을더중시한다는의미이다.”(117쪽)

이원칙에따라,중국은미중관계가좋을때는북한비핵화를위한국제사회의행동에동참하지만,미중관계가악화되면곧바로대북압박강도를줄이고북한에대한경제지원을늘리는등김씨정권의안정에힘을쏟는다는것이다.후진타오정부가북한핵문제에대해‘중재자’에서‘방관자’로,시진핑정부가‘심판자’에서‘보호자’로태도를바꾼원인도여기에있다고저자는말한다.
둘째,2000년대들어북한의잇따른핵실험으로국제사회가대북경제협력과투자를줄여나갈때,중국은오히려중앙과지방정부차원에서대규모대북경협프로젝트를진행했다.동북진흥전략(2003~2020),루강취(路港區)일체화계획(2005~2020),창지투(長吉圖)프로젝트(2009~2020)가그것이다.그결과2000년24.7%에불과했던북한의대중국무역의존도는2010년83%로늘어났고,2018년에는95.6%로치솟았다.이에따라북한은중국의경제지원과협력없이는몇개월도버틸수없는허약한경제상황에직면했다.북한이외치는‘자력갱생’도실은‘자력(自力)’이아니라중국의힘(中力)에의지한‘중력갱생’이나다름없다는것이다.중국은북한의핵보유로대북군사적영향력은약화되었으나,3대경협프로젝트를통해경제적으로북한을움직일수있는강력한지렛대를확보하게되었다고저자는말한다.
중국은시진핑시대‘중화민족의위대한부흥’이라는‘중국몽(中國夢)’을실현하고자한다.그목표는2050년미국과대등한초강대국으로의도약이다.이를위해서는최소한아시아에서미국의힘을넘어맹주의자리를차지해야한다.중국은이과정에서경제력과국방력등종합국력을강화하는것외에도북한이라는‘동맹’을더욱필요로한다.북한역시한반도에서자신들이꿈꾸는미래를열어가기위해한국에주둔중인미군을철수시켜야한다.
저자는이를미국의정치학자랜달슈웰러의‘이익동맹이론’으로설명한다.슈웰러모델에서한반도이해관계국가운데미국은현상을유지하려는‘사자’,중국은현상을타파하려는‘늑대’,북한은강대국간힘의틈새를엿보는‘자칼’,한국은사자에편승하려는‘양’으로분류된다(80쪽).이이론에따르면중국(늑대)은한반도에서미국(사자)을몰아내고새로운동북아질서를만들기위해북한(자칼)을포용하고지원한다.즉,중국과북한은‘한미동맹의해체’라는공통의목표를추구하는‘이익동맹’이된다는것이다.북중동맹은과거에는‘군사동맹’의성격이강했다면,21세기에는‘군사-경제복합동맹’으로성격이바뀌고있다.저자는이를‘북중동맹의진화(進化)’라고규정한다.

중국은한국원하는대로움직이지않는다

중국이북한을이렇게관리한다면,자연히‘한국은어떻게대응해야하나?’란물음이나오지않을수없다.책은이문제에1개장(章)분량과맞먹는보론(補論)을할애했다.
저자는‘우리가중국을어떻게다루어야할지’알려면,먼저‘중국이한반도를어떻게다루는지’파악해야한다고말한다.중국은과거1천년이상한반도를자신들의변방속국으로간주해왔으며,한반도에대한영향력을잃으면중국본토가위태로워진다는역사적교훈을기억하고있다고저자는지적한다.임진왜란과한일합방,6·25전쟁이모두한반도로부터시작되어중국에화를미쳤다고보기때문이다.이에따라중국은한반도에대한영향력을확보하는것에한반도외교의최우선목표를둔다고저자는말한다.동시에중국은아시아에서미국중심의질서를중국중심의질서로바꾸고자한다.
이러한외교적목표와전략을가진중국은자연히한반도문제에서한국이원하는대로움직이지않는다.미중간무역전쟁이시작된2018년이후,북한이핵을포기하지않았는데도불구하고중국의시진핑주석이김정은위원장을5차례나만나양국간‘피로맺어진우정’을확인한점이이를말해준다.심지어트럼프와김정은의하노이정상회담때중국은김정은의전용열차가안전하게중국땅을통과할수있도록온갖뒷바라지를다했다.중국은북한의비핵화보다대북영향력강화를더중시한다.
상황이이런데도한국정부가“중국을통해북한을움직일수있다”고생각한다면큰착각이라고저자는지적한다.중국은철저히자신들의국익을위해행동할뿐이며,그것이한국의국익과결코합치하지않는다는것이다.자존심강한북한역시중국의간섭을싫어하며,그것을아는중국은한국의요청대로결코행동하지않는다.
결정적으로,중국은한국주도의남북통일에결코협력하지않을것이다.인구7,500만의‘자유민주통일한국’은장래중국에위협이될수있다고보기때문이다.

원칙있는외교,한미동맹,기술적우위견지해야

그렇다면,한국은어떻게해야중국을움직일수있을까?
저자는먼저“원칙있는외교만이중국을움직인다”고강조한다.원칙있는외교란,‘어떤나라에대해서도우리의영토와주권,자유민주정치체제,인권과법치의가치,국민의생명과재산을지킨다는점을명확히하는것’이다.아울러국가지도자와정부,국민이행동으로이원칙을지키려는강력한의지를보여주어야한다.이원칙이무너지면어떤나라도한국을존중하지않는다고저자는강조한다.
‘원칙있고강단있는외교’가효과를본사례로저자는중국어민의서해불법조업에대한실탄단속을든다.중국어민들은한중수교이래오랫동안서해에무단진입하여해양자원의씨를말리는싹쓸이불법조업을해왔다.한국해경의단속에중국어민들은칼과낫등흉기를들고저항하여한국해경의생명을앗아가기도했다.이에2016년한국정부가베트남·러시아등외국사례를참조하여중국어선의선체에실탄조준사격을가하는단호한조치를도입하자이때부터중국인의불법조업이크게줄었고,중국정부도이에대해더이상문제삼지못했다.명분을가진원칙있는외교만이중국을움직이고국익을지킨다는것을보여주는사례라고저자는말한다.
이와관련,저자는북한문제등특정외교사안에서중국의협조를얻겠다고한국정부가중국에‘저자세외교’를취하는것은어리석은행동이라고강조한다.중국은북한핵개발,한미동맹,군사력증강등의문제에서한국의전략이익과근본적으로다른이해관계를갖기때문에,한국이저자세를취한다고해서한국의요청을들어줄리만무하다는것이다.그러한저자세외교는오히려중국의경멸과과도한요구만부를뿐이라고말한다.
대표적으로사드배치와관련,박근혜정부의‘3무(無)정책’과문재인정부의‘3불(不)약속’은우리의군사주권을당당히행사하지못하고중국의눈치를본‘저자세외교’였다고저자는비판한다.한국이중국의경제보복을두려워해중국의사드보복을WTO(세계무역기구)에제소하지못한것도나쁜외교선례를남긴것이라고저자는지적한다.2017년이후3년이나중국의경제보복을받았음에도한국경제가큰영향을받지않을만큼한국경제는튼튼하기때문에중국의보복을두려워할필요가없다고강조한다.
저자는또한한국이종합국력에서강한중국을움직이려면중국이가장두려워하는미국을활용해야한다고말한다.즉,한미동맹은한국이가진소중한전략적자신이기때문에쉽게포기해서는안된다는것이다.
저자는2017년미국을방문한시진핑이트럼프에게“한국은사실상중국의일부였다(Koreaactuallyusedtobeapartofchina)”고말한점을들며,한미동맹은중국의한반도에대한영토적야욕을견제하는데도반드시필요하다고강조한다.한미동맹은또한현재한국인이누리는자유민주정치체제와경제적풍요의바탕이기때문에이를포기하는것은한국의미래에엄청난재앙으로다가올수있다고경고한다.해방이후미국과손잡은한국은세계10위권의경제력과3만달러소득을달성했지만,중국과손잡은북한은일인당소득1,400달러의세계최하위권에머물러있다는사실이한미동맹의가치를증명한다고저자는말한다.
저자는끝으로‘기술력과상품경쟁력의우위’를차지해야중국을움직일수있다고지적한다.

“중국은뭔가얻어낼것이있는상대에게는친절하고공손하다.1992년한중수교이후중국이한국을‘대등’하게대했던기간은중국이한국으로부터배울것이있을때였다.그기간은대략10~15년정도였다.(…)중국이WTO에가입하여대미수출길이활짝열린2000년대들어서자한국기업을대하는중국의태도는달라졌다.한국기업에서더이상얻어낼것이없다고판단한중국지방정부는한국기업에대한면세혜택을줄이고,환경기준을까다롭게적용하고,기업인의약점을잡아공장철수를압박했다.(…)이러한한중관계의변화과정에서얻어야할교훈은,한국이기술과상품경쟁력에서중국보다우위를유지해야하고,확보한경쟁력을중국에쉽게빼앗겨서는안된다는것이다.”(284-285쪽)

중국과의경제협력방식도,중국에공장을지어많이파는낡은방식을버려야한다고지적한다.중국에생산시설을짓는것은우리의기술과경영노하우,판매망을쉽게노출하기때문에중국기업의빠른추격을허용하게된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