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을 바라보며 박정희를 회상한다

북핵을 바라보며 박정희를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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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반도 비핵화’가 연일 화제다. 2018년 들어 북한의 파격적인 평화공세와 함께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3월 초 특사방북이 이루어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회담 용의를 밝혔다. 4월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중 미북 정상회담까지, 북핵(北核)문제가 또 다시 대화국면으로 진입할 조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비핵화’, 과연 실현될 것인가? 이 책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한반도 핵문제, 그리고 박정희

국내 핵전략 권위자인 저자는 한반도 핵문제에서 ‘박정희’를 빼고 이야기하기란 요원하다고 말한다.
“핵문제에 있어 박정희는 핵무장이라는 과도한(?) 목표를 세웠지만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과정에서 감동적인 행적을 보여주었다. 그는 경제전문가였고 핵전문가였다. 비록 핵무장은 당시의 핵질서 구도하에서 가능하지 않았고, 박 대통령의 죽음으로 좌절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저자는 연이은 북한의 무력도발로 온 나라가 뒤숭숭했던 시련의 시대에 박정희의 핵개발 시도는 가난하고 취약한 한국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확실하게 지키기 위한 궁극 처방이었다고 평한다. 핵무기, 화생무기, 미사일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 앞에 한 마리 순한 양이 되어 정신없이 내몰리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방황하며 길을 잃은 지금의 한국 현실에서, 저자가 박정희 같은 지도자의 부재(不在)를 아쉬워하는 것도 일견 당연하다.

한편 미국의 핵무기가 소련의 대규모 참전을 억제하고 중국에 정전(停戰)을 강요하고, 적화통일을 무산시킨 ‘원흉’이라고 생각한 김일성은 휴전 직후 독자 핵보유를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유훈사업’으로 핵무기 개발에 전력한 북한은, 마침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새로운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부상했다.

북핵 대화, 북핵 폐기로 이어질 것인가

북한이 핵대화에 나선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북한은 1990년 비핵화공동선언, 1994년 제네바핵합의, 2005년 9ㆍ19 공동성명, 2007년 2ㆍ13 합의 및 10ㆍ3 합의, 2012년 2ㆍ29 합의 등 적어도 다섯 차례 이상 합의를 파기했다. 2012년 개정헌법에 스스로를 ‘핵보유국’으로 천명하고 2013년에는 ‘자위적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에 대한 법’을 제정하는 등 내부적으로 ‘핵보검 고수’를 선전해왔기 때문에 체제의 특성상 북한이 핵포기로 선회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국제제재로 인해 북한경제가 한계점에 다다르는 시기에, 한국을 이용해야 할 시점에 평화공세를 펴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저자가 북한 평화공세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 이유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의 핵위협에 시달리는 한국, 세계에서 핵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국. “북핵의 그림자가 이미 짙게 드리워진 한반도에서, 한국이 단호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핵노예가 되어 끌려 다니다 결국 북한이 원하는 ‘평화적 주체통일’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저자의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