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 (오늘을 위해 내일을 당겨쓰는 사람들)

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 (오늘을 위해 내일을 당겨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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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에게 온전히 자유로운 시간을 허하라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공평하니까.”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는 이 말.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불문하고 진리인 것처럼만 여겨진다. 일을 목전에 두고 우리는 버릇처럼 말한다. “주어진 시간은 똑같잖아.”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이 진리의 파급력은 실로 엄청나다. ‘모두에게 시간은 공평하다’는 문장은 ‘그러니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와 연결되며, 곧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공정하다’, 나아가 ‘네가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은 네가 게을렀기 때문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게으름’을 비난하기 위해 ‘시간은 공평하다’는 명제를 끌고 들어오기도 한다.
하루 스물네 시간, 일주일 칠 일, 한 달 삼십 일, 일 년 삼백육십오 일. 모두에게 흘러가는 동일한 시간.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정말로 우리는 똑같은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정말로, 정말로 시간은 공평할까?
〈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는 한국 사회를 당연하게 지배하고 있는 명제에 의문을 던진다. 이 책의 저자 양승광은 우리에게 ‘주어진’시간은 같을지 몰라도 우리가 ‘누리는’시간은 공평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출생의 운(luck)이 우리가 마음껏 누려야 할 삶의 시간을 불평등하게 만들었으며, 이 사회는 운(luck)에는 눈감은 채 자유와 공정만을 강조하여 그 불평등을 제도화시켜버렸다고 고발한다.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끌고 나가는 키워드는 ‘자유로운 시간’, 그리고 ‘인간다운 삶’이다.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삶의 다양한 국면에서 ‘생존’과 ‘삶’을 계속해서 대비시킨다. 성남시장 은수미가 책 제목으로 ‘Time to Survive, Time to Live'를 제안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양승광은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크게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쳤던 시간의 불평등에 대해 조명한다.
양승광은 〈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를 통해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처럼 여겨졌던 것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리고 ‘시간은 공평하다’라는 진실 같던 거짓 명제가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노동소득자를 옭아매는 원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등을 날카롭지만 부드러운 특유의 문체로 고발하고 있다.
한편, 이 책의 추천사 또한 주의 깊게 읽어볼 만하다. 정치, 종교, 문학, NGO의 각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각자의 관점을 가지고 추천사를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짧은 추천사들을 통해 그 영역들이 삶과 시간을, 인간다움과 정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양승광

경계인임금노동을통해두딸과아내,스스로의생계를책임지며남는시간과돈으로연구를하고있다.특이할만한것은임금노동의종류가연구가아닌일반사무라는것.그러한이유로내게는가족구성원,임금노동자이외에도사회법연구자라는역할이교차하여부여된다.

가족구성원가족들한테많이미안하다.학위논문을준비하며가족구성원의역할에소홀했던탓이다.다행히도논문을마치고들어갔던육아휴직으로미안함을조금덜어냈다.하지만그만큼통장에는마이너스가불어났다.

임금노동자십여년전,입사원서를넣을때만해도한직장에이렇게오래붙어있을줄은몰랐다.월급을모아다른무언가를시작한다는계획은없었으나,이직장을십년이상다녀야겠다는생각도없었다.하지만아이가생기니이제는빼도박도못할것만같다.조그만녀석들이어찌나많이먹는지….

연구자학교를다니며KTX여승무원,전교조,부양의무,고용보험,산재보험등다양한주제로소논문을썼지만,박사논문주제는청년이었다.그래서누군가가전문분야를물을때마다난감하다.그때그때관심분야가달라지니말이다.연구로생계를책임질것도아니니전문분야를만들어낼필요는없다는,아무도들어주지않을핑계를대고있다.

귀차니스트스스로의취미를공부라고이야기한다.비폭력대화(NVC),회복적정의(RJ)쪽도꽤많은교육을이수했다.시험은싫어하지만공부는좋아한다.하지만친구들은여기에동의하지않는다.몸움직이는걸귀찮아하니취미로삼을만한게공부밖에없다는것이다.나역시여기에대해딱히반박을못하는입장이다.

목차

추천사ㆍ4
프롤로그세상에공평한게있긴할까ㆍ12

Ⅰ우리의시간은공평할까
누구에게나주어진시간은같으니까ㆍ24
시간의성격에대한이야기ㆍ29
인간에게‘시간’은‘삶’과동의어ㆍ38
의미있는시간을보내고싶다ㆍ42
생존이아닌자유ㆍ47
우리가누리는시간은공평하지않다ㆍ51

Ⅱ직장인의시간은어떻게달라질까
근로보다노동ㆍ58
퇴근은왜노동을끝내지못하나ㆍ63
사는곳이삶의시간을결정한다ㆍ72
정신승리가필요하다ㆍ77

Ⅲ비정규직은어떻게신분이되었을까
‘비정규직’이라는단어의존재이유ㆍ90
차별적신분으로서의‘비정규직’ㆍ96
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은공정하지않은걸까ㆍ110

Ⅳ취업을준비하는시간은동일할까
내일을위해내일을당겨쓰는삶ㆍ124
나의아르바이트는왜차별받을까ㆍ131
못먹어도GOㆍ146

Ⅴ게으름과노력,그일란성쌍생아
시간에쫓기면게으른걸까ㆍ158
우리는왜습관적으로비교를할까ㆍ167
게으름과노력은일란성쌍생아ㆍ177

Ⅵ우리는시간의주인이될수있을까
삶을누린다는의미ㆍ188
시간의주인으로산다는것ㆍ193
내게잉여로움을허하라ㆍ202

에필로그제도화된불평등을넘어서ㆍ214
주석ㆍ222

출판사 서평

★성남시장은수미,소설가조해진추천★
시간과정의에대한인문학

여기,중소기업을다니는한회사원이있다.이름은박개미씨.
박개미씨는막퇴근하여집에들어온참이다.씻고저녁을먹자어느새한시간이훌쩍지나갔다.밀린집안일이눈에들어오지만,박개미씨는애써무시하고누워서스마트폰을만지작거린다.어디선가‘남들은퇴근한뒤에도자기계발하느라바쁘다는데.스스로가한심하다.’하는목소리가들려오지만애써무시해본다.내일무리없이출근하려면지금자야하는데.왠지그냥자는것은너무아쉬워서SNS등을뒤적거리다가새벽1시쯤에야잠이든다.지금잠이들면다음날아침너무나피곤할게뻔한데도.
어딘지익숙하다.평범한우리네모습이다.많은이들이이렇게저녁시간을보낸다.우리는퇴근하면씻고집안일을하는게여러모로좋다는걸걸안다.그럼에도불구하고지친몸을일단바닥에누인다.그리고스마트폰을보며‘아,뭐라도해야하는데.이대로잠들고싶진않다.’라고생각한다.
왜이런생각이드는걸까?우리가우리의시간을온전히자유롭게누릴수있는때는바로그때뿐이기때문이다.
우리는하루의대부분을오로지생존을위해서움직인다.그러나이시간들은우리에게아무의미를갖지못한다.왜냐하면그안에는우리개개인의자유가없기때문이다.자유로운시간만이인간이인간답게누리는시간이다.하지만우리는법정노동시간은물론법률상‘휴게시간’으로불리는점심시간때에도,심지어퇴근한후에도노동을끝내지못한채붙들려있다.
그렇다면인간이인간답게누릴수있는시간,이자유시간의길이는과연공평할까?그렇지않다.우리가누릴수있는시간의길이는우리가어디서어떻게태어나느냐에따라서결정되기때문이다

여기,두아이가있다.김민지와박현수.
김민지는일반고등학교를졸업한뒤서울의4년제대학에입학했다.그다지풍족하지않은집안살림에전액장학생을지원했지만탈락했다.대신카페아르바이트를시작했다.강의실에서수업을들은뒤카페로출근하는나날들이이어졌다.김민지의4년이란시간은그렇게노동과공부,그리고빚으로채워진다.
한편박현수는자율형사립고등학교를졸업한뒤김민지와같은대학에들어갔다.김민지가대학생이자카페알바생으로살아가는사이,해외로어학연수를다녀왔고그경력을바탕으로대기업의무급인턴에지원하여합격했다.박현수의이력서에들어갈문구들이착실히쌓여간다.김민지가아르바이트를하면서취업준비를하는동안,그리고그중에서자신을비정규직으로채용한곳을다니며더나은회사의정규직준비를하는동안박현수는무급인턴으로일했던대기업에서정규직으로승진하여경력을착실히쌓아나갔다.같은시기에같은대학을입학했던두사람.과연10년뒤에도둘은같은자리에서있을까?아니,그렇지않다.분명박현수가김민지보다사회적으로우월한위치에있을것이다.
이를두고김민지의노력이박현수의노력보다부족했다고말할수있는가?김민지가더노력했다면박현수만큼,아니박현수보다높이올라갈수있었을까?백퍼센트,그럴수있으리라장담할수있는사람은아무도없을것이다.

김민지와박현수,이두사람의차이는오로지출생에달려있었다.자율형사립고등학교의비싼학비를감당할수있는집에서태어난박현수와4년제대학의학비조차감당할수없었던집에서태어난김민지.이둘의출생을가른것은운이었다.능력도의지도아닌운(運,luck)말이다.이운을배제하고이야기하는공정이과연정의로운것일까?
‘시간은공평하다’라는문장과으레이어지는‘노력하면다된다’혹은‘게으름은죄다’라는말은결과에대한책임을개인에게돌린다.김민지가더높이올라가지못한이유를김민지의노력탓으로돌리는것처럼말이다.

〈우리의시간은공평할까〉의저자양승광은우리에게‘시간은공평하다’라는뻔하디뻔한명제에서벗어나볼것을권한다.앞서말했던‘노력하면다된다’와‘게으름은죄다’라는두문구는사실,선(善)이아니라자본주의사회가추구하는삶의양식에불과하기때문이다.그렇기에우리가우리의시간을오롯이자유롭고잉여롭게쓰기위해서는우리를채찍질하는이런말들에서벗어나야한다.시각을좀더넓혀서시간과사회전체를바라봐야한다.
이책〈우리의시간은공평할까〉는어떻게해야나에게주어진시간을진정한‘나만의시간’으로자유롭게사용할수있는지,그러기위해서는어떤시각으로세상을바라봐야하는지,또이와관련된사회문제들은어떻게풀어나가야하는지에대해조곤조곤말을건네고있다.불편한현실을바꾸자는내용의책은아니다.또어떠한해답을제시하는책도아니다.다만저자는,〈우리의시간은공평할까〉에그냥눈뜨고똑바로,지금의현실을보는데도움을줄수있으면좋겠다,하는바람을담았을뿐이라고말한다.같은것을볼수있다면우리는시간과정의에대해함께이야기할수있을거라고.그리고모든변화는바로대화에서시작된다고말이다.그런것에대해서자유롭게담론을나눌수있는사회는건강한사회고진정으로공정한사회다.

이제다시한나의하루를구성하고있는시간들을바라보자.성과만을요구하는사회의눈이아닌,이세상의중심일수밖에없는나자신의눈으로말이다.그리고어떻게해야내가누리는시간이많아질것인지에만초점을맞추어생각해보자.개인의삶을이루는시간은삶그자체다.우리의삶이끝나는순간시간역시끝난다.우리에게허투루낭비될수있는시간이란없다.더이상다른이를위해,그리고사회를위해소중한시간을이용하지말자.나만이자유롭게누릴수있는시간을,우리자신에게잉여로울시간을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