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증언 (소설로 읽는 분단의 역사)

기억과 증언 (소설로 읽는 분단의 역사)

$13.80
Description
기억되어 역사로 남는다는 것
그리고 말하지 못한 채 문학으로 증언한다는 것
흔히 ‘역사’라고 불리는 것은 어떤 걸 말하는 것일까? 역사는 특정 시점의 특정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말하는 대부분의 이들이 일관되게 말할 때, 그 사건은 ‘공식적인 역사’로 인정받아 기존의 시간대에 편입된다. 그러나 분명히 발생하여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지만, 어떠한 사정 때문에 말해지지 못하여 ‘공식적인 역사’에 포함되지 못한 사건들이 존재한다. 국가가 저지른 폭력이었기에 말하지 못했고, 믿어주는 이가 아무도 없어서 말하지 못했고, ‘빨갱이’로 몰릴까봐 말하지 못했다. 말하지 못했던 것은 오롯이 증언이 되어 문학 속에 안착했다. 왜냐하면 문학은 픽션이니까. 말하지 못했던 것을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말할 수 있으니까. 역사의 빈틈을 헤집을 수 있으니까.

이 책 『기억과 증언』은 역사적 사건인 ‘분단’을 다룬 『태백산맥』, 「순이 삼촌」 등 총 16편의 소설을 통해 공적 역사가 미처 다 기록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여다본다. 다만 전쟁의 기록에만 집중하지 않고, 분단 그 자체보단 분단을 통해 실제 우리네 삶에 일어났던 ‘분단 문제’를 더 깊게 파고들며 그 고통과 상처에 주목했다.
저자

통일인문학연구단

통일인문학연구단은한반도의통일문제를인문학적으로접근하는연구기관이다.통일인문학연구단은통일이남북의정치·경제적체제통합을넘어‘사람의통일’이어야한다고믿는다.미래통일한반도가연대와상생의공동체가되려면,지금부터서로의다름을인정하고차이를이해하는‘소통’과분단이낳은상처를끌어안고원한과증오의감정을내려놓는‘치유’가필요하다고본다.
또통일이미래어느한시점에서이루어지고끝나는하나의사건이아니라통일이후남과북의주민들이민주적으로갈등을조정하고연대하며‘통합’하는세계건설의여정이라본다.

이에통일인문학연구단은지난10여년간통일인문학이라는새로운학문영역을개척해왔다.그리고이제그동안의연구성과를학교교육과사회교육을통해확산시키는데에주력하고있다.일반대학원협동과정으로통일인문학석박사과정을운용하면서실력있는전공자를배출하고있으며,교육대학원에‘통일교육전공’을개설하고소통·치유·통합의패러다임에기초한통일교육을담당할전문가를양성하고있다.또한,학부연계전공에‘통일인문교육전공’을신설하고평화의시대를만들어갈대학지성인을육성하고있다.뿐만아니라지자체및지역도서관과협력관계를맺고각종시민교육프로그램을운용중이다.

목차

머리말·상처난,침묵된,지워진분단의역사를문학과사람으로채워읽다_김종군

1불완전한해방이빚은한국현대사의비극적존재,빨치산_이병수
조정래의『태백산맥』은분단체제의전사를이루는해방정국의숱한사건들을다루면서한반도분단의뿌리와
분단극복의가능성을모색한다는데문학적,역사적의의가있다.『태백산맥』은우리민족의숙원이었던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총체적으로형상화하려한작품이다.

2메마른하늘에울려퍼진민중의소리_윤여환
그동안단순공산주의폭동으로왜곡되고삭제되었던대구10월사건.그러나전명선의「방아쇠」는해방이후
최초의민주화운동으로서9월총파업과대구10월사건을다루고있다.「방아쇠」다시읽기는곧분단의논리에
따라삭제되고왜곡되었던해방정국의역사를제대로기억하기위한시도다.

3순이삼촌의일생으로비극의역사를말하다_남경우
현기영은「순이삼촌」에등장하는순이삼촌의삶과죽음을통해제주4·3이남긴상처그자체를드러냈다.당시
사람들은여전히그때의상처를말하지못한채살아가고있다.그같은상처를또다시겪지않고싶기때문이다.
우리는「순이삼촌」으로제주4·3을끊임없이기억해야한다.

4국가에의해설계된악,국가폭력의시작_김종군
지금까지도‘여순반란’이라명명되는여순사건은국가가공식적으로행한최초의양민학살이었고국가폭력이었다.
드물게여순사건을문학작품으로남긴양영제작가의『여수역』은생존자들의구술과과거사정리위원회의조사자료를바탕으로국가폭력의잔혹성을고발한다.

5골짜기의비탄을기억하라!_김종곤
국민보도연맹사건을다루는4편의문학작품,최용탁의「어느물푸레나무의기억」과조갑상의『밤의눈』과
「물구나무서는아이」,그리고이창동의「소지」를통해당시보도연맹이자신과다른정치적입장과이데올로기를
가진자를철저하게감시·통제·배제하는반민주적기구였다는것을다시한번짚어본다.

6한국전쟁의숨은이야기,마을전쟁_박재인
임철우의「곡두운동회」는마을전쟁의과정과그속에놓인사람들의감정과욕망을잘보여주는작품이다.
전쟁이전부터존재했던갈등과원한이폭력적으로배출된결과물인마을전쟁은한국전쟁시기곳곳에서벌어졌다.
「곡두운동회」속마을전쟁을통해여전히대물림되고있는분단과전쟁,원한과복수의역사를돌아본다.

7전쟁의또다른주체,중국의시각에서본한국전쟁_한상효
전쟁미체험세대인김연수가발표한「뿌넝숴不能說」는‘타자되어말하기’를통해기존세대들과는다른관점에서
한국전쟁을바라보고있다.「뿌넝숴不能說」는한국전쟁시기중국군참전이라는역사적사실을바탕으로역사에는
기록되어있지않은전쟁에참여했던개인들의이야기,그고통과비참함에대해이야기한다.

8회귀본능과심리적애착의공간,고향_곽아람
이호철의「탈향」은실향민으로살던저자가갖고있던고향에대한귀향의식이표출된결과물이다.우리민족에게
있어서고향은삶의터전이자태어나서죽을때까지함께하는공간이었다.그러나흥남철수작전이후발생한수많은
실향민들은살기위해서더이상돌아갈수없는고향에대한회귀본능을억제해야만했다.

9수복지구사람들의끝나지않은전쟁_박성은
이경자의『순이』와『세번째집』,이순원의「잃어버린시간」,그리고박완서의「빨갱이바이러스」는38선을
통해생겨난수복지구원주민들의삶을다루고있다.‘잠재적간첩’취급을받으며상호감시체제아래에서고통받던
이들은전쟁이끝난지수십년이지난뒤에도여전히‘빨갱이’라는꼬리표를단채살아가고있다.

10아버지의죽음으로이어진혈육의끈_전영선
1992년8월,한중수교가이루어지면서이산가족들은북한과국경을접하고있는일부지역에서은밀한만남을갖기
시작했다.이당시를배경으로한이문열의「아우와의만남」은타국의접경지에서이루어진이산가족의은밀한
접촉과현대사의영원한상처로남을분단의아픔을그렸다.

참고자료
〈기억과증언〉을만든사람들

출판사 서평

아픔의역사,분단을소설로다시바라보다

1945년6월25일,한국전쟁이발발한이후우리민족은‘분단’이라는크나큰상처를안은채근75년남짓한세월을살았다.시간이흐르면서이상처는흐려지고옅어지는것처럼보였다.그당시를기억하는이들이점차늙어가면서목소리를잃게되어세상에서잊히는탓이다.
하지만그상처는여전히여러소설속에남아서우리에게생생하게증언하고있다.그때의기억을,그때일어났던사건을,그때입었던폭력의형태와그후유증을.소설은작가가상상하여만들어낸허구의세계로구성되어있지만,오히려그때문에감춰졌던진실과메시지를더직접적으로드러낼수도있다.그렇기에어떤소설은실제역사적사실보다더진실하다.이런지점에서출발한『기억과증언』은우리시대의분단의기억과아픔을당대소설문학을통해들여다본다.

『기억과증언』은조정래의『태백산맥』이나현기영의「순이삼촌」,임철우의「곡두운동회」처럼흔히알려진작품들은물론이고전명선의「방아쇠」나양영제의『여수역』,이호철의「탈향」처럼대중에게잘알려지지않은작품들을통해분단의논리에따라삭제되고왜곡되었던분단의역사를올바르게기억하려는시도를담고있다.
특히지금까지‘여순반란’이라명명되는여순사건과단순공산주의폭동으로잘못알려졌던대구10월사건,그리고중요하게다뤄진적이없었던흥남철수사건이나수복지구원주민의삶,이산가족의삶등을재조명하고있는데이책의의의가있다고볼수있겠다.

“역사를잊은민족에게미래는없다”는유명한말이있다.단재신채호선생이남겼다고전해지는이문장은여러매체에서즐겨인용된다.하지만과연우리가역사를제대로기억하고있다고할수있을까.역사적사건으로서의분단이아닌,그분단을직접겪고사람들의삶을기억하지못한다면우리는과연역사를제대로기억하고있는것일까.『기억과증언』은현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분단의역사가교과서및역사서에박제되어남는것이아닌계속해서기억하고살아숨쉴수있게해야함을거듭강조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