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행복한학교는정말가능할까?
학교에다니는아이들은왜배움보다경쟁을먼저익힐까.교사는왜가르칠수록지쳐가고,부모는왜아이의성장을바라보면서도불안을내려놓지못할까.우리는오랫동안학교를바꾸어야한다고말해왔지만,정작학교가어떤곳이어야하는지충분히상상해보지는못했다.
『세계의대안학교』는“교육이원래이런것이었나?”라는익숙한체념을깨뜨리는책이다.세계곳곳에는이미다른방식으로살아가고배우는학교들이있기때문이다.아이를통제하지않고믿어주는학교,시험대신삶을가르치는학교,민주주의를교과서가아니라일상에서연습하는학교,교실과자연과마을의경계를허무는학교가오늘도저마다의자리에서이어지고있다.
세계적인대안학교의‘현재’를직접만나다
저자전정일은자료를모아세계의대안학교를설명하는데머물지않는다.영국,덴마크,미국,오스트레일리아,태국,일본,네팔,인도네시아,스페인등여러나라의교육현장을직접걷고,교사와학생을만나고,때로는그곳에서생활하며학교가실제로작동하는모습을살핀다.
100년이넘도록자유교육의상징으로이어져온영국의서머힐에서는자유가방종이아니라타인의자유를존중하는책임임을확인한다.덴마크의베스터스케닝케프리스콜레에서는학교와마을이함께시민을길러내는모습을만난다.미국의올버니프리스쿨과클리어워터스쿨에서는아이들이공동체의규칙과문제를스스로논의하며민주주의를살아낸다.
태국무반덱의숲속공동체는상처받은아이를관계와사랑으로회복시키고,일본키노쿠니어린이마을은숲과프로젝트를교과서삼아‘행함으로써배우는교육’을실천한다.네팔에서는배움과영성이만나는장면을,영국슈마허컬리지와인도네시아의여러학교에서는생태와지역,미래의삶을연결하는교육을발견한다.
이책에등장하는학교들은완벽하지않다.재정난을겪기도하고,구성원간의갈등과시대변화속에서흔들리기도한다.저자는그런현실까지숨기지않는다.그렇기에이책이보여주는가능성은막연한이상이아니라더욱구체적이고설득력있게다가온다.
서로다른학교에서발견한하나의믿음,
“아이를믿어도괜찮다”
언어와문화,교육방식은달라도세계의대안학교에는공통된출발점이있다.어린이를아직완성되지않은존재나통제해야할대상으로바라보지않는다는것이다.아이에게는스스로배우고성장하려는힘이있으며,교육은그힘을앞에서끌고가는일이아니라곁에서기다려주는일이라고믿는다.
그래서이곳의자유는책임과연결되고,자치는공동체의삶으로이어진다.학생들은무엇을배울지선택하는데서그치지않고,자신이속한학교의운영과규칙을함께결정한다.나이가다른아이들과어울리고,손과몸을쓰며,자연과마을안에서자신이타인과연결된존재임을배운다.지식의양보다관계맺는능력을,경쟁에서이기는법보다함께살아가는법을익히는것이다.
이책은대안교육만이옳다고주장하지않는다.대안학교의사례를공교육과대립시키지도않는다.오히려세계의여러교육현장을거울삼아,공교육과대안교육모두가되찾아야할교육의본질을묻는다.학교의형태보다중요한것은아이를바라보는우리의시선이며,교육의변화는거창한제도보다한사람을믿고기다리는태도에서시작될수있음을보여준다.
세계를돌아다시한국의교실로
세계의학교를향한저자의여정은한국의맑은샘학교로돌아온다.어린이장터와숟가락깎기,밭일과놀이,걷기여행,글쓰기와공동체회의로이어진맑은샘학교의20년은세계대안교육의철학이우리현실에서도이미살아움직이고있음을보여준다.
또한저자는국제민주교육한마당(IDEC)과아시아태평양민주교육한마당(APDEC)의현장을통해각국의작은학교들이어떻게서로연결되고연대하는지기록한다.특히2027년제주에서열릴IDEC·APDEC공동대회로이어지는과정은한국대안교육이세계의흐름을받아들이는데서나아가새로운교육의가능성을함께만들어가는주체임을보여준다.
『세계의대안학교』는특별한학교를찾는부모만을위한책이아니다.교실에서아이들을만나는교사,학교의미래를고민하는교육관계자,자녀가자기다움을잃지않고성장하기를바라는부모,그리고배움의의미를다시찾고싶은모든사람을위한책이다.
배움은지식만으로이루어지지않는다.사람과사람사이에서,자연과마을속에서,일하고놀고갈등하고화해하는삶의과정에서자란다.그리고교육은결국사람의일이다.이책은경쟁의언어에익숙해진우리에게조용하지만단단한확신을건넨다.
아이를믿어도괜찮다.
학교는지금과달라질수있다.
또다른교육은이미시작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