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많이접하면서도가장제대로배우지못했던성(性)
성은인간에게가장자연스러운본능이다.그런데이상하게도우리는성에대해서만큼은왜곡된정보와침묵속에서성장한다.
누군가는야동으로배우고,누군가는인터넷댓글로배우고,누군가는아무것도배우지못한채관계를시작한다.그결과사랑은있어도,방법은없었다.
『느리고아름답다』는바로그빈자리를채우기위해만들어진책이다.이책은자극적인성매뉴얼도아니고,도덕을강요하는성교육책도아니다.성을둘러싼오해를하나씩걷어내며,몸과마음,욕망과책임,즐거움과안전을함께이야기한다.
특히“삽입전20분”이라는전희의중요성,야동이만든성적강박,동의와거절의기술,관계를오래이어주는후희,피임과청결,디지털시대의성까지,누구나한번쯤궁금했지만쉽게물어보지못했던질문들을현실적으로풀어낸다.
무엇보다이책이특별한이유는‘잘하는법’보다‘함께하는법’을먼저이야기하기때문이다.
요란하지않게.요상하지않게.더깊고즐겁게.
좋은섹스는기술이아니라서로를존중하는태도에서시작된다.상대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고,서로의몸을부끄러워하지않으며,충분히대화하고,천천히맞춰가는과정이다.바로그느림이더깊은즐거움과더건강한관계를만든다.
이책은이제막사랑을시작하는청년에게는든든한길잡이가되고,오랫동안함께한연인과부부에게는잊고있던연결을다시회복하게해줄것이다.
『느리고아름답다』는우리가미처배우지못했던사랑의언어를가장현실적인방식으로들려주는안내서다.
추천사
측은한살들의피어나는기쁨을위하여
어느시인이말했다.“연인의살은측은하다.”라고.
인문학자이며철학자인김영민선생님은[사랑-그환상의물매2004]에서‘측은한에로티시즘’을권한다.
“낮은시선,혹은낮은손가락아래에서보이고만져지는연인의살은측은하다.어떻게보아야할지,어떻게만져야할지도무지알수없을정도로,그살은(절대)타인의손길아래에서너무나쉽게허물어지고왜곡당한다.도대체내연정을증명할수있는살-만지기라는것이있겠는가?도대체연정과살사이의매개를표준화시킬‘화폐’와비슷한것이있기라도하겠는가?그어떤부드러움,그어떤섬세함으로써연정이만지기,보기,그리워하기로환원되는것을정당화할수있겠는가?그살을만지면서대체무슨‘생각’을하고,대체무슨‘마음’을먹어야만내연정의온건함이증명될수있겠는가?혹그것은‘측은한에로티시즘’이되어야하지않겠는가?(나는이시대의파멸을도도한에로티시즘속에서슬몃확인한다.)”
[사랑48-49p]
10여년전나는이책을읽다가‘연인의살은측은하다’라는대목에서그냥멈추어울고말았다.많이,꺼이꺼이울었었다.일단몸부림치며실컷운다음에,다시반복해서글을읽었다.답이보였다.
바로그답이란‘측은한에로티시즘’이었다.‘측은한’의의미는존재론적인의미였다.나의존재,너의존재가총체적인존재이기에‘살’로서다채워질방도가없는것이다.이것은연인,부부,섹스파트너,성매매당사자,범죄자까지도도저히채워질수가없다.이미사람은털이없는몸과마음,정신(영혼)을득템해버린3중적존재이기때문이다.
그래서우리는자신과연인,타인에대해존재론적으로‘측은지심’이있어야한다는것이다.환상적이고불확실한‘사랑의마음’이아니라차라리실제적이고명백한‘측은한마음’이우선적으로필요하다.기술적인오르가즘을넘건말건,존재자체에연민이기초되어야그나마잠시라도‘하나’임을느낄수있지않겠는가?
10년넘게(사)푸른아우성에서함께활동했던3명의후배들이책을만들었다.이3명의공동저자들은수많은상담과현장성교육을해온베테랑들이다.
김영민선생님은젊은지인들과대화를하는중에단서를얻어‘도도한에로티시즘’에서시대의파멸을‘슬몃’보았다고하였다.이후배저자들이성상담과교육현장에서좌절하며몸부림친것은무엇이었을까?어쩌면‘도도한에로티시즘’에서시대의파멸을‘슬몃’이아니라,‘확실히’보았던것은아니었을까?
특히디지털문화속에서‘보여주는것’을기준으로삼다보면어느새자신도‘보여주는삶’으로젖어든다.목표를이루기위한성취도,그냥온몸으로몰입하여성취하는게아니라,그노력의모습을‘보여주는것’에몰입하고,그비교치를기준으로인정과평가에매달리게된다.그래서최근의2030의연구를보면여성의우울증이3배이상급증하고,남성의무력감이기본정서로깔려있다고한다.더‘측은해져가는존재감’이다.그런와중에살들의만남과다룸도더헝클어지고있는것은아닐까?
이런존재감과문화속에서어떤길을찾아야할까?심호흡을하며그래도찾아나서야하지않겠는가?‘살’이있기에살아있는사람인데,그래서‘살’에서출발해야하지않을까?
상담과교육은솔루션의세계이다.40만건이넘는상담의세계에서꾸역꾸역디테일한솔루션을마련해온후배들이,정성들여그솔루션을정리한책을만들었다.‘화폐’와같은,살들의만남을위한표준화된매뉴얼이어디있겠는가?
바로그자리에서만나는파트너끼리만들어내는것이진짜매뉴얼이지않겠는가?이책은그파트너들끼리스스로,그때마다맞춤매뉴얼을만들어보라고격려하면서,참고사항을알려주는조언의책이다.
야동문화가무엇을빼앗아가는지,
속살들의만남을어떻게방해하고있는지,
그조언을보며따져보라고한다.
파트너각자에게걸려있는‘살만남’의장애물은무엇인지살펴보라고,
상대에대해얼마나알고있는지체크리스트를통해확인해보라고,
자신의느낌과요구를어떻게표현하고전달할지,배워보라고한다.
<느리고아름답다>는서로의몸의차이를호기심넘치게탐구하며,순진하게맞춰보면서점점즐거움의깊이를더해가라고방법을알려준다.이모든것을요란하지않게,또요상하지않게,밝은기운에서펼쳐가는책이다.
아무쪼록여러모로존재감이낮아지고우울해지는시대에,서로를그냥측은하게보면서,고운살들을부드럽게쓸어주고토닥여주는것부터시작했으면좋겠다.그래서결국‘측은한살’들이기쁨으로꽃피었으면여한이없겠다.
-구성애(아우성센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