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석, 고요한 울림 2(큰글씨책)

마니석, 고요한 울림 2(큰글씨책)

$25.00
Description
티베트의 이야기꾼 페마체덴,
그가 들려주는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을 만나다
티베트 출신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페마체덴의 단편 소설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포함해 모두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도 줄곧 소설을 썼고, 그의 영화는 대부분 자신이 쓴 소설에서 연유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도 영화로 각색되어 벤쿠버 영화제 및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2018년 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각본상을 받았다.
페마체덴의 소설은 우리를 신비한 티베트의 세계로 데려간다. 그러나 티베트의 ‘다름’을 과장해서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페마체덴의 소설에는 스펙터클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지만,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작가는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잔잔하게 오늘날 티베트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그려낸다. 그 속에는 티베트인의 삶과 죽음이 있고 종교와 사상이 있고 또 일상이 녹아들어 있다.
저자

페마체덴

티베트인으로서작가이자영화감독,번역가이다.
시베이민족대학에서티베트어와문화를,베이징영화학교에서영화를공부했다.
1991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했다.대표작으로는티베트어소설집『유혹?惑』,『도시생활都市生活』과중국어소설집『방랑가수의꿈流浪歌手??』,프랑스어소설『Neige』,일본어소설『영혼을찾아서??智美更登』가있다.그의작품은영어,프랑스어,독일어,일본어,체코어등으로번역되었다.
2002년부터티베트의문화와생활을깊이있고세심하게그려낸영화를만들고있다.대표작으로는〈고요한마니석??的??石〉,〈진파撞死了一只羊〉,〈영혼을찾아서??智美更登〉,〈올드독老狗〉이있다.베니스영화제오리종티각본상,상하이영화제아시아신인최고감독상,중국진지상최고연출가데뷔작상,도쿄FILMeX영화제최고영화상,브루클린영화제최고영화상등을수상하며활발한활동중이다.

목차

2권
오후
타를로
여덟마리양
죽음의색
기억속두사람

해설:티베트의이야기꾼페마체덴그리고활불,돌마,이방인의유비(allegory)들-임대근

출판사 서평

▶묘하게닮은두단어
마술적사실주의와티베트

페마체덴의소설을말하며마술적사실주의(magicalrealism)라는용어는중요하다.『마니석,고요한울림』에서는현실에서이해하기힘든일들,현실의법칙으로설명하기어려운인과를그려낸다.소설속에서티베트는현실적공간이기도하면서판타지적공간이기도하다.
표제작「마니석,고요한울림」에서는마술적사실주의기법이빛을발한다.소설은어디선가들려오는마니석두드리는소리에르싸네가귀를기울이는사건으로시작한다.문득바깥에서벌어지는사건을동기로이야기가흘러가는듯하다.그러나이야기는이내돌아가신아버지와어머니,조각공을꿈속으로불러낸다.죽은조각공이어머니와아버지를위해마니석에육자진언을새기는행위를통해,아들르싸네는부모의죽음에대한의례를치른다.이야기는르싸네의내면에서일어나는사건을판타지로풀어내며독자를마술적사실주의의체험으로이끈다.

▶작품을거니는인물들
활불,돌마,그리고이방인

『마니석,고요한울림』에는수많은형상이등장한다.그러나이들을대표하는인물은셋으로모아진다.바로활불,돌마,이방인이다.
활불은「마니석,고요한울림」,「우겐의치아」,「기억속두사람」에등장한다.활불은덕행이아주높은승려를이르는말로,티베트의고유한역사와문화의정점에있는인물로서티베트의전통을대표한다.그러나활불은고상한체하는존재가아니다.활불은언제나티베트사람들곁에서그들이맞닥뜨린문제를함께고민하고걱정하는인자한존재다.
돌마는티베트불교의대표적인여자보살을지칭하는단어로,「낯선사람」,「오후」,「죽음의색」에등장한다.작품속에서돌마는작품전체에서삶의처처에자리하고있는,그러나우리가알아채지못하고있는우리의욕망을대표한다.
이방인은‘낯선사람’의형상으로등장한다.「낯선사람」의‘낯선사람’은티베트마을에문득나타나마을을휘젓고사라지는사람이다.이방인은티베트마을밖,대도시또는소도시에서들어온다.「아홉번째남자」에서용우파엔이만난트럭기사,잘생긴남자등은모두도시에서왔다.티베트공간에들고나는‘낯선사람’이란존재는티베트바깥의모든이들로상징된다.그들은한족중국인,티베트를행정구역화한공무원,푸른눈의이방인등이다.티베트사람들은이들을처음으로경험하며놀라고두려워한다.그러나티베트바깥사람들은티베트사람들을오히려무언가신비에둘러싸여있는인물들로이해한다.그런의미에서페마체덴의단편집은티베트에대한이해의현실적반영이다.
페마체덴은이처럼활불과돌마,이방인이라는상징과표상을통해티베트사람들의삶과문화,그리고티베트안과밖에서서로를바라보며교차하는시선을그려내고있다.

▶인민과장족사이
티베트인의정체성을말하다

「타를로」에서는대립적일수밖에없는중국과티베트의관계를보여준다.「타를로」에서타를로는신분증을만들러도시에나갔다가다양한낯선사람들을만나면서난생첫경험과마주한다.신분증을만드는행위는티베트의전통과는상관없는일이다.그건중국의행정구역안에사는‘인민’으로서자신의정체성을위치시키는일이다.타를로가티베트바깥에서낯선사람들을만나게되는건자신의정체성을중국이라는공식적인둘레안으로전치하는과정이다.그는행정력이요구하는대로머리를잘랐다가,땋았다가한다.그리고“인민을위해복무하라”라는마오쩌둥의어록을외움으로써‘중국인’으로서자기정체성을확고히한다.

“자네,《인민을위해봉사하다》한번읊어보게.우리경찰들시야좀넓혀줘.”
타를로는경찰들의표정을보면서군소리하지않고거침없이암송하기시작했다.
“인민을위해봉사한다.1944년9월8일,마오쩌둥.우리공산당과공산당이이끄는팔로군,신사군은혁명대오입니다.우리혁명대오는오로지인민의해방을위해,철저히인민의이익을위해일해야합니다.장쓰더동지는우리혁명대오중한명이었습니다.사람은언젠가죽기마련입니다.그러나죽음의의미는모든사람에게같지않습니다.중국고대문학가인사마천은‘인간은언젠가죽는다.죽음은태산보다무거울수도있고깃털보다가벼울수도있다’고말했습니다.인민의이익을위해봉사하다맞는죽음은태산보다훨씬무겁고,파시스트를위해일하거나인민을착취하거나핍박하다맞는죽음은깃털보다훨씬가볍습니다.장쓰더동지는인민의이익을위해봉사하다숨졌으므로그의죽음은태산보다무거울수밖에없습니다.”-「타를로」중에서

티베트사람으로서타를로는낯선사람들과의만남속에서불통의경험을반복한다.그의정체성은흔들리고,티베트의전통은마치그의꽁지머리처럼잘려나간다.중국이라는행정구역의지도가그의삶으로다가올때,그는혼란을경험한다.중국식교육에어쩔수없이함몰돼있는그이지만,그의내면에서우러나는지식과경험은마오쩌둥어록이아니라‘양치기방법론’이다.작품에서는티베트가맞닥뜨린정체성의위기가그렇게그려진다.

▶그럼에도어디에나있는
인간의보편적이야기

소설속이야기는티베트에서일어났지만,사실은우리모두의삶에관해말한다.『마니석,고요한울림』속작품들은‘티베트’라는소재에기대어‘낯선티베트의종교혹은문화’를그럴듯하게다루지않는다.그소재를경유해인류보편의일상적물음인삶과죽음,우정과사랑을진솔하게다루어,인간에대한보편적이야기를담았다.
특히「아홉번째남자」에있는용우파엔의아홉남자에대한이야기는티베트사람들의온갖형상을잘보여준다.이야기는티베트에서일어났지만,사실은우리모두의삶에관해말한다.용우파엔이만난남자들은우리의삶을적나라하게보여주는유비(allegory)다.아홉남자,그러니까인생은각각종교,사랑,재물,타향,외모,섹스,권력,자식,지식을추구한다.
한국독자들에게티베트,티베트소설은낯설다.그러나인류보편의일상적물음을담은『마니석,고요한울림』속작품들은풍부한상징성과문학성을띠면서도독특한티베트사회에대한이야기를담아낯설지만은않은이야기를풀어낸다.그런페마체덴의작품들은한국독자들에게선물과도같은존재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