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끝 조갑상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조갑상 소설집

$16.00
저자

조갑상

저자조갑상은1980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혼자웃기」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다시시작하는끝』,『길에서형님을잃다』,『테하차피의달』,장편소설『누구나평행선너머의사랑을꿈꾼다』,『밤의눈』을냈고산문집으로는『이야기를걷다』가있다.요산문학상,이주홍문학상,만해문학상,서라벌문학상을수상했으며현재경성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소설을가르치고있다.

목차

목차
혼자웃기
폭염
사육
살아있는사람들
바다로가는시간
사라진사흘
그리고남편은오늘밤도늦다
익숙한자는두렵지않다
다시시작하는끝
동생의3년
어윤중
하창기씨의주말오후
은어와바다
사라진하늘
방화
은경동86번지
병들의공화국
해설:진정으로정치적이라는것-전성욱(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끝에서다시피어나는소설의시작
25년만에재출간되는조갑상소설“다시시작하는끝”
소설집『테하차피의달』(2009),장편소설『밤의눈』(2012)등을펴내며활발한작품활동을하고있는중견소설가조갑상의첫번째소설집을재출간한다.소설집『다시시작하는끝』은조갑상의데뷔작「혼자웃기」와‘국민보도연맹’사건을다룬「사라진하늘」을비롯해총17편의중단편으로채워져있다.1990년첫출간된이후25년만에다시만나는중견소설가의처녀작들은작품수만큼이나묵직한삶의이야기를...
▶끝에서다시피어나는소설의시작
25년만에재출간되는조갑상소설“다시시작하는끝”
소설집『테하차피의달』(2009),장편소설『밤의눈』(2012)등을펴내며활발한작품활동을하고있는중견소설가조갑상의첫번째소설집을재출간한다.소설집『다시시작하는끝』은조갑상의데뷔작「혼자웃기」와‘국민보도연맹’사건을다룬「사라진하늘」을비롯해총17편의중단편으로채워져있다.1990년첫출간된이후25년만에다시만나는중견소설가의처녀작들은작품수만큼이나묵직한삶의이야기를전한다.특히재출간본에는등단후두번째로발표한소설「방화」가수록되어「혼자웃기」,「은경동86번지」와함께은경동3부작을이룬다.소설에는고단한삶과그로인해극단적인선택을하는인물들,공간에대한긴묘사,그리고쉬이위로하지않는시선이존재한다.독특한상상력과스타일로무장한소설의홍수속에서오랜만에현실을삼켜소화하는고통을고스란히담은소설을만날수있다.더불어『다시시작하는끝』에서조갑상작가가전하는이야기들을통해다시시작하는삶의모습을만나게될것이다.
▶아비들이살아낸,살아가고있는시간들
그의첫소설집에실린작품들은모두요란한이념과자극적인구호가난무하던시대에쓰였다.그는그시대의소란스러움으로부터조금거리를두고떨어져서자기만의방법으로역사와대면하고있었던것같다.그렇게그는홀로고고하게아버지들과싸우고있었던것이다._전성욱(문학평론가)
소설집에는실로다양한시대의연민과배신을안고있는아비들이나온다.퇴직후안주할곳을잃어버린아버지의삶을보여주는「바다로가는시간」에서부터근대를모색하다처참하게피살된아버지들을볼수있는「어윤중」까지,조갑상소설은다양한시대와사건들을통해역사와시간의잔인함을보여준다.소설이현실을반영하는거울이라고할때,세상을제대로살펴볼수있는것도소설이되어야할것이다.특히수록작「하창기씨의주말오후」는첫대선을앞둔유세현장에본의아니게휘말린하창기씨의봉변을통해민주화의실상과무색무취의중산층의모습을예리하게보여준다.
무색무취의소시민.정치적이거나사회적이라는거창한이름이아니더라도세상살이전반에걸쳐자신의색채나주장을강력하게내세우는게좋은건지나쁜건지또는비겁한건지아닌지는뒤로하더라도,다소애매하게다수의편에서거나중도에서는게살아온경험에비추어그렇게손해본적이없었던것도사실인듯했다.남이비겁하면나도비겁해도괜찮다는식으로,결정적반대나절대적지지도없이그만그만하게살아온인물이바로하창기씨였다._「하창기씨의주말오후」중에서
▶이야기를지탱하는지역공간의힘
조갑상은산문집『이야기를걷다』를통해소설속에등장하는부산의곳곳을직접답사하며그감상을이야기하였다.이처럼작가에게장소는그저인물이사건을펼치는공간으로서만존재하는것이아니라소설의더큰의미를담을수있는그릇이된다.특히작가가20여년을살았던부산동구수정동은「혼자웃기」,「방화」,「은경동86번지」를이끌어나가는데가장큰역할을한다.
구획정리후공터로남아있던기억속의땅에3,4층까지건물들이드문드문들어서있었다.공사중인건물들도눈에띄었다.정류소근방은통행인도드물고어딘가새로개발된변두리처럼엉성하고황량해보였다.본래철도담벽을따라판자촌이들어섰던곳이었는데그가고등학교에입학했을땐가엄청난도시계획의일환으로철거되었다.철도접경지역과언덕바지의불량주택이집중적인재개발대상이었는데,그가살던동네도계획선이어디로그어지느냐에따라서희비가엇갈렸다.결국작은길하나를두고위쪽이철거되었는데그것은자기또래의아이들이말해오던‘우리동네’의뜻을애매모호하게만들어버리고말았다._「은경동86번지」중에서

중편「은경동86번지」에서부산역,은경동,신평,남포동으로이어지는문영호의여정을따라가다보면1980년대의부산이라는공간을만날수있다.근대화라는말로시작된도시재개발은새롭게도시를만든다는시작의의미저편에현재의터를지워야한다는끝의의미를내포하고있다.1980년대부산에는산동네집들의강제철거처럼서민들이고통받는일들이많았다.소설에서는그런현실을은경동이라는가상의공간으로고스란히가져와그시대를살았던사람들의삶과다시금만나게해준다.
▶17편의중·단편이전하는이시대소설의의미
기억이라는게어찌보면인간이다른동물과다를수있는가장큰요건일지도몰라요.어떤기억은지극히슬프기도하지만그런기억을할수있다는것자체부터가행복일수있다는것도알아야해요.길가의돌멩이하나를무심코참으로해서잊혀졌던기억을되살릴수있다는게인간으로태어난행복아닙니까.드러내기조차싫은때묻은기억이있기에사람은아름답게살려고노력할수있는거죠.기억을여러분자신의소중한자산이라고생각해보면좋을거예요._「다시시작하는끝」중에서
과거는기억이라는이름으로현재에남아,다가올미래의시간을그려낸다.전성욱문학평론가는왜우리가다시조갑상의첫책을읽어야하는지에대해“그것은그와함께우리모두가다시시작하기위해서다.(…)그시작을섣부른희망으로응원하는것보다는,그와함께고단한길을걸어가겠다는다짐이더절실한마음이다”라고이야기한다.소설을읽는다는것은재미의영역을넘어지나온시간들을마주하고공감이라는힘을가질수있는행위다.조갑상은소설「사육」과「그리고남편은오늘도늦다」를통해현대사회의비인간적인인물들의불안과속물성을여과없이보여준다.「사육」은경제적으로성공한50대남자와피아노를치고소설을좋아하는20대여자의동거와이별을담고있다.철저한교환가치의셈으로여자를대하는남자는앞으로도결코소설을읽지않겠다고다짐한다.이대목은공감능력이결여된인물의경제적성공이어떤괴물을만들어내는지보여주고있는사례다.「그리고남편은오늘도늦다」에서는남편의퇴근을기다리는아내의근심어린생각들로이야기가전개된다.전셋집에서나와번듯한나의집을갖게되고,전문대교수자리까지오르게된남자.하지만오르면오를수록더높은고지가보이고,언제아래로떨어질지모르는불안에휩싸인다.이처럼조갑상의소설들은우리에게다시금소설의의미를생각하게한다.우리가당연하다고여기는사소한순간에서부터스쳐지나는풍경,지금서있는공간까지소설들속에고스란히녹아있다.작가가끈덕지게붙잡고있는현실의서사들속에서독자는조갑상소설이가지는소설의힘을발견할것이다.
지나온세상을다시바꿀수는없지만제대로살펴볼수있는것만으로위로도되고힘이되었으면하는,그런생각도해본다._「작가의말」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