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의 유령들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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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기어츠 상’ 수상자 권헌익 교수의 베트남 2부작 완결판!
‘기어츠 상’의 수상자 권헌익 교수의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이 출간되었다. 냉전 시대 베트남에서 발생한 잔혹한 폭력과 대규모 죽음의 비극적인 역사를 인류학자의 치밀하면서도 따뜻한 인간적 시선으로 조명해온 권헌익 교수의 이번 책은 1980년대의 경제개혁 이후 베트남 사회에서 뚜렷한 문화현상으로 부각된 전쟁유령에 관한 의례에 초점을 맞추어 베트남 전쟁의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과 기념행위가 갖는 사회적, 정치경제적, 종교적 함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 책은 국가적으로 추모되는 전쟁 영웅도, 가정 내에서 기려지는 조상도 아닌 떠도는 유령을 주제로 삼아 냉전사와 친족 연구 등의 지평에서 독보적 시각을 제시한다. 학술서이지만, 권헌익 교수는 베트남인들의 목소리를 생동감 있고 아름다운 문체로 전한다. 뿌리 뽑힌 유령들을 애도하는 베트남인들의 이야기는 냉전의 양극적 질서가 견고한 한국 사회의 독자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16 경암학술상 인문사회부문 선정도서
저자

권헌익

저자권헌익은사회인류학을전공했으며,현재영국캠브리지대학교트리니티칼리지의석좌교수이다.런던정경대학에서재직했고,서울대학교에초빙교수로있다.시베리아와베트남에서현지조사를했으며근래에는한국전쟁의현재적역사에도관심을두고글을쓰고있다.저서로는『학살,그이후』『또하나의냉전』『극장국가북한』(공저)등이있다.

목차

추천사
감사의말

서론
1장전쟁의유령
2장대규모발굴
3장작전중실종
4장유령다리
5장객사
6장유령의변환
7장유령을위한돈
결론

역자후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전후베트남,떠도는영혼에대한대중적상상과역사적성찰

인류학계의최고상중하나인‘기어츠상’의수상자권헌익교수의『베트남전쟁의유령들』이마침내국내출간되었다.캠브리지대학교의석좌교수인권헌익은냉전시대베트남에서발생한잔혹한폭력과대규모죽음의비극적인역사를인류학자의치밀하면서도따뜻한인간적시선으로조명해왔다.『베트남전쟁의유령들』은1980년대의경제개혁이후베트남사회에서뚜렷한문화현상으로부각된전쟁유령에관한의례에초점을맞추어베트남전쟁의희생자들에대한기억과기념행위가갖는사회적,정치경제적,종교적함의를입체적으로조명한다.
세계석학들로부터“놀라울정도로감동적”,“어떠한학자도시도하지않은방식”,“인류학적통찰의거의완벽하고경이로운예”라는극찬을받은『베트남전쟁의유령들』은뛰어난동남아시아연구서에주어지는‘조지카힌상’의제1회수상작이기도하다.이책은국가적으로추모되는전쟁영웅도,가정내에서기려지는조상도아닌떠도는유령을주제로삼아냉전사와친족연구등의지평에서독보적시각을제시한다.학술서이지만,권헌익교수는베트남인들의목소리를생동감있고아름다운문체로전한다.뿌리뽑힌유령들을애도하는베트남인들의이야기는냉전의양극적질서가견고한한국사회의독자들에게잊혀지지않는감동을불러일으킬것이다.

▶무지몽매의표현이나비유가아닌‘사회적사실’로서의유령

유령이야기만큼중대하면서도학술적연구의대상이되기어려운주제는드물다.대부분의인문사회과학자들이유령은인류의사회적세계를구성하는사회적사실의범주에포함되지않는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베트남정부도근대화의과정에서유령이야기는물론각종민간추모방식을공식적활동에서배제하고있다.국가적기억에서도,또조상이라는친족관계내의추모대상으로서도배제되는것이바로유령이다.
하지만권헌익교수는베트남의전쟁유령들이“구체적인역사적정체성을가진실체로서,비록과거에속하지만비유적인방식이아니라경험적인방식으로현재에도지속된다고믿어지는존재”(16쪽)로서‘사회적사실’을구성한다고주장한다.베트남에서는유령그리고유령을둘러싼문화적담론과실천이대중적인현상일뿐만아니라,베트남인들의역사적성찰과자아정체성표현의효과적인수단으로서인류학적·사회학적·역사학적,심지어정치경제학적연구의중요한대상이될수있다는것이다.따라서저자는베트남의유령관련문화를비합리성이나무지몽매의표현이아니라베트남인들의역사적경험,도덕적가치,규범,삶의물질적조건등과복잡하게연동되어사회적현실의중요한축을구성하는것으로접근한다.

▶친족관계·냉전사연구의지적전통에도전하는독보적시각

권헌익교수의베트남2부작중앞서출간된『학살,그이후』는대규모학살이일어난마을의주민들이타인의시신과뒤섞인가족의유해를어떻게현존하는국가적혹은가내기념의체계와동화시키는지를논한다.반면『베트남전쟁의유령들』은친족도전쟁영웅도아닌전몰자라는중요한영역으로논의를확장한다.남부및중부베트남의공동체들은전사자의개별무덤과마을주민들의집단묘지뿐만아니라많은무명외지인의무덤을함께지켜왔다.베트남인들은‘길위에서’비극적으로죽은이들이그죽음의비통함과폭력성때문에그들이죽음을맞이한장소에묶이게된다고생각한다.망자들은산자들에의해그들의기억이인정되고공유될때에야비로소트라우마적상황에서자유로워진다.뿌리뽑힌전쟁유령들은윤리적책임감에따른산자들의행동을통해강력한상징적변환을거쳐고향이아닌장소의중요한터주신이되기도하고심지어새로운가족에게입양되기도한다.전시와전후베트남인들의삶에서,친족관계는예정되어있는배제적계보가아니라주도적으로만들어지고있는개방적관계망이다.
권헌익교수는냉전을‘상상의전쟁’이라고설명하는유럽중심적시각을비판한다.냉전이전지구적차원의갈등이었다고해서전세계적으로동일한현상이었던것은아니다.서구에서냉전이‘장기적인평화’로경험되었던것과대조적으로베트남을비롯한비서구지역에서냉전은대규모학살을동반했다.따라서대규모죽음의역사와망자를기념하는행위는외교사와경제사만큼이나중요한연구주제이다.『베트남전쟁의유령들』은이러한집단기억의차이를짚어내며양극정치사에대한우리의이해에깊이를더한다.

▶“망자들의세계에는우리편,저쪽편이없다”
냉전이지속되는한반도의현실과도맞닿은책


현지조사중에한지역의신위를만나대화할기회를얻게된저자는‘명사수’라고불리는이유령에게조심스럽게질문을던진다.

권:당신세계의사람들도여전히명분때문에논쟁하고싸우나요?망자들의세계에도“우리편”과“그들편”이있나요?
명사수:아니오,친애하는외국인친구!망자들은싸우지않는다.전쟁은산자들의일이다.내세계의사람들은그들이당신세계에있었을때싸웠던전쟁의동기와목적을기억하지않는다.
-274쪽,「유령을위한돈」중에서

명사수의말에따르면망자들의세계에서는‘내편’,‘네편’의구분이더이상유효하지않다.오늘날베트남인들은전쟁때문에적이되었던가족의일원들,가족의연은물론지역적연고도없는민간인,외국군인모두를위해향을피우고기도를올린다.베트남인들이전쟁유령을위해수행하는의례행위는“역사의상처와고통을넘어인류의연대라는윤리적지평을지향하는창조적인문화적실천”(28쪽)인것이다.
한국은냉전의오래된질서가여전히대다수사회구성원들의삶을양극적대치상황으로내몰고있는지구상거의유일한사회이다.이에옮긴이들은“베트남전쟁유령현상에서관찰되는이러한화해와연대의가능성은아직도냉전의유령에사로잡혀있는한국사회에중대하면서도의미심장한윤리적·실천적교훈을남기고있음에틀림없다”고역설한다.뿌리뽑힌유령의존재는대규모죽음의경험을겹겹이축적해온우리에게도낯설지않다.『베트남전쟁의유령들』을통해,끔찍한폭력을저지르는것도인간이지만‘내편’과‘네편’의극단을넘어생명의존귀함을포용하는것또한인간임을기억할수있기를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