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그림 비 (유익서 소설집)

고래 그림 비 (유익서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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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래 그림 비』의 작품들은 ‘미학화’라는 삶의 방식을 추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오늘날 현실에 대한 미학적 반성을 불러온다. 저자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결핍되고 왜곡되어 있는 것이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요소라고 본다. 「수선화의 방」에는 주인공인 ‘그’가 그를 고성에 초대한 강 선생이라는 인물과 알게 된 경위를 소개하기 위해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죽도 마을회관에서 열렸던 강연의 일화가 액자 형식으로 포함되어 있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16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저자

유익서

저자유익서는1974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부곡(部曲)」,1978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우리들의축제」로문단에나온후,고도의상징과알레고리로시대상황을적실히비춰낸『비철이야기』『표류하는소금』『바위물고기』『한산수첩』등의소설집,그리고우리전통음악의우수성과고유한아름다움의근본을밝혀미학적으로승화시킨『새남소리』『민꽃소리』『소리꽃』3부작을비롯하여『아벨의시간』『예성강』『세발까마귀』등의장편소설을세상에내놓은바있다.한동안동아대학교문예창작과에서후진양성에힘썼으며,단국대학교대학원과동의대학교등에서소설을강의했고,대한민국문학상신인상,이주홍문학상,한국PEN문학상,성균관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레닌의왼발
고래그림碑
바리데기꽃등
수선화의방
1000년그림
붉은달
기억의고집
소리무늬山

해설|삶의미학화를통한다른세계의전망-권오룡(문학평론가,한국교원대교수)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암각화와피카소,승전무와아쟁산조를관통해
아름다움의正名을찾아가는여정


1974년한국일보신춘문예를통해등단한이래꾸준히예술의존재이유와예술가의삶에대한소설을발표해온작가유익서가새로운소설집을펴냈다.한산도에칩거한지7년,치밀한연구와함께예술의본질에대한사유를정제해온작가는여덟편의신작을담은이번소설집에서자신의예술론을집대성한다.
현대인의삶에서가장결핍되고왜곡되어있는것이아름다움이라는인식을바탕으로,『고래그림碑』의주인공들은아름다움의참이름을찾아나선다.반구대암각화와피카소,승전무와아쟁산조를관통하는이작품집을통해작가는‘오늘날우리가추구해야할예술은어떤것이며그것은어떤방식으로존재할수있는가’,또‘아름다움의본질은무엇인가’라는화두에대해과감하면서도진중하게답한다.

▶삶의필요에서발생하는,삶을바칠만한예술

『고래그림碑』에수록된소설들은예술에대한성찰과실천이라는구심점을중심으로삼아펼쳐진다.표제작은반구대암각화에대한한고고미술학도의도전적인해석을다루는데,주인공이봉착하게되는좌절의체험담안에가파른석벽위에고래그림이그려지게된과정에대한고고인류학적상상이펼쳐진다.미치광이로오해받으면서도암각화를새기는인물‘올’의절실함은생활과예술이같은근원에서나온다는것을반추하게만든다.먹고살기위해하는고래사냥과마찬가지로바위위에그림을새기는일또한삶의필요에응답한다.이러한고대의예술가와대비되는오늘날고고미술학도의좌절은생활과예술이완전히분리되어삶의전체성안에서의조화를상실하게된현실을비추고있다.
궁금증을자아내는제목의「소리무늬山」은한국적산수화의진경(眞境)을추구하다그림을그리던자세그대로생을마감한기구한천재화가에대한이야기이다.높은벼슬에오를수도있었으나속세를등지고살아간젊은화가는우리화가들이중국의서화첩에서본것을흉내내기만하는것을지탄했다.자신의목숨을바칠정도로그는오로지아름다움만을추구했고,아름다움자체와그에대한구도(求道)적추구의자세를체화한다.권오룡문학평론가는『고래그림碑』의이러한주인공들이‘삶의미학화’라는주제를실현한다고말한다.

깊이의차원에서‘삶의미학화’는어느순간광기와도통하게됨은물론이고(…)삶자체를송두리째내던져야한다는무서운역설의요구에직면하게되기도한다.(…)이러한극단적실천에의해예술은삶과죽음의경계를초월하여영원히이어지는불멸성을추구하는작업이된다.(…)예술은삶과죽음을연결하여하나로이어지게만듦으로써영원불멸의생명사상을수립할수있게해준다는것이‘삶의미학화’로표출되는유익서의독특한예술관이다.(288쪽)

▶서사속에녹여낸철학
“예술의본질은형태에머물지않고정신에까지통해야한다”


천년이지나도변하지않는물성을지닌옻칠회화에대한소설,「1000년그림」은천년이지나도록불변하는가치를지닌그림이란무엇일까질문하게한다.작품속주인공인소설가‘나’는이를“물상의본질적기운을그려내”는것이라표현한다.『고래그림碑』의작품들에서는악기와목소리(「레닌의왼발」),육신대영혼(「바리데기꽃등」),삶과죽음등의대립쌍이등장하지만이들을이분법적으로는파악할수는없다.“물상의중심을이루고있는형질은비가시적인기운으로운동하고있기마련”(「1000년그림」)이라는주인공의말에서볼때이대비되는개념들은대립이아니라순환으로볼수있는것이다.
「소리무늬山」의주인공고강은“형상만을고스란히그린것은그림이라할수없”으며,“그형상안에내재해있는어떤보이지않는핵(核)을불러내그려내야만그림으로불릴가치를지니는것”이라는주장을펼친다.자신이그리는그림마다흠을찾아내작품을찢어버리는주인공고강은생전에만든작품중남긴단하나의그림에서형태만이아니라소리를느낄수있도록산을표현해냈다.

눈앞의그림이속삭이고있는저아름다운음률을내가슴이지금분명히듣고있지않은가.산수를그릴때에는뜻이붓앞에있어야한다했는데외형의산이아니라산의음률로써우주의끝을노닐게하지않는가.(280쪽)

▶순수하고투명하면서도깊은경지에이르는미학적탐색

유익서의소설들은많은작중인물들이지금머물러있는한산도라는섬의지리적의미를상징화의모태로삼고있다고말할수있다.외부세계,즉육지와는바다로절연된작은섬에서유익서는이단절과협착을글쓰기작업의조건으로받아들이면서오로지삶과예술의일치라는문제에만천착하여순수하고투명하면서도깊은경지에이르는미학적탐색의노력을끈기있게이어나간다.
『고래그림碑』의작품들은‘미학화’라는삶의방식을추구의대상으로바라보며오늘날현실에대한미학적반성을불러온다.저자는우리의삶에서가장결핍되고왜곡되어있는것이아름다움이라는미학적요소라고본다.「수선화의방」에는주인공인‘그’가그를고성에초대한강선생이라는인물과알게된경위를소개하기위해‘왜책을읽어야하는가’라는주제로죽도마을회관에서열렸던강연의일화가액자형식으로포함되어있다.

사실‘왜책을읽어야하는가’라는연제로무슨이야기를더새롭게할수있겠는가.이미수많은사람들이그당위성을밝혀정의를내린바있는너덜너덜한낡은주제였다.(…)게다가요즘책보다유익하고흥미로운것이세상에얼마나많이널려있는가.(109쪽)

‘그’는이강연에대해“케케묵은연제”이고“너덜너덜한낡은주제”라표현하는데이것은책의궤도를넘어예술의위상이나운명에대해생각해보게한다.현대사회에서예술의운명과책의운명은제유적관계에놓여있다.책을지키기위해서책의취약점을되짚어나가는것과마찬가지로우리의현실을되짚고이에저항하기위한수단으로서예술의가능성을끝까지탐색해야한다.
『고래그림碑』에수록된유익서의소설들은모두가오늘날우리가추구해야할예술과존재방식에대한작가의성찰을형상화하고있다.이런관점에서볼때『고래그림碑』는소설을통해예술의본질과현상,가능성과가치,의의등미학적탐색을기반으로하는예술가소설의계보에자리를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