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유머 박정선 장편소설

가을의 유머 박정선 장편소설

$12.68
저자

박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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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시간죽이기
마지막날
세여자
G선상의아리아
파도소리
다시마지막날
길을잃다
가을의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이제하룻밤만자면그가온다는사실만남아있을뿐이다"
그녀의무미건조한일상을송두리째뒤흔든설렘과기다림
마흔셋,뜨거운사랑이찾아온다
30여년동안시,소설등다양한문학활동을보여주고있는박정선작가의장편소설『가을의유머』가출간됐다.이번에선보이는소설은사회적금지영역에속해있는기혼남녀의연애와사랑을다루며인간이가지고있는욕망에대해이야기한다.작가는이소설을통해“인간의동경과이상을은유한욕망을말하려고했다”고전한다.주인공승연(나)이남편과는전혀다른...
▶"이제하룻밤만자면그가온다는사실만남아있을뿐이다"
그녀의무미건조한일상을송두리째뒤흔든설렘과기다림
마흔셋,뜨거운사랑이찾아온다
30여년동안시,소설등다양한문학활동을보여주고있는박정선작가의장편소설『가을의유머』가출간됐다.이번에선보이는소설은사회적금지영역에속해있는기혼남녀의연애와사랑을다루며인간이가지고있는욕망에대해이야기한다.작가는이소설을통해“인간의동경과이상을은유한욕망을말하려고했다”고전한다.주인공승연(나)이남편과는전혀다른남자석환과만나게되면서잊고지냈던설렘,떨림등의감정을회복하고,내면깊숙이숨겨두었던욕망들을하나씩꺼내게된다.작가는승연(나)의시선을따라가며그녀가마주하는내면의욕망과인간본연의모습을가감없이드러낸다.이를통해독자들은사회가만든규범과질서의근엄한모습안에숨겨진인간의솔직한내면을들여다볼수있을것이다.
▶팍팍한삶에묻혀지워진줄알았던'여자'라는이름
그리고그이름을꺼내준한남자
떨림은정말그런것이었다.떨림은지금까지고장나고비뚤어진나의뼈를다시맞추게만들었다.석환씨를알고부터몸이든정신이든속속드러나는내단점을더이상용납할수없었다.맨먼저식사습관과빠른걸음걸이와빠른말씨부터고쳐나갔다.꽃장사를하면서격식을생각할겨를없이무조건빠르게먹던습관때문에그와식사를할때면그가절반도채먹기전에나는식사를마치고기다렸다.걸을때도그보다늘앞서가려고해주춤거려야했고말이빨라본의아니게말을많이하게되어늘후회를해야했다._p.72~73
작가박정선은이번소설에서한사람을둘러싸고있는나이,직업,결혼의유무등여러사회적굴레를벗어던지고인간내면에꿈틀거리는무언가를보여주는데몰두한다.사람들은시간을건너오며사회로부터많은이름을부여받게된다.누군가의아내,한아이의엄마,어느집안의며느리등.그수많은이름에익숙해질중년의나이가되면문득진짜나의이름이궁금해지지않을까?
소설『가을의유머』의주인공승연(나)은남편과함께힘든삶의시간을견뎌내느라진짜나의모습들을잊고살아온보통의중년여성이다.그인고의시간을지나이제는남편의꽃장사도자리를잡았고,그녀역시도꽃꽂이예술가로서사회적인정을받고있다.하지만승연은앞만보고달려오느라놓쳐버린것들이너무나도많았다.평온하고잔잔한지금의삶이무미건조하게느껴지던어느날,일본출장길에우연히석환이란남자를알게된다.승연은이제다시느끼지못할것이라생각했던떨림이온몸에퍼진다.그리고치워뒀던거울앞에서선다.
이소설은남녀간의관계와사랑이면에자리한욕망의본질에집중한다.보통의중년여성에게찾아온사랑은자신의모습을찾게했다.그리고그동안감춰뒀던욕망들이수면위로떠오른다.이는『가을의유머』가불륜을다룬여느드라마,영화와차별되는지점이다.저자는“모든게욕망이다”라고전하며“지구가존재하는한인간은욕망이낳은이상과동경을찾아헤맬것”이라고말한다.사회적규범속에서감추며살아야하지만,인간이기에어쩔수없는욕망.그아이러니속에소설『가을의유머』가자리하고있다.
▶중년여성들의사랑과성에대한솔직하고과감한이야기
“생각해보면김선생네말,구구절절일리가있어.섹스만해도그래.쾌감없는섹스는뭐랄까.소득도없이중노동만실컷하고난,뭐그런기분이거든.”
“쾌감을섹스에서만찾는건아니지만프로이트에의하면사람의원초적충동은에로슨데에로스는다름아닌삶의충동이고사랑과섹스는이런충동의대표적인표현이라는거야.사실가정이란그렇잖아.결혼해서한3년?아니1,2년만지나도아내나남편은어느새부모로변해버리고서로성적로맨스의대상으로바라보기보다는함께가정을꾸려가는동역자로전환되어버리는거지.그래서신비감을추구하는성적호기심때문에성적로맨스를텐트밖에서구하게되는거구.”_p.77
헬스장에서만난중년의세여자,승연(나),전업주부여자,가정선생여자.이들은주로몸과에로티즘에대한수다를나눈다.통통한몸매에서글서글한인상을가진전업주부여자는자신의남편을최고라이야기하며그를위해몸매를만들고자한다.반면가정선생여자는깡마른몸에깐깐한성격의소유자다.모르는것이없는그녀는승연(나)과전업주부여자에게라스코동굴벽화의의미부터성에대한해박한지식을전해주곤한다.이들의대화는일상적이고가볍지만결코쉬이넘어갈수없다.작가는이대화와승연(나)이사랑을하며변해가는모습을중첩시킨다.예컨대몸매에관한수다와처진가슴,아랫배의튼자국에고민하는승연의모습을함께보여준다.중년여성이라면누구나한번쯤해봄직한고민과이야기를통해공감과더불어주인공승연(나)을더깊게들여다볼수있다.
▶우리모두새롭고청아한떨림을찾고있는건아닐까?
이양과나는물을찾아내려가는차나무뿌리를따라흙을파내려가기시작했다.부드러운흙을지난다음모래층을지났다.얽히고설킨수많은뿌리들도지났다.차나무뿌리는줄기차게계속자기가원하는물을찾아내려가고있었다.우리도계속뿌리를따라내려갔다.자갈층을지나고돌무리를지나제법큰돌이나왔다.뿌리는거기서부터몸을다듬기시작했다.뿌리는표백을해놓은것처럼희고고왔다.내가거울앞에서석환씨를만나기위해연습했던것처럼뿌리도물을만날준비를하고있었다.점점희고가늘어진뿌리가돌틈을뚫고물을향해내려가있었다.드디어물에다다른것이었다.무릎을꿇고땅에머리를대고조심스럽게귀를기울였다.소리가들렸다._p.77
『가을의유머』마지막대목에서는다시일상으로돌아온승연(나)의모습을보여준다.반전에반전을거듭하는결말에다다르자그녀는다시본연의일에집중하기시작한다.하지만이는자신안에있는내재된욕망을억누르며예전처럼무미건조한삶을살아갈것이라고보여지지는않는다.작가는차나무뿌리가최상의물을찾아땅속깊숙이뿌리내리는모습을섬세하게묘사하는데,이은유를통해인간의욕망역시끊임없이이어질것을예고한다.
소설은삶을그리고,그속에는사람이있다.삶이끊임없이이어지고,사람의내재된욕망역시그무엇으로도누를수없다.『가을의유머』의마지막장을덮으며소설은끝났지만이야기는결코끝나지않음을,승연(나)의내면적갈등과욕망을계속되고있음을느낄수있을것이다.우리모두의삶이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