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떨어질 때 2(큰글씨책) (정형남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2(큰글씨책) (정형남 장편소설)

$23.00
Description
소박한 민초의 삶을 한국 근현대와 교차하여 그려낸 정형남 장편소설 출간
장편 『삼겹살』 이후 2년 만에 중견 소설가 정형남이 새 장편 『감꽃 떨어질 때』를 세상에 내놓았다. 시골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한 이웃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입담과, 역사와 개인이라는 보다 깊어진 주제의식, 그리고 민초들의 소소한 삶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낸 이 작품은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그리고 있다. 일흔셋의 한 할머니가 옛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의 전개는 역사의 비극으로 생이별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그리움을 담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아버지를 향해 매년 감꽃 떨어질 때 기제사를 지내는 이의 비극적인 인생을, 작가의 끈끈한 애정을 담아 결코 무겁지만은 않게 서술한다.
저자

정형남

조약도에서태어났고『현대문학』추천으로문단에나왔다.「해인을찾아서」로대산창작지원금을받았으며,『남도(6부작)』로제1회채만식문학상을수상하였다.
창작집『수평인간』『장군과소리꾼』,중편집『반쪽거울과족집게』『백갈래강물이바다를이룬다』,장편소설『숨겨진햇살』『높은곳낮은사람들』『만남,그열정의빛깔』『여인의새벽(5권)』『토굴』『해인을찾아서』『천년의찻씨한알』『삼겹살』『감꽃떨어질때』를세상에내놓았다.

목차

제2부
초저녁별빛
넋잃은세월
갈등과반목
소용돌이
허망한바람
예기치못한출현
둥지를떠나는새

끝머리:신기루

출판사 서평

▶역사의광풍에내몰린순박한사람들
그들이겪은한스러운삶을그려내다
정형남의신작장편소설『감꽃떨어질때』는일제강점기부터한국전쟁이후까지한반도를살아가던우리네이웃들의삶을복원하고있다.산약초를채취하며생계를잇던조영의일가,그러나운명은조영을엉뚱한곳을내몬다.이웃집삼수와장을보러가던중,일본군을기습공격한의병들을뒤따라함께의병에가담하게된것이다.조영은도원경을연상케하는산골오지가마터에서부상병을치료하며가족과는생이별을겪고,그간조영의아내소도댁과삼수의아내삼수네는일본군에게고문을받으며남편의생사도알지못한채,고통의시간을겪는다.그러나의병군의와해로조영과삼수는낯선곳에집을마련하게되고,아내와재회하며새롭게삶을꾸린다.행복도잠시,남북의분단과제주4?3,여순사건,6?25등전쟁의환란속에가족들은또다시이별을겪게되고조영은다시금자신의의지와는상관없이산사람이되어부상당한사람을돕는다.

▶『감꽃떨어질때』,다양한인물들의등장으로
입체적서사를녹여내다
땟물로얼룩진갈데없는낭인의형상이었다./니가아직도한가지정신만은지니고있는가보구나!/무인은왕명인의아들을얼싸안으며울음을삼켰다.두문골을떠날때함께가자해도한사코도리질하였다.강제로데리고가려는데도죽자고버티었다.하는수없이놔두고갔는데늘목에걸린가시처럼염려가되었다.(…)왕명인의아들은알아들었는지비죽웃음을흘리며주머니속에서찻잔을꺼내보여주었다.니가느그아부지혼을찾는구나.무인은찻잔에서눈을뗄줄몰랐다._「넋잃은세월」,195-196쪽.

난계오영수의적통이라일컫는정형남문학의백미는가독성이뛰어난이야기에그힘이있다.구수한전라도사투리로전개되는감칠맛나는대화들과더불어,무인,왕명인,김순열선생과같은우국지사형인물의등장,근대사의폭력으로가족을잃고정신마저잃은왕명인아들의안타까운이야기,그리고일제강점기당시일본헌병대장의통역꾼이마을여자들을농락하는일화까지『감꽃떨어질때』가그리는한편의서사는한국근대사를조망하는흡입력있는묘사력으로독자를안내한다.

▶이데올로기와무관하게역사에희생된이들의고난과아픔
눈물겨웠던우리네아버지,어머니의인생사
한쪽으로치우치는것은좋지않아.항상중심을바로세워야하느니./나같은놈이한쪽으로치우치면얼마나치우치겄는가.자네도한번만나볼랑가?/아니,됐네.나는어느쪽에도관심없네.사람은어느곳에처할지라도분수를알아야하느니./어디두고보세.뜨뜻미지근하기는.흐르는물은어느한곳에모이게되니께./조영은속으로놀랐다.삼수는이미상당히깊이사상적으로물이들어있었다.잠시말을잊은채장터거리에들어섰다._「넋잃은세월」,191-192쪽.

일제강점기와해방이후,이데올로기대립으로인한한국근대사의광풍은한가족의행복을무너뜨리는기폭제로작용했다.약초를팔며단란한가족의생계를있던조영네의삶을순식간에무너뜨리고,해방이후에도조영의딸은빨갱이의자식이라고놀림받는다.작가정형남은이처럼간절한목소리로역사속의뒤안길에감추어진민초들의삶을묘사한다.더욱이조영네,삼수네,왕명인네등역사의이름으로전선에나가제대로된가장노릇을하지못했던‘아버지’의존재를되새기고진정한가족애와이웃의우애를환기시킨다.소설속에묘사되는아버지의존재가마치‘그림자’였음에도그림자가있기에‘빛’이가까이에있지않느냐고되묻는「작가의말」은그래서더욱의미심장하다.감나무밑에서조용히감꽃목걸이를땋으며아버지와함께행복했던한때를추억하는주인공화자의삶은,잔잔한그리움과감동으로독자에게다가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