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서 혁명을 (초록 눈 아나키스트와 꿈꾸는 자유영혼 ‘나’ | 박호연 에세이)

산골에서 혁명을 (초록 눈 아나키스트와 꿈꾸는 자유영혼 ‘나’ | 박호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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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도시녀, 초록 눈의 아나키스트 남편과 무주 덕유산 자락 골짜기에 들어가다. 기존 삶의 방식을 의심하는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혁명’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아나키스트라고 지칭하는 남자와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여자는 새로운 삶을 찾아 산골짜기로 들어갔다. 제도가 만들어놓은 패턴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방식으로 살아보기엔 도시보다 산골이 더 좋을 것 같아서였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여자는 캐나다인 남자를 만나 무주 덕유산 자락에 신혼집을 차렸다. 그리고 어느덧 아이 넷을 낳아 기르며, 요상한(?) 손님들을 맞으며 좌충우돌 살아가는 그 여자 박호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

박호연

저자박호연은1978년서울도봉산자락에서태어났다.2008년거북이섬이주민과짝을이루고덕유산자락골짜기로들어갔다.MB정권이들어섰기때문.은아니고,대안적인방식으로살아보고싶었다.현재,그골짜기그집에그사람과더불어아이넷,오골계열아홉마리등등과살고있다.장차들쥐를소탕할활동적인고양이를찾고있다.
대학에서불어불문학을,대학원에서유럽지역정치를공부했다.글쓰기에열정을품고있으며,「산청으로가는길」로한겨레21손바닥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는말

1장산골살이:자유는불편을동반하고
청산에한번살아보지,뭐/광대정일기/산골아나키스트의달맞이/뱀과무심하게/집짓기는밥짓기/그해겨울/산딸기가부른다/

2장손님열전:소쩍새노래하는광대정골짜기로오세요
유목민의피/양심적인너를추억하다/딸기는우리곁에/너희들은참좋겠다/21세기효녀심청/대륙횡단/손들이떠난후

3장낳고키우고:사랑해그래도쉽지않아
마들렌올리비에그리고나/아기의직립보행을기다리며/포유류로돌아가는시간/쌀쌀해도봄마실/아듀adieu,쭈쭈/엄마,사랑에서우러나는자발적헌신vs돌봄이란이름의노동/28개월,위대한반항기

4장책과영화속으로:산방에서펼치는이야기세계
우리모두안에뫼르소/엉뚱발랄한아나키즘해설서/꽃님들을소개합니다/프랑스좌파들의뭉클한인간극장/‘젊음’을보내며/세상으로떠난미국산골의육남매/e-메일

5장산아래세상에서:변하는것과변하지않는것들
페미니즘은휴머니즘이다/8월24일,수도서울에바람불던날/그들에겐아주중요한여행/즐거운글쓰기시간/사람과사람들/삼척바다둥근해,떳다!

출판사 서평

▶혁명이란반복되는무엇인가를새롭게시작하는것

글쓰기에열정을품고있으며,단편소설「산청으로가는길」로한겨레21손바닥문학상을수상한바있는저자는도시를한번떠나보자고산골살이를시작했다.그리고지금까지살아온지난10년의시간을이책에담았다.제목에‘혁명’이라는다소거창한단어를넣었지만저자는그것이결코멋을부린게아니라고말한다.저자에게혁명이란‘반복되는무엇인가를새롭게시작하는것’이고,‘누구나살면서이루어나갈수있는사건’으로해석되기때문이다.그래서이책은혁명의기록이다.초여름밤에울려퍼지는소쩍새소리,장마로불어난계곡의용솟음,결실이주렁주렁달리는작물,계절이기척없이지나가는풍경을곁에서지켜보며밀려왔던기쁨과충만함.이모든것이저자에게는바로혁명인것이다.

▶모든것이생경한겨울길목의산골,새롭게이식된땅에잔뿌리를내린다

책은1장「산골살이」,2장「손님열전」,3장「낳고키우고」,4장「책과영화속으로」,5장「산아래세상에서」로짜여있다.‘도시를떠나산골에살아보자!’고결심한것이혁명의시작이다.눈쌓인산골에고립되어있다가오랜만에장보러나온가족은내친김에통영으로가서짧은자유를누린다.시도때도없이등장하는뱀과무심하게지내는여유도갖게되었지만토막난뱀을대하는것은여전히마음불편하다.소쩍새노래하는광대정골짜기를방문하는별스런손님들의이야기2장도흥미롭다.3장에는산골짜기에서4명의아이를낳고키우며느끼는기쁨과어려움등이진솔하게드러나있다.4장과5장에서는세상과연결된이야기들이책과영화를통한사회의이야기로확대된다.

▶그어디에살든삶은공평하게희로애락으로채워진다

자급자족을삶의방향으로정하고산골살이를해나가는과정에서겪는저자의다양한경험들이범상치만은않다.예를들면산업적인고기를거부하는남편의야생고기(로드킬당한고라니고기)에대한이야기는도시생활에서는상상하기가쉽지않다.자신의선택으로들어간산골의삶이지만,오랫동안비어있던산골의흙집에서맞이한삶이어찌기쁨만으로다가왔을까.처음겪는많은일들속에서저자는새로운삶의방식을만나고,만들어가고,익숙해져간다.산골에서나고자란네아이들은자연과교감하며건강하고자유롭게커간다.또한사는곳이어디든경험하게되는이웃들의이야기도담겨있다.

▶산아래세상과연결된이야기들

산골에살아도여러사람들과의관계속에서살아가는것은매한가지다.저자는지난탄핵정국때서울과전주의촛불광장에서겪은여성혐오에관한이야기들을전하면서결국페미니즘은휴머니즘이라는확신을갖는다.

나는뿌리깊은남성중심사회전면에목소리를내는용감한여성들과페미니즘의거센물결을환영한다.내아이들이살아갈미래에특정젠더를‘혐오’하지도‘억압’하지도않을사회적뿌리를심는일이라생각한다.(중략)젠더와인종,나이와지역,경제적계급을초월한여성주의연대를기대해본다.쉽지않겠다.어쨌든편협함은페미니즘과어울리지않는다.-「페미니즘은휴머니즘이다」중에서

캐나다인시부모님이한국으로여행을올거라는소식을전해온다.아나키스트인남편과달리시부모는경제적으로넉넉해토론토-인천간퍼스트클래스비행기값과돌아갈때이용하게될요코하마-벤쿠버간크루즈여행경비는산골가족의1년생활비를훌쩍뛰어넘을것이다.하지만저자는“그것은그들의인생,우리는우리의인생.단지,부모자식간에도빈부격차가크다는사실”을쿨하게인정한다.그리고이번여행이두분의별거여행이될거라는뜻하지않은소식을접한다.먼타국에사는아들에게언제나좋은소식을전하던아버지가사실은알츠하이머를앓고있었으며이번여행을끝으로요양원에입소하고어머니는실버타운으로가게될거란다.저자는‘늙어버린몸에담긴노년의정신은대체어떤모습인지,요양시설에들어가는심정이란’어떠할지염려한다.이런염려는우리모두의숙제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