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큰글씨책) (정형남 장편소설)

삼겹살 1(큰글씨책) (정형남 장편소설)

$23.00
Description
난계 오영수의 적통 정형남의 장편소설
『해인을 찾아서』와 『남도(南島)』 등을 발표하며 고유한 문학세계를 만들어온 중견소설가 정형남이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출간하였다. 난계 오영수의 적통다운 향토적 정서와 정감 어린 어휘, 반도시주의가 돋보이는 『삼겹살』은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남위원이 도시에서 생활하다 귀향을 결심하기까지 만난 사람들과 그의 고향 정경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오랜 세월 부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 전남 보성으로 터전을 옮긴 작가의 자전적인 면모를 글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저자

정형남

저자정형남
『현대문학』추천과『월간문학』신인상,그리고『세계의문학』에중편난동(暖冬)을발표,전업작가의길로나섰다.장편『해인을찾아서』로대산창작지원금을받았고,장편『남도(南島)』로제1회채만식문학상을받았다.
창작집『수평인간』,『장군과소리꾼』,중편집『반쪽거울과족집게』,『백갈래강물이바다를이룬다』,장편『숨겨진햇살』,『높은곳낮은사람들』,『만남,그열정의빛깔』,『해인을찾아서』,『여인의새벽』(전5권),『토굴』,『남도』(6부작),『천년의찻씨한알』을펴냈다.

목차

꽃이피니봄이로구나ㆍ007
안락한동네ㆍ028
강변의갈대ㆍ058
향수의마음자리ㆍ090

출판사 서평

▶경계인들이이룬아름다운우애의공동체

주요등장인물인‘남위원’은지식인인동시에경계인(marginalman)의위치에있다.제도속에있지않지만그렇다고제도와완전히절연한것도아니다.시인,화가,서예가등남위원의벗들도마찬가지로자본주의세속도시에쉽게영합하지못했다.이들은경계에모여이야기를하고노래를부르며술을나눈다.

강시인이얼른남위원의마음을두둔하고나섰다.시낭송은차례로이어지고,술은마음밑바닥을적시어분위기는흔연하고충만하였다.
집들이를꽤나다녀보았지만시낭송으로지신밟기를한것은처음이오.얼마나좋아요.상다리를두드리며니나노가락으로목청을울려봤자시멘트공간으로단절된이웃들의진정이나들어올테고.(‘향수의마음자리’)

환대와배려가몸에밴이들에게서인정(認定)을둘러싼질시와갈등을찾기어렵다.인물들스스로자신들을“풍류객”이라자처하고있듯이인위가아니라자연,필연이아니라우연을중요하게받아들인다.이소설에서많은사람들은우연히만난다.


김선장의제수씨가마주쳐왔다.어머나,선생님아닌가요?그녀는모자를벗고김선장에게인사를드리려다말고남위원을발견하고깜짝반겼다.간호사였다.놀라기는남위원도마찬가지였다.청해진이라해서어딘가했더니김선장의제수씨일줄이야!(‘향수의마음자리’)

그래서이들의만남은매우자연스럽다.정형남의소설은결코우연을필연으로가공하지않는다.우연또한더높은차원에서필연일수있을것이다.

▶“우리가언제부터삼겹살을즐겨먹었는지아시오?”
경계인들이형성한우애의공동체에빠지지않는것이바로삼겹살이다.정작저자는돼지고기를먹지못하지만이소설에서는삼겹살과돼지이야기가등장하지않는곳이없다.삼겹살은우애,환대,배려의공동체를매개한다.이는함께돼지를잡아삶고구우면서술을나누고취흥에하나가되는축제와친교의전통과연관된다.

나,한사장장인마을에집을짓기로했어요.이럴수가!지상의톱뉴스요.삼겹살이나족발없어요?안교장은깜짝뉴스에전율을느꼈다.내친김에삼겹살이나족발로이기분을붕띄우자.주인은족발을내오기전에삼겹살부터내왔다.삼겹살을먹을라치면중국하니족들의계단식농경지를떠올린다는고향친구의말이새삼귓가에울렸다.(‘가깝고도먼빛’)

그래요,그래.탄광광부들이일구어놓은삼겹살이야말로가난한서민들의묵은때를포만스럽게씻겨주지요.주인아낙네가삼겹살을들여왔다.일행은새로운기분으로술잔을들었다.
자,건배합시다.우리도이놈의삼겹살로가슴에맺힌자질구레한때를한꺼번에씻어냅시다.(‘강변의갈대’)

남위원은어디까지나영원한헤어짐이아니라고생각하였다.안락한동네에서알뜰히우정을키워온그들이야말로어디를가든소중하고보배로운존재들이었다.자,술잔듭시다.새로운출발,안락한경계를위하여.
안교장이술잔을높이들었다.술상위에는삼겹살이산골다랭이계단식밭의형상으로익어가고있었다.(‘떠난자와남는자’)

예로부터희생과축복,미천함과신성함을두루의미하는돼지처럼,소설의삼겹살또한여러가지의미를지닌다.1장에서고향의잔치마당에등장하는삼겹살은산골다랭이논밭에비유되어축일과향수를의미하고,주인공이귀환을결정하는계기중의하나인돼지꿈은길지와풍요의기대에이어새로운시작이라는의미를갖는다.

▶“잃어버린도원”을향한오마주이자자전적귀환보고서
정형남의『삼겹살』은작가가감행한귀환의보고서이기도하지만난계오영수의“잃어버린도원”에대한오마주이기도하다.난계와마찬가지로정형남은도시와농촌이선악의이분법으로환원되고있지는않지만적어도도시가인간의타락사관을반영하는공간임을거듭강조하며,반도시주의를드러낸다.

도시는한정된공간속에서인간의마음을자꾸만왜소하게만들어요.요즈음들어아파트광장벤치에할일없이처량한모습으로앉아있는노인네들을새삼스러운눈으로바라보았다.문득우리들의모습이클로즈업되었다.머지않아저나이가되면도리없이저모습아니겠는가.마음을비우고자연과더불어살아야겠다고마음먹었다.(‘떠난자와남는자’)

정형남의『삼겹살』은자전적인경향을지녔다.고향을떠나부산으로이주하여살아온작가의평생이야기를남위원이라는인물에빗대전하고있다.이소설의중심은단연남위원이살았던부산이야기이다.고향에서이주한과정이나시골로귀환하는과정은간결하게서술되어있지만그럼에도이소설에서이주와귀환은대단히중요한모티프다.이소설의의도가귀환이라는새로운삶의출발에의미를부여하는데있기때문이다.

주인공은새로운삶,새로운시작을감행하지않을수없다.시작은경계를넘는것이자새로운경계를만드는것이다.그것은반복이아니며생성이다.작가는주인공을통해“무모하게산을오르거나조깅을하지않아도창조적인일상을누릴수있는단계”를예고한다.그것은새로운도(賭)이자도[?]이다.

▶“안락한동네”(부산안락동)의친구들에대한헌사
정형남은오랜동안부산안락동(소설속의“안락한동네”)에서살다고향근방의전남보성으로귀환하였다.집아래로호수가산빛을비추고멀리보성만이아스라이물결치는곳.작가정형남이귀환한곳이다.낮이면뭉게구름이돼지모양을할것이고밤안개조차새끼돼지형상들을이끌고오지않을까.축복의땅에서창조적생성을예비하기위한각서가이소설이다.또한“안락한동네”의친구들에대한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