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마다 문이 열리고 (최시은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고 (최시은 소설집)

$15.00
Description
“그건 꽃이라기보다 상처 같다”
거칠고 복잡다단한 세계를 구현하다

최시은 작가의 첫 소설집. 행복해 보이기만 하는 세상의 문들이 열린다. 이번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고』에서는 폭력, 상처, 가난, 아픔 등 저마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말 못할 고통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냉동창고, 토막살인, 강간범, 개장수, 탈북 여성, 누에, 복어 등 날것의 소재들이 현장감 있게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데, 그만큼 작품 세계가 단조롭지 않다. 딸을 강간한 두 번째 남편을 고소하지만, 막상 생계를 위해 그의 항소를 도울 수밖에 없는 여자나 토막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고 그의 앞에 스스로 걸어들어 가는 여자와 같이 복잡하게 얽힌 삶의 비릿한 냄새를 쫓아간다. 섬세한 묘사로 완성한 최시은 소설집 『방마다 문이 열리고』는 삶의 거친 숨결을 느끼며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수상내역
*2019 부산작가상 수상도서
저자

최시은

1970년경상북도울진에서태어났다.그곳어촌들대부분이그렇듯내가태어난곳도농업과어업을함께했다.그랬으므로바다와산은자연스레나의성장배경이되었다.초등학교6학년때부산으로이주,영도산동네에서지독히가난한학창시절을보냈다.중학교때어렴풋작가를꿈꾸었으나포기.대학에서문학을본격적으로공부,잡다하게책을읽었다.마흔에소설공부를다시시작.2010년진주가을문예로등단.그러나여전히소설은어렵다.부산작가회의,부산소설가협회회원이다.

목차

그곳
잔지바르의아이들
누에
환불
3미활낙지3/500
요리
가까운곳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누에고치의고요한웅크림과
냉동된분노가살아나는활낙지의발작

총7편의소설에는쉽지않은상황속에놓인인물들의일상을그려내고있다.성범죄자아들과함께사는엄마(「누에」),남자하나를두고싸우다임신한상대여자를만나자말없이돌아서는여자(「3미활낙지3/500」),자궁적출수술을받은뒤,소설을쓰는여자(「환불」),노부모와함께살며공부방에서아이들을가르치는여자(「그곳」)등녹록지않은환경속에서어떻게든살아가려는사람들의이야기를그리고있다.특히모든소설에서현장을취재한듯꼼꼼하게서술된배경들과각인물의상황들은마치어딘가에있을법한이야기라는착각마저들게한다.
작가최시은은긴장감있게작품을끌고가다특정부분에서는숨고르기를하는데,이는소설「환불」과「그곳」에서특히잘나타난다.서사와서사사이에사유의공간을적절히배치해작품의배경과상황,인물에대한이입을돕는다.더불어「가까운곳」에서는소설초반,동네에풍기는이상한냄새와이것이강씨의살인때문임을빠른전개로풀어나가다중후반,선생님인정희의이야기로옮겨오면서소설은속도를조절한다.마치떨리고초조한정희의발걸음을따라가듯말이다.이렇듯작가는능수능란하게작품의속도와긴장감을조절하며독자들이작품에몰입할수있도록유인한다.그리고빠져들수밖에없는작품들속에는행복해보이는표면아래에자리한삶이보인다.

▶아픔속으로한없이들어가,
사회의구조와인간의본성을말하다

소설집『방마다문이열리고』는삶의어둠을거둘수없게만드는사회구조와인간내면에잠재되어있는본연의모습에대해생각하게한다.소설집의첫포문을여는「그곳」은제대로된직장없이,나이많은부모와살아가는중년여성의자전적경험이돋보이는작품이다.작품속주인공은공부방에서아이들을가르치며돈을벌고,사회가매달던져주는생활비를받으며생계를유지한다.그녀에게삶은희망이라는빛보다견뎌내야하는하루의무게에더가깝다.작가최시은은현실적묘사와상황설정들을통해가난과삶의무게에대한메시지를던진다.소설「잔자바르의아이들」은사회적낙인에직면한개인의무력함을드러내는작품이다.두번째남편이자함께사는남자가딸소희를성폭행한다.아동성폭행범으로체포된남자,하지만그녀는그의형량을낮추기위해변호에나선다.‘악’마저도무너지게만드는‘사회의구조’는무엇인가?이작품은‘가난’에따른범죄의되물림,처벌과해결과정에내재된사회구조적모순을보여준다.소설「누에」는전자발찌를착용한성범죄자아들과살아가는중년여성의일상을담담한고백체로전하는작품이다.범죄자의가족이라는소재를통해범죄의안과밖을들여다보고,더이상행복이란단어를끌어올수없는한개인의삶에대해생각해보게한다.?소설「가까운곳」은산에서부터마을로내려오는이상한냄새로시작한다.마을사람들은멧돼지가죽어서나는냄새라는강씨의말을믿고아무런의심을하지않는다.한편불량학생으로낙인찍힌지은이더이상학교에나오지않게되자담임인정희는지은의학적을정리한다.그날이후밤마다이상한꿈을꾸는정희.그러던어느날퇴근무렵아이들의체험활동수업결과물을실고온강씨와마주친다.외진마을에서일어나는살인과실종.소설은자극적소재와스릴러적분위기를통해인간내면의폭력성에집중하며인간의본성에대해깊게들여다본다.

▶여성과여성,그리고여성

소설집『방마다문이열리고』의작품들은대부분중년의여성이서술자로등장한다.자궁적출수술을받은여성(「환불」),아이를잃은여성(「3미활낙지3/500」),완벽을추구하는남자의비위를맞추는여성(「요리」)등각기다른사정으로궁지에몰린사람들의이야기가펼쳐진다.
「환불」은자궁을들어낸이후소설쓰기에매달리기시작한중년여성의특별한여름을묘사한작품.쳇바퀴처럼굴러가는똑같은일상속에서여성성을잃어버렸다고생각하는중년여성이소설을통해자신을다듬어가기위한작은움직임을보여준다.「3미활낙지3/500」의정옥은선천성폐쇄부전증을갖고태어난아이를낳는다.3년후아이를잃은정옥은미련없이그곳을떠나고,이후지금의사장을만난다.하지만사장의여자라고자신을밝히는사람이임신한배를안고걸어들어온다.정옥은그여자를보자자신도모르는감정이마구솟구친다.이작품에서는아픔을제대로달래지못한채생을이어가야했던여자의힘겨운몸부림이느껴진다.「요리」는성적으로착취되는동시에그착취를일삼는남성의권력을비꼬는여성의자조적인고발이다.요리,분위기,음악,여자.완벽을추구하는남자의말투에서가공된우아함이떨어진다.남자는자신의입맛대로만들어지는요리처럼여자와의잠자리또한자신의고상한취향에맞춰져야한다.여자는남자의요리와잠자리에감탄사를내뱉지만사실한번도배가부른적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