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화열전 5(큰글씨책) (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 5(큰글씨책) (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25.00
Description
총 64회로 이루어진 장회소설로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보여준 『해상화열전』. 소설은 유일한 주인공의 전기를 총체적으로 구현하는 전통적 서사를 거부하고, 작품에 등장하는 30여 명의 기녀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각자의 일상을 사건으로 만드는 파편적 이야기의 다발로 구성된다. 작가 한방경은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서술자 대신 마치 카메라의 시선이 된 듯 기녀들이 다양한 신분의 표객, 기생어미, 하인과 관계를 맺고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펼쳐냈다.
저자

한방경

(韓邦慶,1856~1894)
송강부누현(松江府婁縣,지금의상하이)에서출생하였으며,부친한종문(韓宗文,1819∼?)이형부주사(刑部主事)직책을맡게되어유년시절을베이징에서보냈다.1876년전후고향누현으로돌아와수재(秀才)가되었으나,이후1885년난징향시에낙방하였다.1887년부터1890년까지『신보』에서편집자및논설기고자로생활하였다.1891년베이징향시에낙방한후다시상하이로돌아와1892년2월에중국최초문예잡지『해상기서』를간행하여『해상화열전』을연재하였다.1894년초봄64회석인본『해상화열전』을출판한후오래지않아병을얻어39세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목차

44난봉꾼을속이려고노래한곡으로올가미를걸고,탐욕자를징벌하려고몸값천금으로약점을잡다
勢豪牢籠歌一曲懲貪挾制價千金

45기생어미는다된일이갑자기뒤집혀서실색하고,어린기녀는방관하다분을이기지못해질투로다투다
成局忽虔婆失色旁觀不忿雛妓爭風

46아이들놀이를좇다갑자기새로운짝을알게되고,공제를모시기위해다시옛집문앞의정경을보다
逐兒嬉乍聯新伴侶陪公祭重睹舊門庭

47진소운은귀인을만나는행운이찾아오고,
오설향은남자아이라는상서로운점을치다
陳小雲運遇貴人亨吳雪香祥占男子吉

48실수속에실수하는고관대작의저택은바다와같이깊고,속이고또속이는장삿길은구름보다얕다
誤中誤侯門深似海欺復欺市道薄於雲

49장물을도둑질하려고몰래가지면서도겉으로는버리는척하고,저당물을가지려고속으로는거리를두면서겉으로는친밀하게대하다
明棄暗取攘竊蒙贓外親內疏圖謀挾質

50슬며시치근덕거리다일부러트집을잡고,
모질게막으려다이유없이독수를맛보다
軟纏有意捉訛頭惡打無端嘗毒手

51<예사>는가슴속불만을담아내고
소만은눈앞의총애를다툰다
胸中塊<穢史>寄牢騷眼下釘小蠻爭寵眷

52어린여자아이는홀로빈방에서지내기가무섭고,어진주인과손님은밤새이야기를나누려고침상으로초대하다
小兒女獨宿怯空房賢主賓長談邀共榻

53강제로자매화를연결하여한데묶고,
갑자기비익조를놀라게하여날아가게하다
合連枝妹花乍驚飛比翼雌雄鳥

54마음을저버린낭군은애매한태도로약혼을맹세하고,행동을잘못한아녀자는채찍질로삼강오륜을바로잡다
負心模聯眷屬失足婦鞭整綱常

55바로그자리에서혼인약조를하였으나마음은방황하고,같은방에서사사로운정을감추고있으나표정은멋쩍어하다
訂婚約席意徨掩私情同房

출판사 서평

▶청말상하이를휩쓴중국최초의창작연재소설
『해상화열전』국내완역출간

『해상화열전』은한마디로이전의소설과다르다.
광서말에서선통초까지상하이에서는이러한기루소설이많이나왔으나『해상화열전』과같이평담하면서사실적인작품은없었다.
-루쉰(魯迅)

19세기말중국의상하이조계지화류계를다룬중국최초의창작연재소설이자만청(晩淸)시기의대표작가한방경이남긴마지막소설『해상화열전』이드디어국내최초완역출간되었다.1892년상하이에서발행된중국최초문예잡지『해상기서』에연재된이소설은당시에큰주목을받지못했으나중국소설사가정리되는과정에서문체와전개방식,내용적측면에서현대성을선취한독보적인작품으로중요하게언급되었다.화류계를다루었다는점에서중국고전문학의정수로널리알려진『홍루몽』과유사한작품으로받아들이기쉽지만,『해상화열전』에이르러『홍루몽』이라는전통은마감되고기루소설은중대한전환을맞이하게되었다는대문호루쉰의평을주목한다면이소설의진가에가까이다가갈수있을것이다.『해상화열전』은작품내부의완결성으로인해문학적글쓰기의독창성을구현할뿐만아니라19세기말상하이조계지화류계의부침을사실적으로다룸으로써‘상하이’라는공간을중국소설사에적극적으로편입시킨선구성을담보한작품이기도하다.번역은부산대중어중문학과에서본작품으로박사학위를취득하고이후관련작가론및작품론을두루제출한김영옥선생이맡았다.총두권으로분권출간되는국내번역본에는1894년석인초간영인본으로간행될당시삽입되었던삽화와더불어작품의재미와이해를더해줄작가한방경의서문과후기또한빼놓지않고수록하였다.

▶루쉰,후스에서장아이링까지
중국의문호가극찬한작가한방경이다시쓰는중국소설사

“평담하면서사실적인작품”(루쉰),“소주(蘇州)방언문학의걸작”(후스),“갑자기끝을맺는결말의백미”(장아이링)등당대는물론이후『해상화열전』을접한중국의문호들은이소설의등장에주목하고문학성에대해평하며작품이주는감흥의연원을다양한시각에서평해왔다.그러나19세기말에창작되어현재에이르기까지극찬받는이소설이현대일반독자에게널리알려지기까지의과정은그리순탄치않았다.현지에서는중화인민공화국수립이후작품의출간및유통이제한되는부침을겪기도하다가1981년장아이링의표준어번역본출간을계기로일반독자에게널리알려지기시작했으며,이후대만의거장허우샤오시엔감독에의해영화화되면서작품의현대성이증명되기시작했다.한편일본에서는중국고전문학자오오타타츠오에의해1969년헤이본샤중국대표고전목록에포함되었고서양권에서는장아이링의영역본을저본으로삼아2005년컬럼비아대학출판사에서『TheSing-SongGirlsofShanghai』라는제목으로출간되면서세계곳곳에서작품의명성이검증되었다.
올해한국어번역본출간을계기로이제국내에서도본격적으로『해상화열전』을만날준비가되었다.문학작품,특히고전을읽는계기와방법은여러가지가있겠지만,새롭고낯선이소설을처음만나게될국내독자들에게는작가한방경의삶과글쓰기자세에주목해보는것이좋은통로가될수있다.일찍이글쓰기에재능을보여수재(秀才)로이름났던한방경은여러필명으로글을쓰며뚜렷한작가적자의식을내비쳤다.『신보(申報)』편집주간을지내며시사(詩詞)를비롯한산문,논설,희곡,평론등다양한글을썼으며한때막료생활을하기도했다.형식에구애받지않고항상새로움을추구했던그의글쓰기는향시에서요하는공식문체와는상당부분괴리가있었고정식제도권에편입되지않은채평생글쓰기를통해얽매이지않는자유로운의식을모색하게된다.경계인으로서의그의삶은1892년경절정을이루어상하이에서직접중국최초문예잡지『해상기서』를간행하고작가자신의분신과도같은‘화야련농(花也憐?)’이라는인물을서술자로내세워작품화하기에이른다.『해상화열전』은바로그가글쓰기를통해추구하고자했던새로움과자유가집약된수작이라할수있다.

▶감정의발견으로재탄생한19세기말상하이화류계,
소설의미시사로펼쳐지는중국의격동기

어떤객이화야련농(花也憐?)이살고있는방으로와서64회이후의원고를찾았다.화야련농은웃으며자신의배를가리키며말했다.
“원고는여기에있소.”
객은그대략적인내용을청했다.화야련농은깜짝놀라며말했다.
“저의책에서얻은게있습니까없습니까?저의책은64회로모두갖춰져있고끝이있는데,또무엇을말하겠습니까?”
한방경의「후기」중에서

『해상화열전』은총64회로이루어진장회소설로상하이조계지화류계를배경으로다양한계층을형성했던기녀들의일상을미시적으로펼쳐낸다.소설은유일한주인공의전기를총체적으로구현하는전통적서사를거부하고,작품에등장하는30여명의기녀모두가주인공이되어각자의일상을사건으로만드는파편적이야기의다발로구성된다.작가한방경은적극적으로해석하고판단하는서술자대신마치카메라의시선이된듯기녀들이다양한신분의표객,기생어미,하인과관계를맺고일상을꾸려가는모습을담담하게펼쳐낸다.뿐만아니라마치소설이라는장르를통해당시상하이의생활사를구축하기라도하려는듯도시로급부상하기시작한상하이조계지의장소―기루,찻집,아편관,공원,매음굴―와거리를스냅사진처럼묘사한다.
한편『해상화열전』을여러번탐독하며작품에완전히매료되었고이소설을널리알리는데공들였던현대중국문학의대표기수장아이링이강조했던것처럼‘갑자기끝을맺는결말’에주목하는것은『해상화열전』이보여주는도시상하이의생활사만큼이나이소설을읽어야만하는또다른이유가된다.대단원의결말없이저마다의독특한사연을간직한기녀들의굴곡진삶을펼쳐내는소설의결말이다다르는곳은여전히기루에서흘러나오는그녀들의노래이고표객들이드는화권과술잔이며아편관을가득채우는흰연기이다.문체와형식상의변화와실험을통해중국소설사의한획을그은『해상화열전』을읽는것은마차를타고거리를활보하며기루를드나드는인물의행동과이들이나누는대화의행간에머무는감정의흐름을통해19세기말중국격동기의단면을들여다보는것과다르지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