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이근영 시집)

심폐소생술 (이근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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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영혼을 도축당한 아이들’의 좌절과 불행
이를 직시하고 드러내는 교사 시인
전라북도 남원의 남원여고에서 국어 선생으로 살아가는 이근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세상의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었지만 별로 달라진 것 없는 학교 현장에서, 저자는 성적과 씨름하는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보낸다. 그야말로 ‘고군분투’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선생이 되겠다는 소박한 철학을 가지고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그의 마음이 첫 번째 시집 『심폐소생술』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

이근영

1973년전북전주에서태어났다.
2020년현재전북남원여고에서국어교사로근무중이다.
밀레니엄버그로인해세계각국에엄청난혼란이올수있다고떠들썩하던,그러나큰사고없이지나갔던2000년에선생이되어,현재까지선생으로버티며살아가고있습니다.세상이많이변했다고들하는데,학교현장은별로달라진게없어여전히아이들은성적과씨름하며살아갑니다.그아이들을조금이나마위로해줄수있는선생이되겠다는소박한철학을가지고교사생활을하고있습니다.

목차

시집을펴내며

제1부
장수한우축제|한풍루에서|농어촌특별전형|못생긴사과|인철이생각|너의쓸모|진화론|민들레홀씨|사랑의매|
귀신|심폐소생술|팽목항|꿈-세월호|현장체험학습매뉴얼에따른공문서작성|이시대의설화|어떤경제학|
벽남제에서|상춘곡|해탈

제2부
주왕산꿀사과|자취|달팽이|구천동에서|태풍의눈|카레밥추억|내별명은태국왕자|
처용에게|천반산구량천에서낚시를하다|밴댕이|손오공을꿈꾸며|파리|희귀돌고래바이지
꽃피는돼지|생태탕|숲|고인돌공원|무릉원의하룻밤|동승|훔쳐보기|망해사

제3부
낡은일기장에서졸업|꿈-노량진고시원|겨울담쟁이|하루살이|모기|폐업|
자동차에대하여|가슴에남은사랑|곰소에서|죽었어요|겨울,들판에서|고추말리기|
공든탑은무너진다|빗물속의아버지|꿈-아,대한민국|편지

발문|서정과현실의사이-이희중(시인,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작고약한존재에대한연민과울분
총3부로구성된이시집은시인이살아온시간의역순이기도하다.1부에수록된작품에서는20여년간의교사생활에서어린학생들을가르치며느낀울분과연민이도드라진다.이시들은학교생활과학생들의이야기이지만,교실속훈훈함과따뜻함,아이들의순수함을담고있지않다.아이들이마주하고있는진짜현실을비판적인시인의시선으로솔직하게그려낸다.
시집은「장수한우축제」라는작품으로시작되는데,이시에서시인은가르치는학생들을‘출시를앞둔고깃덩이들’에,선생인자신을‘축산업자’에비유한다.

그러므로나는실패한축산업자,
38명의몸뚱이를도축하고출시를앞둔시절에
1++등급도,찾아와주는사람도없네.
일찌감치영혼을도축당한아이들이
1++등급을꿈꾸며자기소개서를쓴다
_「장수한우축제」중에서

이처럼작품속아이들은이혼한부모에게버림받아동생과단둘이살고(「한풍루에서」),농어촌특별전형을신청하기위해등본속이혼한부모의흔적을마주하며(「농어촌특별전형」),지역유지의딸이1등급을받게하기위해서라는이유로자퇴서를만류당하고(「너의쓸모」),옆사람의살을뜯고결국엔자신의살을뜯어서라도하루하루를견뎌야하는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삶을살아가는모습으로그려진다.이것이매일아이들과부대끼며살아가는시인이전하는오늘날교실속민낯이다.

▶선생이자시인이‘그날’을기억하는방법
2014년4월16일을기점으로우리사회의많은것이달라졌다.대한민국국민이라면크든작든,직접적이건간접적이건가슴속에트라우마를안고살아간다.학생들을매일마주하며살아가는선생은어떨까.시인은시인의방식으로그날을기억하고또한우리로하여금잊지않게한다.『심폐소생술』에는세월호사건을떠올리게하는몇편의시가담겨있다.
그러나이일을다루는시인의시선에는앞서학교생활을묘사한시들과마찬가지로단순한애도가아닌냉소가담겨있다.세월호이후교실에모여심폐소생술을배우는선생들,하지만그교육이끝난뒤‘막힌혈액을기가막히게뚫어준다는신비의약’광고를듣는모습이나(「심폐소생술」),세월호그후학교내에서강화된안전에대한지침이빼곡한공문서작성으로발현되는등(「현장체험학습매뉴얼에따른공문서작성」)본질적인것은바뀌지않고껍데기만그럴듯하게포장하는학교현장의모습을담아낸다.

▶헛된희망에기대지않는,세상의맨얼굴에더가까이다가가다
2부에서는과거의시점으로돌아가서지나온청춘의시간들(「자취」,「카레밥추억」,「내별명은태국왕자」)을기억하며,작고약한것들에대한연민과생태에관한애정을드러낸다.(「파리」,「꽃피는돼지」,「생태탕」)
3부에서는시인이오랫동안노트에눌러썼을시들,그리고특별히가족사를다룬작품들이눈에띈다.(「고추말리기」,「빗물속의아버지」,「꿈」,「편지」)『심폐소생술』마지막부에등장하는,가족을소재로한시들은어쩌면이시집전체에서느껴지는절망과회의의근원을말해주는지도모르겠다.시인은희망을이야기해야하는선생의위치에있으나,마주한이세상의맨얼굴을외면하지않고우리가살아가는세계의진실에더가까이다가간다.

교사는희망을말해야하는의무를진소수의직업가운데하나이다.시인이느끼는절망과선생이말해야하는희망사이어디에이근영시인이설자리가있을것이다.시인에게는쉽지않은일이겠으나그곳에서새로싹트고꽃피고열매맺을새롭고튼튼한시를기대할자유는독자들에게있다._발문「서정과현실사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