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들판을 가로지르다 (박향 에세이)

걸어서 들판을 가로지르다 (박향 에세이)

$15.00
Description
제9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에메랄드 궁』의
박향 작가가 쓴 첫 번째 에세이

제주 서쪽 바다에서 보낸 열흘,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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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향

다락방에서동화책을읽으며손수건만한창밖을내다보는것을좋아하던아이는조금더자라문학소녀가되었다.고등학교2학년때첫소설을완성하고곧소설가가될수있을것이라고확신했지만꿈은쉽게이루어지지않았다.
1994년부산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이당선되어등단했으며등단이후십여년만에첫작품집『영화세편을보다』를펴냈다.이후작품집『즐거운게임』,『좋은여자들』을,장편소설『얼음꽃을삼킨아이』,『에메랄드궁』,『카페폴인러브』,『파도가무엇을가져올지누가알겠어』를펴냈다.
제9회세계문학상대상,제5회현진건문학상대상,제12회부산작가상,제3회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서쪽바다에서보낸열흘
출발
노을에젖다
한밤의방문자
거문오름과어깨동무하다
신혼여행지였던제주는
밥잘해주는친구
보말과허브가있는바다
기다림에대해
좋아요
팔찌네개
초록이또렷해지면
맥주두캔과꼬깔콘한봉지
바다에취하고
순이삼촌이야기
햇살가득한담산책로를걷다
너는춤추고나는책읽고
노란길이있는마을
똑똑아,안녕
걸어서들판을가로지르는것

출판사 서평

▶이제이곳에서조금다른일상이펼쳐진다.
“문득이곳은이야기를만들어내기에
아주적당한장소라는생각이들었다.”
제9회세계문학상대상수상자인박향작가의첫번째에세이집이다.이책에는제주서쪽바다에서보낸열흘의이야기가담겨있다.여름의끝자락인8월의막바지,작가는오랜친구‘경’과함께제주도로열흘간의길고도짧은여행을떠난다.직장인으로,엄마로,주부로,아프고늙은부모의자식으로,늘시간에쫓기듯살아온지난시간이었다.유행하는한달살이까지는아니더라도바쁜시간의허리를톡떼내어조용하고여유롭게‘나’에게집중하고싶었다.
작은시골집을숙소로삼아동네와그주변,때로는조금멀리나들이를갔다.미리계획을하지않았기에매일의기분에따라목적지가달라졌다.휴대폰알람이아닌,제주앞바다의파도소리에이끌리듯잠이깨면습관처럼바닷가마을로산책을나갔다.여행을왔으니꼭관광을해야한다는압박감에사로잡히지않으려했다.어떤날은에어컨을켜둔채집에서낮잠을자기도했고,침대에누워시골책방에서산책을읽거나하릴없이뒹굴기도했다.

▶“노을,그런노을은처음보았다.”
노을을보며아름다운슬픔을가슴속에가득채우다
작가는열흘동안매일사진을찍었고,저녁마다일기를썼다.제주를떠나올때쯤,찍었던사진을살펴봤을때작가는깨닫는다.“아,노을을찍은사진이많구나.”여행에서가장중요한일과중하나가바로매일노을을보는것이었다.여행첫날,숙소동네에서우연히노을을발견하고감동한후매일서쪽으로조금씩이동하며노을을찾았다.그때만큼은누구의방해도받지않고고요히자기의시간이자일상에서자신을옭아매던모든가치들이의미없어지는순간이었다.
발악을하듯붉은물감을마구뿌려대는노을을보며작가는김원일의소설『노을』에나오는‘대장간의불에달군시우쇠처럼붉게피어난노을’이라는문장을떠올린다.처음엔그저그아름다움에감탄할뿐이었다.하지만시간이지날수록그황홀한아름다움이조용하게변화하는순간그‘무엇’이이들의마음을건드리며움직였다.한단어로정의할수없지만그‘무엇’때문에열흘간매일장소를옮겨가며노을을눈에담았다.

▶여행과일상,그경계에서따뜻한위로를만나다
작가가10년전에쓴장편소설『얼음꽃을삼킨아이』에는힘든시기를지나온주인공과가족들이마지막에함께앉아밥을먹는장면이나온다.이마지막대목을놓고작가는오랫동안고심했다고고백한다.소설을다쓰고나서야깨달았지만주인공이가족에게할수있는가장큰위로가밥상을차리는것이고,상처받은가족들이받을수있는가장큰위로는그밥을먹는것이었다.제주도에서식사는대부분숙소에서직접만들어먹었다.숙소마당의작은정원에자라는가지,깻잎,고추,파등은훌륭한식재료가되어주었다.‘밥잘해주는’친구‘경’이차려주는밥상은소설의주인공처럼작가에게말이필요없는위로와사랑의표현이되었다.
일상으로돌아가면예약된병원에가고,은행에도가야한다.출근도해야하며,여러가지집안일들을처리해야한다.그러나열흘동안의길고도짧았던기억은여전히몸에남아있다.
이책의제목은올가토카르추크의소설『방랑자들』의한대목“나의첫여행은걸어서들판을가로지르는것으로시작되었다”에서비롯되었다.이들의첫여행은끝이났지만,이열흘을통해여행이더이상특별한일이아님을깨달았다.열흘전들뜬마음으로짐을쌀때보다한결가벼운마음으로일상으로돌아간다.그리고그곳에서끝나지않은그들의여행은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