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배 (조성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쪽배 (조성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 이끌림 혹은 부름, 그리고 기다림
조성래 시인이 산지니시인선 『쪽배』를 출간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오랜 시력(詩歷)에 비해 발표한 시집이 적은 편이다. 그만큼 시를 귀하게 여긴다. 초기 작품에서는 폭압적 현실에 대한 젊음의 상처를 알레고리로 드러냈지만, 차츰 시 세계를 확장하면서 도시 문명의 황폐함과 존재의 내면에 깃든 생명성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한편, 시인은 만주기행 시집을 통해 북방 정서를 인상 깊게 그려내기도 했다. 2015년에는 제15회 최계락문학상을, 2019년에는 제5회 김민부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이끌림 혹은 부름의 의식이 발현하는, 생명현상을 표현한 시부터 사별한 아내를 생각하며 쓴 시까지 총 예순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1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저자

조성래

1959년경남합천에서태어났다.1984년무크〈지평〉,1989년〈실천문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시국에대하여』,『카인별곡』,『바퀴위에서잠자기』,『두만강여울목』,『천년시간저쪽의도화원』,『목단강목단강』이있다.최계락문학상,김민부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하나

1부
삼월|항구|두통|꿈과현실|현기증|덫|물고기와은행나무|해녀와돌고래|중앙하이츠|한자리|비가悲歌|평상|등꽃|눈부시다|비정규직의하루

2부
대금|합천영암사지에서|밀애|가을석포|관계|하늘거울,쪽배|노숙|장고개|뒷길|생존1|생존2|이몸,낙타-새벽녘눈뜨면나는사막에누워있다|은행나무·꿈|순례-이해웅시인|폐사지에서

3부
허공|팔만대장경|나무실합천이씨|알레르기|C3계곡|나목|새|비염|개인史|감전|복천동고분군|대기초등학교|삼천포간다|내리는눈발속에|장유계곡

4부
역광|하늘통신-아내에게|사순절-아내에게|산책-아내에게|가족-아내에게|수원지-아내에게|달밤|비오는날|환풍기|까치집|칠산동지붕위를누비는고등어|즐거운PC|거목巨木의노래-경남대학보59돌기념|돌고돌아|설렁탕먹으며

발문은행나무아래서새를보다-구모룡(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도회에대한심경과실존의무게가깃들인시
『쪽배』에는시인의초기시편「카인별곡」연작과같이도시의환멸스러운풍경을말하는,「삼월」「개인史」등의시가수록되어있다.이는도시문명에대한시인의비판적인식이강하게반영된것이다.

“그의시적세계관이보여주는생명의식은농적(農的)삶에기반한다.이는그의시에서원초적기억에대한그리움으로작용한다.도회를폐허의이미지로수용하는데에유년의추억이간섭하는바없지않다.아울러환멸이나폐허는초월을꿈꾸는기제로나타난다.그러니까그의시의식은원심력과구심력이서로당기는가운데서긴장한다.한편에고향의기억이있다면다른한편에경계를넘는초속의세계를갈망한다.그런데이둘은서로견인하지만대립하지않는다.어느한방향의선택문제도아니다.모두구체적인삶안에서현실을비판하거나넘어서려는시적확장과연관한다.”(구모룡문학평론가)

우울한삶의풍경이나묵시록적인도시의이미지를보여주면서도주체를부정하고존재를무로돌리기보다초월하고자하는마음을표현하고있는시를통해현존재의삶의개입하는,유년의추억에대한시인의마음을짐작해볼수있다.

▶‘은행나무’를향한시인의유별한사랑
시인의시에는은행나무가자주등장한다.은행나무는사랑을느끼는대상이되고,기운을나누고생동하는주체가되며,‘그대’에게이르는마음을표현하는매개가된다.

은행나무야,
그조랑조랑매단열매들좀
흔들어대지마.
푸른바람서늘히불어
부전동쌈지공원에첫가을찾아와노숙하는지금
은행나무야제발
그열매달린팔길게뻗어
호프집〈체르니〉창문두드리지마.
「밀애」부분

“조성래시인의시에서‘은행나무’는유난한편애의대상이다.은행나무열매를수족관에서팔딱이는전어나피아노건반,나아가서어린아이들로연상하는일은곧떨어지고휘날릴낙엽의예감을품는다.생명의감각은이와같아서그절정에서조락을알고앙상한겨울나뭇가지에서새움을발견한다.나아가서이러한생명현상속에영성이깃들어있음을안다.”(구모룡문학평론가)

▶사별한아내에대한그리움
이번시집에서특히눈에띄는부분은‘아내에게’라는부제가붙은연작시이다.사별한아내에대한슬픔과그리움을노래한시편들이다.

헬레나
그대사는하늘편안한가
흘러가는가랑잎따라계절은서쪽강건너고
푸른달빛자주아파트유리창적신다
그대이별하고지상의빈방에갇힌나
무슨할말이있겠나
우리손때묻은성경과묵주
여전히책상위에모셔져있건만
집안의모든시계멈춰버렸다
그대아끼던화초들도몸둘바몰라
시름시름앓다가시들고말았다
하늘이맺어준것사람이끊지못하리라
그말씀받들며살려했는데우리사랑이미
행성저쪽으로빗금긋고사라졌다
무슨할말이있겠나
「하늘통신-아내에게」부분

“두번에걸쳐서“무슨할말이있겠나”를반복한다.이시편을읽는우리도할말을잃는다.그어떤말도군더더기가될뿐이다.그가슬픔을통과하는시간이빠르기만을간절히바란다.그러함에도시인이쓴애도의시가그만의방법임을안다.”(구모룡문학평론가)

누구나태어나만나고이별하며살아가는세상.그토록애틋한이를그리움으로부르는시인의목소리가깊게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