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의 동물원 (서정아 소설집)

오후 네 시의 동물원 (서정아 소설집)

$15.00
Description
당신의 삶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일상의 귀퉁이 한쪽이 깨진 채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들
▶ 정제된 문장으로 모순된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서정아의 두 번째 소설집
『오후 네 시의 동물원』은 2014년 『이상한 과일』 이후 7년 만에 출간되는 서정아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8편의 소설에는 인간 삶의 단면과 그 심층에 감추어진 복잡한 무늬들이 정교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소설의 인물들은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잠을 잔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 침투한 뜻 모를 불안은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일상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도 모른 척하며 그들은 오늘도 일상을 살아낼 뿐이다. 일상의 귀퉁이 한쪽이 깨진 채 오늘을 살아내는 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 있다.
저자

서정아

2004년부산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풍뎅이가지나간자리」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소설집으로『이상한과일』이있다.

목차

어딘지도모르고
조금언성을높였을뿐
오후네시의동물원
사라진아이
한겹의세계
양의울음
카빙
아침은느리게온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들에게닥친사소한불행,
그불행이일상을갉아먹기시작한다
「어딘지도모르고」는진오가낸교통사고로가난한할머니가사망하면서시작된다.예상보다쉽게이루어진합의에진오부부는안도의한숨을내쉬지만,그들에게벌어진일의의미를깊이생각하지않은채살아간다.그렇게그들의행위,선택,말등에서비롯된문제들은서서히삶에균열을일으킨다.
「조금언성을높였을뿐」의강은아내에게죄책감을가지고있다.그가풀샷으로날린골프공이나무에맞고아내의눈을강타한사고때문이다.불운한사고는돌이킬수없는결과를불러와아내진은한쪽눈을실명하고의안을끼워야했다.하지만강과진은이전의삶으로돌아가기위해서로아무렇지않은척살아간다.부부의생활은겉으로는더할나위없이풍족하고행복해보이지만,그들스스로는그렇게믿고싶을뿐이다.무너져가는,어쩌면이미무너져버린관계를애써모른척하고,부부는아무일없다는듯자신과서로를위무한다.

▶한순간사라진아이들,
엄마는아이의공백을가만히더듬는다
「사라진아이」는어느날갑자기사라진아들동훈을찾아헤매는싱글맘유란의이야기이다.평소보다일찍일을마치고집에돌아온유란은동훈을찾지만집안어디에도동훈은보이지않는다.늦은시간까지아이가돌아오지않자유란은직접아들을찾아나선다.그과정에서유란은아이의흔적을통해자신이무심히지나쳤던것들을발견하게되고,동훈에대해몰랐던사실을알게된다.어쩌면동훈은갑자기사라진것이아니라,그녀가삶에짓눌려허덕이고있던사이에서서히사라지고있었던것인지도모른다.
「아침은느리게온다」는물놀이사고로아들을잃은후하루하루를힘겹게살아가는유경의일상을담고있다.유경의고통을완벽히이해하지못한채쉽게판단하고이야기하는타인들은그녀를더욱아프게만한다.살아남은아들의친구를원망해보고,행복했던아들과의추억을떠올려도보고,아이를말리지못한자신을후회해보지만,아들을향한애도는끝나지않는다.그녀는마냥놓아버리고만싶은생을둘째아이를부둥켜안으며붙잡을뿐이다.

▶가족이라는아이러니,
그이상한관계를되짚어본다
「양의울음」의윤은자신이일했던호주의양공장을떠나온후에도가끔양의시체가등장하는꿈을꾸고,양의울음소리가들리는것같은느낌을받는다.윤은친부모를찾으러한국에온입양인휴고와알츠하이머를앓는아버지를바라보며가족에대한이중적인감정을목도한다.그로테스크한양공장의묘사와함께혈연이라는관계의이면을엿볼수있는작품이다.
「오후네시의동물원」은휴가를맞아가오슝으로떠난가족이겪는사건을통해한가정의이면을들여다본다.무더운여름,그들은갖은고생끝에동물원에도착하지만오후네시의동물원은평온하다못해나른해보인다.엄마인도연은이따금서늘해지는가족에대한마음을다잡지만,사소해보이는작은일들마저자꾸만그녀의마음을흔든다.카메라렌즈에금이가고,하마우리에하마가보이지않고,아이가떼를쓰다엉덩방아를찧고.그리고예상치못한순간야생원숭이까지발치앞으로다가오니그녀는그저울음을터뜨리는수밖에없다.

▶씁쓸한현실과쓸쓸한‘나’의세계
「카빙」은이상보다현실의편익을따르는것에익숙해져버린조리교사오윤의이야기이다.스스로가말라죽어가는나무처럼비틀어져있다고느끼지만,오윤은회의나자책보다는합리화와외면이더쉬운일이라는것을안다.그는학교를그만두는아이에게아무런도움도될수없는자신의모습에환멸을느끼면서도그대로돌아서고만다.현실에순응하며내일을위해날카롭게칼을벼리는오윤.그의모습은우리에게낯설게느껴지지않는다.
「한겹의세계」의안젤라는오랜친구들과함께한집에서살고있다.서로를아끼고기쁨과슬픔을나누지만,그들의삶에는함께할수없는부분이분명하게존재한다.이미세상에존재하지않는엄마의빚에허덕이는안젤라,낙태수술을감행하는루시아와미카엘,동성애자라는이유로가족과지인들에게외면받는요한.안젤라는오랜우정이나이성적인이해만으로겹쳐질수없는개인의세계에쓸쓸함을느낀다.

서정아소설가는인물이겪는모순적감정을섬세하게포착해낸다.인물들은현재의상황과감정에혼란을느끼면서도성실하게내일을준비한다.오늘을살아내고다음날의출근을준비하는현대인처럼말이다.혼란한감정을가다듬을새도없이매일을살아가는인물들에게우리는그저있는힘껏고개를끄덕일수밖에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