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희곡 :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

문장의 희곡 :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

$20.00
Description
‘극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면모를 발굴하다
일본 탐미파 문학을 대표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 1886~1965)의 극작가적 면모를 보여주는 희곡 작품들이 번역 출간되었다. 『문장의 희곡-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레제드라마』에서는 일본 주오대학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 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나승회 부산대학교 일본연구소 전임연구원의 번역으로 다니자키의 희곡 5편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한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다니자키의 소설 작품을 중심으로 번역되어 극작가(희곡가)로서의 역량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니자키는 지속적으로 연극적 양식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며 희곡 창작을 병행하여 극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였고, 시나리오와 대화극, 희곡체 소설까지 포함하여 약 30편의 희곡 관련 작품을 발표했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1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도서
저자

다니자키준이치로

저자:다니자키준이치로(谷崎潤一?:1886-1965)
일본근·현대를대표하는유명소설가이다.다니자키는서구권에도널리알려진세계적인작가이며,노벨상후보로거론될정도의대가(大家)로서일본은물론국내에서도많은소설작품이번역되었다.메이지기(明治期),다이쇼기(大正期),쇼와기(昭和期)에이르는약60여년의문학생애를보내면서탐미적·유미적인작품세계를추구하였으며,중년이후에는일본의전통에서비롯되는여성의고전적아름다움에집중하여많은소설과희곡및평론을남겼다.사후50년을맞이한2016년저작권이소멸되어다수의소설작품이번역되었으나,국내에는다니자키의극작가(희곡가)로서의역량이알려지지않아30여편의희곡대부분이미(未)번역상태이다.본번역서는소설가로데뷔하기이전에이미희곡을발표한다니자키의극작가로서의숨겨진일면을소개하고,1910~40년대일본의신극운동을계기로근대초기한일양국의소설가들의희곡창작과레제드라마의유행을고찰한연구의성과물로기획되었다.

역자:나승회(부산대학교일본연구소전임연구원)
부산대학교일어일문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일본주오(中央)대학에서일본근·현대문학및문화연구를전공하였다.일본근대작가다니자키준이치로(谷崎潤一郞)의문학이남성의이야기에서여성의이야기로이행하는방식에대해연구하여주오대학에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이후동시대의사회적,문화적상황과맥락속에서한국과일본의근·현대문학을고찰하고있으며,한일창작극에대한비교연구를통해소설중심의문학연구를희곡의영역으로확대시키고자노력중이다.최근에는근대초기한국에서발간된일본어신문의광고란을고찰하면서관련논문을집필하고있다.주요번역서로『도시의시학』(2019.02심산출판사)이있다.

목차

사랑을느낄무렵
기혼자와이혼자
흰여우온천
만돌린을켜는남자
돈을빌리러온남자

다니자키준이치로의레제드라마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다니자키준이치로,소설가의‘희곡시대’를이끌다
『문장의희곡』에수록된5편의작품은소설가의희곡창작이늘어나고창작극의방향이레제드라마로집중되었던다이쇼기(大正期)의‘희곡시대’를전후하여발표된것이다.
다니자키의초기희곡창작물의분위기를느낄수있는「사랑을느낄무렵」은다니자키본인의최애희곡으로언급한작품이며,1913년발표된후1981년초연되기까지오랜기간레제드라마로‘읽혀’왔던희곡이다.이작품은부유한상인집안의서녀인여주인공오킨과적장자이자상속자인신타로를둘러싼일종의가권상속다툼을그린다.오킨의여체에매료되는신타로의모습과등장인물모두를압도하는오킨의존재감은초기다니자키문학에자주등장하는마조히즘성향의남자주인공과마성의여성이라는남녀관계의구조를‘극’형식속에서그려내고있다는점에서흥미롭다.
「기혼자와이혼자」는대화극이라는독특한형식을차용한레제드라마이다.극전반을관통하는문학사와법학사의대화는작가자신의이혼과관련한실생활을연상시키기도한다.작품속두남성의대화속에다지나키자신의결혼관과여성관을투영하고있다는점이특징적이다.

▶자유롭고개방된시대분위기속에서
연극적인'방법'으로자신의문학세계를표출하다
「흰여우온천」은1923년작품으로다니자키가가장활발하게희곡을집필하던시기에창작되었다.달밝은밤흰여우가온천물에몸을담그고있는것을본자는여우에홀려버린다는속설을바탕으로,고베의양복점에서일하던가쿠타로가정신이이상해져서고향으로돌아온뒤,밤마다산골짜기계곡의온천탕주변을배회하다가백인여성로사로둔갑한흰여우에게홀려익사한다는내용이다.흰여우의표상은다니자키문학에자주등장하는모티브로,이작품에서는달빛을받으며은은하게빛나는여우의새하얀털과백인여성의하얀살갗이오버랩되어강렬한인상을남긴다.
1925년작품「만돌린을켜는남자」는도플갱어를모티브로한희곡으로,자신의아내를빼앗으려는남자를두려워하는맹인이그남자(자기자신)가연주하는만돌린소리를피해도주하다가호수에잠겨죽음을맞이하는내용이다.호수에비치는차디찬달빛과은은하게울리는만돌린소리를배경으로아내를향한맹인의집요하고도이중적인애정이잘묘사되어있다.
「돈을빌리러온남자」는1926년에창작된사실적분위기의1막극이다.해외출장을다녀온도요타의집에평소자주돈을꾸러오던하세가와가방문해서여행이야기를나누던중둘의대화는공통의지인인우사미의낡은회중시계로이어진다.이를이용하여하세가와가도요타에게사기로돈을빌리려하지만,마침그때우연히시계주인인우사미가도요타의집을찾아오는바람에낭패하는하세가와의모습이잘묘사되어있어쓴웃음을짓게한다.궁지에몰린인간의초라한일면과어떻게든돈을빌리려는하세가와의자기희화가부각되는일종의블랙코미디이다.
『문장의희곡』을통해국내독자들이극작가다니자키준이치로의면모를발견하고,그가소설가의입장에서지속적으로희곡창작을계속해온의미를되새겨보길기대한다.이책에수록된작품들을읽으며‘읽는희곡’레제드라마의즐거움과가치를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