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베스트셀러, 필복전

조선의 베스트셀러, 필복전

$13.00
Description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따로 있나?”
조선 후기 세책점과 한글 소설 열풍을 다룬 역사 동화!

2021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상작!
이 책은 2021년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상작이다. 〈조선의 베스트셀러, 필복전〉은 필복이라 불리는 한 양반댁 어린 종이 우연히 주운 책에 어머니한테 들은 이야기를 적었다가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필복이 적은 책은 세책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고, 더 큰 파장으로 커져 간다. 특히 추리 소설처럼 진실을 찾아가는 구성이 재미를 더한다.

당시 19세기 조선에는 한글 소설 열풍이 불었고, 그 중심에 도서 대여점 역할을 하는 세책점이 있었다. 이 책은 당시 분위기와 그때 유행한 한글 소설과 연암 박지원의 책들을 얘기하고, 운종가나 안국방 같은 서울 사대문 내의 지명 등을 언급하면서 역사적 사실감을 더한다.
무엇보다 이 역사 동화는 이야기의 힘, 책이 주는 즐거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TV나 인터넷, 스마트폰이 없던 옛날, 이야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이 모습은 요즘 사람들이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웹툰 등에 열광하고 흥분하는 것과 같다. “이야기에 왜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을 책을 읽으며 하게 되고,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들은 각자 자신의 이유를 답할 수 있을 것이다.

◆ 주요 내용 ◆
한양에 있는 수많은 세책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한글 소설(언문 소설)이 하나 있다. 작가를 알 수 없고, 심지어 제목도 없는 미완성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뒷이야기를 기다리는 유생들이 세책점을 계속 들락날락하고, 세책점 주인은 안달이 났다. 하지만 세책점 주인은 눈앞에 있는 실제 작가는 몰라보고, 엉뚱한 사람의 안부만 계속 물어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을 쓴 건 다름 아닌 송 대감댁 어린 종, 필복. 필복은 시장 한복판에서 주운 책 뒷부분에 어머니한테 들은 이야기를 적었다. 그런데 어린 종 필복이가 쓴 이야기가 왜 그렇게까지 화제가 된 걸까? 필복이가 쓴 이야기의 진실은 무엇일까?
초등 교과 연계
4학년 2학기 국어 4. 이야기 속 세상
5학년 2학기 사회 2 사회의 새로운 변화와 오늘날의 우리
6학년 1학기 국어 2. 이야기를 간추려요
6학년 2학기 국어 1. 작품 속 인물과 나

저자

윤자명

대학에서국문학공부를하였고,경남신문신춘문예에수필이당선되어,수필집『도요속의꽃』을출간했습니다.2009년제17회MBC창작동화공모에서『달샘의흙』으로장편동화대상을받으며작가가되었습니다.재미와감동이담긴책을욕심내며오늘도썼다지웠다,고민하고있습니다.2015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받았으며지은책은『숭례문을지켜라』,『할머니의비밀일기』,『헤이그로간비밀편지』,『조선의도공동이』,『하늘을품은소년』,『태평양을건너간사진신부』등이있습니다.

목차

1거짓말처럼떠난어머니12
2사내종의아침17
3책을주운게잘못일까30
4책이란누구나읽으라고만든것45
5도련님들의독서토론59
6읽는사람과쓰는사람이따로있나70
7책도둑누명93
8책에도신분이있나102
9책도덤을준다고118
10덤을뺏다니140
11밤에온손님152
12돌아온새책160
13제목없는책을찾아라176
14책을마무리하다200
15이야기꽃피는봄날215

출판사 서평

조선후기도서대여점,세책점을통해퍼진
한글소설(언문소설)열풍을동화로그리다!

19세기조선후기에세책점,또는세책가라고불리는도서대여점같은것이존재하였다.조선후기들어한글이서민들에게까지널리퍼지게되고,그에따라한글로된소설도많이읽히게되었다.사람들이많이모인곳에는전기수라고소설을낭독해주는사람들도생겨났다.그러한한글소설들에대한관심이커지자,도서를진열하고,일정금액을받고도서를대여해주게되는서점,세책점이생겨났다.
<조선의베스트셀러,필복전>은바로그세책점이횡행하던시절을그려낸역사동화이다.세책점은당시한글로쓰인이야기들이많이생겨나고사람들이한글로된이야기를즐겼다는것을증명한다.또한세책점을통해조선의출판상황도짐작해볼수있다.세책점은많은한글소설작품을수집보존하였고,또개작하기도하여여러판본을만들기도하였다.그리고직업적으로작가를만들었다.이러한세책점은활판인쇄가발달하게되는개화기까지성황을이루었고,활판인쇄로대량상품화가되자점차사라져갔다.<조선의베스트셀러,필복전>에서는사람들이소설에열광하고,세책점을이용하는풍경등당시상황을그리고있다.또한주인공필복이가쓴글이세책점을중심으로어떻게유통되고,사람들에게관심받았는지보게할뿐아니라,필사되어대량으로만들어지거나,작가를세책점이어떻게대했는지등을알수있게한다.

시대와장소를초월한책이주는즐거움,
이야기가가진힘을말하다!

이책은세책점이라는역사적배경도다루고있지만,무엇보다이책의주요한가치는책이주는즐거움과이야기가가진힘에대해생각하게하는점이다.매일밤이야기를졸랐던필복이나송대감댁딸들의한글소설에대한사랑,세책점을드나드는사람들의모습에서이야기의매력에빠진것을볼수있다.왜이렇게다들이야기의매력에빠진것일까?
송대감댁딸들은이렇게말한다.“누구든한번뿐인삶이온데,책이아니면어찌다른인생을알고세상경험을얻겠습니까?”그리고필복이길에서만난노인과대화속에서이렇게말하기도한다.“책이약이되기도하거든요.”
이말들이이야기의힘이나책이주는즐거움을다설명할수는없을것이다.
그런데곰곰히생각해보면,이야기는이당시에만좋아한게아니라지금도열광하고있고,더먼옛날에도매료되었다.신화와전설,민담,밤마다들려주는무서운이야기에도열광했고,현대사회의영화나드라마,웹툰,게임에나오는이야기에도열광한다.어떤사람에대한이야기도서사를갖추었을때더큰매력으로보게된다.
왜그런것일까?유발하라리의유명한저서<사피엔스>에서작가는인간이신화,이야기를서로전달하고공유함으로써공동체의가치관을믿고하나의목표를가지며사회를구성할수있었다고얘기한다.이처럼이야기는인류와떨어져생각하기힘들다.독자들은<조선의베스트셀러,필복전>을읽고나서다시한번묻게될것이다.“이야기에왜사람들은열광하는것일까?”누군가는이야기를통해다른사람의경험을해볼수있기때문이라고말할수도있다.또어떤이는무언가를설명하기보다는이야기를통해느낌과감정을전달할때기억이더잘된다고답할수도있다.아마도이책을읽으면서독자들은자신만의답을생각해볼기회를가질것이다.

추리소설형식으로재미를더하고,
실제사실을통해더욱실감나게하다!

어린종필복이가약한번제대로쓰지못하고어머니를잃는장면에서부터이야기는시작된다.그리고어머니가마지막유언을남긴말을필복이는제대로이해하지못한채종생활을계속한다.이유언은필복이모르는진실을밝히는실마리가된다.그뿐아니라필복이주운책에쓰기시작한이야기나,행랑아범에게역모라는단어를썼다가유독심하게반응하는모습등여러실마리가책에차례차례드러난다.이러한실마리를통해숨겨진진실을찾는과정이이책의큰재미이다.이와같은구성은보통추리소설에서볼수있다.탐정이나범인이등장하는것은아니지만<조선의베스트셀러,필복전>은추리소설형식을띄고있어서색다른재미를선사한다.
이책은팩트(사실)와픽션(소설)의합성어인‘팩션’이라고할수있다.실제<필복전>이라는책이조선후기에있었던것은아니다.그렇다고이책에나온것들이모두거짓이냐면그렇지않다.세책점과그것을둘러싼상황도다역사적사실이고,이책내에서언급한많은책제목도그당시에다존재했던것이다.<춘향전>,<숙향전><열하일기>같이한번쯤들어본이야기부터<심생전>,<호질>,<사씨남정기>,<광문자전>,<조웅전>등잘들어보지못했지만당시에크게유행한책제목들이역사적사실감을더한다.등장인물의어투,서울사대문안의운종가,안국방,교동,필방같은지명,소품등도<조선의베스트셀러,필복전>을더욱현실감있게만들고있다.


<주요내용>
한양에있는수많은세책점들사이에서화제가된한글소설(언문소설)이하나있다.작가를알수없고,심지어제목도없는미완성소설이다.그런데이소설의뒷이야기를기다리는유생들이세책점을계속들락날락하고,세책점주인은안달이났다.하지만세책점주인은눈앞에있는실제작가는몰라보고,엉뚱한사람의안부만계속물어보고있는상황이다.이책을쓴건다름아닌송대감댁어린종,필복.필복은시장한복판에서주운책뒷부분에어머니한테들은이야기를적었다.그런데어린종필복이가쓴이야기가왜그렇게까지화제가된걸까?필복이가쓴이야기의진실은무엇일까?


<본문발췌>
허겁지겁방으로돌아온필복은등잔불을밝히고급하게바늘을찾았다.축처진어머니의손을잡고떨리는바늘끝으로콕찔렀다.마른나뭇가지같은손가락끝에검은피한방울이맺힐때였다.어머니가신음사이로말을하였다.“필복아니,도,도련니임.제이야기꼭기억……,그글.”겨우몇마디하고는까무러친듯잠잠하였다.-14~16쪽

그때였다.빗줄기속으로장옷을둘러쓴여자애가후다닥길을가로질렀다.장옷은흠뻑젖었는데가슴에안은보퉁이를몸으로감싼채달음박질을쳤다.여자애가길복판마차바퀴에움푹파인물웅덩이를건너뛸때,뭔가툭떨어졌다.필복이어어,부르려는사이여자애는사라지고없었다.‘여자애가제비처럼재빠르네.’빗줄기가뜸해지길기다려필복은젖은물건을주웠다.“이건,책이잖아?그애는흘린줄도모르고갔는데……?”-42쪽

“어머니,그렇다고조선의여인들이사서삼경이나공자님책을읽을필요도없잖아요.문밖출입이라곤일년에한두번친정나들이가고작이고요.집안에갇혀사니,우물안개구리가된것같습니다.”“그렇다고애기를사내종손에맡겨두고선이런소설에정신을팔고있는게냐?”잠자코아기를다독이던둘째아씨가나섰다.“누구든한번뿐인삶이온데,책이아니면어찌다른인생을알고세상경험을얻겠습니까?”-55쪽

“손자가몇살이에요?”필복은아프다는손자가궁금했다.“열살인데……,백약이무효야.허나,곧기운차리고나을거야,암.”“그럼요!책이약이되기도하거든요.”필복은자신도모르게나와버린말에머쓱했다.주제넘게아는체를한것같았다.그러나거짓말은아니라고믿었다.167-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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