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무기력한현실을이겨내고버티는이들을위한위로와응원
코로나19팬데믹기간에많은사람들이격리되었고,갇힌상태로우울함을겪었다.우리나라보다더심하게팬데믹을겪은미국에서는그러한무기력하고우울하고답답함을토로하는사람들이많았다.그속에서그전처럼숨을쉬고싶다는소망,자유를찾고자하는열망이많은이들마음에있었다.그건우리나라도마찬가지여서,당시마스크를벗고자유롭게사람들을만나얘기나누고여행가고싶다는마음을가졌다.이책은그당시격리되어집에있던십대청소년의눈으로이야기를그리고있다.
1인칭의시점으로쓰인본문은총세장으로이뤄져있다.각장은‘숨’으로나뉘어있다.첫장인‘숨하나’에서화자는엄마가왜TV를보면서채널을바꾸지않고,뉴스는왜소식을바꾸지않고계속똑같은말만반복하는지궁금해한다.그바뀌지않는소식은‘조지플로이드사건’을뜻한다.경찰의과잉진압으로숨을제대로쉬지못하고죽은인종차별사건이다.흑인가족인화자는계속일어나는인종차별에의한문제에답답함을호소한다.
‘숨둘’에서는코로나19로인해갇힌가족들의모습과방하나에따로떨어져누워있는아빠의모습을그린다.계속적인격리로인해답답하고무기력하고바뀌지않는상황을토로한다.여동생은전화로떠들고,남동생은게임에만빠져있다.
마지막‘숨셋’에서화자는더이상답답하고무기력한상황을참지않고벗어나고자산소마스크를찾는다.산소마스크를찾는과정은하나의몸부림이다.이과정에서자신이사랑하는사람들,가족들이조금씩활기를찾고바뀌지않을것같은상황이조금변화하는희망을함께한다.
『모두타버린것은아니야』는글이많지않아서읽는데시간이얼마걸리지않는다.줄거리또한어렵지않다.하지만이책은쓰여진글이다라고할수는없다.이책은읽는이가주인공인책이다.읽는독자가이책의글과일러스트를한장씩넘기면서자신만의느낌과생각으로읽으면된다.누군가는이책을읽고수동적으로사는자신이세상을조금은더적극적으로살아야겠다고느낄수있고,누군가는억압되고답답한교실과학원의삶속에서조금은숨을쉴수있는행동을찾고자할수도있다.매번반복되고바뀌지않는일에대한좌절감에괴로운사람은이책을통해약간의희망을엿볼수있을지도모른다.이책은코로나19팬더믹을잘버티고이겨낸사람들에게보내는공감과응원의이야기이기도하지만,지금힘겹게살아가는모든이들에게위로와용기를북돋는책이라고할수있다.
단3문장의글그리고384쪽가득한콜라주아트
이책은어떤책이라고한마디로정의내리기어려운책이다.이책은일러스트가많은시집이기도하고,그래픽노블로불릴수도있으며,384쪽에달하는그림책이라고말할수도있고,청소년을대상으로한소설또는코로나19라는격한상황속에서살았던사람을그린사실주의소설로볼수도있다.누군가는수많은그림이공감을불러일으키는에세이라고말할지도모른다.『모두타버린것은아니야』를하나의장르로정의내리기는어렵겠지만이책이읽은독자들이갖게될독서의경험은충분히다양하고풍부할것이다.
코로나19기간동안집에서격리된십대를화자로하여글작가레이놀즈는단3문장의글을썼다.그문장은시처럼읽히며,읽는이로하여금개인적인경험을떠올리고각자의느낌과생각을갖게한다.이글을바탕으로그림작가그리핀은몰스틴다이어리에콜라주같은384쪽에달하는일러스트로표현하였다.어찌보면십대의일기처럼느껴질수도있겠지만,하나하나의그림들이강렬하면서도상징적이고,은유적인현대미술작품이라,그림이이야기하는것은더풍부하다.콜라주로표현된그림,그위에스프레이로뿌린색들.그리고타이핑된듯한텍스트와손으로쓴텍스트가누군가의개인적인경험을엿보는것처럼느끼게하고,그속에서풍부한영감을전달하여독자들과소통한다.또한타이프된글을오려붙인듯한효과가하나의수작업으로된책이고하나의그림이어서,한국어판으로작업하기어려웠지만오랜시간을들여서한국어에도똑같은효과를넣고그림을수정하여원작자에게허락을받아출간하게되었다.
글또한한국어판에서원래의도한대로3문장으로번역되었다.영어의어순이나표현방식을한국어로그대로표현하기에적절하지않을수도있겠지만황석희번역가는원문의느낌을최대한살리면서시적인느낌을담아3문장으로번역하였다.황석희번역가는이책에대해다음과같이평가했다.
“이책은어둡고숨막히던코로나19시기에도희망의끈을놓지않고우리안에서밝은것을찾으려했던제이슨레이놀즈의시도다.그시도는세개의장을완성하는세개의문장으로구현된다.독자는한장만큼길고긴한문장을읽으며장이끝나갈쯤엔숨이막혀올것이다.그리고장이끝나고나서야비로소숨을코로들이마시고입으로뱉을수있다.이과정을두번반복하고나면마지막장,그종점에선반대로책을읽기전보다훨씬더가벼운숨을쉴수있을것이다.온세상이마스크로덮여있는것같던코로나19시기를벗어난우리처럼.”
한발더들어가면무수한경험을안겨주는책
세계적인청소년소설가인제이슨레이놀즈의글과현대미술로이름을날리는제이슨그리핀의그림이어우러진이책은십대의일기같은효과로코로나19와인종차별에대해효과적으로메시지를전달하고있다.뿐만아니라이책은읽는독자들에게개인적으로많은영감을불러일으킨다.글과그림이가진1차적의미를넘어글과그림이상징하고비유하는여러의미가개인들에게다가올수있게한다.예를들어,1인칭십대의반복적인글과집안을관찰하면서답답한심경을보이는부분은강렬한검정과빨강이어우러지며두려움과걱정이가득한분위기를나타내며,노란빛과콜라주의여러표현은불안함을자아낸다.하지만코로나19나인종차별이계속되는상황만을뜻한다고볼수없다.각개인들이가지는바뀌지않고계속반복되면서숨쉬기힘든여러상황들을떠올리게한다.읽는이들이자신의경험과그림이주는느낌이합쳐져서새로운해석이충분히가능한책이라할수있다.
책장을한장씩넘기며공감하고함께아파하던마음은후반부로가면서산소마스크를찾아나가는화자의마음을반영하듯푸른하늘빛과초록빛이더해지면서점차분위기는밝아지고,자유로운호흡을느끼게한다.읽는이들도자신이경험하고느끼는어떤답답하고무기력한상황에서조금은위로받고희망을찾으며,의욕을다지게되는느낌을받을것이다.이책을읽은이들은책장을덮으면서느낄것이다.세상을억압하고구속하는것들이아무리많다고하더라도,그리고그답답한상황이쉽게해소되지않는다할지라도그것들이나의모든것을태워버릴수는없다는것을.
칼데콧아너상을수상한청소년도서
이책은2023년칼데콧아너상을수상하였다.칼데콧상은1938년에제정되어매년어린이청소년책에서뛰어난그림이나일러스트를가진작품에게주어지는상이다.지금까지그림책이나초등학생을대상으로한어린이책에많이수여가되었다.그림이뛰어난책에수여하는상이다보니,그림이다수들어간그림책이나어린이책이수상하는경우가많은것이당연하다.하지만『모두타버린것은아니야』는출간직후부터칼데콧상수상이유력하다고미국내에떠들썩했다.다른칼데콧수상작과독자대상이다르게중학생이상청소년과성인을위한책이지만,그림과글의짜임이훌륭하고그림하나하나가뛰어난작품성을가졌기에칼데콧수상이후에도당연하다는반응이었다.
칼데콧심사위원들은『모두타버린것은아니야』을두고“다양한매체로그린콜라주는시적인텍스트의분위기와잘어울리면서동시에읽는독자가스스로개인적인의미를느끼도록한다.”고평하였다.한장한장의작품을독자가감상하면서,그속에서독자들각자가느끼는놀라운경험을만끽할수있는책이다.
주요내용
숨하나,2020년조지플로이드사망사건을모티프로하여인종차별이계속반복되는답답한상황을그린다.
숨둘,코로나19로인해격리된상황이언제쯤끝날지모르는공황상태를겪는가족을그린다.
숨셋,답답하고무기력함속에서산소마스크라는희망을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