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변화하는환경에대응하는만들기의방식,삶의방식으로서의애드호키즘
예술,과학,발명,정치분야,도시와소비시장……
무엇이든지,언제나,다른것이될수있다.
창조적행위에내재하는해방의슬로건!
2011년에발사된역사상최대규모의화성탐사선‘큐리어시티’(7쪽도판참고)는울퉁불퉁하고갈라진듯이보이는화성의표면을지금도부지런히탐사하면서우리에게화성에관한신비로운이미지를보내고있는중이다.중장비차량의바퀴에여기저기불쑥튀어나온생김새는25억달러를들여공들여만든구조물이라기보다는제멋대로조합된장난감같은느낌을준다.디자인의관점에서보자면어떤일관된원칙도적용되고있지않다.‘큐리어시티’는2003년이후에화성을탐사한‘어포튜니티’와‘스피리트’같은구형모델의시스템에새로운것을부착하여만든것이기때문이다.‘큐리어시티’에서가장중요한것은‘다른곳에도생명체가존재하는가’라는우주적질문에답하기위한목적,바로‘이목적을위해(adhoc)’만들어져야한다는것이다.‘큐리어시티’는애드호키즘의전형적인산물이다.
애드호키즘이란
1968년에건축비평에서처음으로사용된‘애드호키즘(adhocism)’은‘이특정한목적을위해서’라는의미의‘애드호크(adhoc)’와예술운동의약칭을나타내는‘-이즘(ism)’의조합어로서,임시변통,가용자원의활용,소비자민주주의,비주류,다원주의,혼종성,즉흥성,창의성,혁신적인특이한결합,규범에서벗어난예외,즉석대처,우연적이고열린결과를함의한다.즉‘애드호키즘’이라는말에는기본적으로문제를빠르고효율적으로해결하기위해가용/입수할수있는시스템을사용하거나기존의상황을새로운방식으로다루는일이포함되어있다.이것은특히가까이있는자원을활용하여새롭게만들어내는방식을가리킨다.(33쪽)『애드호키즘』은이와같은애드호키즘의영역을탐구하기위해일상의예술,과학,발명,정치분야,도시와소비시장에서일어나는다양한논제를살펴보면서300개가넘는방대한참고도판을곁들여이해를돕고있다.
디자인/건축에서정치혁명,진화론,우주론까지관통하는애드호키즘존재론
『애드호키즘』은1972년에출간될당시모더니즘의순수주의독트린과형식주의모델을뛰어넘어포스트모더니즘의도래를알리는새로운사고방식이자새로운디자인/건축시대를규정하는정신으로이해되어(하지만이책에서는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용어가단한번밖에등장하지않는다!!),디자인/건축분야의고전으로자리매김되어왔다.하지만젠크스가논하는“애드호키즘은우리에게보다익숙한이데올로기나‘주의(-isms)’처럼통합된세계관으로제시되지않는다”(73쪽)라고한데서알수있듯이,특정한시대적양식(style)이아니다.오히려그것은디자인/건축은물론도시계획,미술,영화,문학,연극,라디오,자동차,우주선,DIY……에서부터정치혁명,진화론,우주론까지관통하고있는인간의사고방식이자만들기의원리,나아가삶의근거를구축하는생성과생산방식에더가깝다.
어느편집자의말처럼애드호키즘이란“사람들이언제나하는일”이자,어떤건축가가말한대로“충분히익숙한”무엇이지만,제대로검토되고설명되지않았던인간행동의기초로서,어느화가의말을빌리자면“있는것으로해나가는법”이기때문이다.(181쪽)
이러한관점에서바라보면우주론(2장),진화론(3장),혁명(6장)에관한이야기가어떠한연관성아래이책에포함되었는지에대한궁금증도함께풀린다.2013년증보판인이책의서문에서젠크스는2011년아랍의봄당시이집트타리르광장에서나타났던애드호크적문화와공공영역을사례로언급하면서애드호키즘이사회적단위에서갖는의미,그리고정치적다원주의와애드호크적혁명의중요성을역설한다.이것은6장에서그가왜역사적인혁명들의전개와실패의과정을언급해야했는지그의미를현재시점에서재확인시켜준다.6장에서그는권력과물질을향한인간의욕망이역사와인간의의식을지배한다는속류마르크스주의에기초한혁명사례를비판하지만,여기에서공통적으로언급되는정치조직(누구나애드호크적으로개입할수있는적정한규모와형태)과공공영역은사회변화를꾀하는데있어서여전히중요한부분으로남아있다.
획일적,보편적규범에서다원적,비주류적스타일로
2013년,초판이출간된지40년만에개정증보판이나왔을때《파이낸셜타임즈》에서는소비자가스스로직접물건을만드는두잇유어셀프(DIY)나맞춤형디자인이부각되는이시대에필요한개념을『애드호키즘』이시대에앞서예시했다고평했다.젠크스는표준화된근대대량생산과소비에대한대안으로스스로만들기의필요성을상기시키고무엇보다개인이자기환경을창조해야하는의미를다음과같이강조한다.
즉각적인필요를자각하고애드호크적인부분들을결합함으로써개인적인것들이유지되고그자신을초월한다.이렇게개인은자신의환경을원하는방향으로만들어감으로써감각적인박탈의악순환을끊을수있다.무반응적이고텅빈현재의환경은대부분인간을백치화하고세뇌시키는핵심적인요인이다.(55쪽)
나아가그는디자이너나건축가가일반인의디자인관심사를대변하는것은정부가대신하는것만큼이나문제가있으며,삶의환경을조성하고만들어가는것은‘절대로’누군가대신할수없는일일뿐만아니라자신의환경을돌보는인간의의지를적극적으로가로막는일이라고단언한다.(118쪽)이대목에서건축가나디자이너의역할에대해다시생각해보게되는데,이같은견해는종종전문가의정체성을모호하게만들고현장에서입지가좁아질우려는낳기도한다.그러나반대로전문가의역할을스타일이나형태로서의디자인을제시하는것에서,개인이삶의환경을탐색하고조성하고유지할수있는방안을제안하는일로생각하면건축과디자인은보다유연하고다양하게영역을확대해갈수있을것이다.표준화되고동질화된근대디자인환경에대한대안으로서의‘만드는인간’은4장소비자민주주의에서집중적으로논의된다.
오늘날애드호키즘은다국적기업들이주도하는글로벌트렌드의대척점에있는글로브컬트(globcult),즉무미건조하고동질화된글로벌리즘에저항하는개인화에상응하고있다고저자들은말한다.(10쪽)따라서애드호키즘은소비자들이시장의스테레오타입화를대신하는보다창의적인다원주의를지지하면서자신들만의혼성물을창조하는소비자민주주의를지향한다.그렇기에애드호키즘은결코사라지지도않을것이며그렇다고지배적인실천이되지도않을것이다.
창조적행위에내재하는해방의슬로건
네이선실버는2부에서애드호키즘에관한1부의논의를다시새로운접근으로유도한다.그와동시에애드호키즘개념의목표와양상,각예술분야에서나타나는애드호키즘의감수성에대하여,그리고시장과도시라는구체적인삶의조건에서이개념이어떻게작동하는지에대한이해를돕는다.연극,영화,문학,언어,미술,건축부문에서발견할수있는애크호키즘적인방식과그것들이불러일으키는감수성에대한논의는애드호키즘을시대뿐만아니라분야의경계를가로질러이해하는데도움을준다.무엇보다저자가꼽는애드호키즘적인감수성,예컨대예측불허에서오는놀라움이나계산된자연스러움,혐오에대한욕망과향수등은그자체로애드호키즘이무엇인가를말해줌과동시에,그것이궁극적으로숭고나아름다움과는또다른미학과쾌를전제한다는것을시사한다.무엇이든지언제나다른것이될수있다.애드호키즘의정신을포착한예술가들은바로이것을보여주어왔다.예술가와창조적인사람들에게서흔히목격할수있듯이,그리고깨달음의순간같은것으로여겨왔듯이,애드호크적돌파구는항상즐기고만끽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