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에서의 항해 (포스트 - 매체 조건 시대의 미술)

북해에서의 항해 (포스트 - 매체 조건 시대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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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평가 로절린드 크라우스의『북해에서의 항해』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목전에 둔 1999년에 발표되어, 동시대의 미술이 당면한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방편을 제시한 책이다. 벨기에의 개념미술가 마르셀 브로타스의 작업인 《북해에서의 항해》에서 제목을 따온 이 책은 현대미술이 당면한 문제를 포착한다. 모더니즘 이후의 현대미술은 ‘북해에서의 항해’가 환기하는 근대의 낭만주의적 분위기와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고, 또한 개념미술은 철저하게 뉴욕 중심의 미국 편향으로 전개된 미술이었다. 따라서 '북해에서의 항해'라는 막막한 모험에 찬 여정, 이것이 현대미술이 감행하고 넘어서야 하는 하나의 메타포인 것이다.

저자

로절린드크라우스

지은이:로절린드크라우스(RosalindKrauss)
미술비평가및미술사가로활동하고있으며,컬럼비아대학교‘유니버시티’교수로재직하고있다.1976년에동시대미술비평및이론저널인≪옥토버(October)≫을공동으로창간했으며편집위원으로활동해오고있다.『현대조각의흐름(PassagesinModernSculpture)』(1977),『아방가르드의독창성과다른모더니즘신화들(TheOriginalityoftheAvant-GardeandOtherModernistMyths)』(1985),『광적인사랑(L'Amourfou)』(1986),『사진(LePhotographique)』(1990),『시각적무의식(TheOpticalUnconscious)』(1993),『북해에서의항해(AVoyageontheNorthSea)』(1999),『총각들(Bachelors)』(2000),『영구적인재고목록(PerpetualInventory)』(2010),『푸른컵아래에서(UnderBlueCup)』(2011)등의저서가있다.  

옮긴이:김지훈
뉴욕대학교영화연구박사학위를취득했으며,중앙대학교영화미디어연구부교수다.저서로BetweenFilm,Video,andtheDigital:HybridMovingImagesinthePost-mediaAge(2016),번역서로『북해에서의항해:포스트-매체조건시대의예술』(로절린드크라우스,2017),『질들뢰즈의시간기계』(데이비드노먼로도윅,2005)가있으며실험영화및비디오,갤러리영상설치작품,디지털예술,실험적다큐멘터리,현대영화이론및매체미학등에대한논문들을CinemaJournal,Screen,FilmQuarterly,MillenniumFilmJournal,CameraObscura,Animation:AnInterdisciplinaryJournal등의저널들에기고하고있다.  

목차

북해에서의항해

<부록>
매체의재창안


<해제>
매체를넘어선매체:로절린드크라우스의‘포스트-매체’담론

출판사 서평

‘북해에서의항해’를통해
포스트-매체시대의예술이나아갈길을모색하다.

‘북해에서의항해’라는메타포


섬세한분석과치밀한글쓰기로정평이난비평가로절린드크라우스의『북해에서의항해』는새로운밀레니엄을목전에둔1999년에발표되어,동시대의미술이당면한상황을진단하고이를넘어서기위한방편을제시한역작으로평가받는다.
낭만주의적정조가물씬풍기는이책의제목은벨기에의개념미술가마르셀브로타스(MarcelBroodthaers)의기념비적작업인
<북해에서의항해>
에서따온것으로,크라우스는브로타스의이작업에서현대미술을곤란에빠트린‘매체’의개념을구원할가능성을발견한다.그런데‘북해에서의항해’라는말과‘벨기에’개념미술가라는위상이현대미술이당면한문제를포착하는데무슨관련이있을까하는의구심이들수도있다.모더니즘이후의현대미술은‘북해에서의항해’가환기하는근대의낭만주의적분위기와는너무나도거리가멀고,또한개념미술은철저하게뉴욕중심의미국편향으로전개된미술이기때문이다.현대미술의무대에서벨기에는너무변방이지않은가?

‘북해에서의항해’라는제목과‘벨기에’개념미술가라는말에다분히도발적인(?)이책의취지가담겨있는것이라독해해본다면어떨까?근대적인변방에서현대적인뉴욕을전복시키고넘어서려한다거나,한물간것이라간주된것으로가장동시대적인문제를해결하려는전략이가능하다면말이다.이책이역작으로평가받는이유의하나도쉽지않은이러한전략을성공적으로모색하고있는데서비롯된것일것이다.‘북해에서의항해’라는막막한모험에찬여정,이것이현대미술이감행하고넘어서야하는하나의메타포인것이다.




현대미술의가장첨예한쟁점을치밀하게논구한역작!



“각예술이고유하고그스스로가되는것은자체의매체에의해서다”라는클레멘트그린버그의말은모더니즘미술의교리였다.그렇기에매체라는개념은모더니즘미술이존립할수있게만든존재론적조건이었다.매체에부여된이와같은과도한의미부여때문에‘매체’라는말에는담론적으로너무많은거품이낄수밖에없었기도하다.그도그럴것이,‘예술의죽음’혹은‘예술의종언’과관련된모든‘죽음’의수사학은매체와의관계에서파생된말이기때문이다.주지하듯이,모더니즘은매체의순수성을발전시켜오다가,1970년대에이르러모더니즘이상정한바로그매체라는개념때문에미술사내적으로파국을맞게된다.그리고이후에전개되는설치미술등의유행도결과적으로이‘매체’라는개념에서파생된것이다.

물론모더니즘을떠받쳤던‘매체’혹은‘매체특정성’이라는관념을산산조각낸또다른계기가있었다.가볍고저렴한비디오카메라인소니포타펙(potapek)과텔레비전이그것이다.텔레비전은다른매체들과다르게매체특정성으로는결코규정할수없는,히드라의머리를가진이질성그자체였던것이다.텔레비전시대에이르러미술은마침내매체특정성의죽음을눈앞에두고있었고,인터넷으로표상되는전자미디어시대인오늘날매체의‘죽음’은너무나자명한,그래서우리는그렇게포스트-매체조건속에살고있는것이다.

브로타스는‘매체(medium)’라는개념을가로지르고뒤흔들며‘포스트-매체’의조건을예견한것으로유명하다.이때문에그는설치미술과장소특정적미술,그리고인터미디어예술의선구자로알려져있기도하다.실제로그의작업은책,실험영화,설치미술,허구의미술관등다양한매체를종횡으로가로지른다.책과영화로만들어진
<북해에서의항해>
는매체라는개념이미술안팎에서근본적인위기를받고있던개념미술시대(1960~1970년대)에만들어진작업이다.크라우스가보기에,뉴욕의개념미술은모더니즘적매체개념의한계를넘어서지못하고결국문제적후유증에불과한설치미술의도래를초래했다.반면에
<북해에서의항해>
는모더니즘적매체의개념을넘어서면서도매체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한작업임을크라우스는치밀한분석과논구를통해밝혀낸다.




‘북해에서의항해’를위한보론과또한편의매체/미디어론인역자해제



『북해에서의항해』는원래강연에서발표한원고를다듬어소책자형식으로발간한책이지만볼륨에비해크라우스특유의매우정치한분석을수행하고있는작업이다.한국어판에서는『북해에서의항해』이후후속으로발표된크라우스의또다른글「매체의재창안」을번역하여함께수록하였다.「매체의재창안」이라는글에서크라우스는『북해에서의항해』에서새로운매체개념을가능하게하는조건으로제시했던매체의쇠퇴에대한주장을더욱발전시키기위해벤야민의사진에대한글들을꼼꼼히읽어나가며이를상세하게뒷받침한다.아울러크라우스는이논문에서매체의재창안을예시하는예술가의동시대적사례를들어가며분석하고있어자신의주장이단지이론적차원에머문것이아님을입증하고자한다.

또한이책을번역한김지훈교수는한국어판『북해에서의항해』를위해꽤긴호흡의해제글을수록하고있는데,무엇보다도크라우스의매체론이등장하게되는미술사적,영화사적맥락과정확한논점을체계적으로정리해보이고있다.특히크라우스의비평적시도가자크랑시에르(JacquesRanciere),니콜라부리오(NicolasBourriaud)와같은영향력있는비평가들의담론과어떻게공명하고있으며,나아가서클레어비숍(ClaireBishop)및데이비드조슬릿(DavidJoselit)같은미술비평가의‘포스트-매체’담론,레프마노비치(LevManovich)및피터바이벨(PeterWeibel)같은이론가들의‘포스트-미디어’담론의지형에서크라우스의매체론이차지하는의의를밝혀내고있어,동시대예술에서매체/미디어를둘러싼이론적지형도를일목요연하게파악할수있는흔치않는계기를제공해주고있다.김지훈교수의해제는매체/미디어를둘러싼이론적지평을펼쳐보이는미덕이외에도현대미술과뉴미디어예술사이에적용되어오고있는‘매체대미디어’라는이분법을넘어설수있는가능성을모색하고있어,현대미술은물론영화미디어연구,비판철학을넘나들며사유하는독자들에게생산적인일독을제공할것으로보인다.